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유 팔아서 번 돈으로 나를 구해준 분께 진 빚을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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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유 팔아서 번 돈으로 나를 구해준 분께 진 빚을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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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우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려 네 번째로 부인하던 날이었다. 나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는 법을 ...

Chương (1)

第1章

지연우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려 네 번째로 부인하던 날이었다. 나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는 법을 이미 배워버린 후였다. 사방을 찢어발길 듯한 클럽 룸의 음악 소리 사이로, 그는 가죽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어 앉아 라이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임수아 같은 애를?” 불꽃이 톡, 하고 피어오르는 순간 그가 픽 웃었다. “말도 안 되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미세한 바늘처럼 피부를 콕콕 찔러댔다. 새벽 두 시, 나는 편의점에서 우유를 데우고 있었다. 유리문이 요란하게 덜컹거렸다. 지연우가 문틀을 짚고 서 있었다. 그의 주먹뼈 부근에는 채 마르지 않은 붉은 피가 맺혀 있었고, 셔츠 소매는 거칠게 뜯겨 있었다. 길가의 가로등 불빛이 그의 휘청이는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너 집까지 데려다준 그 새끼,” 그가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뱉어냈다. 손등을 타고 붉은 피가 툭, 툭 떨어졌다. “누구야?” 나는 그의 상처를 묵묵히 응시하며, 차분한 손길로 따뜻한 우유 병뚜껑을 돌려 열었다. “너 피 나.” 하지만 그는 내 손목을 홱 낚아채며 힘을 주었다. 조절력을 잃은 듯 억센 힘이었다. “내가 묻잖아.” 나는 피가 번지는 그의 엄지손가락 부근을 내려다보았다. 날 위해 주먹다짐을 했다는 소문이, 정말 진짜였구나. …… 지연우의 손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티슈를 몇 장 뽑아 내밀었지만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손 치료해야 해.” 내가 말했다. 내 말에 그는 도리어 내 손목을 더 강하게 움켜쥐며 나를 뚫어질 듯 쏘아보았다. “누가 데려다줬냐고.” 유리창 너머 가로등의 희뿌연 불빛 아래, 그의 그림자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데워진 우유 병이 내 손바닥 안에서 부드럽게 겉돌았다. “알바 같이 하는 사람.” 그렇게 말한 뒤 그의 손을 다시 쳐다보았다. “너 싸웠구나.” 그는 손을 툭 놓더니, 낮게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쉰 목소리였다. “어.” “왜 싸웠는데?” 그가 고개를 돌리며 목젖을 움직였다. “신경 꺼.” 나는 뒤돌아 매대에서 대역일회용 밴드와 빨간약을 집어 들었다. 계산을 하려는데,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수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만약에 내가...” 그의 목소리가 툭 끊겼다. 편의점 안에는 웅웅거리는 에어컨 소리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다음 날, 그의 친구인 민우가 복도 계단 참에서 담배를 피우다 나를 불러세웠다. “연우가 어제 너 많이 놀라게 했지?” 내가 고개를 저었다. 민우가 담배 필터를 툭툭 털며 웃었다. “마음에 두지 마, 걔 원래 그렇잖아. 자기 첫사랑 괴롭히는 놈 보자마자 그냥 앞뒤 안 가리고 주먹부터 나간 거야. 지 사람 끔찍하게 챙긴다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품에 안은 우유 상자가 어쩐지 묵직하게 느껴졌다. 계단 모퉁이를 돌아서자, 지연우가 서 있었다. 언제부터 서 있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민우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자리를 피했다. 지연우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내 앞에 멈춰 섰다. 그의 손등에는 어설프게 붙인 밴드가 모서리째 들떠 있었다. “물어봐.” 그가 말했다. “뭘?” “어제 하다 만 질문.” 나는 그의 긴 속눈썹이 눈가에 드리운 그늘을 가만히 응시했다. “너, 나 아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거 아냐?” 그의 목젖이 크게 일렁였다. 이윽고 그가 입꼬리를 아주 느리게 끌어올리며 피식 웃었다. “내가 널 왜 좋아해.” 