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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든 진진딸은 참지 않는다
도끼를 휘둘러 장작을 패고 있는데, 난데없이 마을로 나를 보호하러 왔다는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내 서슬 퍼런 기세에 겁을 집어먹었는지, 그 보디가...
Chương (1)
第1章
도끼를 휘둘러 장작을 패고 있는데, 난데없이 마을로 나를 보호하러 왔다는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내 서슬 퍼런 기세에 겁을 집어먹었는지, 그 보디가드라는 자는 주소가 적힌 쪽지 한 장만 휙 던져두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서울의 심 회장 댁으로 떠나기 전날 밤, 양어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몇 번이고 당부하셨다.
“강화야, 도시 생활이 몸은 편하겠지만 돈 많은 집구석일수록 예의니 뭐니 따지는 게 많을 거다. 가서 절대 기죽지 말고, 서러운 일 있으면 참지 마.”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이셨다.
“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너를 함부로 대하면 당장 짐 싸서 내려와라. 이 엄마가 너 하나 먹여 살릴 힘은 충분하니까.”
나는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이 조강화가 어디 가서 당할 위인이에요? 국물도 없을 줄 아시라고요!”
도시에서의 ‘전투’를 대비해 나는 밤을 꼬박 새워 ‘가짜 공주와 진짜 공주’가 나오는 웹소설을 200편이나 독파했다. 어떤 유치한 수작을 부려도 다 받아치고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다음 날 아침, 눈가에 다크서클이 하니 내려앉은 채로 경운기를 몰고 심 회장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굳게 닫힌 거대한 대문을 보자마자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역시 소설에서 보던 그대로군. 기선 제압을 하시겠다 이거지?’
나는 기를 잔뜩 모아 대문을 발로 쾅 차서 열어젖혔다. 그리고 목청껏 소리쳤다.
“조강화 님이 돌아오셨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는 그만 벙찌고 말았다.
심 회장 내외와 가짜 딸이라는 심진주, 세 사람이 나란히 마당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얼굴이 허옇게 질린 채로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아… 아가씨, 드디어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그들은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나는 완전히 멍해졌다.
이건 내가 읽은 대본과 다르잖아. 왜 다들 클리셰대로 움직이지 않는 건데?
1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무릎을 꿇고 있는 세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저기…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다크서클이 퀭한 심 부인과 심진주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해명했다.
“강화야, 이건 우리가 밤새 고민해서 준비한 환영식이야. 마음에 드니?”
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도시 사람들의 취향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흔들었다.
“됐으니까 다들 일어나세요. 바닥 차요.”
그제야 세 사람은 사면이라도 받은 죄수들처럼 서로를 부축하며 일어났다.
가만 보니 그들이 입고 있는 옷차림이 의외로 수수했다.
갑자기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설마 이것도 나를 떠보려는 연극인가?’
심진주를 슬쩍 곁눈질했다. 부모님 뒤에 잔뜩 움츠러들어 나를 훔쳐보는 모습이 마치 겁먹은 길고양이 같았다. 뭔가를 말하고 싶어 입술을 달싹이면서도 선뜻 다가오지 못하는 눈치였다.
심 회장 내외는 감격에 겨운 듯 다가와 조심스럽게 나를 안아주었다.
“강화야, 살아 돌아와 줘서 고맙다. 정말 고마워.”
그들은 열성적으로 나를 데리고 방을 구경시켜 주었다. 2층 복도 끝, 마치 공주님의 성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방 앞에 다다르자 세 사람의 발걸음이 동시에 멈췄다. 그들의 얼굴에 곤혹스러움과 미안함이 스쳐 지나갔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편애하는 부모가 가짜 딸에게는 제일 좋은 방을 주고, 진짜 딸은 창고 같은 방에 처박아두는 고전적인 전개. 난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심 회장이 가리킨 곳은 계단 구석의 평범한 방이었다.
“진주는… 저기서 지내기로 했다.”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화려한 공주방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그럼 내가 이 방 써도 되는 거예요?”
세 사람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안 돼요?”
심 부인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니, 당연히 되지! 강화 네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단다!”
저녁 시간이 되자 진주가 나를 부르러 왔다. 계단 끝에 서 있는 그녀는 청순하고 무해한 얼굴 그 자체였다.
나는 즉시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방을 뺏겼다고 원한을 품고서, 내가 밀었다고 우기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작정인가?’
하지만 그녀는 그저 내 팔을 조심스럽게 붙잡을 뿐이었다.
“언니, 여기 바닥이 좀 미끄러워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식당에 내려가니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가정식 요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심 회장 부부가 직접 만든 음식들이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가사 도우미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욱 확신했다. ‘이 사람들, 가난한 척하면서 나를 시험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때, 현관문이 쾅 열리며 세련된 차림의 중년 여성이 들어왔다.
