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비밀 은인은 다름 아닌 친어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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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비밀 은인은 다름 아닌 친어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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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의 비극적인 사고는 나와 다른 한 소녀의 인생 궤적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그날, 내 자리를 가로챈 채 18년을 살아온 가짜 아가씨 강채린이 ...

Chương (1)

第1章

18년 전의 비극적인 사고는 나와 다른 한 소녀의 인생 궤적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그날, 내 자리를 가로챈 채 18년을 살아온 가짜 아가씨 강채린이 차가운 유전자 검사 결과지 두 장을 들고 이 저택으로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매끄러운 대리석 테이블 위로 결과지를 거칠게 내던졌다. 목소리에는 수년간 억눌러온 원망이 가득했다. “이서윤,” 그녀가 소파에 앉은 부모님—아니, 강 회장 부부를 가리키며 나를 지목했다. “저 애가 당신들의 진짜 딸이야. 나랑 당신들 사이엔 피 한 방울 안 섞였다고.” 말을 마친 그녀는 마치 천근만근의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해 보였으나, 말투는 여전히 오만하고 날이 서 있었다. “이제 됐지?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거야. 스카이다이빙이든 뭐든, 당신들이 간섭할 자격 이제 없잖아?” 강 회장 부부는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갑작스럽게 마주한 진실 앞에서 그들은 충격과 불신에 휩싸여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채린은 그들의 넋 나간 모습이 짜증스럽다는 듯, 나를 그들 앞으로 거칠게 밀쳐냈다. “우리가 바뀌었다는 건 팩트야.” 그녀가 한 자 한 자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니까 난 이제 당신들 딸 아니야. 부모라는 핑계로 더 이상 날 구속할 생각 마. 알겠어?” 1 채린이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낡은 건물 옥상에서 밤바람을 맞고 있었다. 7월의 인천은 숨이 막힐 듯 덥고 습했다. 야간 교대 근무를 마치고 나온 내 모습은 초라하고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내 눈앞에 서 있는 화려한 아가씨들과는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처럼 보였다. “얘가 네 부모님 친딸이라고? 진짜 꾀죄죄하다.” 채린의 옆에 서 있던 여자가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 잘못된 거 아냐? 사모님이 그렇게 미인이신데, 어떻게 저런 애가 나와.” “그러게. 우리 채린이 정도는 돼야 강씨 집안 아가씨답지.” 그들의 노골적인 멸시와 달리, 채린은 내 외모가 꽤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녀는 내 앞으로 다가와 턱을 치켜들었다. “우리 태어났을 때 병원에서 바뀌었대. 네가 우리 부모님 친딸이야.” 비웃음이 섞인 말투는 마치 대단한 시혜라도 베푸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은 내 비루한 세상을 단숨에 밝히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채린은 이미 자기 집안 내력을 떠벌린 상태였다. 그녀의 부모는 자산 가치만 수조 원에 달하는 JK 그룹을 소유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그 거대 기업의 진짜 공주라는 뜻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로또 당첨보다 희박한 확률의 일이 내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왜 부모님이 아닌 채린이 직접 나를 찾아왔을까. 보통 드라마 속 가짜 아가씨들은 진짜가 돌아오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안달이지 않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채린이 풋 하고 비웃음을 터뜨렸다. “착각하지 마. 네가 친딸이라고 해서 당장 강씨 집안 아가씨가 되는 건 아니니까. 우리 부모님이 날 얼마나 사랑하시는데.” “네가 그분들 관심을 조금이라도 분산시켜 준다면, 오히려 내가 고맙지.” 말을 내뱉으며 그녀는 나를 아래위로 불쾌하게 훑었다. “근데 너 같은 애가 과연?” 채린의 친구들은 그 말에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소위 '금수저'들의 오만한 웃음소리가 옥상에 울려 퍼졌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 역시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채린의 친구들은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새로 받은 페디큐어부터 한정판 명품 백, 새로 뽑은 스포츠카 이야기까지. 