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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한차례의 함정에 의해 강성연은 순결을 잃고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6년 후 그녀는 세쌍둥이를 데리고 귀국하여 복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쌍둥...
Chương (1)
第1章
제1화
"아파......"
점차 의식을 회복한 강성연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교통사고를 당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육체의 고통에 미간을 찌푸리며 밀쳐내려고 했지만 손가락조차 까닥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 남자는 오관을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의 몸에서 풍기는 독특한 구찌 남자 향수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남자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키스를 퍼붓고 있었다......
아침.
강성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어났다.
그녀는 놀랍게도 자신이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의 곁에는 낯선 남자가 등을 돌린 채 누워있었다.
강성연의 얼굴이 단번에 창백해졌고 어젯밤 일이 점차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그건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어제는 그녀의 생일이었고 강미현과 축하 파티를 했던 것만 기억이 났다. 그녀가 건네준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설마 그 술에 문제가 있는 걸까?
강성연은 이를 악물고 침대에서 내려왔으며 애써 냉정함을 유지했다. 그녀는 신속하게 옷을 입은 후 방을 깨끗하게 처리하고 그 장소에서 도망쳤다.
그녀는 반드시 돌아가 강미현에게 물어봐야 했다!
*****
강 씨 저택에 돌아온 강성연은 아버지인 강진이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어젯밤 어디로 간 것이냐?"
어젯밤 일이 떠오른 강성연은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어젯밤 친구 집에서 잠들었어요."
"퍽!"
아버지는 사진 한 장을 탁자에 내리치면서 화냈다.
"넌 분명히 남자랑 호텔을 갔었다. 네가 감히 나를 속여?"
그 사진을 본 강성연은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그건 낯선 남자가 그녀를 부축하면서 호텔방에 들어가는 사진이었다.
힐을 신은 강미현이 위층에서 내려왔다.
"아빠, 화 좀 푸세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강진 옆에 다가가더니 그녀를 꾸짖었다.
"성연아, 넌 어떻게 강 씨 가문의 체면도 생각하지 않고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어? 아무리 그 남자가 마음에 들어도 결혼 전에 이런 일을 하면 안되지."
강성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뜻인가?
그녀는 분명 그때 의식이 없었다!
역시 강미현은 좋은 뜻으로 자신을 위해 생일 파티를 주최한 것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꿍꿍이였다!
그녀는 다가가 설명하려고 했다.
"아빠, 제 말 좀 들어요. 어젯밤 전 분명 강미현이랑 함께 있었어요. 강미현이 저에게 건네준 술에 문제가 있다고요......"
"그만해!"
강진은 몸을 일으키더니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버럭 화를 냈다.
"미현은 너의 언니다. 넌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언니에게 잘못을 돌리다니!"
언니?
강성연은 아버지의 질책에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을 꽉 쥐었다. 어머니는 일찍부터 아버지의 바람을 눈치채야 했었다. 그는 예전부터 밖에 다른 여자를 두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별세한지 일년도 안되었는데 아버지가 초란과 결혼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었다. 또한 초란은 예전부터 아버지와 딸 한 명을 두고 있었다!
그녀는 여태껏 강미현이 아버지의 환심을 사려고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미현이 그녀의 생일에 함정을 팔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난 원래 네가 성인이 되면 위너 주얼리를 물려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네가......네가 감히 가문을 더럽히는 못된 짓을 하다니!"
"오늘부터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다. 우리 강 씨 가문은 너처럼 파렴치한 딸이 없어!"
강성연은 멍해졌다.
"아빠, 절 내쫓는 거예요?"
강진은 화를 내면서 찻잔을 그녀의 발 밑에 던졌다.
"당장 꺼져!"
강성연은 몸을 달달 떨었다. 머리를 드는 순간 강미현의 입 꼬리에 걸린 냉소와 아버지의 불신을 확인한 그녀는 마음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짐을 들고 강 씨 저택에서 나왔다. 강미현은 따라 나오더니 친절한 척 연기하면서 그녀의 짐을 들어주려고 했다. 강성연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꺼져."
강성연의 태도를 본 강미현도 드디어 진짜 모습을 드러냈다.
"솔직하게 말할게, 확실히 어젯밤 내가 술에 뭔가를 좀 넣었어. 남자에게 더럽힘을 당한 기분이 꼭 뭐 같겠네?"
강성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너와 초란은 소원대로 강 씨 저택에 들어왔잖아. 도대체 뭘 더 바라는 거야?"
"난 너의 자리를 원해!"
강미현은 그녀 앞에 다가가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왜 난 사생아고 넌 강 씨 가문의 금지옥엽인 건데? 넌 스스로의 태생이 고귀하다고 생각하면서 으스댔잖아? 지금 넌 이미 더러워진 인간일 뿐이라고, 눈치 있으면 빨리 떠나."
강미현은 휴대폰을 그녀 앞에 내밀더니 득의 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너의 동영상을 언론사에 풀어 제대로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꺼져."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면 가장 좋고!
강성연은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꽉 쥐었던 주먹을 풀었다. 그녀는 굳어진 얼굴로 짐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 단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강미현은 멀어져 가는 차를 보면서 싸늘하게 웃었다. 지금부터 위너 주얼리 뿐만 아니라 강 씨 가문의 모든 것이 그녀의 소유로 될 것이다!
그녀가 몸을 돌리려고 할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대문 앞에 멈춰 섰다.
보디가드 네 명이 차에서 내리더니 가지런하게 한편에 섰다. 차 안의 사람은 먼저 한쪽 다리를 내밀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키가 훤칠했다. 그는 주문 제작한 검은색 줄무늬 슈트를 입었는데 심플하지만 귀한 티가 났다.
강미현은 멍해졌다. 이... 이 사람은 TG그룹 행정 CEO, Z국에서 가장 젊은 금융 상업 제왕으로 불리며, 몸값이 억만에 달하여 서울에서 떵떵거리면서 지내고 있는 분이 아닌가!
그가 왜 강 씨 저택에 나타났을까?
반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더니 싸늘하게 물었다.
"네가 강미현?"
강미현은 반지훈이 자신을 안다는 걸 발견하고 속으로 기뻐했다!
그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젯밤 성천 호텔 6228호 방에서 나와 밤을 보낸 여자가 너야?"
강미현은 낯빛이 조금 변했다. 성천 호텔 6228!
어젯밤 그녀가 특별히 그년을 위해 예약한 방이 아닌가?
설마 어젯밤 강성연과 밤을 보낸 것이 그녀가 안배한 아저씨가 아니라 반지훈?
그 년 운 정말 좋네!
그러나 운이 아무리 좋은들 어떤가, 결국 그녀의 디딤돌이 되지 않았는가?
반지훈, 과연 상류층 여자 중에 그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강미현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젯밤 당신과 함께 있었던 여자가 저예요."
제2화
서울시 공항.
출구에서 분주하게 오가는 여행객 중에 한 모자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한 어머니가 예쁘게 생긴 아이 세 명을 데리고 있었다.
여자는 도도하고 귀한 티가 흘렀다. 그녀가 안고 있는 여자아이는 귀엽고 예뻤으며 풍성한 곱슬머리를 지니고 있어 인형 같았다.
그녀의 곁에는 비슷하게 생긴 남자아이 두 명이 더 있었다. 아이들은 오관이 준수했고 보석과 같은 눈은 맑고 빛이 났다. 또한 짙은 갈색 머리에 피부는 우유처럼 하얘 진짜 사람이라 믿기 어려웠다!
