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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비밀
유옥정은 우리 집에서 고용한 가정부이다. 그녀는 말수가 적고, 성실하며 묵묵히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내 남편과 22살의 나이 차이가 나서, 딱히 걱...
Chương (1)
第1章
유옥정은 우리 집에서 고용한 가정부이다.
그녀는 말수가 적고, 성실하며 묵묵히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내 남편과 22살의 나이 차이가 나서, 딱히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콘돔이 하나씩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제1화
“아주머니, 또 우리 남편 속옷 세탁하셨어요?”
유옥정은 우리 집에서 고용한 가사도우미로, 올해 48살이다. 평소엔 조용히 일만 하는 편이며, 말수도 적다.
그야말로 겉보기엔 성실하고 무던한 사람이다.
입고 다니는 옷도 전부 며느리가 입지 않는 헌 옷들이며, 매달 받는 월급은 전부 고향에 보내 2살 난 손자를 키운다.
물론, 유옥정이 내 남편의 속옷을 세탁했다고 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내 남편의 어머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니까.
나는 그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라며 몇 마디 말할 뿐이었다.
유옥정은 내 말을 듣고 멍하니 서 있더니, 손을 멈추고 다소 주저하며 말했다.
“아침에 방을 정리하다가 침대 위에서 더러운 속옷을 봤어요. 그래서 그저 손이 가는 대로 손빨래를 하려던 건데,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유옥정은 진심으로 사과했고, 나 또한 그녀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유옥정이 안쓰럽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녀의 남편은 몸이 불편하고, 두 아들 또한 하는 일 없이 지내며, 유일한 딸마저 실종된 상태이다.
온 가족이 유옥정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으니, 고달픈 인생 그 자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임신한 후부터 나와 남편의 속옷은 모두 남편이 손빨래했다.
내가 속옷과 같은 개인 물건을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임신 6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몇 달 뒤면 엄마가 된다.
“아주머니, 배가 고프네요. 식사 좀 준비해 주시겠어요?”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유옥정이 되물었다.
“사장님은 안 기다리시게요?”
유지강은 내 남편이고, 매일 저녁 7시에 퇴근한다. 지금은 겨우 4시밖에 되지 않았고, 평소에는 6시에 저녁 준비를 시작한다.
나는 내 자신이 유옥정에게 꽤 잘 대해준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세 끼만 준비하게 하고, 여덟 끼를 시킨 적은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한밤중에 배가 고플 때면, 유옥정이 아닌 남편에게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유옥정은 나이가 많으니, 가능한 한 무리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 나한테 이런 질문을 하다니, 남편이 없을 때는 밥 먹을 생각도 하지 말라는 건가?’
나는 언짢은 마음으로 말했다.
“안 기다릴 거예요. 지금 준비해 주세요. 배가 고프네요.”
나는 당최 유옥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임산부이고, 아주머니를 고용한 이유 또한 남편이 아닌 나를 돌보기 위해서였어.’
‘내가 밥을 먹고 싶다는데, 다른 걸 물을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내 남편이 내 밥을 굶기겠어?’
유옥정의 말에 나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아마도 임신 중이라 감정 기복이 심해진 듯하다.
유옥정이 내키지 않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지금 바로 준비할게요.”
유옥정은 부엌으로 들어갔고, 나는 거실로 돌아갔다.
그녀가 준비한 음식은 버섯 고기볶음, 두부조림, 갈비와 콩 볶음, 그리고 단호박죽이었다. 그것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유옥정의 요리는 아주 정갈했고, 빠르기까지 했다. 이 점은 확실히 좋다.
나는 밥을 다 먹고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돼지 족발 냄새를 맡았다. 나는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밥을 다 먹었는데 왜 족발을 삶는 거지?’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주머니, 족발 삶으세요? 냄새가 너무 좋은데요.”
주방에서 유옥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압력솥에 삶고 있어요.”
그 족발은 너무 향기로웠다. 나는 배를 만져보았는데, 아직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냉장고에 있던 족발은 엄마가 시골에서 직접 사 온 것이다. 엄마는 그것이 곡물만 먹고 자란 돼지의 것이니 맛이 더 좋을 거라고 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남편이 퇴근했다. 나는 남편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었다.
“여보.”
남편의 손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가 들려 있었다.
“오셨어요? 얼른 신발을 갈아 신으세요. 식사 준비는 다 됐습니다.”
내가 슬리퍼를 신고 남편에게 다가가 안기려던 찰나, 유옥정이 남편 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모자라 남편의 옷을 정성스럽게 받아 옷걸이에 걸고, 허리를 굽혀 슬리퍼까지 건넸다.
유옥정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고, 남편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여보, 딸기야!”
