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손으로 집도하는 완벽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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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손으로 집도하는 완벽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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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내가 축복받은 남자라고 말했다. 완벽한 아내를 얻었다고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한다. 세상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 이 여자가, ...

Chương (1)

第1章

사람들은 모두 내가 축복받은 남자라고 말했다. 완벽한 아내를 얻었다고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한다. 세상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 이 여자가, 자신의 손으로 내 두 손을 짓밟아버렸다는 사실을. 그날은 강민재, 그 가짜 아들이 돌아오는 날이었다. 한서경은 핏발 선 눈을 하고선 내 손을 내리쳤다. 살점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될 때까지. 내 피로 얼룩진 상처 위로 그녀의 눈물이 떨어졌다. 입으로는 "도준 씨, 날 원망하지 마"라는 가당치도 않은 말을 내뱉으면서. 일이 끝난 뒤 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나를 껴안더니, 최고라는 외과 전문의들을 불러 모아 수술을 서둘렀다. "이 사람은 흉부외과의 핵심 인재예요." 그녀는 비굴할 정도로 의사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제발 우리 남편 손 좀 고쳐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제발 예전처럼 움직일 수만 있게 해달라고요." 그녀는 매일 병상 곁을 지키며 지극정성으로 나를 간호했다. 참회하는 죄인처럼 경건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당신이 메스를 잡지 못해야 민재가 최고의 흉부외과 전문가가 될 수 있어." 그녀가 속삭였다. "남은 인생은 내가 책임질게. 평생 내가 당신 손이 되어줄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를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웠다.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설령 내가 다시는 메스를 잡지 못한다 해도, 강민재 같은 놈은 절대로 일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걸 그녀만 모른다. 1 그 말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믿지 않을 테니까. 다음 몇 달간, 한서경은 모든 업무를 미루고 내 곁에 붙어 있었다. 세수부터 식사까지 직접 챙기는 그녀의 모습에 간호사들의 부러움 섞인 목격담이 들려왔다. "저기 강도준 선생님은 정말 장가 잘 가셨어. 저런 지극정성이 어디 있담." 나는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저건 죄책감일까, 아니면 보상 심리일까. 과연 누가 그 속내를 다 알 수 있을까. 입원 일주일째 되는 날, 그녀의 절친한 친구인 박다혜가 병문안을 왔다. 선물을 내려놓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 그녀는 서경을 병실 밖으로 불러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적막한 병실 안까지 그 날카로운 대화가 파고들었다. "서경아, 제부 때문에 십억 대 프로젝트 세 개를 날렸어. 잠도 안 자고 병원을 지키는 게 말이 돼? 이사회 압박이 장난 아니야. 당장 복귀하라고 난리라고." "알아." "제부를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고작 찰과상 정도로도 충분했을 텐데 왜 굳이 뼈를 다 부러뜨린 거야? 너무 독했어, 너." 서경의 대답이 들려왔다. 감정이라곤 한 톨도 섞이지 않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의 손을 완전히 망가뜨려야만 민재가 독보적인 흉부외과 자리에 앉을 수 있어." "……." "도준 씨는 민재의 '강씨 집안 아들'이라는 신분을 뺏었고, 내 남편이라는 명분까지 가져갔어. 민재가 가장 갈망하는 전문가의 자릿값만큼은, 내가 지켜줘야 해." 강민재. 우리 집안의 가짜 아들. 내 신분을 가로채고, 내 약혼까지 가로챘던 남자. 결국 그녀는 단 한순간도 그를 놓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처음 강가네 본가로 돌아왔을 때, 나는 검게 그을린 피부에 마르고 왜소한, 겁 많은 아이였다. 화려하고 세련된 민재 옆에서 나는 영락없는 미운 오리 새끼였다. 그런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결혼을 제안한 건 한서경이었다. "가문의 약혼 조항에 따라, 제 약혼자는 강씨 가문의 적통 후계자예요. 