BMW앞에 선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고 강성연 품에 안긴 아이와 뒤에서 따라오는 두 명을 보더니 숨을 들이켰다.
"세상에, 성연아, 한번에 세 명이나 낳은 거야?"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단번에 세 명을 낳은 것도 모자라 세 명 모두 어린 나이에 놀라울 정도의 미모를 지니다니!
그녀는 강성연이 그 해에 어떤 훈남과 밤을 보낸 것인지 궁금해졌다.
강성연은 품 안에 여자아이를 내려놓은 후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건 너희들의 양엄마 송아영이야."
송아영은 강성연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녀는 강 씨 저택에서 나온 후 외국에 갔고, 외국에 있는 동안 송아영이 그녀와 함께 있어주었다.
외국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발견했었다. 그녀는 아이를 지울 생각이었지만 송아영의 권고를 듣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었다.
그녀가 외국에서 시름 놓고 아이를 낳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제멋대로"인 송아영 아가씨는 아버지가 소장한 12억짜리 골동품을 팔아 그녀에게 돈을 쥐어주었다.
송아영의 도움이 없었다면 강 씨 가문에서 나와 신용카드마저 동결된 그녀는 아마 노숙을 했었을 것이다.
"아영 양엄마, 안녕하세요!"
아이 세 명이 제각각 허리를 숙이면서 귀엽게 인사했다.
귀여움에 코피 터질 뻔한 송아영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
"아이고, 뽀시래기들이 인사성도 바르네~"
둘째 강해신은 고개를 돌려 첫째 강시언에게 중얼거렸다.
"우리 이모가 좀 멍청해 보이는데?"
강성연은 양손으로 그들의 머리를 살짝 짓눌렀다.
"무슨 귓속말을 하는 거야?"
"음......"
가장 어린 셋째 강유이가 가차없이 대답했다.
"큰 오빠와 둘째 오빠는 양엄마가 멍청해 보인다고 말했어요!"
첫째와 둘째.
"......"
정말 친 여동생 맞네.
운전을 하던 송아영은 뒷좌석에서 머리를 맞대고 자는 세 아이를 확인한 뒤에서야 입을 열었다.
"성연아, 왜 귀국하기로 결정한 거야?"
창문 쪽에 기댄 강성연은 자신의 머리카락 한 올을 손가락에 돌돌 감더니 피씩 웃었다.
"위너 주얼리가 97억으로 날 파려고 했어."
"위너는 너의 집 회사잖아?"
송아영은 쯧쯧 혀를 차면서 고개를 저었다.
"지금 위너 주얼리 디렉터는 너의 언니 강미현이야. 그녀가 97억을 주면서 널 청한 거야?"
그녀는 말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S국에서 이름을 떨친 글로벌 주얼리 디자이너 Zora라는 걸 강미현이 알게 된다면 아마 기절초풍할걸?"
Zora는 Z국의 스타일과 복고 수공예 디자인에 현대 주얼리 원소를 융합하여 국외 주얼리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다. 그녀의 디자인은 모두 "걸작"이라 칭할만했다.
작년 S국 왕비가 결혼할 때 머리에 썼던 왕관도 Zora가 디자인한 것이었다.
송아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고작 97억 때문에 돌아온 거야? 너를 97억으로 사는 건 너무 헐값 아니야?"
S국의 유명 주얼리 회사 "사셀"은 그녀에게 1165억을 주면서 초청하려고 했었다!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 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래서 난 거절했어. 그러나 후에 1942억을 준다고 하더라. 강 씨 가문이 나에게 1942억을 준다는데 내가 돌아오지 않을 리가 있을까?"
그녀가 이곳에 돌아왔으니 꼭 위너의 지분까지 가져갈 것이다!
송아영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한 가족끼리 물고 뜯다니, 대단해!
그녀는 벌써부터 강미현의 울상이 된 표정이 기대됐다.
차가 위너 주얼리 빌딩에 도착하자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세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가 일하러 가야 하니깐 너희들은 먼저 양엄마랑 돌아가."
세 쌍둥이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성연이 차에서 내리자 세 쌍둥이는 눈빛을 주고받은 후 모두 송아영 곁에 다가갔다.
"양엄마, 저희는 강 씨 가문과 엄마의 일이 궁금해요!"
"네! 저희에게 몰래 알려주면 엄마에게 말하지 않을게요, 약속해요!"
송아영은 멍한 표정으로 세 쌍둥이를 바라 보았다.
"너희들은 왜 궁금한 거야?"
"저희는 엄마의 귀염둥이니깐요. 저희는 누군가가 엄마를 괴롭히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
이번에 그들은 엄마를 도와 "복수"하려고 함께 Z국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들은 절대 그들의 엄마를 괴롭힌 사람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송아영은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세 쌍둥이는 정말 다섯 살 밖에 안된 건가......
강성연은 위너 주얼리 빌딩 홀에 들어갔다. 비록 위너 주얼리는 강 씨 가문에 소속된 회사지만 "위너"는 그녀 어머니가 심혈을 기울려 만든 것이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위너를 외부인인 강미현에게 물려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몇 해 동안 그녀는 외국에서 위너의 소식을 주시하고 있었다. 강미현은 강 씨 가문 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그녀의 어머니가 중용했던 고위층 간부들을 사퇴시켰었다. 그리하여 최근 위너의 평판은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1942억을 들여 디자이너를 Z국에 초청하다니, 강성연이 알고 있는 강 씨 가문은 그런 돈이 없었다.
그녀는 도대체 누가 강 씨 가문을 도와 1942억을 내는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강성연은 카운터에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강미현 만나러 왔습니다."
카운터 직원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예약하셨어요?"
"아직입니다. 하지만 강미현이 직접 저에게 연락했어요."
강성연은 직원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아하니 강미현이 등용한 직원도 참 직업 도덕이 없는 듯하였다.
여자 직원은 그녀를 흘끔 보았다.
"예약이 없으면 죄송해요. 강 디렉터님은 아주 바쁘시거든요."
강성연은 빙긋 웃었다.
"위너 주얼리의 서비스는 이 정도인가요?"
"아가씨, 무슨 뜻이에요? 저희가 바쁜 게 안보여요? 그리고 디렉터님이 당신이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는 분인가요?"
"어,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강성연. 네가 감히 Z국으로 돌아와?"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강미현은 카운터에 있는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 글쎄 그 사람은 강성연이었다!
저 년이 Z국에 돌아왔구나!
강성연이 돌아서자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강미현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6년 보지 않은 동안 이렇게 많이 변했다니, 사람을 마음을 홀리는 구미호와 다름이 없었다!
"네가 나를 Z국으로 요청했잖아."
강성연은 가볍게 웃었다.
강미현은 잠시 멍해졌지만 여전히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너를 요청했다고? 6년 보지 못한 동안에 이 정도로 뻔뻔해졌어?"
그녀는 팔짱을 끼고 강성연에게 걸어갔다.
"왜, 6년 전 교훈으로 부족해?"
6년 전 사건을 이야기하자 강성연은 눈빛이 조금 싸늘해졌지만 겉으로 티 내지 않았다.
"네가 위너 주얼리 회사 디렉터가 된 걸 축하해. 너의 관리 하에 위너 주얼리가 점점 하락세를 보이네. 어느 날 부도날 수도 있겠어."
"너......"
강미현은 그녀의 뺨을 갈겼다.
그 귀뺨에 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다.
"어찌 된 일이지?"
묵직하고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미현은 그를 발견한 후 표정이 바뀌었다. 아까만 하여도 기세 등등한 모습은 사라지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걸어갔다.
