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3개월 앞둔 어느 날, 남자친구는 인스타에 혼인신고서와 함께 내 여동생의 임신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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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3개월 앞둔 어느 날, 남자친구는 인스타에 혼인신고서와 함께 내 여동생의 임신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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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의 새 생명을 위해.] 여동생은 댓글에 쑥스러운 이모티콘을 남겼고 엄마는 그들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

Chương (1)

第1章

게시글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의 새 생명을 위해.] 여동생은 댓글에 쑥스러운 이모티콘을 남겼고 엄마는 그들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주었다. [애가 태어나면 내가 봐줄 거니까 너흰 아무 걱정하지 마.] 나는 참지 못하고 물음표 하나를 댓글에 달았고 곧이어 남자친구의 원망 섞인 답글이 왔다. [그냥 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년만 결혼하는 거야. 애만 태어나면 돌아갈 거야.] [사람이 왜 이렇게 쪼잔해? 우리 엄마가 아들을 낳아야지 결혼을 허락해 준다고 했잖아. 이제 아들이 태어나면 우리도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 댓글을 확인한 나는 조용히 남자친구와 연관된 모든 인스타 게시물을 삭제한 후, 새로운 게시물을 기재했다. “나 결혼하는데 신랑이 필요하네? 누가 내 신랑 해줄래?” 제1화 가장 먼저 댓글을 단 사람은 남자친구 신태준이었다. [이정민, 너 미쳤어? 내가 인혜랑 결혼 좀 한다고 이 소란이야?] [이런 게시글 올린다고 내가 질투라도 할 거라 기대했나 보지? 웃기지 마. 경고하는데 자꾸 이상한 짓 하지 마. 인혜 괴롭히는 건 더더욱 안 되고.] 조인혜는 우리집에서 입양한 내 양동생이었다. 곧이어 조인혜가 댓글을 달았다. [언니, 오빠는 단지 아이를 합법적으로 호적에 올리기 위해서 그런 결정을 한 거야. 나 언니한테서 오빠 빼앗을 마음 없어. 앞으로 언니랑 오빠가 결혼하게 되면 내 아이도 언니의 아이가 되는 거야.] 엄마는 나를 엄한 트집을 잡는다고 욕했다.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고 애가 생긴다는데 인혜가 널 도와준 거야. 오히려 네가 감사해야지.] 수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대부분 신태준 친구녀석들이 그들을 두둔하는 내용이었다. [인혜랑 둘이 자매잖아. 태준이가 누구랑 결혼하든 다 한 가족 아닌가?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인혜한테 가 있고 목요일부터 토요일은 너한테 가면 되겠네!] 모두가 내 불행을 두고 비웃고 웃음거리 삼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핸드폰을 노려보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뜨거운 눈물방울이 핸드폰 화면에 툭툭 떨어졌다. 분명 잘못을 한 건 저들인데 저들은 뻔뻔하게도 나에게 험한 소리를 퍼붓고 있었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이런 인간을 위해 눈물을 흘릴 가치조자 없어. 힘껏 눈물을 닦자 어지러운 댓글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댓글 작성자는 서진우였다. “내가 네 신랑이 될 수 있을까?” 나와 서진우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A시에 남기로 했고 서진우는 해외 연수를 택했다. 대학시절 나와 신태준이 사귀기 시작한 후로 그는 내가 곤란해질까 봐 줄곧 나와의 만남을 피해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가 연락을 안 하고 지낸지도 정말 오래됐다. 멍하니 댓글을 보고 있는데 서진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정민아, 나 정말 오래도록 너 좋아했어.” “너도 알 거야. 내가 조인혜 싫어하는 거. 그러니 난 그 애랑 전혀 엮일 일도 없고 이상한 친구들도 없어. 그동안은 일만 하느라 여자친구도 안 만나서 귀찮은 전여친도 없어.” 말하는 사이 핸드폰으로 서류 하나가 도착했다. 열어봤더니 그 안에는 그의 모든 재산과 지분 양도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내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서진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민아, 이게 내 진심이야. 나에게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있어?” 저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거렸다. 어렸을 적에 선생님이 반에서 일등했다고 서진우에게 우유사탕 두 알을 선물했던 기억이 났다. 그는 분명 자신도 먹고 싶었을 텐데도 하나도 안 먹고 전부 나에게 주었다. 그는 나에게 항상 진심을 다해 대해주었다.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뜬구름과도 같은 사랑을 잡으려고 나는 심신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냥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위독하신 할머니의 유일한 소원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보는 거라고 했다. 