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예를 잃은 지 6개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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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예를 잃은 지 6개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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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기부 천사다. 세후 매달 780만 원이 찍히는 그의 월급은 1원 한 장 남지 않고 전부 자선단체로 들어갔다. 생활비, 시부모님의 ...

Chương (1)

第1章

남편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기부 천사다. 세후 매달 780만 원이 찍히는 그의 월급은 1원 한 장 남지 않고 전부 자선단체로 들어갔다. 생활비, 시부모님의 병원비와 정기 약값, 그리고 다섯 살 아들의 유치원비까지. 그 모든 경제적 무게는 오롯이 내 어깨 위에만 얹혀 있었다. 매달 내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아, 결국 퇴근한 남편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민재 씨, 한 달에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생활비로 일부만 남겨두면 안 돼?"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불같은 화였다. "내가 내 땀 흘려 번 돈 내 뜻대로 기부하겠다는데, 그것까지 당신이 참견해?" 곁에 있던 시부모님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소리를 질렀다. "우리 아들은 세상이 다 아는 기부 천사야. 자랑스러워하진 못할망정, 어디서 감히 아들 돈을 가로채서 그 명성에 먹칠을 하려고 들어? 어쩜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니?" 심지어 다섯 살짜리 아들마저 내 다리를 밀치며 나를 원망했다. "엄마는 아빠가 착한 일 하는 거 방해하잖아. 엄마 나빠!"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본사에서 제안했던 6개월짜리 합숙 교육 참석 서류에 주저 없이 서명했다. 내가 아주 뼈저리게 보여주지. 이 '이기적이고 나쁜' 채원이가 사라진 세상에서, 고결하신 기부 천사 가족들이 얼마나 우아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 월급날 당일, 박민재는 퇴근하자마자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이번 달 기부금 총 3,160만 원. 작은 보탬이 되어 세상에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사진 속에는 수천만 원이 찍힌 기부 영수증과 자선단체에서 보낸 감사패가 번쩍이고 있었다. 댓글은 순식간에 수십 개가 달렸다. “민재 형님 진짜 존경합니다. 월급도 모자라 이번 특별 성과급까지 다 털어 기부하시다니요!” “매달 월급을 단 1원도 남기지 않고 기부하다니, 이 시대의 진정한 성자십니다.” “천사가 따로 없네요. 복 받으실 겁니다.” 시부모님 역시 하트를 누르며 재빠르게 댓글을 달았다. “우리 자랑스러운 아들, 정말 최고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인스타그램을 끄고 가계부 앱을 켰다. 이번 달 아들 유치원비, 시부모님 병원비와 정기 검진 약값, 주택담보대출 이자, 자동차 할부금, 그리고 지난달 신용카드 대금까지... 당장 내야 할 돈만 대략 380만 원이었다. 내 월급은 세후 250만 원. 결국 130만 원이 빈다. 늘 이런 식이었다. 매달 이 시기가 되면 날아오는 고지서들은 내 목을 조르는 칼날 같았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깊은 한숨을 삼키고 소파에 앉아 있는 민재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칭찬 댓글을 읽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망설임 끝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민재 씨, 얘기 좀 해.” 그는 시선을 액정에 고정한 채 건조하게 답했다. “말해.” 목소리를 가다듬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번 달 고지서 나온 게 총 380만 원이야. 내 월급은 250만 원이라 130만 원이 부족해.” “당신 월급 말이야... 다음 달부터는 전부 기부하지 말고,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생활비로 보태주면 안 될까?” 