"지훈씨, 모두 저 사람 탓이에요. 절 모욕하는 것도 모자라 저의 회사가 부도날 것이라 저주했어요."
제3화
고개를 돌린 강성연은 남자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쳤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얼굴을 보게 되었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랐다.
남자는 피부가 희고 오관이 수려하고 짙었다. 그의 보석과 같은 눈은 마치 차가운 호수처럼 깊이를 알 수 없었으며 꾹 다문 그의 입은 칼로 저민 듯 얇았다.
그의 얼굴은 시언 그리고 해신과 너무 비슷했으며 눈의 색상도 똑같았다!
그녀는 S국에서 출산할 때에서야 자신이 세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첫째 시언과 둘째 시언의 얼굴은 그녀를 조금도 닮지 않았다.
도리어 마지막에 태어난 유이가 그녀를 조금 닮았지만 먹물처럼 검은 머리 색은 눈앞의 남자와 같았다.
그 남자를 보던 강성연은 눈빛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저 사람은 누구지? 강미현과 무슨 관계일까?
반지훈은 시선이 강성연 얼굴로 향하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여자.....
강미현은 반지훈이 강성연을 보자 몰래 이를 악물었다. 제기랄, 반지훈이 강성연을 알아차린 것 아니야?
안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그녀는 가련한 표정을 지으며 반지훈의 팔짱을 꼈다.
"지훈씨, 미안해요. 제가 아까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어요. 하지만 위너 주얼리는 저의 아버지가 심혈을 기울인 회사에요, 전 그저 회사를 지키려고..."
반지훈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강미현의 말을 무시하고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위너 주얼리가 부도난다고? 무슨 담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강성연은 냉소했다. 아버지가 심혈을 기울였다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저 남의 과일을 따간 인간인데, 강미현은 정말 거짓말도 잘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반지훈을 보았다.
"제가 말한 것이라면 어떻게 할 건가요?"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모두 헉 소리를 냈다.
저 여자가 감히 반지훈에게 대들다니!
매장당하고 싶은 건가?
반지훈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강성연은 팔짱을 끼면서 웃었다.
"왜요? 강미현의 남자친구라 강미현 대신 나서는 건가요?"
하, 정말 뭐 같은 연놈들이네!
강미현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걸 보니 이 남자도 아마 좋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
반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강성연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당연히 알아요. 귀사가 저를 요청해 놓고 지금 일부러 절 곤란하게 만들고 있잖아요. 서비스가 정말 말이 아니네요."
요청했다고?
강미현은 머뭇거렸다.
"너...... 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위너 주얼리가 언제 널 요청했어?"
저 년이 미쳤나?
"강 디렉터님은 기억력이 썩 좋지 않나 봐요. 한달 전에 1942억으로 절 사셀에서 위너 주얼리로 파왔잖아요. 위너가 이렇듯 성의가 없으니 저희의 협력도 없던 일로 하죠."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저 여자가 명성이 자자한 글로벌 주얼리 디자이너 Zora라니.
강미현은 표정이 변했다.
"그럴 리가 없어. 네가 어떻게 Zora일 수 있어......"
하지만 반지훈이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 보자 강미현은 난감한 표정으로 뒷말을 도로 삼켰다.
강성연은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
"저기 사장님, 사장님이 바로 강미현 대신 1942억 내주는 분인가요?"
그녀의 아버지 강진은 1942억을 내놓을 수 없었고 강미현은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없었다. 그러니 이 남자 밖에 없었다.
강미현이 최근 몇 년 동안 정말 좋은 사장님을 만난 것이다.
반지훈은 눈앞의 여자를 보았다. 그는 이 여자에게 말 못할 익숙함을 느꼈고 어디에서 본 것 같은......
강미현은 반지훈이 강성연을 알아차릴까 두려워 재빨리 그에게 다가갔다.
"지훈씨, 저 사람은 꼭 지훈씨를 속이고 있어요. 저 사람이 디자이너 Zora일 리가 없잖아요!"
강성연이 어떻게 글로벌 명품 디자이너 Zora일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강성연과 오랫동안 함께 지냈고 강성연이 주얼리를 디자인 할 줄 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패션 업계 매체들도 얼굴을 모르고 있는 디자이너니 누구나 사칭할 수 있지 않겠는가?
"네가 디자이너 Zora라면 증거를 내놔. 내가 알기로는 글로벌 디자이너 Zora씨가 S국 황실 기념휘장을 획득했었어. 그건 일반 사람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강미현은 이렇게 말한 뒤 으스대는 눈빛을 보였다.
그래, 성연이는 사칭하고 있어.
그녀가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 신분을 사칭한 것이 드러날 것이다. 또한 반지훈의 눈에 찍혔으니 한 평생 국내에서 편히 지내지 못할 것이다!
제4화
S국 황실이 반지훈을 귀빈으로 접대했었고 그가 S국 황실 공주와 친구라는 건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당연히 S국 황실의 귀빈 기념 휘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꺼낸다 하여도 진위를 가릴 수 있었다!
강성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어떻게 그 귀한 물건을 함부로 너에게 보여줄 수 있겠어?"
강미현은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여전히 웃는 표정을 유지했다.
"그럴 용기가 없는 거 아니야?"
"지훈씨,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분명 당신이 황실의 접대를 받아본 적이 있어 기념 휘장의 모양을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꺼내지 못하는 거지요."
그녀가 반지훈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반지훈은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1942억을 내는 사람, 디자이너 Zora를 요청하려고 했던 사람도 나다. 만약 당신이 Zora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오늘 일은 따지지 않을게."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가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넌 서울에서 지내지 못할 거다."
그가 다가왔을 때 풍겨온 옅은 향기에 강성연은 몸이 굳어졌다.
구찌 남자 향수!
왜 그에게서 6년 전 그 남자와 똑같은 향수 냄새가 날까?
반지훈은 강성연의 조금 창백해진 얼굴을 보고 허리를 폈다. 그는 그녀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증명할 수 없다면 그만 떠나.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쫓아내기 전에."
강미현은 흡족해 하면서 웃었다.
강성연, 성연아, 6년이 지났는데 왜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온 거지?
강성연은 별안간 고개를 들더니 환하게 웃었다.
"사장님, 정말 그렇게 할 건가요?"
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장님, 만약에 제가 저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다면 아까 제가 맞은 뺨은 어떻게 할 건가요?"
강미현은 다시 표정이 바뀌었고 조심스럽게 반지훈을 쳐다 보았다.
비록 그녀는 반지훈의 여자가 되었지만 반지훈은 여태까지 그녀를 건드린 적이 없었다.
만약 6년 전 그녀가 깨끗하게 뒷정리를 하고 스스로의 주민등록증으로 방을 예약한 것이 아니라면 반지훈은 일찍부터 자신을 의심했을 것이다.
"지훈씨......"
"미현더러 사과하라고 할게."
반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
강성연은 가방을 뒤지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전 뺨을 맞았는데 고작 사과를 하게 하겠다고요?"
반지훈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
강성연은 그와 눈을 맞췄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속담이 있어요. 저도 강미현의 뺨을 때려야 공평하지 않겠나요?"
주위 사람들은 모두 찍소리도 못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감히 반지훈 앞에서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하다니, 설마 정말......
반지훈은 그녀의 오만한 태도를 보고 얇은 입술을 꾹 닫았다.
서울에서 그와 이런 태도로 말하는 사람은 강성연이 처음이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욕심이 너무 많군."
"그렇다면 다른 디자이너를 찾으세요. 전 손해를 보는 건 싫거든요."
강성연은 기념 휘장을 그의 눈앞에 흔들었다.