심가네 친척 중 안하무인인 사람이라도 나타난 줄 알았는데, 부모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오 여사, 왔어요?”
진주가 내 소매를 살짝 당기며 귓속말을 했다. “언니, 우리 집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셔.”
나는 대꾸하지 않고 내 방으로 돌아와 침구 정리를 시작했다.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려는데, 진주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문을 두드렸다.
내 머릿속에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클리셰대로라면 이 우유 잔은 80%의 확률로 바닥에 박살 나야 한다.
“언니, 이거 마시고 자요. 잠 잘 오는 우유예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내 눈을 피하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무표정하게 그녀를 지켜보며 다음 연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 순간, 정말로 그녀의 발이 삐끗하더니 내 쪽으로 덮치듯 쓰러졌다!
손에 들려 있던 우유 잔은 내 발치에서 처참하게 깨져나갔다.
‘이제 다리를 붙잡고 울겠지? 내가 밀었다고, 언니를 위해 준비한 건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소리치겠지?’
그러면 온 가족이 달려와 나를 독한 년이라 비난할 것이다.
나는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눈으로 관망했다. 그녀가 할 대사까지 이미 다 예상하고 있었다.
2
하지만 예상했던 비명이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진주는 딱딱한 바닥에 무릎을 세게 찧으며 요란하게 넘어졌다.
그녀는 벌겋게 부어오른 자신의 무릎을 살필 겨를도 없이 허둥지둥 일어났다. 그러고는 유리 파편이 내게 튀지 않았는지 확인하며 사색이 되어 사과했다.
“미안해요, 언니! 정말 미안해요!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서… 안 놀랐어요? 어디 다친 데는 없고요?”
엉망이 된 바닥을 보며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다. 난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는데.
‘아니, 설마 이것도 고도의 심리전인가? 일단 간을 보는 건가?’
진짜 승부는 나중에 있을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오기가 생기고 기대감마저 들었다.
다음 날 아침, 하품을 하며 계단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진주가 계단 위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마치 나한테 수백 번은 구박받은 사람처럼.
머릿속 회로가 바쁘게 돌아갔다.
‘역시 이거지! 내가 내려갈 때 맞춰서 굴러떨어지려는 속셈이야!’
그렇게 되면 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다. 꽤 독한 수법이라 생각하며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가 쓰러지는 순간 낚아채서 그 가짜 연극을 박살 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진주가 갑자기 내 팔을 덥석 붙잡았다.
손아귀 힘이 어찌나 센지 나조차 당황할 정도였다.
‘이것 봐라? 내가 도망갈까 봐 꽉 잡는 건가?’
반격하려는 찰나, 그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내 팔을 부축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나를 이끌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언니, 어제 꿈을 꿨는데… 언니가 계단에서 구르는 꿈이었어요.”
“밤에 물 마시러 나오다 보니까 바닥이 너무 미끄럽더라고요. 너무 무서웠어요. 언니, 절대 조심해야 해요.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팔을 빼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산길에서 멧돼지 반 마리를 짊어지고 축지법 쓰듯 달리는 내가, 이런 가녀린 계집애의 부축을 받아야 한다니?
하지만 내가 움직이려 할수록 그녀는 더 세게 매달리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언니, 제발 뿌리치지 마세요. 언니 다칠까 봐 정말 겁난단 말이에요.”
진지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그녀의 얼굴을 보니 머리 위로 까마귀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겨우 1층에 내려오자 부모님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오셨다.
내 팔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 진주를 보고도, 그들은 진주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다. 오히려 내 몸 구석구석을 살피며 안절부절못했다.
“강화야, 괜찮니? 어디 다친 데는 없고?” 심 부인의 눈에 걱정이 가득했다.
심 회장은 진주를 타박했다. “얘는 왜 이렇게 애 팔을 꽉 잡고 있어? 언니 팔 뻘겋게 부은 것 좀 봐라.”
온 가족이 호들갑을 떨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심 부인은 내가 좋아한다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달려갔고, 심 회장은 구급함을 뒤져 내 팔에 연고를 발라주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그때 가사 도우미 오 여사가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왔다.
“아가씨, 안녕하세요. 어제는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네요. 제 영어 이름은 엘리자베스예요. 그렇게 불러주세요.”
나는 눈썹을 치켜떴다. “뭐요? 이리 쌉싸름? 이름이 너무 기네. 그냥 오춘자 씨라고 부를게요. 본명이 오춘자 맞죠?”
그녀의 미소가 순간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는 내 귓가에 입을 대고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아가씨, 이제 막 오셔서 잘 모르시나 본데, 여기 회장님 내외분 속이 아주 깊으신 분들이에요. 아가씨나 나나 이 집구석에서는 이방인이니까, 각별히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나는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저 세 사람의 행동은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니니까.
