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불임이었던 전처는 여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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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불임이었던 전처는 여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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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의 여자들은 대대로 독보적인 미모로 이름을 떨쳤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우아하고 관능적인 곡선을 타고났고, 그녀들과 얽힌 남자들은 하...

Chương (1)

第1章

우리 집안의 여자들은 대대로 독보적인 미모로 이름을 떨쳤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우아하고 관능적인 곡선을 타고났고, 그녀들과 얽힌 남자들은 하나같이 넋을 잃고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가문의 유일한 수치이자 웃음거리였다. 결혼생활 3년 동안 남편 구태준은 시종일관 나에게 차가웠다. 어느 화려한 연회장, 시어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내 몸을 노골적으로 훑으며 모욕을 주었다. 남편 하나 유혹하지 못해 구씨 가문의 대를 끊어놓고 있다는 독설이 쏟아졌다. 그때 구태준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내가 수치심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그저 무미건조한 눈으로 지켜보던 그는, 연회가 끝나자마자 차가운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구씨 가문에서 쫓겨나자 아버지는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며 분노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나를 억지로 끌고 가 재력가들의 '신붓감 고르기'가 한창인 호화 유람선에 던져 넣었다. … 1 유람선 VIP 룸 안은 코를 찌르는 독한 시가 연기로 가득했다. 나는 얇은 슬립 드레스 차림으로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두 시간 전, 친아버지는 나를 이 방에 처박았다. 그는 차 문을 거칠게 닫으며 소리쳤다. 남자 하나 제대로 못 붙잡아 구씨 집안에서 버려진 폐급이니, 마지막 남은 사업권이라도 따내는 데 쓰여야 한다고. 그것이 나의 운명이었다. 이혼 서류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나는 부호들의 노리개 시장에 매물로 올라왔다. 쾅, 문이 걷어차이듯 열렸다. 복도의 밝은 조명이 쏟아져 들어와 눈이 시렸다. 키가 190cm는 훌쩍 넘을 것 같은 거구의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짧게 깎은 머리, 떡 벌어진 어깨와 두툼한 가슴팍. 반쯤 내린 검은색 아노락 지퍼 사이로 구릿빛 근육이 날것 그대로 드러났다. 담배를 끼운 남자의 손가락은 마디가 굵고 거칠었다. 그는 위압적인 태도로 나를 몇 초간 빤히 내려다보더니, 목에 걸려 있던 굵은 금목걸이를 낚아채 탁자 위에 툭 던졌다. "이 여자로 하지." 남자가 허리를 숙여 커다란 손으로 내 팔을 꽉 움켜쥐더니 소파에서 단번에 일으켜 세웠다. 고통에 숨이 턱 막혔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그는 내가 따라오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나는 거친 오프로드 차량의 뒷좌석에 처박혔다. 차는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해 도심 한복판의 펜트하우스 지하 주차장에 멈춰 섰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사방이 캄캄했다. 남자는 거실 소파에 나를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는데, 그는 입고 있던 아노락을 벗어 바닥에 던지고 바지 주머니에서 블랙카드 한 장을 꺼내 내 얼굴을 향해 던졌다. 카드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화끈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비밀번호는 8만 여섯 개다." "내가 좀 바쁘니까 카드 돈은 마음대로 써. 장부만 대충 적어두고." "중학생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평소엔 기숙사 살 거야." "그 녀석이나 잘 돌봐. 어차피 애도 못 낳는다며? 그냥 네 말동무 삼아 키운다고 생각해." 그 말이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 심장에 박혔다. 구씨 가문에서의 3년은 고문이었다. 시어머니가 내 가슴팍을 짓누르며 쏟아내던 폭언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그 지옥을 벗어나면 해방될 줄 알았는데. 남자가 바뀌었을 뿐, '불임'이라는 꼬리표는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입술을 깨물자 눈물이 소파 위로 툭 떨어졌다. 남자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욕실로 들어가 버렸고, 곧이어 거친 물소리가 들려왔다. 