나는 우유 상자를 더 꼭 끌어안으며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홧김에 툭 내뱉듯이 쏘아붙였다. “나도 너 안 좋아해.” 2층의 센서등은 고장 나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열쇠를 찾았다. 그의 발소리가 뒤따라오더니, 내가 서 있는 계단 한 칸 아래에서 멈췄다. 어둠 속에서 그의 거친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임수아.” “어.” “돌아봐.”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손이 어둠을 뚫고 뻗어와 내 손목을 건드렸다. 손가락 끝이 델 듯이 뜨거웠다. “나 너 안 좋아한다고.” 그가 다시 한번 되풀이했다. 나는 결국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알았어.” 내가 말했다. 그의 손가락끝에 힘이 들어갔다가, 이내 스르륵 풀렸다. “그 새끼랑 다시는 만나지 마.” “네가 무슨 상관인데.” 그가 훅 다가왔다. 뜨거운 숨결이 내 이마에 닿았다. “상관할 거야.” 복도 창문 틈새로 새어 든 야스스한 달빛이 그의 목덜미에 남은 붉은 상처를 비추었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 상처를 가만히 만져보았다. “아파?” 내가 물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숨결만이 내 손가락 끝을 간지럽히며 지나갈 뿐이었다. 찰랑, 열쇠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 그가 먼저 허리를 굽혀 열쇠를 주웠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의 이마가 내 턱끝을 스쳤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나는 열쇠를 받아 들고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 그는 문밖에서 한참 동안이나 서성였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핸드폰 화면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가 보낸 문자였다. [잘 자.] 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다음 날 학생식당에서 그와 마주쳤다. 식판을 든 그의 손등에는 새 밴드가 붙어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찰나, 그의 손가락이 내 손등을 살짝 스쳤다. “아파.” 그가 뜬금없이 중얼거렸다. 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시선을 딴 데로 돌린 채 웅얼댔다. “상처 말이야.” “어.” 그의 식판에 담긴 음식은 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오후가 되자 민우가 다시 내 주위를 기웃거렸다. “연우 어제 네 집 앞에서 새벽 두 시까지 서 있었어.” 나는 무심히 책장을 넘겼다. “걔 첫사랑, 이제 곧 유학 간대.” 연필 끝이 종이 위에서 뚝 멈춰 섰다. “그래서?” 민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래서 걔 요즘 제정신이 아니야.” 하교 시간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연우는 교실 문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가 내게 검은 우산 하나를 들이밀었다. “이거 써.” “너는?” “난 뛰어가지, 뭐.” 빗물이 그의 머리카락 끝을 타고 툭툭 떨어졌다. 우산을 받아 들면서 그의 손가락 끝이 닿았다. 아주 차가웠다. “같이 가자.” 내가 말했다. 그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우산이 워낙 작아 그의 한쪽 어깨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편의점 앞에 다다랐을 때 내가 걸음을 멈췄다. “들어가서 비 좀 피하자.” 편의점의 노란 조명 아래, 그의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였다. 나는 가방에서 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가 머리를 털어내자 셔츠 깃이 비껴 내려가며 단단한 쇄골 부근에 시퍼렇게 든 멍이 드러났다. “또 싸웠어?” 내가 묻자 그의 손길이 딱 멈췄다. “어.” “그 애 때문에?” 수건이 그의 손에서 힘없이 툭 떨어졌다. 그가 젖은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너 때문에.” “나 때문에 왜 싸우는데?” 내가 음료수 병뚜껑을 따서 건넸다. 그는 물을 받아 마시며 목젖을 크게 움직였다. “그 새끼 꼴 보기 싫어서.” “그 첫사랑이라는 애한테 치근덕대던 놈이라며?” 그가 물을 삼키다 컥 하고 사레들렸다. “누가 그래?” “사람들이 다 그러던데.” 그가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아냈다. “그 애 때문 아니야.” “그럼 누구 때문인데?” 그는 편의점 매대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 말이 없었다. 나는 수건을 차분하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 “말하기 싫음 말고.” 돌아서려는데, 그가 내 옷자락을 다급하게 붙잡았다. “너였어.” 