“왜 그래? 시간 맞춰 왔잖아.”
남편이 웃으며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는 내가 화난 걸 눈치챘지만, 그 이유는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러지? 왜 48살의 아줌마 때문에 질투를 느끼는 거냐고.’
‘아줌마가 정말 내 남편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제2화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야, 어서 밥 먹어.”
유옥정이 준비한 음식을 식탁에 차려 놓았다.
닭갈비, 족발, 목이버섯 볶음, 그리고 탕수육까지...
“와, 엄청 푸짐하네요.”
“자기야, 손 좀 씻고 올게.”
남편은 내 볼에 ‘쪽’하고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아직 모른다. 내가 이미 밥을 다 먹었다는 사실을.
나는 의자에 앉아 식탁 위의 음식을 바라보며 답답한 마음으로 물었다.
“아주머니, 왜 음식을 전부 새로 하신 거예요? 제가 먹던 음식은요?”
유옥정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거요? 사모님께서 드시던 음식은 제가 다 먹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주머니, 앞으로는 남은 음식 드시지 말고, 저희랑 같이 식사해요.”
“네? 그건 조금...”
유옥정은 나를 한 번 보더니 다시 남편을 쳐다보았다.
남편은 내 옆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왜 그러세요? 그냥 같이 먹으면 되죠.”
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차갑게 물었다.
“유지강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화를 내자, 유옥정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주방에 설거지 좀 하러 갈게요. 제가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그녀는 곧장 주방 문을 닫고 얼른 자리를 피했다.
남편은 몇 초 동안 멍하게 있더니, 생산 알을 한 점 집어내 그릇에 넣어주며 말했다.
“여보, 내가 뭘 잘못했어? 화만 내지 말고, 말을 해 봐. 내가 꼭 고칠게.”
남편은 이죽거리며 내 팔을 잡고 흔들었다.
내 남편은 정말 바보 같다. 내가 왜 화를 내는지 전혀 모르니, 반성하라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말을 돌려서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내가 언제 아주머니더러 남은 음식 먹으라고 한 적 있어?”
유옥정은 음식을 다 하고 나면 따로 한 그릇 덜어서 주방에서 식사했다. 주방에는 작은 식탁이 있어서 그곳에서 밥을 먹었던 것이다.
‘그걸 내가 먹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왜 갑자기 내가 남긴 음식을 먹었다고 한 걸까? 그건 남편을 위해 남겨둔 음식이었고, 남편이 돌아오면 아줌마가 데워 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건데.’
“말실수야, 말실수. 다 내가 잘못했어.”
남편은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살짝 때렸다.
“여보, 당신은 임산부잖아. 너무 화내지 마.”
나는 식탁 위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았으나, 전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속이 꽉 차버린 기분이 들어서 그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아주머니랑 같이 밥 먹겠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나는 모든 사람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가깝게 지내면, 할 말도 제대로 못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내 사촌 언니가 바로 그러했다.
사촌 언니는 가정부와 사이좋게 지냈지만, 결국 가정부를 해고하려고 할 때,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 가정부가 떠나기를 거부하며 사촌 언니를 원망했던 것이다.
“사모님께서 산후조리 하실 때, 제가 곁에서 얼마나 정성껏 돌봤는데, 이렇게 저를 배신하는 거예요?”
그 가정부는 자신이 돈을 받고 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은 듯했다.
큰 은혜는 큰 원수와 같다. 그래서 내 사촌 언니는 항상 나에게 말했다.
“가정부 같은 고용인들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해.”
남편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이마에 주름을 잔뜩 지으며 점차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생각이었냐고? 당신을 위해 고생하는 아주머니한테 같이 밥 먹자고 한 게 뭐가 문제야?”
“유지강 씨, 당신은 정말 미쳤어.”
나는 손바닥으로 남편의 어깨를 힘껏 밀치고, 뒤돌아서 침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남편이 문밖에서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 문 좀 열어봐. 내가 잘못했어, 응?”
나는 한숨을 쉬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때, 나의 부모님은 반대했었다. 남편의 집안이 가난하다고, 그는 지방 사람이라 아는 게 많지 않을 거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나는 남편과의 결혼을 선택했다. 결혼 후, 부모님은 마지못해 남편을 받아들였지만, 남편은 항상 마음속에 벽을 쌓아두었다. 내 부모님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마 남편의 눈에는 내가 아주머니와 같이 밥 먹지 말자고 한 것이 부모님이 남편을 무시했던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어찌 됐든, 내가 남편의 예민한 자존심을 건드린 셈이었다.
밤 10시, 남편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
“여보, 문 열어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나는 남편의 베개와 이불을 들고 문을 열었다.
“오늘 밤엔 소파에서 자.”