채 10분도 되지 않아 그는 상체를 드러낸 채 걸어 나왔다. 탄탄한 복근을 타고 물방울이 굴러떨어졌다. 그는 소파 앞에 위압적으로 서서 벨트 버클을 풀었다. 나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침… 침실로 가요." 그는 내 말을 무시했다. 커다란 손이 내 발목을 낚아채더니, 순식간에 나를 제 아래로 끌어당겼다. "그냥 여기서 해. 너무 오래 참았으니까." 그 후 몇 시간 동안 이어진 것은 악몽이었다. 입고 있던 슬립 드레스는 갈기갈기 찢겨 걸레짝이 되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 남자의 움직임은 거칠고 야만적이었다. 그가 몰아붙일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고통이 밀려왔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멈췄다. 그는 내 옆으로 돌아누워 단 한 마디의 다정한 말도 없이, 몇 분 지나지 않아 코를 골며 잠들었다. 나는 찢어진 옷가지로 몸을 가린 채, 부서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게스트룸으로 기어 들어갔다. 이불 속에 몸을 웅크리고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마침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것이 내 인생이었다. 아이도 못 낳는 폐기물 신세로, 장소만 옮겨가며 남자의 배설구가 되는 삶. 2 하도진은 지독하게 바쁜 남자였다.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넓은 펜트하우스는 적막했고,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가사 도우미의 기척만 들렸다. 거울 속 내 몸은 온통 푸른 멍 자국투성이였다. 나는 무감각하게 목까지 올라오는 긴팔 니트를 껴입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렀다. 하도진은 보름씩 집을 비우기 일쑤였다. 돌아오는 건 늘 한밤중이었다. 술 냄새와 담배 냄새를 풍기며 그는 당연하다는 듯 내 침대로 기어 올라왔다. 여전히 전회도 없는 거친 행위뿐이었다. 그는 욕구를 풀면 잠들었고, 동이 트기도 전에 떠났다. 그의 이름조차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전해 들었을 정도였다. 펜트하우스의 삶은 숨이 막힐 듯 압박감이 느껴졌다. 나는 마치 소리 없는 장식품 같았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다. 이번 달 생리가 보름이나 늦어지고 있었다. 달력의 빨간 동그라미를 보면서도 마음속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구씨 가문에서의 3년 동안 이런 일은 허다했다. 그때마다 나는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곤 했다. 구태준은 항상 차가운 눈으로 나를 지켜보다가, 한 줄뿐인 테스트기를 보며 비웃었다. "강지우, 대체 어디까지 추해질 셈이지?" 시어머니는 애에 미친 미친년이라며 나를 몰아세웠다. 그래서 이번엔 테스트기를 사지도 않았다. 어차피 나는 알을 낳지 못하는 차가운 가마솥 같은 여자니까. 아마 또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겠지. 베란다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가사 도우미 진 아주머니가 당황한 기색으로 달려왔다. "사모님, 큰일 났어요." "유나 양이 학교에서 애를 때렸대요. 선생님이 보호자더러 빨리 오라십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도진은 그저께 사업차 강원도로 떠났고, 빨라야 다음 주에나 돌아온다. "도진 씨가 없으니 제가 가볼게요." 나는 단정한 트렌치코트로 갈아입고 택시를 잡아 귀족 사립학교로 향했다. 이 학교는 구씨 가문이 투자한 곳이기도 했다. 예전에 구태준이 이사회 일로 자주 들락거리던 곳. 교무처 건물을 들어서는데, 복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무리의 한가운데에 구태준이 서 있었다. 몸에 딱 맞는 고급 슈트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채, 세련된 투피스를 입은 여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서예린. 구태준과 곧 약혼할 여자였다. 결혼 생활 중에도 집안끼리 아는 동생이라는 핑계로 우리 집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던 여자. 복도 한가운데서 우리 세 사람의 시선이 충돌했다. 구태준의 발걸음이 멈췄다. 안경 너머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오만하고 혐오스러웠다. 반년 만에 마주한 나는 많이 수척해졌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 서예린이 입을 가리며 간드러지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 이게 누구야? 전직 형님 아니세요?" "어머나, 구씨 집안에서 쫓겨나더니 여기서 청소부 면접이라도 보는 거예요?" 구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강지우, 나 스토킹하는 건가?" "우린 이미 끝났어. 이런 식으로 내 주의를 끌려는 천박한 수작 부리지 마. 역겨우니까." 