민재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마치 들어서는 안 될 모욕적인 말을 들은 사람처럼, 불쾌함이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내가 피땀 흘려 번 돈 내 마음대로 기부하겠다는데, 왜 자꾸 그걸 뺏어가려고 안달이야?” “뺏어 가려는 게 아니라, 아주 최소한의 도리를 해달라는 거야.” 나는 억울함을 꾹 누르며 설명했다. “기부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잖아. 우리 형편에 맞게 조절하자는 거지. 아버님 심장 안 좋으시고, 어머님 당뇨 있으셔. 민준이 유치원비에 대출 이자까지,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이 어마어마해. 나 혼자 버는 돈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그래.” 민재는 코웃음을 치며 당연하다는 듯 응수했다. “감당이 안 되면 당신이 일을 더 열심히 해야지.” “내가 가진 걸 전부 털어 기부해야 사람들이 날 진정성 있게 봐줘. 내 명성에 흠집 내지 마. 당신 편하게 살자고 왜 내 고결한 뜻을 꺾으려고 들어?” 기가 막혔다. 이 남자의 머릿속에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기는 한 걸까. 가정을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매일 밤샘 야근을 자처했던 나였다. 지난 몇 년간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했고, 편히 잠을 자본 기억도 없었다. 아파도 연차 한번 쓰지 못하고 버텼다. 그렇게 온몸이 부서져라 일하다 도저히 한계에 부딪혀, 남편이자 아빠,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나눠 갖자고 부탁한 것뿐인데. 그의 눈에는 그저 내가 '노력하기 싫어 꾀를 부리는 이기적인 아내'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대꾸하려던 찰나, 안방 문이 열렸다. 거실에서 오간 대화를 전부 듣고 있었던 모양인지, 시어머니는 나오자마자 나를 훈계하기 시작했다. “채원아, 이건 정말 네가 잘못 생각한 거다.” “우리 민재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기부 천사야. 그런 남편을 둔 걸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어디서 감히 돈 욕심을 부리니?”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억지로 감정을 누르며 받아쳤다. “어머님, 민재 씨도 이 집안의 일원이에요. 기부도 좋지만 아주 조금만 우리 가족을 생각해주면 안 되냐고 물은 거예요. 이게 어떻게 제 돈 욕심이에요? 제가 제 사치를 위해 달라고 했나요?” “아버님 심장약 수입산이라 한 달치 처방받는 데만 12만 원이 넘어요. 어머님 인슐린 주사액도 다 떨어져 가고요. 저 혼자 힘으로는 당장 이번 달 부모님 약값도 못 내요.” 시어머니는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됐다, 됐어. 우리 몸뚱이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거라.” “결국 우리 핑계 대면서 네 몸 편하고 싶다는 투정 아니냐?” 소파에 앉아 있던 시아버지도 거들며 혀를 찼다. “쯧쯧, 내 살다 살다 저렇게 이기적인 물건은 처음 보는군.” “민재가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건, 월급 한 푼 남기지 않고 온전히 베풀기 때문이야. 이 중요한 시기에 생활비를 내놓으라니, 내 아들의 가치와 평판을 깎아내리겠다는 수작이 아니고 뭐냐?” “남편이 훌륭한 길을 가고 있으면 아내로서 뒤를 받쳐주지는 못할망정, 푼돈 몇 푼 때문에 다리를 붙잡고 늘어져서야 되겠어?” 세 사람이 번갈아 가며 나를 세상에 둘도 없는 악당으로 몰아세우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리를 둔기로 세게 맞은 것처럼, 시야가 아찔해지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난 몇 년간 박민재는 기부 행사에 참석하느라 퇴근 후에도 늘 밖으로 돌았다. 나는 회사 일로 짓눌리면서도 틈만 나면 시부모님을 모시고 대학병원을 뛰어다녔다. 점심시간을 쪼개 예약 대기를 걸고 약을 타 오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시어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눈물겨운 소리를 하곤 했다. “채원아, 우리 민재는 평생 남을 돕는 고귀한 일을 하느라 바쁘잖니. 다 네 덕분에 이 집구석이 굴러가는 거다.” “너 없었으면 이 늙은이 둘은 진작 길바닥에서 죽었을 게다.” 시아버지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고마워했다. “고맙다, 아가야. 네 희생은 내가 평생 잊지 않으마. 혹시라도 민재가 너 서운하게 하면 이 아비한테 말해라. 내가 가만두지 않을 테니.” 남편인 박민재조차 밤늦게 귀가해 내 어깨를 주무르며 속삭였었다. “여보, 당신처럼 사려 깊은 여자를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야. 