우리 집 아래에는 반찬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비싸지만 맛이 있어서 내가 자주 가는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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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래에는 반찬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비싸지만 맛이 있어서 내가 자주 가는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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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래에는 반찬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비싸지만 맛이 있어서 내가 자주 가는 가게였다. 처음에는 내가 달라는 대로 봉지에 담아 주었지만 언젠...

Chương (1)

第1章

우리 집 아래에는 반찬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비싸지만 맛이 있어서 내가 자주 가는 가게였다. 처음에는 내가 달라는 대로 봉지에 담아 주었지만 언젠가부터 100그램을 달라면 300그램을 주고 500그램을 달라면 800그램을 담아서 주었다. 가게 사정이 어려울 것을 배려해 나는 매번 돈을 계산하면서도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도 가게에 들렀는데 회사에 급하게 가야 할 일이 있어서 급한 마음에 봤더니 봉지가 약간 찢어져 있었다. 난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있는 비닐봉투를 하나 더 집고는 사장님에게 말도 없이 급하게 차로 돌아갔다. 그런데 점심 때가 되어 가게 사장님은 내 회사까지 찾아와서 돈을 요구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날 공짜 좋아하는 몰상식한 인간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그제야 어떤 사람은 배려와 인심을 베풀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1화 어제 야근을 하고 늦게 잤더니 늦잠을 자고 말았다. 나는 간단히 정리하고 집을 나섰다. 콜택시 기사님이 도착하셨을 때에야 아직 아침을 안 먹은 게 떠올랐다. 나는 사장님에게 아무 반찬이나 5천원 어치만 덜어서 포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근을 떠보니 8천원이나 된다는 거였다. 나는 아무 말없이 돈을 계산하고 가게를 나가려 했다. 뒤늦게 나는 봉투가 찢어져서 소스가 손에 묻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장님을 봤더니 바빠 보여서 나는 말없이 봉투 하나를 더 집어서 잘 포장하고는 차에 올랐다. 회사에 도착한지 20분만에 아직 아침을 먹기도 전인데 동료인 왕 대리가 나에게 누가 찾는다고 전해주었다. 나는 고객사 직원이 먼저 도착한 줄 알고 급기야 옷매무시를 단장하고 로비로 나갔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반찬가게 사장님의 어머니였다. 아주머니는 입에 침을 튕겨가며 나를 비난했다. “돈도 안 내고 도망가는 게 어딨어? 회사도 좋은데 다니면서 사람이 그러면 돼? 하여간 요즘 애들은 수치를 모른다니까.” 나는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결제가 실패했나 해서 카드기록을 살폈지만 정상적으로 결제가 되어 있었다. 나는 오해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예의 바르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주머니, 제가 핸드폰을 뒤져봤는데 돈 결제했는데요? 그쪽 인터넷이 느려서 입금이 지연된 게 아닐까요?” 그러면서 결제기록을 아주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보세요. 저에게는 결제기록 있어요.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요.” “반찬 값은 계산했는데 갈 때 비닐봉투 몇 개나 더 집어갔잖아. 그거 5백원에 하나야. 내가 그런 것까지 무료로 해줘야 해?” 아주머니는 더욱 화가 나서 나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매일 깔끔하게 하고 멀쩡한 직장 다니면 뭐 해. 우리 같이 어려운 소상공인 착취해 먹으려고 드는데.” “요즘 대기업은 직원 받을 때 인성도 안 보나 보지? 네 사장 불러와. 내가 오늘 네 본성을 까발릴 거야.” “자네 이 늙은이가 만만하지? 그래서 물건 가져가고 돈도 안 지불하고도 이렇게 뻔뻔한 거 아니야? 내가 손님이라고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거겠지.” “여러분들이 좀 말해봐요. 어디 이런 법이 다 있어요!” 제2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사무실 전체에 울렸다. 소리가 너무 커서 우리 층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요란한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직원들은 궁금한 얼굴을 하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심지어 이 일은 내 팀장님에게까지 전해졌다. 