나는 기분이 너무도 나빠서 혼자 있고 싶었다.
남편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나는 그를 차갑게 쳐다보며 어떤 타협도 없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는 이불과 베개를 받아 들고 말했다.
“알았어.”
“참, 밤에 잘 때는 꼭 창문을 닫아.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문을 닫았고, 침대에 누워 낮에 있었던 일을 곱씹었다.
사람은 태어나는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나도 남편처럼 자랐다면, 예민하고 자격지심에 휩싸인 사람이 되었을까?’
남편은 여섯 살 때 친모가 다른 남자와 도망쳤다. 시아버지는 장거리 운전기사라 거의 집에 없었고, 남편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는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입사해 3년 만에 팀장이 되었다.
‘이만하면 됐어, 내일도 출근해야 할 텐데, 소파에서 자는 건 너무 불편할 거야.’
내가 침대에서 내려와 시간을 보았을 때는 이미 새벽 1시를 지나고 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 불을 켜자, 유옥정이 남편의 이불을 덮고 소파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지강 씨, 당신 어디 있어?”
제3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놀란 유옥정이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나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평소 밤중에 깨는 습관이 없었다. 그래서 한번 잠들면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자는 편이었다.
유옥정은 두 눈을 세게 비비더니 내 옆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사모님, 목소리 낮추세요. 사장님은 제 방에서 자고 계세요. 아무래도 내일 출근하셔야 하잖아요.”
유옥정은 작은 방에, 나는 남편과 함께 안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내 남편에게 침대를 내주고 자신은 소파에서 자는 모습이라니, 유옥정은 남편에게 지극정성을 다하는 듯했다.
보통 사이가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로.
남편이 작은 방에서 걸어 나왔다. 손으로 눈을 비비는 그는 상체는 알몸에, 하체에는 속옷만 입은 상태였다.
남편이 졸린 얼굴로 나에게 담담하게 물었다.
“왜 그래, 여보?”
“누가 당신더러 아주머니 방에서 자라고 했어? 당장 옷부터 제대로 입어!”
나는 소파에 있던 쿠션을 들어 남편의 몸에 던졌다.
하지만 그는 그저 싱긋 웃을 뿐이었다.
“아, 급해서 깜빡했네.”
남편이 슬며시 물었다.
“여보, 나 이제 들어가도 돼?”
그러더니 소파 위의 베개와 이불을 집어 들고, 주방 쪽으로 걸어가듯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마치 유옥정의 방에서 잔 것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
유옥정의 반응도 아주 태연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부적절한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괜한 의심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유옥정의 그 순박한 얼굴을 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남편에게 너무 친절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남편에게 너무 잘해 주지 말라고 해야 하나?’
나는 오랜 침묵 끝에 겨우 한 마디를 뱉었다.
“아주머니, 얼른 주무세요. 우리 부부 일은 신경 쓰지 마시고요.”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유옥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침실로 들어가 문을 힘껏 닫았다. 남편은 침대에 누워 나를 보며 히죽 웃으며 말했다.
“여보, 빨리 와서 누워.”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가 베개를 집어 들고 남편에게 세게 던졌다.
“누가 당신 보고 아주머니 방에서 자라고 했어? 둘이 대체 무슨 관계야?!”
남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한숨을 길게 쉬고는 내 배를 쓰다듬었다.
“여보, 임신 중이라 예민할 수 있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나를 억울한 사람으로 만들면 안 되지. 아주머니는 우리 어머니 뻘인 데다가, 얼굴도 별로잖아. 내가 그 정도로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왜 아주머니 방에서 자? 이불도 내주고, 베개까지 내줬잖아! 당신이 아무 마음이 없다고 해도, 아주머니가 마음이 생기면 어쩔 건데?”
내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남편을 노려보자, 그가 ‘피식’ 하고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집 소파는 너무 작잖아. 내가 거기 누우면 다리가 공중에 뜬단 말이야. 그러는 와중에 아주머니께서 본인 방에서 자라고 하시길래 잠깐 들어갔던 거야.”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있겠어? 그렇게 아주머니가 마음에 안들면, 그냥 해고하면 되잖아. 새 가정부는 구하면 되고.”
남편의 말은 내 마음을 정확히 짚었다.
“그래, 그럼 해고하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던 남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여보, 좋은 가정부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야. 당신도 알잖아.”
“생각 좀 해봐. 아주머니는 음식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말수도 적고, 나이도 많으니, 정말 별일 없을 거야. 그런데 진짜로 그만두게 할 거야?”
나는 차갑게 말했다.
“유지강 씨,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해고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당신인데, 왜 갑자기 말을 바꿔?”
