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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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깨우다

NovelMaster Hoàn thành
浪漫-Romance现实主义-Realistic励志-Inspiring校园-School魔幻-Magic惊悚-Thriller重生-Reborn

악마를 깨우다 쌍둥이 동생 연화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병원에 입원했다. 가해자는 병원까지 찾아와 동생에게 이게 다 네가 자초한 거라고 비웃었...

Chương (1)

第1章

악마를 깨우다 쌍둥이 동생 연화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병원에 입원했다. 가해자는 병원까지 찾아와 동생에게 이게 다 네가 자초한 거라고 비웃었다. 연화와 똑 같은 얼굴을 가진 나는 동생을 대신해 학교에 나갔다. 가해자들은 나를 보자마자 흥분한 듯 보였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내가 그들보다 더 흥분에 들떠 있다는 사실을. 나는 태생이 악마로 태어났다. 내 내면의 악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내 동생 연화였다. 제1화 연화가 두 번째로 자살시도를 했을 때, 부모님은 주저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을 마주한 가해자들은 전혀 미안하거나 주눅든 기색이 없이 오히려 당당했다. “무슨 근거로 내가 걔를 괴롭혔다는 거죠? 오히려 제가 피해자라고요!” “맞아요.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 애인데요. 평소에 개미 하나 못 죽이는 마음 약한 애라고요!” 나는 조사실 옆방에서 감시카메라를 통해 이들 모녀의 궤변을 지켜보고 있었다. 반면 아침까지 해맑게 나에게 아침인사를 해주던 내 동생은 생기를 잃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 주은정이라는 그 가해자는 우리 부모님을 향해 씩 웃더니 말했다. “걔가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거죠. 그래서 뭐 어쩌시려고요? 할 수 있으면 절 감옥에 처넣으시던가요!” 말을 마친 그 아이는 연화를 향해 표정을 찡긋했다. 그 아이에게서는 죄책감이나 두려운 감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주은정의 어머니는 대놓고 무시하는 눈빛으로 엄마를 쳐다보더니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런 엄마 밑에서 자랐으니 애가 저 모양이지. 엄마랑 딸이 똑 같네.” 엄마는 무심한 듯, 피식 웃었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엄마가 무척 화난 상태라는 것을. 주은정의 추종자로 보이는 유세영도 벌레 보듯이 연화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팔목 한번 그은 게 뭐 그리 대단해요? 정말 죽고 싶었으면 18층 건물에서 뛰어내렸겠죠. 내가 보기엔 돈 뜯어내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안 그래, 은정아?” “못생긴 년이 하는 짓이 그렇지 뭐!” 주은정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가해자들이 연화를 직접적으로 괴롭혔다는 증거가 별로 없었고 미성년자였기에 이 사건은 주은정의 사과로 대충 마무리되었다. 며칠 후, 연화는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애지중지 보물처럼 아꼈던 공주님은 조용히 침대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동생의 몸에 남은 크고 작은 상처들을 보며 나와 부모님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한참의 침묵 끝에 내가 입을 열었다. “제가 연화 대신해서 학교에 갈게요.” 부모님은 내가 뭘 하려는 건지 알고 계셨다. 그 말만 남기고 나는 뒤돌아서 욕실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 연화와 똑 같은 얼굴을 가진 내가 있었다. 제2화 나와 연화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사람들은 누가 동생이고 누가 언니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부모님도 가끔은 헷갈릴 정도였다. 연화는 핑크색을 좋아해서 책가방과 문구들 모두 핑크색으로 맞추었고 방 안도 모두 핑크색으로 가꾸었지만 난 연화와 다르게 검은색을 좋아했다. 엄마는 가끔 연화를 두고 농담 던지듯이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우리 연화, 내 배 아파 낳은 자식 아니었으면 어디서 입양했다고 해도 믿었을 거야.” 엄마가 그런 말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연화는 태어날 때부터 샘물처럼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졌다. 그런 연화를 나와 부모님은 소중한 보물처럼 애지중지 아꼈다. 반면 나는 태어날 때부터 ‘병’을 갖고 태어나, 사람들에게 괴물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런 나와 놀아준 사람은 연화뿐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나가서 사고라도 칠까 봐 우려해 줄곧 나를 집에서만 공부하게 했다. 