다급히 달려온 팀장님은 잔뜩 흥분한 아주머니를 보고 먼저 다가가서 달래면서도 나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는 않았다. 팀장님이 내게 말했다. “고영혜 씨, 빨리 돈 줘. 그리고 빨리 마무리해. 어르신이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여기까지 달려오셨겠어. 회사에서 소란 만들면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 있어.” 나는 잠깐 고민하고 팀장님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천원 한 장 드리면 끝날 일이고 굳이 소란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나와 미팅하기로 한 고객사 임원이 30분 뒤면 도착할 예정이었으니 이 아주머니랑 여기서 입씨름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치미는 분노를 참고 팀장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아주머니, 오늘은 제가 급하게 회사로 오느라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 제가 비록 5천원 어치 반찬을 주문하셨지만 아주머니는 저에게 8천원 어치나 담아주셨죠. 저는 봉투가 찢어져서 하나 더 가져간다고 돈을 내야하는 줄도 몰랐어요. 제가 소홀했던 것도 있으니까 계좌 불러주세요. 제가 바로 결제할게요.” 내가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하자 구경하던 동료들은 그제야 나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냈다. 아주머니는 힘껏 나에게 눈을 부라리고는 말했다. “그래도 말은 통해서 다행이네. 오늘은 이만 넘어갈게. 앞으로 봉투 값 안 낼 거면 우리 가게 와서 반찬 사지도 마. 우리 왕가네 반찬은 자네처럼 품행이 단정치 못한 손님은 안 받아.” 그 말을 들은 나는 당장에 폭발할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기에 핸드폰을 열고 돈을 입금했다. “천원 입금되었습니다.” 문자 알림이 울렸다. 이로써 사건이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아주머니는 콧김을 뿜으며 나에게 삿대질을 했다. “지금 누굴 거지로 알아? 오늘 내가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전에 우리 가게에서 물건 사면서 봉투 몰래 가져갔는지 누가 알아?” “어린 녀석이 좋은 건 안 배우고 못된 것만 배웠어.” 나는 치미는 분노를 참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말씀하세요. 얼마 보내드릴까요?” “매일 우리 가게에 와서 반찬 사는 걸 봐서 최소… 만 원은 줘야겠어!” 아주머니가 대놓고 말했다. 내가 말이 없자 그녀는 또 언성을 높였다. “어차피 자네 한끼 식비가 만 원은 하잖아. 그까짓 만 원 달라고 했다고 표정이 그게 뭐야? 사람이 수치심도 몰라?” 나는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그녀에게 만 원을 입금했다. 돈을 받은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자네 돈도 많으니까 다른 곳에 쓸 바에야 나한테 주는 게 낫지.” 그러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회사를 나가버렸다. 아니, 이런 강도가 다 있나? 봉투 두 개에 만 원을 요구하다니! 매일 가서 반찬을 팔아준 게 후회가 되었다. 나는 그 집에 아이도 셋이나 되고 어렵게 사는 것 같아서 매번 내가 달라는 것보다 더 많이 담아줄 때도 자선행사 한다 치고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런 결과가 돌아올 줄은 몰랐다. 아빠가 매번 월세를 올리겠다고 할 때마다 그 사람들 어려운 사람이고 반찬 맛이 좋아서 봐주라고 오히려 아빠를 달랬던 나였다. 그런데 봉투 하나 가지고 나를 이런 식으로 망신을 주다니!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멀어지는 아주머니의 등을 바라보며 속으로 속삭였다. 아줌마, 사람 잘못 건드렸어. 제3화 아주머니가 돌아가자 사무실 분위기도 한결 편해졌다. 동료들이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 주었다. “영혜 씨, 저런 노인 만나면 재수없다고 생각하고 피해야 해요. 돈을 안 주면 줄 때까지 난동을 부리니까요. 너무 마음 쓰지 말아요.” “오늘 정말 좋은 경험했네요. 세상에 저렇게 염치없는 사람이 있다니!” 한 동료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맞아요! 왕가네 반찬이라고 했나요? 전에 나도 좋아했는데 다신 안 갈 거예요!” 평소에 나와 사이가 좋지 않던 한 남직원 이철수가 묘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영혜 씨가 먼저 돈을 안 내고 온 건 맞잖아요. 아주머니가 틀린 말한 것도 아닌데 등 뒤에서 노인 흉보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자신 있으면 앞에서 말하지 그랬어요?” 그의 말투는 도발의 의미가 다분했다. 