"사장님이 황실 기념 휘장을 본 적이 있다고 하니 잘 보세요."
그녀는 기념 휘장을 가방 안에 넣은 후 쿨하게 돌아섰다.
강미현 고개를 숙이고 몰래 이를 악물었다. 이럴 수가, 저 년이 어떻게......
반지훈은 그녀를 도와 자신의 명의로 "세설"에서 디자이너 Zora를 요청했었다. 만일 그가 1942억을 내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런 가격을 지불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사람이 강성연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늘 그녀가 강성연에게 한 행동은 반지훈의 체면을 깎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훈씨, 저......"
강미현은 손을 뻗어 그의 팔짱을 끼려고 했지만 반지훈은 팔을 뿌리쳤다. 그는 몸을 돌리면서 싸늘한 표정으로 강미현을 보았다.
"스스로 해결해."
말을 마친 후 반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그가 홀에서 나오자 롤스로이스 곁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디가드가 차문을 열었다.
그는 차에 탄 후 조수석에 앉은 남자에게 말했다.
"이틀 안에 디자이너 Zora의 모든 자료를 찾아와."
오션뷰 별장.
"흥, 강미현은 정말 얄미워!"
강유이는 인형을 안고 강시언, 강해신과 함께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찡그린 표정으로 모니터 속의 여자를 보고 있었다.
"정말 못생겼네."
강시언은 고개를 돌려 남동생과 여동생을 보았다.
"이 여자가 우리 엄마를 괴롭혔으니 우린 가만히 놔둘 수 없어."
강유이는 턱을 괴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복수하지?"
그들은 방법 하나를 강구해 엄마를 속여야 했다.
강시언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양엄마가 말했었잖아, 강미현이 부자와 교제한다고. 그러면 강미현과 교제하는 부자부터 접근하면 되지!"
"그 남자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
강유이가 고개를 들고 생각했다.
"반지훈!"
강해신이 키보드로 그 이름을 타자하자 곧바로 자료 페이지가 나타났다.
강해신이 반지훈의 자료를 클릭해 남자의 사진이 나타나자 세 쌍둥이는 한참 동안 멍해졌다.
"이 남자...... 왜 우리랑 이렇게 비슷하게 생겼지?"
강시언은 아주 의아하여 사진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엄마는 한번도 그들에게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설마 이 남자가......
그들의 아빠인 건 아니겠지?
강해신은 콧방귀를 뀌더니 교활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 사람이 정말 우리의 아빠라면 일이 쉬워지지."
강시언은 의아해했다.
"하지만 어떻게 저 남자에게 접근하지?"
"걱정하지마, 오빠들. 나에게 맡겨. TG그룹 아래 아동복 브랜드에서 모델을 찾고 있잖아. 내가 나서면 꼭 성공할 거야!"
강유이가 가슴을 내밀면서 말했다. 그녀는 세 쌍둥이 중에서 성격이 가장 통통 튀는 아이라 그녀가 나서면 꼭 문제없을 것이다.
"귀염둥이들, 내가 돌아왔어!"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세 쌍둥이는 얼른 컴퓨터 페이지를 껐다.
"엄마! 여왕 전하!"
세 쌍둥이는 줄줄이 방에서 나와 그녀에게 안겼다.
아이들이 얌전하게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자 강성연은 웃으면서 쪼그려 앉았다.
"양엄마를 귀찮게 한 건 아니지?"
"엄마는 저희가 양엄마를 괴롭힌다고 생각해요?"
강해신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강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맞아요. 저희가 왜 양엄마를 괴롭히겠어요? 양엄마는 돌아와서 저희에게 케익도 사줬어요!"
강성연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녀가 자신이 낳은 세 쌍둥이를 모를까?
세 쌍둥이 중 가장 장난기가 많은 건 둘째 해신이고 독설을 잘하고 생각이 깊은 성격은 그녀와 닮지 않았다. 첫째 시언은 비교적 듬직하고 마음이 따뜻했으며 남동생과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꼈다.
그리고 셋째 강유이는 통통 튀는 성격으로 엉터리 아이디어를 자주 내어 오빠들을 나쁜 길로 이끌고 있었다.
"엄마, 왜 표정이 이렇게 어두워요? 누가 괴롭힌 거 아니에요?"
눈썰미가 빠른 강시언은 곧 강성연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강성연은 멈칫했다. 왜서인지 오늘 만나 그 남자는 그녀에게 아주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특별히 그의 얼굴과 6년 전 그 남자 특유의 남자 향수 냄새가.
"엄마가 저희에게 뭔가를 감추고 있네요!"
강시언이 또 알아맞히자 그녀는 애써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너희들은 어른들의 일을 신경 쓸 필요 없어. 엄마가 음식을 준비할게."
그녀가 주방으로 가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
수신전화를 본 강성연은 입 꼬리를 올렸다. 역시 강미현이었다.
제5화
강성연은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에 가서 받았다.
"무슨 일이야? 강 디렉터님이 지금 후회하는 거야?"
강미현은 이 말을 듣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성연, 적당히 해. 우리가 1942억을 주는 것도 충분히 너의 체면을 봐준 거야!"
"그래? 내가 그 1942억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말하네."
강성연은 베란다에 기대 서서 낮게 웃었다.
"성의 없이 합작할 거라면 더 이상 전화하지마."
"잠깐만!"
사무실에 앉아있던 강미현은 이렇게 말한 후 싸늘하게 웃었다.
"강성연, 너의 동영상이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마."
그녀가 "동영상"을 언급하자 강성연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졌다.
전화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강미현은 웃으며 말했다.
"6년 전의 일이 폭로되는 것이 싫으면 내일 아침 일찍 나에게 찾아와 의논해."
강성연은 깊은 숨을 들이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일 내가 갈게."
말을 마친 후 그녀는 통화를 끊었다.
뒤에 숨어 몰래 엿듣고 있던 강유이는 작은 발로 방에 쪼르르 달려가 오빠들에게 말했다.
"나쁜 여자가 엄마에게 전화했어! 그리고 엄마를 협박했어!"
강시언이 말했다.
"그러면 내일 엄마가 그 여자를 찾으러 갈 때 우리도 움직여야겠어."
강해신은 OK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강유이와 강시언의 개인 프로필을 TG그룹 아래의 아동복 브랜드 회사 "동안" 홈페이지에 보냈다.
그 회사는 마침 아동 모델 2명을 찾고 있었고 그들은 반드시 선택될 것이다!
TG그룹 아래의 회사라면 그들은 그 남자에게 접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꼭 그 사람이 아빠가 맞는지 알아야 했다!
다음날.
강성연은 위너 주얼리 회사에 찾아갔고 비서가 그녀를 사무실에 안내했다. 강미현은 역시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서가 나가자 강미현은 웃으며 일어서더니 그녀에게 다가왔다.
"네가 오지 않을 줄 알았어."
"너에게 동영상이 있잖아. 내가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어?"
강성연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여태껏 동영상을 폭로하지 않았던 거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강미현은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강성연을 봐준 것이 아니라, 그녀가 동영상을 폭로한다면 반지훈은 그날 밤의 여자가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강성연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날 밤의 남자가 반지훈이라는 걸 모르는 듯했다. 그래서 마침 이 동영상으로 강성연을 협박할 수 있었다.
"됐어, 다른 이야기는 그만해. 내가 이미 합의서를 준비해 두었어. 사인만 하면 1942억은 너의 것이야."
강현미는 탁자 앞에 다가가 합의서를 가지고는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강성연은 받지 않았다.