난 그런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연화가 있었기에 이 지독한 고독함도 이겨낼 수 있었다. 부모님은 항상 연화를 우리가 꼭 지켜줘야 할 존재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나는 몰래 뒤에서 내 동생을 지켜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그렇게 보호 속에 자란 연화가 고등학교에 가자마자 이런 모습으로 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상담사는 우리에게 연화가 우울감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가족이 도와야 한다고 했다. 나는 연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연화야, 언니가 꼭 복수해 줄게.” 그런데 이때 갑작스럽게 전화벨 소리가 울렸고 연화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핸드폰을 열고 문자를 확인했다. 영상 메시지였는데 영상 속에서 연화는 누군가에 의해 화장실 세면대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푹 젖은 머리카락이 볼에 들러붙어 있었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가해자들은 옆에서 악마처럼 웃고 있었다. “다음에 또 해준이랑 얘기하는 모습 내 눈에 보이면 얼굴을 로 그어버릴 거야! 어디서 네 주제에 남자를 홀리고 다녀?” 영상은 가해자의 협박 섞인 경고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가슴 속에 겨우 가라앉혔던 분노가 다시 용솟음치자 나는 눈을 질끈 감고 핸드폰을 껐다. 연화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애들이 나 알몸 사진이랑 영상 엄청 많이 찍었어. 언니, 나 이제 어떡해?” 나는 그런 연화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화야, 언니 믿지?” 연화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연화의 방에서 나온 나는 삽을 들고 뒷마당으로 갔다. 그리고 공터에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여기 곧 새 손님이 올 것이다. 귓가에 저주 섞인 목소리들이 들리는 것 같았다. “너희 이러다 천벌 받아! 이 악마 같은 것들아!” 제3화 다음 날, 나는 연화의 책가방을 메고 연화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었다. 지금부터 나는 한예은이 아닌 한연화인 것이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머리 위로 두터운 책 한 권이 날아왔다. 나는 가볍게 목을 비틀어 그것을 피했다. “은정이가 아침 도시락 싸오랬는데 왜 빈손이야? 죽고 싶어?” 고개를 돌리자 사악하게 웃고 있는 유세영이 보였다. 영상 속에서 가장 크게 웃고 있던 주은정의 개였다. 그 애는 마치 타인을 괴롭히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는 듯했다. 난 그 애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연화의 자리로 곧장 다가갔다. 발정난 암캐, 천박한 년 등등… “우리가 널 위해 지어준 애칭인데 어때? 너랑 잘 어울리지? 얼굴에도 새겨줄까?” 나한테 무시당한 게 기분이 나빴던 건지, 유세영이 다가오더니 거만하게 나를 내려다보며 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 괜찮네. 은정이도 좋아할 거야.” 무언가가 내 정맥 안에서 팽창하는 것이 느껴지더니 그것은 곧 온몸으로 확산되었다. 분노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에 도달했고 나도 굳이 억누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거슬리는 미소를 짓고 있는 유세영에게 성큼 다가가서 손을 뻗었다. 짝! 살갗이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그 애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났다. “지금 나 쳤어? 은정이 오면 너 죽었어!” 유세영의 목소리는 짜증날 정도로 앙졌다. “쯧쯧….” 반 친구들은 내가 유세영에게 덤빌 줄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표정들이 싸하게 굳어 있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계속 웃어. 왜 안 웃어?”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유세영이 나를 향해 손을 치켜든 순간,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유세영은 힘껏 나를 노려보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책가방을 책상 안에 넣으려는데 손에 축축한 느낌이 느껴졌다. 