3
그렇게 폭풍 전야 같은 며칠이 흘렀다.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 해본 채, 나는 학교에 입학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진주가 다니는 소위 ‘귀족 고등학교’였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눈치가 보여 못 했던 짓들을 학교라는 해방된 공간에서 펼칠 속셈이겠지. 진주가 쳐놓은 거미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개학 첫날 아침, 교문 앞에 도착하자 진주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내 손에 샌드위치를 쥐여주었다. 그러더니 미안한 기색으로 핑크색 전동 스쿠터를 끌고 나왔다.
“언니, 내가 학교까지 태워다 줄게요!”
황당했다. “심가네에 차 없니?”
명색이 재벌가인데 전용 기사가 모시는 세단은커녕 스쿠터라니?
진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얼버무렸다. “그게… 차가 고장 나서 수리 맡겼거든요…”
나는 뻔한 수작이라 생각하며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애쓴다. 근데 수법이 너무 촌스러워.”
진주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그게… 저는…”
나는 대꾸도 없이 공유 자전거를 잡아타고 학교로 향했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웬 노란 머리 양아치 같은 녀석이 앞을 가로막았다.
“야, 우리 형님이 부르신다.”
고개를 들어보니 멀지 않은 곳에 번쩍거리는 슈퍼카에 몸을 기댄 남학생이 보였다.
입에 막대 사탕을 문 채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던 그가 비아냥거렸다.
“네가 그 심가네에서 굴러 들어온 촌뜨기냐?”
나는 기대감에 손을 비볐다. 드디어 메인 이벤트 시작이구나!
그는 나를 업신여기듯 훑어보더니 내뱉었다.
“난 심가네 장남 심태윤이다. 촌년아, 왔던 곳으로 당장 꺼져!”
너무나 익숙한 클리셰였다. 보나 마나 진주를 끔찍이 아끼는 오빠 노릇을 하며 세력을 과시하려는 거겠지.
나는 있지도 않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내가 네 애비다, 이 자식아!”
태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너, 너 지금 뭐라 그랬어?”
구경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경악 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미친 거 아냐? 심태윤한테 대들다니, 죽고 싶나 봐!”
“완전 깡다구 장난 아니네.”
태윤이 뒤에 서 있던 덩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야, 본때를 보여줘!”
“안 돼! 우리 언니 괴롭히지 마!”
그때 진주가 숨이 넘어갈 듯 달려와 내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태윤이 발을 쑥 내밀어 진주를 걸어 넘어뜨렸고, 그녀는 내 발치에 넙죽 엎어지고 말았다.
나는 입을 쩍 벌렸다. “저기… 굳이 이렇게 큰절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진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나 내 앞을 가로막았다.
채 중심을 잡기도 전에 태윤이 다시 그녀를 밀쳐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야, 이 샌드백 같은 년아, 저리 꺼져. 안 그러면 뒤질 줄 알아!”
진주의 눈에 공포가 서렸다. 이제는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이 애, 가사 도우미 오춘자와 묘하게 닮았다. 아, 알겠다.
이 가짜 딸이라는 애, 진짜 동네북이구나. 도우미 아들이 주인집 자식 행세를 하며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다가가 태윤의 덜미를 낚아채 그대로 메치기로 바닥에 꽂아버렸다.
“똑똑히 기억해라. 내 이름은 조강화다!”
태윤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진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야, 일어나서 저 자식 딱 두 대만 때려.”
진주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저… 전 못 해요…”
나는 눈을 부라렸다. “안 때리면 네가 맞을 줄 알아. 응?”
진주는 목을 움츠리더니 용기를 내어 태윤을 발로 몇 번 걷어찼다.
태윤이 머리를 감싸 쥐고 울부짖었다. “아악! 네가 감히 나를! 조강화, 너 두고 봐! 절대로 가만 안 둘 거야!”
구경꾼들이 흩어지고 난 뒤, 진주는 흙먼지투성이가 된 채 내 뒤를 졸졸 따랐다. 눈빛에는 무한한 존경심이 서려 있었다.
“언니, 진짜 대단해요!”
“언니, 방금 너무 멋있었어요!”
“언니…”
방과 후, 예상대로 나는 포위당했다.
태윤이 예닐곱 명의 불량 학생들을 데리고 나를 에워싼 것이다.
그의 뒤에는 키가 190은 족히 넘어 보이는 근육질에, 팔에는 용 문신까지 새긴 학교 짱이 서 있었다.
내가 나타나자 태윤은 짱 옆으로 달려가 알랑방귀를 뀌며 소리쳤다.
“호 형! 저년이에요! 오늘 교실에서 절 때리고, 형님 무서운 줄도 모르는 년이라고요!”
호 형이라 불리는 그 사내가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내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의 흉악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태윤과 일진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마동호는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내 앞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내 어깨를 덥석 잡으며 감격에 겨워 외쳤다.
“형님! 아니, 누님!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