남편의 태도는 내 의심을 키웠고, 나는 반드시 유옥정을 해고해야 했다. 유옥정을 보면 왠지 마음이 불편했는데, 나는 이제 임신 6개월 차였다.
그 어떤 일도 나의 마음을 건드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내 손을 잡아당겼다.
“여보, 좋은 가정부 구하기는 정말 힘들어. 다시 생각해 보면 안 될까?”
“당장 나가! 나가서 자.”
나는 남편과 더 이상 말다툼하고 싶지 않았고, 그의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았다.
남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내가 졌어. 해고하자, 내일 아주머니께 말씀드릴게.”
제4화
다음 날, 나는 정오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식탁에 음식을 차리는 유옥정의 눈가는 마치 운 것처럼 약간 붉어져 있었다.
내가 식탁에 앉자마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사모님, 왜 갑자기 저를 해고하시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주세요. 다 고칠게요.”
유옥정은 옆에 서서 한없이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주 낮고 간청하는 듯한 어조로 보아, 이 일이 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유옥정이 곧이어 갑자기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
“사모님, 제발 제가 여기 남게 해주세요. 최선을 다할게요. 약속도 할게요.”
나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핑계를 찾아 말했다.
“아주머니, 저희 엄마가 저를 돌보러 오실 거예요.”
“아주머니도 아시잖아요, 제가 일을 안 하다 보니까 지강 씨가 혼자 버는 돈으로는 빠듯하다는걸요. 그래서 소비를 조금 줄이고 싶은 마음이에요.”
유옥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월급은 얼마든지 깎아도 괜찮아요. 그냥 여기 있게 해주세요, 네?”
‘월급을 깎으라고?’
‘아줌마처럼 능숙한 가정부라면 어디서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텐데, 왜 월급을 깎으면서까지 남겠다는 거지? 도대체 무슨 속셈일까? 설마... 정말 우리 남편한테 관심이 있는 걸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옥정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 오늘 23이잖아요. 월말까지만 일하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며칠이라도 더 일하면서 새 일자리를 알아보고 싶어요.”
월말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옥정의 부탁은 나름 합리적으로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그녀가 7일 더 머무르면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나는 임신 중이고, 집에는 우리 두 사람만 있을 텐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아주머니 같은 분은 어디서든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하실 거예요. 그동안 저를 정말 성심성의껏 돌봐주셨잖아요. 그러니까 남은 7일은 그냥 푹 쉬세요. 월급은 한 달 치 그대로 드릴 테니까 걱정 마시고, 짐부터 정리해 주세요. 저희 어머니께서 곧 오실 테니까요.”
사실, 엄마는 내가 유옥정을 해고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남편과 부모님의 사이가 썩 좋지 않아서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건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와 지강 씨가 다툴까 봐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연세가 지긋하신 엄마가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는 않아.’
유옥정이 복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화를 내고 싶은 듯했지만, 억지로 참는 것 같았다.
“알겠어요. 더는 매달리지 않을게요. 이만 짐 정리하러 가겠습니다.”
유옥정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그녀는 검은 가방을 메고 두 개의 큰 봉지를 들고 나오며 말했다.
“사모님, 월급은 오늘 미리 정산해 주시면 안 될까요?”
보통 월급은 매달 10일에 지급했지만, 나는 유옥정의 부탁이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바로 계좌 이체해 드릴게요.”
나는 한 달 치 월급을 유옥정의 계좌로 이체했다. 하지만 이체 내역을 확인한 그녀는 갑자기 코웃음을 치며 태도를 바꿨고, 나에게 말했다.
“주서린, 너 정말 유난이다. 고작 애 하나 가졌다고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어?”
“사장님이 네 성질을 받아주는 건, 전부 네 운이 좋기 때문이야.”
“우리 마을에 너 같은 며느리가 있었다면, 벌써 시댁에서 두들겨 맞아 죽었을 걸?”
나는 몇 초 동안 얼어붙었다.
‘저런 독설이 유옥정 아줌마 입에서 나올 줄이야. 겉으로는 순박하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속았어!’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거구나.’
유옥정에게 7일치 월급을 더 준 것에 대한 깊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녀는 가사도우미 회사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 남편 친구가 직접 소개해준 사람이라서 불만을 제기하며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유옥정은 또 독설을 내뱉었다.
“겸상도 하기 싫다? 사람을 무시하는 것도 유분수지.”
이런 사람을 집에 두었다가는 언젠가 해코지당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그래서 나는 차갑게 말했다.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주세요.”
유옥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배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애, 틀림없이 계집애일 거야. 너는 아들을 낳을 팔자가 아니거든.”
“유옥정 씨, 지금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나는 더 이상 유옥정 같은 미친 여자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의 주름진 얼굴에서 조롱의 미소가 새어나왔다.
유옥정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