코트 주머니 속 내 손이 하얗게 떨리며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 잘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구 대표님, 착각도 정도껏 하시죠." 내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지나쳐 걸어갔다. 서예린은 분이 안 풀리는지 슬쩍 발을 뻗어 나를 걸어 넘어뜨리려 했다. 미처 보지 못한 나는 휘청이며 넘어질 뻔했다. 구태준은 재빨리 서예린을 부축했지만, 나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구태준이 차갑게 내뱉었다. 나는 간신히 중심을 잡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교무처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방 안의 분위기는 일촉즉발이었다. 교복을 입고 포니테일을 높게 묶은 소녀가 벽 구석에 서 있었다. 얼굴에는 상처가 났고 입가엔 핏자국이 맺혀 있었지만, 눈빛만은 길들지 않은 어린 늑대처럼 형형했다. 하도진의 여동생, 하유나였다. 주임 선생님 책상 맞은편에는 한껏 치장한 부유해 보이는 여자가 앉아 유나의 코앞에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내가 아는 얼굴이었다. 구태준 어머니의 이종사촌, 예전에 내가 '이모님'이라 불러야 했던 여자였다. 그녀는 옆에 뚱뚱한 남학생 하나를 끼고 있었는데, 아이는 교복이 찢어진 채 엉엉 울고 있었다. 이모라는 여자는 나를 보더니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과장되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구, 이게 누구야? 우리 구씨 집안에서 신발짝처럼 버려진 그 계집애 아니야?" "뭐야, 네가 이 근본 없는 애 보호자라도 돼?" 3 주임 선생님이 당황스러운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 나는 유나 곁으로 다가가 아이의 얼굴에 남은 손가락 자국을 살폈다. 유나는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쏘아봤다. 마치 언제든 물어뜯을 준비가 된 고슴도치 같았다. 나를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하도진은 한 번도 유나를 집에 데려온 적이 없었으니까. "제가 이 아이 새언니입니다." 내가 담담하게 주임에게 말했다. 그러자 이모라는 여자가 탁자를 쾅 쳤다. "새언니? 강지우, 너 대단하다? 우리 태준이 떠나자마자 다른 놈한테 몸이라도 판 거야?" "어쩐지, 그러니까 저런 가정교육도 못 받은 애랑 엮이지." "내 아들 호진이를 이 꼴로 만들어 놨으니, 이번 일은 절대 그냥 안 넘어가!" 주임 선생님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 "보호자 분, 하유나 학생이 아무 이유 없이 친구를 구타한 건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교 측에선 정학 처분을 고려 중이고, 피해 학생의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도 전액 부담하셔야 합니다." 유나가 갑자기 고개를 쳐들고 주임에게 소리쳤다. "얘가 먼저 욕했단 말이에요!" "나보고 엄마 없는 고아라고 하고, 우리 오빠가 깡패 같은 졸부라고 조롱했다고요!" 주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유나, 어디서 말대꾸야? 어쨌든 때린 건 나쁜 거야!" 이모는 기세등등하게 아들을 품에 안았다. "우리 호진이가 틀린 말 했니?" "바닥에서 굴러먹던 하도진이 어떤 인간인지 이 바닥 사람들이 다 아는데." "강지우 너처럼 애도 못 낳는 불임녀나 그런 무식한 놈한테 쓰레기처럼 주워진 거겠지." 애도 못 낳는 여자. 지난 3년 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이다. 내가 반항할 때마다 구태준은 나를 세워놓고 훈계했다. 어른을 공경하라고, 도량이 좁다며 나를 꾸짖었다. 나는 유나를 바라봤다. 어린 소녀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지만, 입술을 꽉 깨물고 결코 울지 않으려 버티고 있었다. 그 작은 주먹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순간, 저 아이의 모습이 구씨 가문에서 고립무원으로 버티던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유나를 내 뒤로 숨겼다. "선생님, 사건 조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왜 일방적으로 우리 아이만 처벌하려 하시죠?" 내 목소리는 낮았지만, 교무처 안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이모는 내 대거리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강지우, 너 약 잘못 먹었니? 어디서 감히 나한테!" 나는 그녀를 싸늘하게 응시했다. "댁 아드님이 입을 함부로 놀린 건 사람 대접받을 자격이 없다는 증거죠. 매를 번 겁니다." "그리고 입만 열면 고아니 폐급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그게 구씨 집안의 잘난 가정교육인가요?" 이모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내 코앞에서 삿대질을 해댔다. "이 천박한 년이 어디서! 네가 지금 제정신이야?" 그러더니 손을 높이 치켜들고 내 뺨을 후려치려 했다. 나는 피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바닥이 내 얼굴에 닿기 직전, 나는 더 빠른 속도로 그녀의 뺨을 갈겼다. '찰싹!' 