할머니는 내 옆에 나를 지켜줄 왕자님이 나타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신태준은 그 자격에 부합되는 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서진우라면 할머니도 안심할 것 같았다. 서진우는 기쁨에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일 마무리하고 2주 안에 네가 있는 도시로 갈게.” “정민아, 나 기다려 줄 거지? 생각 안 바꿀 거지?” 괜히 불쌍한 목소리로 조심스레 나에게 묻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린 시절 크면 진우의 신부가 되겠다고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나는 당연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서진우, 약속해.” 제2화 전화를 끊고 얼마 안 돼서 엄마가 내 방 문을 열었다. “네 아빠 돌아가시기 전에 너에게 남겨준 에메랄드 보석 목걸이 어딨어?” 내가 침묵하자 엄마는 불쾌하든 듯이 인상을 썼다. “태도가 그게 뭐야? 동생이 예쁘다고 한번 해보고 싶다잖아. 쪼잔하게 그러고 있지 말고 빨리 내놔!” 조인혜는 엄마의 팔짱을 끼고 실망한듯 말했다. “됐어, 엄마. 언니는 한 번도 날 동생으로 대해준 적 없는데 언니가 싫다면 강요하지 말자.” “걔가 무슨 자격으로 널 동생 취금을 안 해? 그 목걸이 내 남편 물건이자 네 아빠 거야. 그러니 소유권도 엄마가 결정해. 그 목걸이, 이제 인혜 네 거야.” 엄마는 조인혜를 감싸안으며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노려보았다. “안 내놓으면 사람 시켜 네 방 수색할 거야.” 나는 멍하니 그녀를 올려다보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는 나에게 한없이 자상했던 엄마였는데 그런 엄마는 이제 내 기억속에만 존재했다. 지금의 엄마는 나만 보면 짜증을 부리고 온갖 폭언을 일삼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곧 이곳을 떠날 테니 더 이상 무의미한 마찰을 빚고 싶지 않았다. 나는 묵묵히 보석함에서 목걸이를 꺼내 엄마에게 건넸다. 그제야 엄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작에 이랬어야지. 인혜 네 동생이야. 언니라면 원래 좋은 게 있으면 먼저 동생한테 양보하는 거야.” 엄마가 방을 나간 후, 조인혜는 내가 보는 앞에서 목걸이를 목에 착용했다. “언니, 엄마가 나만 편애한다고 너무 서운해하지 마. 솔직히 이 목걸이 내가 하는 게 더 예쁜 건 사실이잖아.” “태준 오빠가 나한테 더 어울리는 사람인 것처럼. 내 건 아무도 못 빼앗아가.” 의기양양한 조인혜의 얼굴을 바라보며 난 단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애는 응대를 해주면 해줄수록 더 신이 나서 기어오르는 애였다. 나는 가방을 챙겨 조용히 그녀를 지나쳐서 계단을 내려갔다. “악! 언니, 왜 날 밀쳐!” 조인혜는 갑자기 내 앞으로 달려오더니 마치 내가 밀친 것처럼 계단 쪽을 향해 쓰러졌다. 아무리 미운 애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그 애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가파른 계단에서 이대로 추락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보장할 수 없었다. “이정민, 이 악랄한 여자야!” 급하게 달려온 신태준은 매몰차게 조인혜에게서 내 손을 쳐냈다. 손등이 계단 손잡이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가 났고 난 고통에 식은땀이 쫙 돋았다. “태준 오빠가 늦기 전에 달려와서 망정이지, 아니면 나….” 조인혜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신태준의 품을 파고들었다. “인혜야, 겁낼 거 없어. 오빠 여기 있어.” 신태준은 조인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너 못 괴롭혀.” 나는 타박상에 퍼렇게 부은 손등을 내려다보다가 단지 조금 놀란 것뿐인데도 신태준이 든든하게 어깨를 감싸고 있는 조인혜를 번갈아 보았다. 갑자기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한때는 그렇게 나를 아껴주고 평생 내 옆에 있을 거라던 소년이 저런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었다. 3개월 후면 나와 결혼식을 올릴 남자가 뭐 때문에 갑자기 변한 걸까? 제3화 조인혜를 달래준 뒤, 신태준은 음침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너 몰래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거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건 알아. 하지만 불만 있으면 나한테 했어야지! 거짓말을 한 사람은 나니까.” “왜 인혜를 괴롭혀? 인혜 건강도 안 좋은데 이 연약한 애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냥 애 엄마가 돼보고 싶다고 나한테 간곡히 부탁한 것뿐인데 그게 잘못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인혜한테 화내?” 그는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당장 인혜한테 사과해!”