고생시켜서 미안해. 내 나중에 꼭 다 갚을게.” 그들의 눈빛은 진실해 보였고, 나는 어리석게도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뼈가 깎이는 고통 속에서도 이 악물고 혼자 버텼다. 그들이 내 노력을 알아주고 고마워하고 있다고 믿었으니까. 박민재의 자선 활동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가정을 돌아보고 짐을 나누어 가질 거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오늘에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전부 거짓이었다. 그 가슴 저린 고마움의 말들도, 애틋했던 약속들도, 나를 지치지 않고 일하게 만들기 위해 씌운 달콤한 굴레에 불과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이 가정에 단 1원도 보탤 생각이 없었다. 그저 군소리 없이 돈을 벌어다 바치고 시중을 드는 무보수 식모가 필요했을 뿐이다. 돈을 달라고 떼쓰지 않고, 아프다고 징징대지 않는 한 나는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였다. 하지만 내가 버티다 못해 도움의 손길을 뻗는 순간, 나는 순식간에 ‘징징대고 이기적인 속물’이 되었다. 내가 바친 청춘과 헌신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연극처럼 느껴져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을 때, 베란다에서 블록 놀이를 하던 다섯 살배기 아들 민준이가 쪼르르 달려와 내 다리를 쳐내며 쏘아붙였다. “엄마 나빠! 엄마 정말 싫어!” 바닥을 보며 민준이의 잔뜩 성이 난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내 목숨과 맞바꿔 낳은 자식이었다. 입덧이 너무 심해 물 한 모금 제대로 삼키지 못했고, 임신 초기 다섯 달 동안 몸무게가 8킬로나 빠졌다. 아이 발육이 더디다는 의사의 말에 토하고 또 토하면서도 억지로 음식을 밀어 넣었다. 임신중독증으로 코끼리처럼 부어오른 다리를 이끌고 숨을 헐떡이며 출산 예정일까지 출근했다. 분만실에서는 과다출혈로 혼상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맸다. 그런 내 아이가, 나를 나쁜 사람이라며 미워하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숨을 내쉬며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맞췄다. “민준아... 엄마가 왜 나쁜 엄마야?” 민준이는 허리에 손을 얹고 기고만장하게 소리쳤다. “유치원 선생님도, 친구들도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이랬어! 근데 엄마는 아빠가 착한 일 못 하게 괴롭히잖아! 그러니까 엄마가 나쁜 사람이야!” “나쁜 엄마 싫어! 저리 가!” 아이는 빽 소리를 지르고는 박민재의 품으로 달려가 폭 안겨 버렸다.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는 뒷모습이 시렸다. 그 모습을 본 박민재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그는 기고만장한 태도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봤지? 철부지 자식 눈에도 당신이 얼마나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는지 다 보이는 거야.” “반성 좀 해, 채원아. 맨날 돈, 돈 거리면서 집안에 속물 냄새 좀 풍기지 마라. 부끄럽지도 않아?” 한 지붕 아래 나를 제외한 네 명의 인간이 완벽하게 벽을 세우고 서 있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시간 낭비였다. 나는 마지막으로 민재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 단 한 푼도 가정생활비로 내놓을 생각 없다는 거지?” 어머님의 인슐린 주사액은 바닥을 드러냈다. 아버님의 심장약도 며칠 분 남지 않았다. 민준이의 유치원 원비 고지서는 연체 표시가 선명했다. 내 잔고는 완전히 바닥을 쳤고, 이 집안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는 당장 급전이 필요했다. 내 마지막 질문에 박민재의 눈빛에 지독한 혐오가 서렸다. “말귀를 참 못 알아듣네. 끝까지 내 돈에 빨대를 꽂으시겠다?” “좋아, 오늘 아주 숨통을 끊어줄게.” 그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몇 번 두드리더니, 액정을 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지독히도 오만한 목소리였다. “자, 똑똑히 봐. 내 급여 계좌 아예 재단 정기 기부 계좌로 묶어버렸어. 앞으로 3년 동안은 해지나 변경도 불가능해.” “이제 매달 내 월급은 자동으로 재단으로 다이렉트 이체될 거야. 헛물켜지 마.” 