나는 귀를 기울이며 그 모든 단어들을 머릿속에 새겼다. 조만간 이 모든 것들이 내 일상이 될 테니까. 이윽고 화제는 남자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건 내 관심 밖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스위스에서 할 스카이다이빙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나는 이 상황의 진짜 내막을 알게 되었다. 2 강 회장 댁에는 자녀가 둘 있었다. 채린 위로 오빠가 한 명 있었고, 막내딸인 채린은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슈퍼카, 저택, 요트, 전용기까지 채린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어졌다. 하지만 채린은 그런 생활을 죽도록 지루해했다. 그녀가 빠진 건 카 레이싱, 스키, 번지점점프 같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위험한 스포츠였다. 최근 그녀는 친구들과 스위스 스카이다이빙 여행을 계획했지만, 어머니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채린의 어머니는 단호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으면 내 딸 자식 관두고 나가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홧김에 내뱉은 말이었겠지만, 채린은 그 말을 가슴에 품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속여서라도 여행을 가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조작하려다, 뜻밖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진짜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래서 그녀는 나를 찾아냈다. 내가 잠에서 깨자 채린의 친구 중 하나가 나를 툭 쳤다. “야, 미운 오리 새끼. 너 스키 탈 줄 알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스키는커녕, 나는 평생 스키장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 내 반응을 본 그들은 다시 한번 비웃음을 쏟아냈다. “꼴을 봐. 저런 애가 스키 같은 걸 접해봤겠어?” 나를 찌른 여자가 채린을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채린아, 네 집에 저런 애가 들어앉아 있을 거 생각하니 내가 다 창피하다.” 채린은 마치 내가 벌써부터 자기 체면을 깎아먹기라도 한 듯 혐오스럽게 나를 힐끗거렸다. 이번엔 나도 따라 웃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보았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짙은 남색 작업복은 나를 지독하게 평범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마에 붙은 잔머리는 땀에 젖어 엉망이었고, 불규칙한 생활 탓에 턱 주변엔 트러블이 올라와 있었다. 초라하고, 보잘것없고, 흔해 빠진 모습. 채린의 말이 맞았다. 나는 미운 오리 새끼였다. 하지만 고마워, 너희들 덕분이야. 이 미운 오리 새끼가 조만간 우아한 백조가 될 거라는 걸 알려줘서. 3 차가 고급 주택가로 들어서더니 가장 웅장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눈앞에 펼쳐진 화려함에 숨이 턱 막혔다. 내 촌스러운 반응을 본 채린이 코방귀를 꼈다. “야, 촌닭. 이따 우리 엄마 보면 '사모님'이라고 불러. 절대 '엄마'라고 부르지 마. 네가 친딸이라고 해서 당장 이 집 아가씨가 될 줄 알아?” “그리고 엄마가 계속 스카이다이빙 못 가게 하면, 네가 무릎 꿇고 빌어서라도 허락받아내.” “오빠가 집에 있을지 모르겠네. 결벽증 심해서 너 같은 애 보면 질색할 텐데. 우리 오빠처럼 깔끔한 사람한테 너 같은 친동생이 있다니, 진짜 불쌍해 죽겠어.” 나는 대꾸 없이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입을 여는 순간,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들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택은 광활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간 거실은 TV에서 보던 화려하기만 한 집들과는 달랐다. 절제된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취향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거실 화이트 소파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를 본 채린이 콧소리를 내며 달려갔다. “아빠!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 남자는 몸을 돌려 채린을 인자하게 바라보며 웃었다. “누구 때문이겠어. 네 엄마가 너랑 시간 좀 보내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채린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럼 엄마가 스카이다이빙 허락해 준 거야?” “꿈도 꾸지 마.”