내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귓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골목길에서 어떤 새끼가... 네 머리 건드렸잖아.” 나는 멍해졌다. 그의 손가락끝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사람을 팬 거야?” “손버릇이 나쁘잖아, 그 새끼.”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연우.” “어.” “너 이거 질투하는 거야?” 그는 마치 뜨거운 불에 덴 사람처럼 내 옷자락을 홱 놓아버렸다. “김칫국 마시지 마.” 전자레인지 안에서 우유가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았다. 그는 벽에 비스듬히 기댄 채 서 있었다. “임수아.” “어?” “만약에...” 띵-. 전자레인지가 다 돌아갔음을 알렸다. 내가 우유를 꺼내자 그의 말이 끊겼다. “만약에 뭐?” 그가 따뜻해진 우유를 건네받았다. 손가락 끝이 맞닿았다. “만약에, 진짜 질투하는 거면 어쩔 건데.”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슬그머니 피했다. “장난이야.” 비가 그쳤다. 그가 편의점 문을 밀어 열었다. “우산은 네가 써.” “너는?” “뛰어가면 돼.” 그가 가로등 불빛 속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멈춰 서서 내게로 돌아왔다. “그 새끼...” “우리 사촌 오빠야.” 그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 “내 머리 만졌다는 사람.” 나는 그의 손등을 턱 끝으로 가리켰다. “괜히 싸웠네.” 그는 자신의 손등에 붙은 밴드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깝지 않네.” 그는 뒤돌아 빗속으로 달려갔다. 젖은 셔츠가 그의 등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밤늦게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 [상처 아파.] 내가 답장을 보냈다. [샘통이다.] 3초 뒤에 답장이 왔다. [너무하네, 진짜.] 곧이어 한 통이 더 왔다. [우유 값 아직 안 줬어.] 내가 카카오페이로 송금을 보냈지만, 그는 거절했다. [내일 만나서 직접 줘.] 다음 날 쉬는 시간, 그가 내 책상 모서리에 기대어 섰다. “손 아파.” “보여줘 봐.” 그가 얌전하게 손을 내밀었다. 들뜬 밴드를 살며시 떼어냈다. 상처는 거의 다 아물어 있었다. “거짓말쟁이.” 그는 오히려 내 손을 반대로 꽉 움켜쥐었다. “이렇게 하면 아파.” 손바닥이 아주 뜨거웠다. 마침 교실 문을 열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그는 마지못해 손을 놓으며, 손가락 끝으로 내 손등을 슥 문질렀다. 아주 가볍고 간지러운 감촉이었다. 하교 길, 그가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돈 갚아야지.” “어떻게 갚을 건데?” 그가 우유 한 팩을 내밀었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지.” 내가 우유를 받아 들려는데, 그가 손가락을 놓지 않았다. “임수아.” “어?” “나 아무래도...” 그때 교실 뒤편 복도 쪽에서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민우가 그의 목덜미를 장난스레 끌어안았다. “야, 정채원이 너 찾던데.” 지연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나는 슬그머니 손을 거두었다. 손에 쥔 우유 팩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지연우는 민우의 손에 이끌려 멀어졌다. 저 멀리 서 있던 정채원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생긋 웃었다. 무척이나 부드럽고 다정한 미소였다. 나는 뒤돌아 계단을 내려갔다. 밀크티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내 앞에 대놓고 새치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굳이 따지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저기요, 이 친구 먼저 계산하게 비켜주세요.” 등 뒤에서 숨을 헐떡이는 지연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새치기를 하려던 이가 툴툴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옛사랑이랑 회포 좀 풀어야 하는 거 아니었어?” 내가 음료를 주문하며 물었다. 그가 지갑을 꺼내 들었다. “다 풀었어.” “그렇게 빨리?” “더 할 말도 없어.” 그때 정채원이 숨 가쁘게 쫓아왔다. 그녀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연우야...” 지연우는 자연스럽게 내 앞을 가로막고 섰다. “너 먼저 가.” 지연우는 내 손목을 잡고 가게 밖으로 이끌었다. “아직 계산 안 끝났는데.” 내가 속삭였다. “내가 살게.” “됐어.” 정채원이 뒤따라 나와 내 팔을 붙잡았다. “수아야, 오해하지 마.” 지연우가 정채원의 손을 거칠게 떼어냈다. “손 대지 마.” 언제 왔는지 민우가 깐족거리며 끼어들었다. “뭐냐, 첫사랑이랑 재결합이냐?” 지연우가 민우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꺼져, 새끼야.” 