"보아하니 정말 내가 필요한가 보네."
"허, 넌 내가 널 위너에 남기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그렇겠네. 결국 날 위너에 남기려고 하는 건 네 대신 1942억을 내는 남자니깐. 6년 못 본 사이에 좋은 스폰서를 찾았네."
강성연이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아쉽게도 어제 넌 나의 뺨을 때렸잖아. 이렇게 사인한다면 내가 너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겠어?"
강미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이 굳었다.
"너무 욕심부리지 마."
강성연은 그녀에게 다가가 앞에 서더니 눈썹을 치켜 올렸다.
"내가 6년 전에 너의 함정에 걸려들었지만 이젠 더 이상 너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야. 네가 무릎을 꿇으면서 사과하면 사인해줄게."
강미현이 손을 번쩍 들자 강성연은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또 때리려고?"
"강성연, 사인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동영상을 폭로할 거라고. 서울 모든 사람들에게 주얼리 업계에서 이름을 떨친 Zora가 침대에서 어떤 모습인지 알게 해주지."
강성연은 그녀의 뺨을 때렸다.
"찰싹!"
강미현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린 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 천한......"
"Zora씨는 사셀 사람에게도 이랬어?"
등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반지훈이 비서와 들어오면서 이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그는 강성연이 오만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분별없을 줄은 몰랐다.
강성연은 혀를 찼다. 정말 때마침 나타난 것이다.
강미현은 반지훈이 나타나자 입술을 깨물면서 불쌍한 척 연기했다.
"지훈씨, Zora씨를 탓하지 말아요. 모두 저의 잘못이에요. 아마 제가 뭘 잘못했겠죠."
반지훈은 강성연에게 다가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 계속 이런 태도를 보이면 사셀에도 돌아가지 못할 수 있어."
"절 협박하는 건가요?"
강성연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평생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협박을 당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증오 섞인 눈빛을 본 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위협이라면 또 어쩔 거야?"
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들이 절 요청했었잖아요. 먼저 절 홀대하고 그 다음에 손까지 댔었죠. 제가 만만해 보여요?"
"미현이가 저지른 잘못은 미현이가 사과할 거야."
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저지른 잘못은 당신이 사과해야지 않겠어?"
"제가 뭘 잘못했어요?"
강성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제가 맞은 것만큼 때렸는데 왜 저의 잘못이라는 거죠?"
"이거 정말 동곽 선생 같은 상황이네요."
반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변명하지마."
강성연은 허 하고 웃은 후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
"저희는 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아요."
강성연이 엘리베이터 앞에 걸어갔을 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계단 입구로 확 끌었다.
강성연은 발버둥쳤다.
"뭐 하는 거예요, 놔요!"
반지훈은 눈을 내리깔면서 날카롭게 말했다.
"당신 돌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을 거야."
제6화
사과?
그녀에게 돌아가 강미현에게 사과를 하라고?
강성연은 싸늘하게 웃더니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맞췄다.
"그럴 수는 없어요."
반지훈은 그녀가 오만하고 분별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집도 강하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당신이 사과하지 않으면 내일부터 Zora라는 이름이 패션 주얼리 업계에서 사라질 거야."
그는 강성연을 난처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강미현은 그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6년 전 그날 밤 그녀가 없었다면 그는 일찍부터 함정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비록 반지훈은 강미현에게 아무런 감흥도 없지만 여태껏 그녀를 곁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물질적인 방면으로 모두 만족시켜주었다.
최근 위너 주얼리가 확실히 불경기를 겪고 있어 그는 강미현을 대신하여 1942억을 내면서 Zora를 국내에 요청한 것이다.
그는 강미현이 먼저 강성연의 뺨을 때려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강미현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
그녀들이 사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든지 그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여자가 감히 그의 앞에서 손을 대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그에게 잡힌 손목이 마치 탈골 된 것처럼 지끈거리자 그녀는 눈을 내리깔았다. 속으로 억울함을 느꼈지만 그녀는 절대 적 앞에서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을 것이다!
"전 잘못한 것이 없어요. 전 사과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의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반지훈은 콧방귀를 뀌었다.
"반 씨 가문의 실력으로 말 한 마디만 내뱉으면 Z국 뿐만 아니라 S국에서도 당신의 이름이 사라질 거야. 확실히 그렇게 할 건가?"
반 씨 가문......
강성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니 이 남자가 자신을 협박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반 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강성연은 업계에서 매장되는 것이 두렵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야 했다. 또한 그녀는 어머니의 "위너 주얼리"를 찾아야 했다.
기와 한 장 아끼려다 대들보 썩힐 수 있으니 그녀는 이 남자와 따질 필요가 없었다.
"먼저 손 놔요."
반지훈은 손을 놓은 후 그녀를 쳐다 보았다.
"잘 생각하는 것이 좋을 거야."
"사과일 뿐이잖아요."
강성연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몸을 돌려 걸어갔다.
사무실에 돌아간 그녀는 강미현 앞에 가서 말했다.
"미안해."
강미현은 그녀가 사과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반지훈이 자신의 편을 들어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의기양양했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러면 계약서는......"
그녀는 문 밖에 있는 남자를 흘깃 본 후 펜을 들어 사인했다. 누구도 그녀가 입 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들의 "핍박"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위너 주얼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그들에게 진짜 원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장차 그녀는 그들에게 무엇이 화를 자초한다는 말인지 가르쳐줄 것이다.
사인한 후 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시원시원하게 자리를 떴다.
반지훈은 탁자에 다가가 계약서를 흘끔 보았다. 강미현이 그에게 다가갔다.
"지훈씨, 고마워요."
"저 여자와 단독으로 만나지마."
반지훈은 덤덤하게 말한 후 계약서를 내려놓더니 비서와 함께 떠났다.
그가 떠난 후 강미현은 계약서를 들고 의기양양한 눈빛을 보였다.
"강성연, 넌 결국 내 손에 죽게 될 것이야."
대문 밖에 마이바흐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조수 희승이 그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반지훈이 탄 뒤에서야 희승은 차에 올라탔다.
"내가 너에게 말한 자료는 찾아왔어?"
희승은 고개를 끄덕인 후 태블릿 PC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사장님, 모두 이 안에 있습니다."
반지훈은 스크린을 클릭하여 자료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름 열에 적힌 GANG SEONG YEN에 고정되었다.
또한 그녀의 주민등록증 주소는 지금 강 씨 저택의 주소였다.
그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TG그룹.
강유이와 강시언은 대문 밖에 서서 랜드마크인 이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역시 서울 넘버원으로 불리는 큰 회사였다.
분주한 장소에서 어린 아이 두 명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카운터 여직원은 귀여운 아이 두 명을 발견하고 조신하게 걸어갔다. 그녀는 아주 부드러운 태도로 물었다.
"어린이 친구들, 누구 찾으러 왔나요?"
강유이는 노란 오리 백팩에서 개인 프로필을 꺼낸 후 쫑알거렸다.
"언니, 저희가 '동안' 패션 모델로 뽑혔어요. 그 아저씨가 이곳에 와서 면접을 보라고 했어요."
심장을 폭격하는 귀여운 목소리에 카운터 여직원은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면 친구들 엄마, 아빠는 같이 오지 않았나요?"
강시언이 말했다.
"저희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요. 엄마를 귀찮게 하지 않아도 돼요."
"와, 정말 의젓한 친구네요. 그러면 언니가 친구들을 데리고 갈게요."
"고마워요, 예쁜 언니!"