이제 진짜 아들이 돌아왔으니, 약혼의 대상도 당연히 바뀌어야죠." 그때 나는 그녀의 말에 감동해 눈시울을 붉혔다. 평생 그녀만을 아끼며 살겠노라 맹세했다. 이제야 깨달았다. 당시 민재가 결혼을 미루고 세계 일주를 떠나버린 것이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뿐이라는걸. 나는 그저 그들의 치기 어린 게임에 이용된 말에 불과했다. 공교롭게도 나는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고, 재능 또한 뛰어났다. 불과 몇 년 만에 민재의 빈자리를 완벽히 대체하는 최고의 흉부외과의가 되었다. 도구가 본체보다 빛나기 시작하자, 그녀는 도구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죽일 순 없었다. 부모님의 죄책감이 너무 커서 나를 끔찍이 아끼셨으니까. 내가 죽으면 민재가 첫 번째 용의자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민재는 부모님의 신뢰와 가문의 모든 것을 잃게 될 터였다. 그래서 그녀는 내 두 손을 짓밟는 선택을 했다. 내 앞길을 끊고, 나를 빛바랜 들러리로 전락시키기 위해서.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온갖 고난을 뚫고 올라온 내가 순순히 당해주기만 할 거라고 믿는 걸까. "강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한진 그룹에서 공양해주니, 남은 인생은 한량 같은 데릴사위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녀가 내뱉은 그 한마디가 심장에 가시처럼 박혔다. 길러준 부모는 나를 짐승처럼 부려 먹었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허름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책을 폈다. 그렇게 겨우 일궈낸 내 세상이었다. 그런데 강민재의 말 한마디에, 그녀는 내 20년의 피땀을 짓밟았다. 더는 들을 가치도 없었다. 머릿속은 오히려 명징해졌다. 이 여자, 이제 내 인생에서 도려내야겠다. 어느덧 서경이 조심스레 들어와 내 이불을 덮어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도준 씨, 평생 내가 돌봐줄게." 하지만 내 인생을 망친 것 역시, 당신이지. 2 내가 냉담한 태도를 보일수록 서경의 정성은 더해갔다. 그녀는 거의 24시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휴대폰조차 멀리하며 오직 나에게만 집중했다. 예전 같았으면 지극한 사랑이라 여겼겠지만, 지금은 그저 소름 끼칠 뿐이었다. 그녀는 나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감시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내 손이 회복되어 민재를 위협할까 봐. 혹은 내가 의사와 짜고 가짜 차트를 만들어 반격을 준비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대에 누워 의사의 검진을 받고, 간호사가 약을 갈아주고, 그녀가 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는 것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였다. 몇 번의 수술을 거쳤는지, 얼마나 많은 약을 쏟아부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통증이 극심해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의식이 혼미해질 때마다, 내 안의 계획은 조금씩 형태를 갖춰갔다. 한 달 뒤, 드디어 손에 감겼던 붕대가 풀렸다. 눈앞에 드러난 것은 더 이상 예전의 내 손이 아니었다. 흉측한 흉터가 구불구불하게 얽혀 있고, 마디마디가 뒤틀려 본래의 형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고깃덩어리였다. 서경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내 침대 곁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참회했다. "도준 씨,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녀를 내려다보며 위액이 역류하는 기분을 느꼈다. 이게 바로 당신이 원하던 결과 아닌가? 민재를 위해 최고의 자리를 지켜주고 싶다며. 강민재는 열아홉, 의대 본과 2학년 때 이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부모님을 영원히 건강하게 해드리고 싶어요"라는 가증스러운 한마디 덕분에 그는 강씨 그룹의 지분 5%와 대여섯 편의 SCI급 논문 제1저자 자리를 날로 먹었다. 반면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연구와 실습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동료들은 나를 '연구하는 기계', '지치지 않는 엔진'이라 불렀다. 틀렸다. 나는 그저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처참한 마지막을 뼈에 새겼을 뿐이다. 부모님의 돈 버는 도구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강씨 집안에 돌아온 뒤, 부모님은 내 노력을 높이 샀고 내 처지를 가여워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셨다. 