그 순간, 정채원이 갑자기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나는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다.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그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몸 건강히 잘 지내.” 그리고는 내 품에서 벗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 버렸다. 지연우와 나는 황망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사람 잘못 안 거 맞지?” 내가 묻자, 지연우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마도...?” 주문한 밀크티가 나왔다. 빨대를 비닐째 뚫어보려고 끙끙대는데 잘 되지 않았다. 그가 내 손에서 밀크티를 가져가더니, 입으로 빨대 끝 비닐을 뜯어 콕 찔러서 다시 내밀었다. “더럽게 왜 입으로 해.” “뭐가 더러워.” 그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의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는 결국 무음으로 돌려버렸다. “그 애 출국하는 것 때문에 그래?” “어.” “배웅 안 가?” “안 가.” 길가에 있는 작은 돌멩이를 툭 차며 그가 덧붙였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날 밤, 그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공항 대합실 전경이었다. [결국 갔네?] 내가 물었다. [우리 아빠 배웅하러 간 거야.] [아.] 곧이어 그가 위치를 찍어 보냈다. 내 집 바로 아래였다.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가 가로등 밑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내려와.] [왜?] [우유 값 아직 덜 갚았잖아.] 대충 겉옷을 걸치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는데, 안에는 팩 우유가 가득 차 있었다. “이걸 언제 다 갚으라고.” “평생 천천히 갚아.” 가로등 빛에 비친 그의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울었어?” “바람이 세서 그래.” 그가 짐짓 시선을 피했다.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채원이가 너 안아줄 때...” 그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어떤 느낌이었어?” “말랑하고 따뜻하던데.” 그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말투 진짜 이상해, 너.” 내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자, 그도 따라 웃었다. 그러다 서서히 웃음기가 걷힌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임수아.” “어?” “나 사실은...” 그때 민우가 오토바이를 요란하게 몰고 나타났다. “야! 지연우! 정채원이 너 찾는다니까!” 지연우가 뒤를 돌며 민우의 등짝을 매섭게 후려쳤다. “사람 얘기하는 거 안 보여, 새끼야?” 민우가 등을 문지르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왜 때려, 진짜... 걔 그냥 탑승구 어디냐고 물어본 것뿐이야.” 지연우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안내판 볼 줄도 모른대?” 민우는 민망한지 투덜대며 오토바이를 돌려 가버렸다. 그의 손가락끝에는 여전히 우유 봉지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아 들었다. “가봐.”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가면 오해받기 딱 좋은데.” “오해받을 일, 애초에 한 적도 없잖아.” 나는 우유 봉지를 손에 쥐고 차갑게 돌아서서 빌라 입구를 올라갔다. 뒤에서 그가 내 이름을 목 놓아 불렀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새벽녘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비행기 떴어.] 가만히 바라보다가, 끝내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민우가 우리 반 교실로 나를 찾아왔다. “연우가 너 집에 데려다주래.” “됐어.” “걔 너 화났을까 봐 엄청 전전긍긍하고 있어.” 장난기 어린 민우의 말에 나는 덤덤하게 대꾸했다. “내가 화날 일이 뭐가 있어.” 골목길 입구에는 커다란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민우가 내게 헬멧을 던져주었다. “타, 가는 길에 태워다 줄게.” 엔진 소리가 귓가를 찢을 듯 요란했다. 세찬 바람을 뚫고 민우가 소리쳤다. “사실 지연우 걔 원래 그래!” “뭐가!” “쫄보라고!” 나는 오토바이 뒷자리를 꽉 움켜쥐었다. “너 좋아하면서 고백도 제대로 못 하고 질질 끌잖아!” “걔 정채원 좋아해.” 그 말에 민우가 헬멧 너머로 소리 내어 웃었다. “야, 그게 도대체 언제 적 얘긴데!” 오토바이가 편의점 앞에 멈춰 섰다. 민우가 헬멧을 벗으며 말했다. “임수아, 너네 둘이 기 싸움 좀 그만해.” 