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 내 뒤쪽 계단에서 차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채린아, 내가 네 엄마로 있는 한 스카이다이빙은 절대 안 돼.” 나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와 70%쯤 닮은 그 얼굴을 마주했다. 그녀는 트레이를 들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자 잠시 표정이 부드러워지더니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채린이 친구니? 어서 앉으렴.” 나는 주머니 속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나와 닮았으면서도 전혀 달랐다.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품과 아름다움. 세월은 그녀의 눈가에만 살짝 머물다 간 듯했다. 깔끔한 셔츠와 슬랙스 차림은 그녀를 더욱 지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녀의 모든 움직임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트레이가 테이블 위에 놓였을 때, 그 위에 정성스럽게 구워진 케이크가 있는 것을 보았다. 채린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엄마가 그랬지? 엄마만 아니면 나 스카이다이빙 해도 된다고.” 옆에 있던 강 회장의 안색이 변하며 꾸짖었다. “말조심해! 네 엄마가 중요한 회의도 미루고 돌아와서 직접 만든 케이크야. 투정 좀 그만 부려.” 채린은 고마운 기색 전혀 없이 투덜거렸다. “누가 이런 케이크 먹고 싶대?” 딸의 모진 말에도 어머니는 화내지 않았다. 그저 차분하게 쐐기를 박았다. “카드 정지시키면 얌전해지겠지.” 그 한마디가 채린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테이블 위의 케이크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놈의 돈! 누가 아쉬워할 줄 알아? 당신 내 친엄마도 아니잖아. 대체 무슨 권리로 간섭인데!” 4 거실에 죽음 같은 정적이 감돌았다. 바닥에 짓이겨진 생크림에서 달콤하고 느끼한 향이 올라왔다. 채린은 가방에서 유전자 검사지를 꺼내 테이블 위로 던졌다. “나 태어났을 때 바뀌었대. 저기 서 있는 쟤가 당신들 진짜 딸이야.” “이제 나 스카이다이빙 하러 가도 되지?” 강 회장 부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굳어버렸다. 채린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붙잡아 어머니 앞으로 세게 밀쳤다. “18년 전에 바뀌었다고! 그러니까 난 당신들 딸 아니야. 내 인생 간섭할 자격 없다는 소리야. 알겠어?” 나는 무방비하게 어머니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한참 동안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떨리는 손을 뻗어 검사지를 잡으려 했다. 가벼운 종이 한 장일 뿐인데, 그녀의 손은 허공에서 몇 번이나 헛돌았다. 결국 강 회장이 그녀를 부축하며 검사지를 집어 들었다.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종이가 바스락거리며 넘어가는 소리만이 거실을 채웠다. “채린아, 너 지금 우리 속이는 거지…?” 채린은 짜증스럽게 말을 잘랐다. “속이긴 누가 속여? 저 얼굴 좀 봐, 당신들이랑 판박인데 못 알아보겠어? 됐고, 이제 상봉식이나 잘해봐. 나 지금 안 나가면 비행기 놓치거든.” 그녀는 문밖으로 뛰어나가며 뒤도 안 돌아보고 덧붙였다. “참, 아빠! 엄마가 내 카드 정지 못 하게 꼭 말해줘!” 채린이 저택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강 회장이 뒤쫓으려 했지만, 어머니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검사지를 본 순간부터 그녀의 눈동자는 내 얼굴을 단 한 순간도 떠나지 않았다. 그녀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여보, 지금 당장 알아봐요. 병원 기록, CCTV, 당시 내 병실 거쳐 간 의사, 간호사, 조무사, 보안요원까지 전부 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샅샅이 파헤치라고요!” “여보, 그럼 채린이는…” “상관없어. 가서 알아봐요!” 강 회장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리다 나를 보고는 뭔가 말하려다 입을 다문 채 밖으로 나갔다. 어머니는 억지로 입가에 경련 섞인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이름이… 이름이 뭐니?” 그녀의 간절한 눈빛 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생애 첫마디를 건넸다. “이서윤이에요.” 현관을 나서려던 강 회장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멈춰 섰다. 어머니 역시 소파 위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네가… 서윤이라고? 이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