시어머니가 가장 먼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어머, 민재야! 아주 잘했다!” “기부를 하려면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화끈하게 해야지. 역시 우리 아들이 대인배야!” 시아버지 역시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암, 내 아들이라면 이래야지.” 그리곤 나를 째려보며 혀를 끌끌 찼다. “누구는 돈독이 올라서 사사건건 돈타령인데 말이야. 그릇이 저렇게 간장 종지 만해서는 평생 발전이 없지.” 민준이 역시 깡충깡충 뛰며 기뻐했다. “우와, 우리 아빠 짱이다! 아빠 진짜 천사야! 난 아빠가 제일 좋아!” 완벽하고 화목한 그들의 리그였다. 그들의 눈빛 속에서 나는 불청객이자, 탐욕스러운 악마에 불과했다. 멸시 가득한 시선들을 마주하며 깊은 곳에서 무언가 툭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토록 우스울 수가 없었다. 박민재는 이 집을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한 적 없었지만 세상 가장 위대한 영웅이 되었고, 영혼까지 갈아 넣어 집안을 건사한 나는 만고의 대역죄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왜 더 발버둥을 쳐야 하지? 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왕 기부하는 거 끈기 있게 계속해봐. 중도 하차하지 말고.” 내가 순순히 물러서자 박민재는 그제야 훈계를 거두며 짐짓 너그러운 척 말했다. “이제야 철이 좀 드는군.” “남편이 숭고한 일을 하면 아내로서 당연히 내조를 해야지. 집안 살림이 쪼들리면 당신이 일을 더 열심히 하든가, 투잡이라도 알아봐.” 시부모도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맞아, 매사 남 탓만 하지 말고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야지. 우리 민재 같은 남편 만난 걸 영광으로 알아라.” “게으름 피울 생각 말고 네 몫이나 제대로 해.” 나는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띠며 가만히 휴대폰을 꺼냈다. 사흘 전, 유 부장님이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채원 씨, 본사에서 주관하는 6개월짜리 핵심 인재 합숙 교육 과정이 나왔어.” “이거 정말 따기 힘든 기회야. 수료하고 오면 바로 팀장 달고 연봉도 크게 점프해.” “본부장님도 채원 씨가 그동안 악착같이 일해온 걸 아시니까 추천해주신 건데, 한번 고려해 볼래?” 당시 내 답장은 이러했다. “부장님, 시부모님 건강도 안 좋으시고 아이가 아직 너무 어려서 제가 자리를 비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미련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도저히 이 집구석을 비울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 그 교육은 철저하게 전자기기마저 압수되는 스파르타식 외부 합숙 교육이었다. 6개월 동안 집에 올 수 없고 외부 연락도 극도로 제한된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생활비는 누가 벌며, 아버님 약은 누가 사고, 어머님 정기 검진은 누가 모셔가고, 대출 이자와 유치원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유 부장님은 아쉬워하며 조금 더 생각해보라고 나를 다독였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바보였다. 나를 가족으로조차 취급하지 않는 자들을 위해 내 영혼의 구원표가 될 기회를 발로 차버리려 했다니. 숨을 깊게 마시고, 유 부장님에게 답장을 보냈다. “부장님, 본사 합숙 교육 참가하겠습니다. 언제 출발하면 될까요?” 부장님은 기다렸다는 듯 즉시 답장을 보냈다. “잘 생각했어, 채원 씨!” “당장 내일 아침 출발이니까 오늘 밤 안으로 서류만 제출해 줘.” “네.” 짧고 단호한 답장을 보낸 뒤, 나는 일사천리로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 본사 인사팀의 일 처리는 빨랐고, 다음 날 새벽 비행기 티켓이 메일로 날아왔다. 다음 날, 해가 뜨기도 전에 눈을 떴다. 박민재와 시부모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캐리어를 챙겨 나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가 목적지 공항에 착륙해 휴대폰 전원을 켜자마자, 박민재로부터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가 폭탄처럼 쏟아졌다. “채원아, 어디야?” “부모님 약 다 떨어졌어. 얼른 사와. 두 분 다 지금 속 울렁거린다고 난리 나셨어.” “그리고 방금 유치원에서 연락 왔는데 원비 오늘이 최종 납부 기한이래. 오늘 안 내면 퇴원 조치라는데 빨리 입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