내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민우도 따라 들어왔다. “걔 어제 공항에서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민우가 카운터에 몸을 기대었다. “너 진짜 걔가 왜 주먹다짐했는지 몰라?” “나 때문에.” “정답.” 민우가 주머니 속 담뱃갑을 톡톡 건드렸다. “연우 부모님 아주 어릴 때 이혼하셨거든.” 민우는 음료 냉장고 문에 기대어 말을 이었다. “정채원이 옆집 살면서 연우한테 밥도 챙겨주고 그랬어.”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가 나왔다. “나중에 채원이네 집 이사 갈 때, 연우 걔 한동안 엄청 우울해했지.” 민우가 데워진 우유를 건네받았다. “근데 그건 다 옛날 얘기야.” 나는 편의점 빵 봉지를 뜯었다. “걔 지금은 온통 네 생각뿐이야.” 민우가 피식 웃었다. “입만 열면 임수아, 임수아... 진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라니까.” 길가의 가로등이 하나둘 불을 밝혔다. 민우는 나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들어가.” “고마워.” “고맙긴.” 민우는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며 멀어졌다. “내일 보자.” 복도는 어두컴컴했다. 열쇠를 겨우 구멍에 끼워 맞추려는데, 안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엄마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너 방금 데려다준 애 누구야?” “학교 친구.” “그새 또 바뀌었어?” 엄마는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오토바이 엄청 비싸 보이던데?” 나는 엄마를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엄마가 부엌까지 쫓아왔다. “지난번에 외제차 타고 왔던 애는?” “사촌 오빠라고 했잖아.” “엄마 속일 생각 마라.” 엄마가 사과를 씻으며 말을 이었다. “돈 많은 애들 알아둬서 나쁠 거 하나 없어.”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엄마가 씻은 사과를 내밀었다. “방금 걔는 집안이 좀 어때?” “그냥 평범한 친구야.” “평범한 친구가 너를 집 앞까지 태워다 줘?” 엄마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기회 있을 때 잘 잡아.” 나는 서둘러 내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핸드폰 화면이 반짝였다. 지연우에게서 온 톡이었다. [집에 잘 들어갔어?] 답장을 하지 않자 곧바로 두 번째 톡이 왔다. [민우가 데려다줬다는데.] 이어 세 번째 톡까지. [왜 연락 안 받아?] 열려 있는 창문 틈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자판을 몇 번 끄적이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결국 심드렁하게 한 글자만 보냈다. [어.] 지연우는 칼답을 보냈다. [아직 화났어?] [아니.] [그럼 내일 봐?] [어.] 화면 상단에 '입력 중...' 표시가 한참 동안 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도착한 메시지는 짤막했다. [잘 자.] 한밤중,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은 소리였다. 문을 열어보니 지연우가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린 채 서 있었다. “어머님 주무셔?” 그가 목소리를 낮췄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종이봉투 하나를 불쑥 내밀었다. “이게 뭐야?” “대역밴드.” 그가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지나가는 길에 그냥 생각나서.” 봉투를 받아 드는데 그의 손등에 아물어가던 상처가 다시 터져 피가 맺혀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싸웠어?” “아니야.” 그가 내 시선을 피하며 얼버무렸다. “그냥 가구에 부딪혔어.” “너 진짜 애 같아.” 그가 복도 벽에 기대어 섰다. “너 좋아하는 놈들이 너무 많아.”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가 자신의 운동화 앞코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냥 기분 나빠.” “왜 억지를 부려, 네가.”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싫으니까.” 종이봉투가 그의 거친 손아귀 안에서 바스락거리며 구겨졌다. “임수아.” “말해.” “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의 손등에 맺힌 붉은 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병원 가자. 소독해야 해.” 그가 고개를 저었다. “됐어.” 그가 뒤돌아서려 하자, 나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기다려, 열쇠 가져올 테니까.” 그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새벽에도 불이 켜진 의원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소독약을 바르자 그가 쓰읍, 하고 신음을 흘렸다. “어디서 치고받고 싸웠구만?” 의사 선생님이 물었다. “그냥 혼자 부딪힌 건데요.” 