두 아이가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카운터 아가씨는 그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스튜디오로 걸어갔다. "동안"은 TG그룹 아래의 고급 아동복 브랜드로 카메라 감각이 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어린 모델이 필요했다.
카운터 여직원와과 아이들이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안에는 옷걸이 몇 개 외에 카메라 몇 대와 배경 보드가 보였다.
전후로 면접을 보러 온 아이들이 꽤 있었다.
옷차림이 단정하고 깐깐하게 생긴 중년 여성은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은지 화를 내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찍지? 카메라 감각이 있어야 돼, 필! Do you understand?"
"달레나 언니, 어린이들이..."
"아이참, 귀찮게 하지마......"
달레나는 막 뭐라고 말하려다가 불현듯 카운터 여직원 곁에 있는 어린 아이 두 명을 발견했다.
그녀는 시선이 그들에게 고정되었고 충격 받은 표정을 지었다.
이 아이들이 왜 반지훈 사장님과 이렇게 닮았지!
제7화
"예쁜 이모, 저희는 모델 면접 보러 왔어요."
강유이가 고개를 들자 별을 담은 듯한 초롱초롱한 눈이 보였다.
달레나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안정을 찾았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떻게 사장님의 아이일 수가 있겠는가?
그녀가 알고 있는 사장님은 절대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낳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쪼그려 앉아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희들 이름 뭐야?"
"전 강유이에요."
"전 강시언이에요."
두 아이가 이구동성으로 답하자 달레나는 그 귀여움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귀여운 것도 모자라 이렇게 예쁘게 생기다니.
만약 카메라 앞에 선다면......
그녀는 정신을 차린 후 일어서서 주위 직원에게 외쳤다.
"너희들은 얼른 어린 모델들에게 옷을 갈아 입혀줘!"
그녀는 한시 빨리 성과를 보고 싶었다!
TG 빌딩 아래, 마이바흐가 멈춰 서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디가드들은 재빨리 주위 사람들을 정리하고 가지런히 두 줄로 섰다.
반지훈은 차에서 내린 후 긴 다리로 홀에 성큼성큼 들어섰다.
저쪽에서 사진 몇 장을 찍은 달레나는 보정도 하지 않고 연희승에게 사진 두 장을 보냈다.
연희승은 걸음 속도를 늦추더니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흘깃 보았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진을 클로즈업했다.
그는 재빨리 반지훈의 뒤를 쫓아갔다.
"사장님."
"무슨 일이지?"
반지훈이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보디가드가 버튼을 눌렀다. 그들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연희승이 휴대폰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보십시오."
반지훈은 휴대폰을 건네 받아 보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
중요한 일이 없으면 휴대폰 스크린을 1분도 보지 않던 그가 3분 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이 사진들은 달레나가 보낸 것입니다. '동안' 브랜드에서 아동 모델 두 명을 찾았는데 사장님과... 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니 남자 아이의 눈이 사장님과 똑같게 생겼고 두 아이의 오관도 그와 비슷했다.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휴대폰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지?"
"아직도 스튜디오에 있을 것입니다."
반지훈은 곧바로 스튜디오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왜서인지 그는 두 아이를 만나보고 싶었다.
컴퓨터 앞에 있는 강해신은 TG의 보안 센터를 해킹하여 TG 모든 빌딩의 CCTV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스크린을 클로즈업한 후 반지훈이 스튜디오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강시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시언은 스마트 와치가 진동하자 몰래 구석에 가서 받았다.
"무슨 일이야?"
"지금 반지훈이 너희 쪽으로 가고 있으니 유이더러 접근하라고 해. 꼭 반지훈의 머리카락을 가져와야 해, 잊지마!"
"오케이!"
강시언은 전화를 끊은 후 강유이 곁에 가서 귓속말을 했다. 강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강해신은 컴퓨터 앞에 앉아 헤헤 웃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를 잡지 못한다고 머리카락으로 DNA 검사를 해보면 그들의 아버지가 옳은지, 아닌지 확실해질 것이다!
반지훈이 스튜디오에 나타나자 달레나가 웃으며 맞이했다.
"사장님께서 어떻게 오셨어요?"
그가 답하기 전에 연희승이 입을 열었다.
"아동 모델들은?"
"그들은 저쪽에 있어요."
달레나가 아이들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두 아이는 의자 위에 서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반지훈이 그들에게 걸어갔다.
"유이야, 시언아~"
달레나가 부르자 그들은 고개를 돌렸다. 마침 반지훈이 그들 앞에 서있는 걸 발견했다.
두 아이는 고개를 들고 반지훈을 빤히 바라 보았다. 강시언은 무의식적으로 강유이 앞에 서서 경계 어린 눈빛을 보였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모습은 반지훈과 판에 박은 듯하였다.
"당신은 누구에요?"
강시언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그는 당연히 고의적으로 물어본 것이다.
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너희들은 누구지?"
"당신이 상관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연희승과 달레나의 이마에 식은 땀이 맺혔다. 어린 아이가 너무 겁이 없는 것이 아닌가?
강유이는 강시언의 옷자락을 당기더니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 나 집에 갈래."
강시언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무서워하지 마, 오빠가 있잖아."
반지훈의 눈에서 무기력함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너무 무섭게 보이나?
이 아이들은 내가 악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난 이 회사의 사장이다. 너희들의 부모는 어디에 있지?"
그는 조금 온화한 태도로 말했다.
반지훈의 이런 태도를 처음 본 달레나와 연희승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강유이는 귀여운 목소리로 답했다.
"엄마는 바빠요. 아빠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반지훈이 그 어떤 사색에 잠겨있을 때, 강유이가 갑자기 그의 앞에 다가가더니 두 팔을 뻗었다.
"잘생긴 아저씨, 안아줘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감히 사장님에게 안기려고 하다니?
강시언은 괜히 강유이를 잡았다.
"유이야, 엄마가 낯선 사람에게 안기면 안 된다고 했잖아. 유괴될 수 있어."
"하지만 저 아저씨는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강유이가 막 말을 마쳤을 때 그녀의 작은 몸이 허공에 붕 떴다.
모두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강유이는 작은 손으로 그의 목을 그러안은 후 깜찍하고 커다란 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잘생긴 아저씨 눈이 저의 오빠 눈처럼 예쁘네요!"
반지훈은 한 번도 아이를 안아본 적이 없어 오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아이......
자꾸 누군가를 닮은 것 같았다.
"너희 엄마 이름이 뭐야?"
제8화
"엄마는 누가 엄마의 이름을 물어보면 그저 여왕 전하라고 대답하라 했어요."
강유이가 해실해실 웃었다.
"풉."
달레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곧바로 정색했다.
하하, 두 아이가 너무 귀여웠다. 어떤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친 걸까?
반지훈은 눈길을 돌려 자신과 눈이 똑같게 생긴 강시언을 바라 보았다.
만일 자신과 관계를 가진 사람이 강미현뿐만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 아이들이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을 것이라 여겼을 것이다.
강유이는 손목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잘생긴 아저씨, 저희는 집에 돌아가야 해요. 아니면 여왕 전하께서 걱정하실 거예요."
반지훈은 그녀를 내려놓은 후 고개를 돌려 연희승에게 말했다.
"이 두 아이를 바래다줘."
연희승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잘생긴 아저씨, 안녕!"
강유이는 그에게 손을 흔든 후 오빠의 손을 잡고 연희승과 떠났다.
문을 나서는 순간 강유이는 의기양양하게 머리카락 한 올을 강시언에게 보여줬다.
강유이는 연희승의 옷자락을 당겼다.
"아저씨, 엄마는 아파서 병원에 있어요. 저희를 병원에 데려다 줄 수 있나요?"