책상 안쪽 서랍에는 온갖 먹다 남은 간식들과 음료수가 고여서 역겨운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곧이어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그녀는 나를 힐끗 보더니 한심하다는 듯이 물었다. “한연화, 수업 시작했는데 왜 자리에 안 앉고 서 있어?” “책상 서랍에 온갖 주은정과 친구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 있고 책상 위에는 본드가 칠해져 있는데요.” 내 말을 들은 담임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그녀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은정이가 너 괴롭힌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니?” 나는 묵묵히 담임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담임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은정이 전교 1등이야. 걔가 널 괴롭힐 이유가 없잖니? 아무리 은정이가 오늘 아파서 학교에 안 나왔다지만 그렇게 친구를 모함하면 못써!” 유세정은 의기양양하게 나를 힐끗 보더니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담임에게 말했다. “이 쌤, 쟤 성적 엉망이잖아요. 그러니까 공부 잘하는 은정이가 질투 나서 저러는 거겠죠. 우리 학교에서 은정이가 모범생인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앉아. 수업 안 들어도 신경 안 쓰니까 다른 애들 공부하는데 방해나 하지 말렴.” 담임이 날 흘겨보며 말했다. 나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책상을 걷어찼다. 서랍 안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가 바닥에 왈칵 쏟아지자 주변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유세영은 날 힘껏 노려보더니 말했다. “네가 게을러서 간식 먹고 서랍 안에 넣어놓고는 지금 누굴 모함하려고 해?” 담임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에게 말했다. “난 은정이가 이유 없이 누구 괴롭히는 애가 아니라고 봐. 만약 걔가 정말 널 괴롭혔다면 넌 자신한테서 이유를 따져봤어야 해. 걔가 왜 다른 사람은 안 괴롭히고 굳이 너만 괴롭혔을까? 옛말에 이런 말이 있어.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나는 한걸음에 앞으로 달려갔다. 짝 하는 이질적인 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퍼졌다. 나는 경멸에 찬 눈으로 담임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 난다는 관점은 저도 동의해요.” 아무도 내가 선생을 때릴 거라 예상치 못했기에 담임쌤마저 한참 멍하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곧이어 그녀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더니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쳤다. “한연화, 감히 선생한테 폭력을 휘둘러? 너 공부하기 싫구나? 당장 네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너 데려가라고 할 거야! 넌 이 학교에서 공부할 자격 없어!” 제4화 잠시 후, 엄마가 학교에 도착했다. 나를 본 순간 엄마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교무실, 담임쌤은 엄마에게 미주알고주알 내가 얼마나 불량한 학생인지를 목에 핏대를 세워 말하고 있었다. “선생이 잔소리 좀 할 수도 있죠! 어떻게 선생한테 폭력을 휘둘러요? 내 반 평생 애들을 가르쳤지만 이렇게 예의 없는 학생은 처음이에요!” 엄마는 고개를 갸웃하며 혐오에 찬 눈으로 담임을 힐끗 바라보고는 유유히 말했다. “이 선생님,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되죠. 연화가 왜 하필 다른 선생님이 아닌 이 선생님에게만 폭력을 휘둘렀을까요? 애를 뭐라 하기 전에 선생님 스스로에게 뭐가 문제였는지 따져보셨어야죠.” 익숙한 말에 나는 피식 웃었고 담임쌤은 생글생글 무해하게 웃고 있는 엄마를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가 말했다.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죠. 학교에서 성적도 안 좋은 쟤를 두둔할지 아니면 선생인 날 두둔할지 지켜보자고요.” “좋아요.” 엄마는 흔쾌히 수락하고 담임을 따라 교장실로 갔다.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간 엄마는 담임을 제치고 달려가서 교장선생님의 손을 맞잡고는 말했다. “이렇게 하찮은 일로 교장선생님의 시간을 빼앗아서 정말 죄송해요. 우리 연화가 철이 없어서 그래요. 이렇게 하죠. 오기 전에 연화 아빠랑 상의해 봤는데 가정이 불우하지만 품행이 단정한 학생을 졸업할 때까지 저희가 모든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그 말을 들은 교장선생님이 반짝하고 눈을 빛냈다. “그게 사실인가요?”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려 경멸에 찬 눈으로 담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일을 어찌 장난으로 얘기하겠어요.” “정말 대단한 결심을 하셨습니다. 