의사 선생님이 껄껄 웃었다. “부딪혀서 살점이 이렇게 떨어져 나가나?” 나는 아무 말도 없이 그의 옆자리를 지켰다. 치료를 끝내고 나오니 벌써 완전한 새벽이었다. 거리는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그가 불쑥 침묵을 깼다. “아까 그 오토바이 타는 새끼.” “왜?” “앞으로 그거 타지 마.” “이유가 뭔데.” “위험하잖아.” 나는 걸음을 멈춰 섰다. “지연우.” “어.” “너 진짜 꼬였다.” 그가 피식 웃었다. “너한테만 그래.” 가로등 빛이 그의 긴 그림자를 가만히 늘어뜨렸다. 빌라 건물 입구에 도착하자 그가 걸음을 멈췄다. “들어가.” “너는?” “담배 한 대만 태우고 갈게.” 그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라이터 불이 몇 번 허공에서 겉돌았다. “피우지 마.” 그의 손이 딱 멈췄다. “나 참견하는 거야?” “어.” 담뱃갑이 다시 그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알았어.” 그가 몸을 돌려 가려 하기에 내가 다시 그를 불러세웠다. “우유 값 아직 다 안 갚았어.” 그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내일 또 갚을게.” 다음 날 하교 길, 골목 어귀에 노란 머리를 한 양아치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야, 이쁜이. 나랑 번호 교환 안 할래?” 나는 무시하고 비껴가려 했지만, 그가 내 앞을 턱 가로막았다. 지연우가 순식간에 나타나 나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꺼져라, 뒤지기 싫으면.” 양아치가 비죽비죽 웃었다. “넌 또 뭔 번데기냐?” 지연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그의 손목을 꾹 눌러 말렸다. “싸우지 마.” 양아치가 비웃으며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거 봐, 우리 이쁜이가 철이 들었네.” 나는 망설임 없이 발을 뻗어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억, 하는 비명과 함께 그 녀석이 바닥으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 나는 지연우의 손목을 낚아채고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골목길 두 개를 꺾어 들어간 뒤에야 겨우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지연우가 숨을 헐떡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너 진짜 살벌하다.” 나는 그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럼 어떡해? 너 또 싸워서 경찰서 끌려가서 빨간 줄이라도 그이게 놔둬?” 그가 손목을 슬슬 주무르며 말했다. “방금 걷어찬 위치 진짜 정확하더라.” “나 옛날에 호신술 배웠거든.”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가 아직 모르는 네 매력이 대체 몇 개나 더 있는 거냐?” “엄청 많아, 기대해.” 우리는 나란히 길을 걸었다. 그의 손가락 끝이 내 손등을 살며시 톡, 건드렸다. “다음엔 내가 하게 해줘.” “네가 뭘 하는데?” “너 지키는 거.”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필요 없어.” “아니, 엄청 필요해.” “진짜 필요 없다니까.” 그가 갑자기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임수아.” “어?” “나 너 쫓아다녀도 돼?” 나는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갔다. “쫓아다니긴 뭘 쫓아다녀.” 그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맞춰왔. “내 마음이야.” “내가 순순히 잡혀줄 거 같아?” “해보면 알겠지.” 편의점 간판 불빛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가 안으로 뛰어 들어가 우유를 사 왔다. 내게 건네는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게 첫걸음.” “무슨 첫걸음?” “너한테 정식으로 다가가는 첫 단계.” 나는 따뜻한 우유를 받아 들었다. “지연우.” “응, 듣고 있어.” “너 옛날에 정채원한테도 이랬어?” 그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 “어떻게 했는데?” “이렇게 찰거머리처럼 굴었냐고.” 그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전혀.” “진짜?” “진짜로.” 그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는 너무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나는 우유를 한 모금 들이켰다. “이제는 좀 알아?” “어.” “뭘 아는데?” 그가 곧바로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나는 대답 대신 몸을 돌려 빌라 입구로 들어섰다. 그는 계단 참까지 나를 쫓아왔다. “내일 봐.” “안 봐.” “그럼 내일모레 봐.” 내가 뒤돌아보자, 그가 바보처럼 헤헤 웃고 있었다. “잘 자.”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진동했다. [우유 맛있어?] 