연희승은 속으로 아이들이 참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 차에 타렴."
오션뷰 별장.
집에 돌아온 강성연은 강해신 혼자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유이와 시언이는 어디 갔어?"
강해신이 답했다.
"형과 유이는 아동 모델 면접 보러 갔어요. 양엄마랑 함께요."
강성연은 가방을 소파에 놓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아동 모델 면접?"
"네. 엄마가 너무 힘들게 돈 버니깐 좀 도움이 되려고요."
강성연은 그의 곁에 가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강해신이 살짝 화내며 말했다.
"엄마, 저의 헤어스타일이 망가지잖아요."
"아이고, 우리 음악 천재 님께서 화나셨어요?"
"흥!"
강해신은 볼이 통통해졌다.
"해신아, 너희들은 엄마를 도울 필요 없어. 엄마가 너희들을 키울 수 있거든."
어른스러운 아이들을 보니 강성연은 마음이 아팠다.
"안돼요, 엄마는 충분히 고생했으니 전 상관하지 않을 수 없어요. 참, 엄마, 제가 Z국 황실 음악 학원에 합격했어요. 저에게 돈이 있으니 학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제가 장학금을 받으면 형과 유이도 귀족 학원에 다닐 수 있어요. 엄마는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해요."
강성연은 너무 감동되어 눈물을 흘렸다.
"우리 집 리틀 베토벤 정말 장하네. 지금부터 형과 여동생을 위해 학비를 벌려고 하다니."
그녀도 한참 뒤에서야 해신의 이런 재능을 발견했었다. S국에서부터 해신은 이미 네팔 음악 학원에 파격 합격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강성연은 나이가 너무 어린 해신이 걱정되어 보내지 않았었다.
지금 해신이는 다섯 살이 되었고 강성연은 그가 여섯 살이 되면 학원에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음악을 좋아하고 성적까지 뛰어난 해신의 꿈을 막을 수 없었다.
"엄마, 여왕 전하, 저희가 돌아왔어요!"
강유이와 강시언이 집에 돌아왔다. 강성연은 달려오는 두 아이를 품에 안았다.
"너희들이 면접 보러 갔다고 들었어."
"네, 저희는 통과되었어요. 대단하죠?"
강유이는 눈을 깜빡였다.
강성연은 그들의 뺨에 키스했다.
"너희들 모두 장하네! 엄마가 요리를 해올 테니깐 기다려."
그녀는 기분이 아무리 꿀꿀해도 세 아이만 보면 눈 녹듯이 사라졌다.
강성연이 주방에 들어가자 세 아이는 한 자리에 모였다. 강해신이 낮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
강시언이 답했다.
"걱정하지마, 이미 병원에 검사를 맡겼어. 이틀 뒤에서야 결과가 나온대."
강유이는 다시 가슴을 내밀었다.
"내가 나섰으니 문제없을 거야."
강 씨 저택.
"뭐라고? Zora가 바로 강성연 그년이었어?"
딸의 하소연을 들은 초란의 표정이 바뀌었다.
강성연은 귀국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에서 유명한 Zora였다. 또한 Zora는 반지훈이 강미현을 도와 위너 주얼리를 살리려고 국외에서 요청한 사람이었다.
그 해 강미현은 강성연인 척 했었다. 만약 강성연이 6년 전 그 남자가 반지훈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강미현의 자리를 뺏으려고 하지 않을까?
"엄마, 어떡해요?"
강미현은 아주 걱정되었다.
초란의 입 꼬리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그년이 Zora면 또 어때? 너의 곁에 반지훈이 있다는 걸 잊지마. 반지훈만 있으면 그년도 감히 분별없이 굴지 못해."
"참, 그년이 귀국했으니 너도 반지훈과 진도를 내야지. 임신을 하면 가장 좋고. 아이가 있어야 순조롭게 반 씨 가문 사모님이 되잖아."
아이라는 말에 강미현은 눈을 내리깔았다.
"하지만 6년 동안 지훈씨는 절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어요."
그녀는 원했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초란은 이토록 천진한 딸을 보면서 말했다.
"바보네, 반지훈이 주동적으로 나오길 기다리면 언제까지 기다려야겠어? 네가 주동적으로 움직여야지. 세상에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니?"
어머니의 말에 그녀는 잠시 멍해졌다. 6년 동안 반지훈이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선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처럼 그녀가 주동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그녀는 쑥스럽게 웃었다.
"엄마, 알겠어요."
제9화
다음날 위너 회사.
강성연은 그녀의 사무실에 앉아 여태까지의 위너 주얼리 작품 디자인을 살펴본 후 서류를 탁자에 던졌다.
"식상하고 디자인의 정의도 모르고 있어. 위너 주얼리가 여태껏 돈을 주고 만든 주얼리는 모두 이따위들인 건가?"
사무실에 서있던 직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Zora 님, 강 디렉터님께서는 위너 브랜드가 예전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강성연은 팔짱을 끼고 의자 앞에 기대더니 웃었다.
"원래 어떤 스타일을 유지하는 건데?"
그녀는 서류 안에 주얼리 제품을 들었다.
"이것들은 패션 주얼리 업계에서 눈에 뜨이지도 않는 쓰레기일 뿐이야. 너희 강 디렉터는 자리에 앉기 바쁘게 부서 엘리터들을 모두 바꾸었지. 지금 위너는 스스로의 제품도 만들지 못하네."
직원은 답하지 못했다.
강성연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원료 창고에 가봐야겠어, 안내해."
"네."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성연과 직원이 원료 창고로 걸어갈 때 마침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반지훈은 그녀가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가자 어두워진 눈빛으로 돌아섰다.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나?"
강성연은 자리에 멈춰 섰다. 결국 그녀에게 1942억을 지불할 남자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다가 몸을 돌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네, 반 사장님. 안녕하세요?"
"강성연 아가씨는 어디로 가는 거지?"
강성연은 멈칫 했다. 그는 그녀가 강 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 앞에 다가갔다.
"어디로 가려던 거지?"
이 여자는 참 한가해 보였다.
강성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왜요? 원료 창고에 가는 것까지 반 사장님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강미현의 남자친구는 참 오지랖도 넓네?
"마침 잘됐어. 나도 당신이 원료 창고에 가서 뭘 보는지 궁금하거든."
"......"
원료 창고는 원석과 주얼리를 만드는 재료를 놓는 곳이었다. 여직원이 스위치를 누르자 커다란 창고 구석에 박스가 겹겹이 놓여있는 것이 보였고 탁자와 선반 위에는 아직 절단하지 않는 보석 원석이 있었다.
탁자 위에 절단 공구 세트가 놓여있었고 재료도 구비되었다.
강성연은 선반 앞에 다가가 원석 하나를 꺼내 보았다. 그녀는 원석을 들고 절단 기계 앞에 걸어갔다.
여직원은 멍하니 있다가 다급하게 물었다.
"Zora 님, 뭐 하려는 건가요?"
강성연은 답하지 않고 기계로 원석을 절단했다. 강성연은 원석 하나를 자르기 바쁘게 이상함을 느꼈다.
"대단해, 위너에서도 이젠 속임수를 써?"
강성연은 절단한 원석을 들고 여직원 앞에 다가갔다.
"누가 원료 창고를 책임지지?"
여직원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팀장입니다."
강성연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당장 김팀장더러 오라고 해."