사실 그렇게 큰일도 아니고요. 한창 반항할 나이잖습니까. 실수로 그랬겠죠. 이 선생은 교육사업에 몸 담은지 십여 년이나 됐으니 반항기의 아이들도 많이 봐왔을 거예요. 연화가 장난이 좀 심했을 뿐, 큰 문제 아니라고 난 생각해요. 안 그래, 이 선생?” 담임은 입가가 푸들거리고 분노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퇴학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말들이 목구멍에서 맴도는지 그녀의 얼굴은 퍼렇게 질려 있었다.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제 시작이야. 아마 연화도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담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것이다. 착하고 순수하기만 한 그 아이는 담임이 자신을 이 진흙탕에서 구원해 줄 거라고 믿었겠지만 저 이기적인 담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눈감아주는 쪽을 택했다. ‘연화야, 봤어? 넌 이런 방법 싫어하겠지만 사람을 다루는 데는 이런 방법이 제격이란다.’ 바보처럼 착한 내 동생은 괴롭힘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집에 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꺼내놓은 적이 없었다. 부모님이 가끔 물어볼 때도 좋은 선생님에 좋은 친구들이라고 오히려 저 악마들을 감싸주던 연화였다. 아마 연화도 알았을 것이다. 저것들이 나와 부모님 눈에 띄는 순간 죽는 것만이 그들의 구원이라는 것을. 제5화 다음 날, 주은정이 학교로 돌아왔다. 그 애는 친구들의 입을 통해 나에 대해 전해들은 모양이었다. 예를 들면 “한연화가 갑자기 성격이 변해서 담임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교장실까지 불려갔다.”는 내용일 것이다. 그녀는 오자마자 내 책상을 걷어차며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학교 하루 빠졌더니 너 기가 살았더라? 세영이 때린 손 어느 쪽이야? 한번 보여줘.” 나는 냉소를 짓고는 일어서서 다짜고짜 그 애의 귀뺨을 후려갈겼다. “봤어?” “왼손 오른손 다 사용했어.” 주은정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이를 부드득 갈았다. “이 미친년이, 약을 잘못 먹었나!” 말을 마친 그 애는 곧장 나에게 달려들었다. 여자애들 싸움이란 나에게 하찮기만 한 짓이었다. 기껏해야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팔뚝을 꼬집는 게 다였기에 주은정은 내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나는 그 애를 끌고 화장실로 가서 세면대에 물을 틀고 머리를 처박았다. 영상 속에서 연화도 이렇게 당했겠지. 물이 가득한 세면대에 머리가 처박혀 숨도 못 쉬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겁에 질린 유세영은 화장실 문밖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 감히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했다. “유세영, 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이년 옷을 벗겨서 제압해! 오늘 이년의 알몸 영상을 인터넷에 올릴 거야!” 주은정의 악에 받친 비명이 들려서야 그 애는 대걸레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세면대에 처박힌 주은정의 두 눈에서는 악의가 가득 담겨 있었고, 극도의 분노 때문에 오관은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네가 대놓고 나랑 맞짱 뜨자고 했으면 널 다르게 봤을 거야. 그런데 넌 여전히 이런 더러운 수작으로 날 누르려고 하는구나. 역겹게 말이지.” 이때 유세영이 내가 잠깐 한눈을 판 틈을 타 대걸레로 내 등을 내리쳤다. 그 사이에 주은정은 내 손아귀를 벗어나서는 내 위에 올라탔다. “더러운 창녀 주제에 날 쳤어?” 그 애의 손톱이 내 얼굴을 할퀴며 뻘건 자국을 냈다. 그러자 분노로 보기 싫게 일그러졌던 그 애의 얼굴이 쾌락으로 바뀌었다.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이제 남자 못 홀리겠네!” 진한 피비린내가 입안에서 진동하자 나는 갑자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날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 혹시 내가 너보다 예뻐서야? 내 미모가 질투 나고 반 남학생들이 다 날 우러러보는 게 샘났어?” 내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 말을 들은 주은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퍼렇게 질렸다. “여우년처럼 생겨 가지고는, 남자들이 좀 치켜세우니까 아주 신났지?” 연화가 예쁘다는 사실은 자타공인 사실이었다. 우리 가족은 항상 외모를 가꾸는데 진심이었고 우리에겐 우리만의 비법이 있었다. 나는 질투에 추하게 일그러진 주은정과 유세영의 얼굴을 보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저들을 미용 약재로 쓰면 효과가 제법이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