내가 답장을 보냈다. [그저 그래.] [내일은 다른 걸로 사 갈게.] [네 맘대로 해.] 곧이어 또 한 통의 톡이 왔다. [아까 그 노랑머리 양아치 새끼...] [내가 알아서 조심할게.] [내가 매일 집까지 바래다줄 거야.] [그럴 필요 없어.] [아니, 엄청 있어.] 나는 핸드폰 화면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날 밤 꿈속에는 온통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그 밤의 숨소리가 가득했다.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두꺼운 참고서를 펼쳐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지연우가 내 책상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어디가 막혀?” “전부 다.” 그가 내 참고서를 슥 가져가더니 목차 페이지를 넘겼다. “이쪽 파트는 시험에 안 나와.”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선생님이 시험 범위 짚어주셨잖아.” 내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언제?” “지난주에 너 수업 빠졌을 때.” 그가 가방에서 노트 한 권을 꺼내 내밀었다. “내 거 보고 베껴.” 글씨가 꽤나 삐뚤빼뚤했다. 몇 장 넘겨보며 핀잔을 주었다. “이게 도대체 뭐라고 갈겨쓴 거야?” 그가 내 어깨 쪽으로 바짝 밀착해 고개를 숙였다. “아, 거기는 내가 글씨를 잘못 썼네.” 그가 펜을 가져와 슥슥 고쳐 썼다. 그의 단단한 팔뚝이 내 팔에 닿았다. “더워.” “참아, 임마.” 그는 꿋꿋이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숨결이 귓가에 닿아 간지러웠다. “이해돼?” “어느 정도는.” 그가 다시 한번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종이 울리자 그가 내 가방끈을 붙잡았다. “도서관 가자.” “갑자기 왜?” “과외해 주려고.” “유료야?” “당연하지.” “뭘 받을 건데?” 그가 잠시 고민하는 척하더니 대꾸했다. “밀크티 한 잔.” 도서관 안은 정막이 흐를 정도로 조용했다. 지연우는 소리를 한껏 죽여 조곤조곤 문제를 설명했다. 춘곤증이 몰려와 나도 모르게 하품을 크게 했다. “집중해야지.” “졸려 죽겠어.” 그가 내 이마를 딱 소리 나게 아프지 않게 때렸다. “정신 차려.” 내가 그를 매섭게 째려보자, 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왜 그렇게 노려봐?” “그냥 내 맘이다, 왜.” 노트 곳곳에 동그라미 표가 가득 채워졌다. 마침내 마지막 문제를 설명한 그가 물었다. “이제 다 풀 수 있겠어?” “어느 정도는.” “어느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알아야지.” “알았어, 안다고.” 그가 탁, 소리 나게 노트를 덮었다. “성적 안 나왔다고 울기 없기다.” “누가 운대?” “너 말이야, 너.” “그럴 일 없거든.” 야간 자율학습이 끝났다. 그가 내 가방 안에 노트를 쑤셔 넣었다. “가져가.” “필요 없어.” “무조건 가져가.” “왜 이래, 진짜.” “내가 너 책임지기로 했잖아.”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그의 머리칼이 바람에 사정없이 흩날렸다. 나는 노트를 품에 소중히 안아 들었다. “지연우.” “어?” “고마워.” 그의 귀끝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영혼 없는 소리 하기는.” 그가 휙 돌아서서 가버렸다.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내일도 도서관 오는 거다.” “어.” 그가 다시 헐레벌떡 뛰어왔다. “어? 대답을 그렇게밖에 못 해?” “알았다고요.” “진작 그렇게 말했어야지.” 핸드폰이 지익 울렸다. [집에 도착하면 톡해.] 내가 보냈다. [도착.] [발에 모터 달았냐? 왜 이렇게 빨라?] [날아서 왔거든.] [하여간 싱겁기는.] 다음 날 시험 당일이었다. 교실로 들어가기 직전, 그가 복도에서 나를 가로막았다. “떨지 마.” “안 떠는데.” “손 떨리는 거 다 보이거든.” “추워서 그런 거야.” 그가 대뜸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이제는 좀 어때?” “더 추워진 것 같아.” 그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놓아주었다. “시험 끝나고 기다려.” “싫은데.” “무조건 기다려야 해.” 시험지가 배부되었다. 놀랍게도 그가 짚어준 유형이 고스란히 출제되어 있었다. 마지막 마킹을 끝내고 교실을 나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복도 기둥에 기대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 봤어?” “그냥저냥.” “그럼 엄청 잘 본 거네.” 그가 우유 한 팩을 쑥 내밀었다. “과외 선생님이 주는 보상.” “겨우 이거야?” “그럼 뭘 더 바래?” 내가 우유를 받아 드는 순간, 그가 갑자기 상체를 푹 숙여왔다. “그리고 이것도.” 뺨에 무언가 말랑하고 온기 있는 것이 아주 잠깐 닿았다가 떨어졌다. 내가 멍하니 서 있는 사이, 그는 벌써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야! 지연우!” 그가 계단 참에서 멈춰 서서 뒤를 돌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쎔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