내 성장은 눈부셨다. 그때 민재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형, 마침 우리 연구 방향이 같네. 앞으로 동생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그 말을 믿었다. 실험 데이터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내 이름을 쏙 뺀 채 그의 이름으로 발표된 논문들이었다. 내가 분노했을 때, 내 편을 자처하며 나타난 것이 서경이었다. 한진 그룹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내 꿈을 이뤄주겠노라 약속했다. 역사에 남을 외과 전문의로 만들어주겠다고. 감격 속에 결혼한 첫날밤, 그녀는 유독 격정적이었다. 나는 그것이 억눌러온 애정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녀는 단지 분풀이 대상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민재에 대한 불만과 질투를 나를 통해 배설했던 것이다. 그녀는 2년 동안 완벽한 아내를 연기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나를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이제 민재의 여행이 끝났고, 그가 돌아올 때가 되자 그녀는 나에게서 모든 것을 회수해 민재에게 돌려주려 한다. 보상의 의미로 평생 나를 먹여 살려주겠다며. 하지만 나는 내 인생에서 '먹여 살려준다'는 말을 가장 증오한다. 어린 시절 18년 동안 양부모는 나를 먹여 살렸지만, 그들은 나를 짐승보다 못하게 대했다. 목숨을 걸고 그 감옥에서 탈출했는데, 그녀는 나를 다시 그 감옥으로 처넣으려 한다. 3 보름 뒤, 강민재가 돌아왔다.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병원에서는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천재 흉부외과의 강민재 귀국] [수많은 환자의 유일한 희망] 간호사들의 화제도 바뀌었다. '운 좋은 남편'이었던 나는 이제 '가짜 전문가'로 전락해 있었다. "강도준 선생도 실력은 좋았지만, 강민재 선생에 비하면 확실히 급이 떨어지지." "듣기로는 한서경 회장님 원래 약혼자가 강민재 선생이었다며? 저 안의 남자는 수단방법 안 가리고 가로챈 거래." "이제 진짜가 왔으니 볼만하겠네……." 서경이 병실에 들어오다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녀는 서슬 퍼런 기세로 소리쳤다. "지금 무슨 헛소리들이야? 감히 내 남편을 입에 올려?" 복도에 정적이 감돌았다. 서경은 문을 닫고 들어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나를 달랬다. "신경 쓰지 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뿐이니까." 나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이제는 너무나 잘 안다. 결혼 후, 그녀는 내 손을 어루만지고 입 맞추는 것을 좋아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이 손이 자신의 정인을 위협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고 있었을 뿐이다. 서경이 따뜻한 찜질 팩을 내 손 위에 올려주었다. "의사가 온찜질이 혈액순환에 좋대." "응." 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 강민재였다. 세련된 블랙 수트에 내추럴한 헤어스타일. 오만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여유가 넘치는 모습. 그는 나를 보자마자 반가움과 슬픔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달려와 내 발치에 무릎을 꿇었다. 뒤틀린 흉터를 보며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형,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거야?" 눈물은 쏟아졌지만,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가련함을 자아내는 고고한 꽃처럼. 나는 그를 보며 서경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당신이 메스를 잡지 못해야 민재가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어.' 그는 오늘 나를 위로하러 온 것일까, 아니면 내 상태를 확인하고 서경을 유혹하러 온 것일까. "형, 왜 아무 말이 없어? 나를 원망하는 거야?"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계속해서 우애 깊은 형제의 연기를 이어갔다. "형,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형 손을 예전처럼 돌려놓을게. 약속해." "아니, 괜찮아." 그가 내 손을 만지려 하자, 나는 몸을 돌려 피했다. "민재야, 이제 가봐." 그는 당황한 듯 안색이 변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물었다. "형, 지금 나를 쫓아내는 거야?" "부모님이 기다리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님의 총애다. 그다음이 커리어, 마지막이 한서경이다. 