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가까스로 진정하고 갈린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럼 난 무슨 잘못을 했지?” “내가 대체 뭘 잘못했어?” 신태준은 새빨갛게 충혈된 내 눈을 보고 잠깐 당황한 듯했다. “됐어, 태준 오빠. 비록 내가 계단을 굴러 죽을 뻔하긴 했지만….” “그래도 언니 탓하지 마. 나도 언니의 사과는 필요 없어.” “두 사람 앞으로 결혼할 사이잖아. 나 때문에 싸우지 마.” 신태준은 한숨을 쉬더니 안쓰러운 눈으로 조인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혜야, 가끔 넌 너무 착해서 탈이야.” 그는 싸늘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결국 넌 인혜를 질투하는 거잖아. 인혜가 너보다 잘되는 게 싫어서.” “오늘은 인혜를 봐서 그냥 넘어가겠지만 앞으로 또 인혜 건드리면 가만 안 둬.” 그는 조인혜를 안고 나를 지나치며 실망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넌 정말 동생보다도 못한 언니야.” 조용한 거실에 나 홀로 남았다. 난 멍하니 고개를 들어 창밖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는 참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이게 마지막이야. 마지막으로 신태준을 위해 우는 거야. 그날 오후, 신태준은 인스타에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신혼집의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방 하나하나, 가구 하나하나 내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곧 태어날 내 아기에게 따뜻한 집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댓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이 달렸다. “꼭 아들 낳아라!” “신 대표와 조인혜 씨 너무 어울려요! 축하해요!” “태준이 같은 모범 신랑을 남편으로 맞았으니 제수씨 꼭 행복할 거예요! 부럽네요!” “3개월 후에 결혼식 올린다고? 내가 억대 사업을 제치고서라도 축하하러 간다.” 댓글들이 우르르 쏟아진 가운데 조인혜가 갑자기 댓글을 달았다. “여러분,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태준이 오빠 집이 아니에요. 제 집이에요.” 순간 댓글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내가 그 침묵을 깼다. “이 삼각관계에서 난 이만 물러날게. 두 사람 행복하길 바래.” 말을 마친 나는 그들이 뭐라 하든 말든 인스타를 닫아버리고 신태준과 조인혜를 친구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잠시 후, 신태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정민, 언제까지 이럴 거야?” 난 평온하게 답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신태준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네가 내 인스타에 남긴 그 댓글 때문에 인혜가 곤란해졌잖아.” “인혜한테 불륜녀 타이틀을 꼭 씌워야 만족하겠어?” “인혜 계속 모함하면 우리 결혼 나도 다시 고민해 볼 거야.” 나는 악에 받친 그의 비난을 들어도 이제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신태준, 내가 똥차에 중고차인 널 왜 받아줘야 하지?” 제4화 그 말을 끝으로 내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중고차란 말에 자존심이 긁힌 건지, 그는 끝없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전화를 안 받으니 문자로 폭언이 쏟아졌다. 나는 모두 무시로 일관했다. 10일 후면 난 서진후와 결혼할 거고 이들은 모두 잊혀진 과거가 될 사람들이었다. 남은 10일 동안 최대한 평온한 태도로 그들과 지내려 했지만 조인혜가 아빠의 유골함을 깨뜨렸다. 아빠의 유골이 바닥에 쏟아져 여기저기 흩어졌다. 그런데도 그녀는 전혀 미안한 표정 없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가 그 위에 오줌을 싸게 내버려 두었다. 그러고는 해맑은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언니, 이거 봐. 유골을 고양이 모래로도 쓸 수 있네?” 그 순간 가슴속에 짓눌렀던 분노와 서러움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나는 문 뒤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들고 온힘을 다해 조은혜에게 휘둘렀다. 방망이에 한 대 맞은 그녀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도망쳤다. “이정민! 너 정말 미쳤구나! 어떻게 동생을 때려?” 조인혜는 엄마가 나타나자마자 구원자를 본 것처럼 달려가서 엄마의 등 뒤에 숨었다. “엄마, 나 무서워. 언니가 나 죽이려고 해!” 엄마는 어미닭이 병아리를 품듯이 조인혜를 소중히 감싸고는 나에게 호통쳤다. “평소에 인혜 괴롭히는 건 그러려니 했어. 애들 장난이라고 생각해서 꾸중 한번 안 했어. 하지만 이건 선을 넘었잖아!” 내 엄마라는 사람은 항상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조인혜의 편에 서서 나를 비난했다. 이 사실이 가장 날 아프게 했다.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걔가 아빠 유골함 깨뜨렸어!” “내 아빠의 유골함이라고! 왜 그랬어? 왜?” 분명 난 모든 걸 양보했는데 조인혜는 아빠를 향한 내 그리움마저 빼앗으려 했다. 왜 내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