날카로운 파열음이 교무처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모는 멍해진 채 뺨을 감싸 쥐고 나를 쳐다봤다. "너…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때리는데 무슨 날짜라도 잡아야 하나요?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지." 얼얼한 손바닥을 털어내며 뒤에 서 있는 유나를 돌아봤다. "아까 저 돼지 같은 놈이 너 어떻게 때렸어?" 유나는 멍하니 나를 보다가 대답했다. "머리카락 쥐어뜯고, 발로 찼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씩씩거리는 뚱뚱한 남학생을 가리켰다. "가서 똑같이 돌려줘." 유나는 당황한 기색이었다. 주임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아니, 보호자 분! 지금 교내에서 폭력을 조장하시는 겁니까?" 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눈으로 주임을 훑었다. "비싼 학비 내고 내 아이 맡긴 건, 학교에서 이런 편파적인 대우받으라고 한 거 아닙니다." "얘가 안 하면 내가 직접 할 겁니다." 내가 한 걸음 다가서자, 유나가 정신을 차린 듯 포탄처럼 달려 나갔다. 아이는 남학생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다리를 거칠게 걷어찼다. 남학생은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내며 나동그라졌다. 이모가 비명을 지르며 유나를 잡아채려 길길이 뛰었다. 나는 재빨리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낚아챘다. 이모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처박혔다. 교무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주임은 책상 뒤로 숨어 보안 요원을 호출했다. 유나는 남학생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둘렀고, 나는 바닥에 쓰러진 이모의 치맛자락을 짓밟으며 그녀의 처참한 꼴을 내려다봤다. 온화함? 현숙함? 구씨 가문의 개 같은 규칙? 다 집어치워라. 지금 이 순간, 내 생애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4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당장 멈춰!" 위엄과 분노가 서린 목소리였다. 구태준과 서예린이 문가에 서 있었다. 구태준은 눈앞의 난장판을 보며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강지우?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는 마치 내가 미치기라도 한 것처럼 경악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가 내 팔을 거칠게 잡아채려 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휘둘렀다. '짝!' 소리와 함께 그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구태준의 안경이 비뚤어졌다. 그는 멍하니 서 있었고, 눈동자에는 경악이 서렸다. 서예린이 비명을 질렀다. "강지우, 당신 미쳤어? 감히 태준 오빠를 때려!" 나는 차갑게 손을 거두고 소름 끼치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더러운 손으로 나 만지지 마." 구태준은 심호흡을 하며 간신히 분노를 억눌렀다. "강지우, 이런 저질스러운 모습이라니. 강씨 가문의 얼굴을 아주 똥칠을 하는군." "이혼했다고 해서 이런 양아치 같은 놈들과 어울리며 스스로 타락할 필요는 없잖아!" 그는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로 나를 훈계했다. 나는 그의 가식적인 얼굴을 보며 헛웃음이 터졌다. "양아치?" 바닥에서 신음하는 이모와 그 아들을 가리켰다. "댁 친척은 입만 열면 애 못 낳는 불임녀니 뭐니 배설물을 쏟아내는데 그건 품격 있는 짓인가 보지?" "학교 선생은 앞뒤 안 가리고 일방적으로 죄인 취급하는데, 그게 교육이야?" 구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모를 쳐다봤다. 이모는 얼른 기어와 하소연을 시작했다. "태준아, 저 여자 미친 것 좀 봐! 저 하유나라는 근본 없는 애랑 같이 우리 호진이를 때렸다니까!" 구태준의 얼굴이 더 험악하게 구겨졌다. "하유나? 너 언제부터 하씨 놈이랑 엮인 거야?" 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냈다. "재혼했나? 하도진한테?" "강지우, 정말 밑바닥까지 추락했군." "돈 때문에 그런 전과자 출신 졸부 놈한테 몸을 판 거야?" 내 심장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이것이 내가 3년 동안 사랑했던 남자의 실체다. 그는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체면과 자존심뿐. 나는 한 걸음 다가가 그의 눈을 쏘아보았다. "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누구랑 자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구태준, 그 역겨운 도덕적 잣대 좀 치워줄래?" "네 성기능 장애는 좀 고쳤니?" "3년 동안 세우지도 못하던 놈이 어디서 잘난 척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