서경은 그를 직접 문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와 나를 떠보았다. "도준 씨, 이건 민재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를 미워하지 마. 정 원망하고 싶으면 나를 원망해." 나는 대충 대답했다. 그녀는 눈에 띄게 안도했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에는 안도감보다 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한씨와 강씨 가문은 대대로 교류해온 사이다. 그녀가 민재의 명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를 리 없다. 그가 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도. 그녀는 침묵을 선택했고, 오히려 가해를 도왔다. 그녀가 원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자신의 신분에 걸맞은 눈부신 남편, 그리고 놓쳤던 것에 대한 집착이었다. 4 민재가 다녀간 뒤, 서경은 더욱 나에게 정성을 쏟았다. 온갖 인맥을 동원해 해외 의료진까지 수소문했다. "도준 씨, 꼭 고쳐줄게. 다 나으면 같이 의학 서적도 보고 학회도 가자……." 그녀는 매일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때마다 눈빛은 진심으로 빛났다. 때로는 나조차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나를 망가뜨린 사람이 정말 이 여자가 맞나 싶어서. 하지만 곧 자조 섞인 웃음이 나왔다. 나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그녀에게 긴 말을 건넸다. "서경아, 민재 좀 잘 챙겨줄 수 있어? 내 동생이잖아. 걔가 조금이라도 서운해하는 건 싫어." 나는 뒤틀린 내 손을 내려다보며 침통하게 말했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으니까." 그녀는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뭐든 할게."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서경아, 만약 민재가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당신과 결혼했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걔였을 거야. 이제 나는 폐인이나 다름없어. 나랑 같이 다니면 당신 체면만 깎일 거야. 차라리……." 서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만해!" 날카로운 목소리에 스스로 놀란 듯,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평소처럼 부드럽게 말했다. "도준 씨,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내 앞에서 무력한 아이처럼 무릎을 꿇었다. "도준 씨, 민재랑 약혼했던 건 걔가 네 신분을 가로챘기 때문이야. 난 민재한테 감정 없어. 제발 믿어줘, 응?" 감정이 없다고? 그래서 내 손을 직접 으스러뜨렸나? 이 집안의 진짜 아들이라는 이름값이 그렇게나 대단한 건가. 나는 싸우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망가졌음에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며, 그녀에게 짐이 되기 싫어한다고 확신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민재를 돌보기 시작했다. 병원을 비우는 시간이 늘어났고, 민재와 함께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뉴스에는 다정하게 동행하는 두 사람의 사진이 도배되었다. 간호사들의 뒷말은 더욱 험악해졌다. "온갖 수단 써서 꼬시더니, 진짜가 오니까 바로 버려지네." "천재 의사는 무슨, 거울이나 좀 보지." 나는 침묵했다. 그들과 다투지 않았다. 지금 하는 비난이 거세질수록, 나중에 돌아갈 대가는 더 혹독할 테니까. 퇴원하는 날, 민재가 마중을 나왔다. 서경은 별장 정리에 바쁘다며 오지 않았다. "형, 다음 주에 내 세미나가 있어. 형도 와줄 거지?" 나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아니." 민재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직도 형 손을 못 고쳐줘서 나를 원망하는 거야?" 나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가 섬뜩함을 느낄 때쯤 입을 열었다. "서경이가 그러더라. 내가 다시는 메스를 잡지 못해야 네 자리가 굳건해진다고. 그래서 내 손을 으깨버린 거래." 그는 멈칫했다. 경악이 아니었다. 그것은 묘한 희열과 득의양양함이었다. 그가 입을 떼기 전, 내가 먼저 선수 쳤다. "농담이야.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민재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세미나 당일, 의학계 거물들과 언론 매체들이 집결했다. 가지 않겠다고 했던 나는 그 자리에 섰다. 당황하는 민재의 시선을 받으며 나는 대형 스크린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다음 순간, 플래시 세례가 터져 나왔고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