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철수 씨, 원래 그렇게 오지랖이 넓어요?” “뭐라고요?” “남에 일에 신경 끄라고요, 이철수 씨!” 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결국 그는 입을 다물었다. 저런 사람은 원래 대놓고 면박을 줘야 입을 다무는 법이다. 나는 이 사실을 아빠에게 알렸고 아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를 위로하며 말했다. “영혜야, 괜찮아. 앞으로 그 집 반찬 안 사면 되지. 장사 저렇게 해서 망하는 건 시간문제야.” 아빠의 목소리에서 깊은 분노가 느껴졌다. “그 가게, 내 비워두더라도 월세 안 줄 거야! 감히 내 소중한 딸내미를 건드리다니!” “계약 언제 끝나?” 내가 물었다. “한 달 정도 남았을 거야.” “그럼 준비할 시간도 주지 말고 계약기간 끝날 때 짐 싸서 꺼지라고 해.” 내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자!” 아빠는 단호하게 내 편에 서주었다. 아빠는 사업 때문에 집에 안 오는 시간이 많았고 집에는 나와 엄마뿐이었다. 대학교 교수인 엄마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다 보니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거의 나 혼자 살고 있었다. 나는 개한테 물렸다 치고 이 일을 잊기로 했다. 퇴근 시간, 나는 디저트가게로 가서 디저트를 주민하고 과일가게로 가서 반 자른 두리안을 주문했다. 왕씨네 집엔 세 아이가 있었는데 큰딸은 지방에서 대학 다니고 둘째 딸은 올해 중학생, 막내아들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반찬가게를 지날 때, 왕가네 두 아이가 해맑은 얼굴을 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왕윤지는 내 뒤꽁무니를 따라오며 내가 든 봉지를 가리켰다. “언니, 뭐 샀어요? 엄청 맛있어 보이는데.” 나는 아이의 속셈을 뻔히 알기에 솔직히 말했어. “케익이랑 두리안 샀어. 왜? 무슨 일 있어? 별일 없으면 언니 올라가 봐야 해.” 왕정우는 두리안 소리를 듣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내 봉다리에 손을 가져갔다. “누나, 내가 오늘 두리안 먹고 싶은 건 어떻게 알았어요? 나 한조각만 줘요!” 나는 봉다리를 높게 들고는 혐오에 찬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먹고 싶으면 너도 가서 사먹어. 돈 없으면 아빠한테 달라고 하면 되잖아.” 왕정우가 불쾌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아빠는 누나처럼 돈이 없잖아요. 우리한테 그 비싼 걸 어떻게 사줘요?” 왕윤지도 옆에서 거들었다. “맞아요! 언니 아니었으면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게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예요.” 전에는 이 아이들을 왜 천진하고 귀엽다고만 생각했을까?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법이다! 매번 지나갈 때면 불쌍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언니, 누나라고 불러줘서 맛있는 게 있으면 흔쾌히 나눠주고는 했는데 오늘은 주기가 싫어졌다. 제4화 내가 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왕정우는 달려들어 내 옷을 잡아당겼다. “빨리 줘! 내가 명령하잖아!” 나는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저리 꺼져! 난 네 엄마도 아닌데 왜 매번 너한테 먹을 걸 줘야 하니?” 아이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협박했다. “누나 우리 집 반찬 좋아하잖아! 자꾸 이러면 아빠한테 일러서 누나한테 팔지 말라고 할 거야!” 왕윤지도 해맑은 얼굴을 집어치우고 당당하게 말했다. “매번 줬으면서 왜 오늘은 안 준다는 건데요!” 사람이 이렇게 염치가 없을 수 있나. 아주머니는 우리를 발견하고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아침에 있었던 일은 까맣게 잊은 듯, 나에게 말했다. “전에 우리 집 봉투 몰래 가져간 건 내가 그냥 넘어간다고 했잖아! 이웃끼리 사이 나빠지게 이러지 말자.” 그녀는 계속해서 나에게 압력을 가했다. “애들이 먹고 싶은 게 많을 수도 있지. 하나 좀 주면 어때서. 어차피 그거 하나 없다고 자네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정우가 좋아하는 거니까 달라고 했겠지. 사람이 왜 그렇게 쪼잔해?”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는 냉소를 지었다. “왜 왔어요? 욕이 듣고 싶어서 왔어요? 그럼 만족시켜 드리죠.” 내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무식하면 공부하면 되고 못생겨도 성형을 하면 되는데 본성이 나쁜 건 답이 없네요. 봉투 하나 가져갔다고 나에게서 만 원이나 뜯어간 사람이 지금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좀 염치 챙기고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