반지훈은 절단된 원석 앞에 다가가 검지에 낀 반지로 보석을 그어보았다. 그는 보석에 옅은 흔적이 나는 걸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강성연은 팔짱을 끼고 그의 곁에 다가가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사장님, 사장님 여자친구 회사에서 진짜와 가짜 원석을 섞어 파는데 관계하지 않을 거예요?"
반지훈은 눈을 내리깔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이곳은 당신의 어머니가 창립한 회사잖아?"
그의 말에 강성연의 미소가 굳어졌다.
"일을 크게 벌여도 당신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어. 사적에서 해결하면 돼."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
사적으로 해결한다고?
허, 이번에 매입한 원석들도 모두 강미현의 동의를 거쳤을 것이다. 시장 가격에 따른다면 좋은 원석의 가격은 매우 높을 것이지만 반반 섞인 원석 가격은 훨씬 낮을 것이다.
강미현이 몰라서 한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비싼 원가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진짜와 가짜를 섞은 원석을 사용한다면 그녀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만약에 정말 강미현이......"
"미현이는 주얼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 속임을 당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
반지훈은 몸을 돌려 강성연을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진짜 사실을 밝혀내기 전에 쉽게 결론을 내지 않았으면 해."
강성연은 속으로 냉소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 성격은 시언이와 좀 비슷하네......
잠깐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김팀장이 왔어요."
여직원이 김팀장을 데리고 들어왔다. 당당하게 여직원에게 뭐라고 말하던 김팀장은 반지훈을 보자 순간 표정이 바뀌었다.
"사......사장님께서 어찌 이곳에?"
김팀장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반지훈은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진짜와 가짜 원석을 섞어 사용하는 건 어떻게 된 일인가?"
김팀장 이마에서 식은 땀이 났다. 망했어, 원석은 강 디렉터님의 요구대로 제작한 건데, 만약 들통난다면......
그가 강미현의 짓이라고 말해도 봉변을 당하는 것은 그일 것이다! 왜냐하면 강미현은 반지훈의 여자니깐.
"이번... 이번 원석은 처음에 제가 책임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퇴직한 조팀장이 계속 원석을 책임졌었습니다. 저도 원석에 가짜와 진짜가 섞였는지 몰랐습니다."
그는 퇴직한 직원에게 덤터기를 씌웠다.
"거짓말."
강성연이 날카롭게 질문했다.
"조여남이 있을 때 위너 원석에는 문제가 생긴 적이 없어. 그는 위너에서 15년 동안 일했었지.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면 일찍부터 해고되었을 거야. 어떻게 여태까지 남아있을 수 있어?"
김팀장은 멍해졌다. Zora가 어떻게 조여남이 위너에서 일했다는 걸 알고 있지?
"그건...... 전 정말 모릅니다."
"당신 누군가를 위해 덤터기를 쓰는 게 아니야?"
강성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반지훈은 그녀를 흘깃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이때, 문 앞에 강미현이 나타났다.
제10화
강미현은 반지훈과 강성연이 원료 창고에 갔으며 김팀장을 불렀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일이 들통날까 두려워 급급히 온 것이다.
그녀는 당황한 마음을 누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무슨 일이 발생했나요?"
"지훈씨, 당신이 왜 이곳에 있어요?"
제기랄, 강성연 저년은 나에게 태클을 걸려고 돌아온 것이구나. 원료 창고까지 찾아오다니!
그때 강미현은 돈을 아끼기 위해 가짜와 진짜가 섞인 원석을 주문 제작했었다. 하지만 강성연이 돌아오기 바쁘게 알아차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반지훈은 그녀를 보며 싸늘하게 물었다.
"왜 진짜와 가짜 원석이 섞여있지?"
강미현은 주먹을 꽉 쥐었지만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몰라요. 당신도 알다시피 전 보석의 원석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여태껏 제가 원석 재료 매입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그저 예전과 같은 줄 알았어요."
그녀는 확실히 원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이 일은 그녀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강성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는 정말 담도 크지. 회사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물려주다니, 부도날까 두렵지도 않나?"
"난...... 난 정말 몰랐어."
강미현은 하는 수 없이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
"지훈씨, 절 믿어줘요."
그녀는 언젠가 꼭 저년을 쫓아내고 말 것이다!
반지훈은 강성연의 의심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태껏 그의 곁에 있었던 강미현은 주얼리 시장 상황에 대해 잘 몰랐고 세심하게 그의 가르침을 구하기도 했었다. 그는 강미현이 거짓을 꾸미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김팀장을 바라 보았다.
"넌 해고다."
김팀장은 멍하니 서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상대방은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강미현은 김팀장이 해고되는 걸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반지훈이 자신을 믿어줘서 참 다행이었다.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에게 말했다.
"이후로 당신이 원석 재료 매입을 책임져."
말을 마친 그는 원료 창고를 떠났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강미현이 그녀를 쫓아오더니 손을 뻗어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강성연, 고의적이지?"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우습다는 듯 말했다.
"뭐가?"
"너...... 너 고의적으로 지훈씨에게 접근하는 거지? 고의로 원료 창고까지 데려가고. 허, 지훈씨가 널 믿을 것 같아?"
강미현의 눈에서 의기양양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너도 보았겠지만 지훈씨는 나를 믿어. 쓸데없는 머리 굴리지 말라고."
"아, 너의 뜻은 내가 너희 둘의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반지훈을 원료 창고에 데려갔다는 거야? 그에게 원석에 가짜가 섞여있다는 걸 알려 널 의심하게 만들려고?"
강미현의 불쾌한 표정을 본 강성연은 팔짱을 끼며 냉소했다.
"내가 너희 사이를 신경 쓸 여유가 있는 것 같아? 반지훈이 스스로 원료 창고에 따라온 거야, 나랑 무슨 상관인데?"
"강성연, 내가 너의 말을 믿을 것 같아?"
"믿지 못하겠으면 믿지 마. 그럼 말이 왜 이렇게 많아?"
강성연은 너무 귀찮아서 이렇게 말했다.
"가짜와 진짜 원석을 섞은 일은 이렇게 끝나지 않아. 위너가 우리 엄마가 창립한 회사가 아니었다면 너의 곁에 반지훈 열 명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았을 거야."
반지훈은 확실히 세력이 대단했지만 강성연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가 떠나려고 하자 강미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강성연, 위너에 돌아와서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기억해, 너의 동영상이......"
강성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돌려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뭐 하는 거야!"
강미현이 도로 뺏으려고 했지만 강성연은 그녀의 손을 피했다.
강미현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본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동영상으로 날 협박하는 게 그렇게 좋아? 그래."
그녀는 복도 창가에 다가가 손을 뻗더니 쥐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강미현은 휴대폰이 19층에서 떨어지는 것을 눈 뜨고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휴대폰은 산산조각 났다.
"너......"
"동영상으로 날 협박하기 좋아했잖아. 동영상이 사라진 지금 네가 날 어떻게 협박하는지 지켜보겠어."
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사무실에 돌아갔다.
강미현은 화가 치밀어 몸을 떨었다. 하지만 동영상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또 기분이 홀가분해졌다.
동영상이 없어졌으니 반지훈은 평생 그날 밤 여자가 누군지 모를 것이다.
오늘 강성연이 벌인 소동 때문에 반지훈은 아마 그녀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그녀는 계속 기다릴 수 없었다.
오늘 밤 반지훈과 관계를 맺어야 진정으로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았다.
반 씨 저택의 서재.
"사장님, 찾았습니다. 강성연은 강진과 전처의 딸로 강 씨 가문의 장녀입니다. 강성연의 모친은 주얼리 디자이너입니다."
"위너 회사는 강성연의 모친과 강진이 창립한 것으로 강성연 모친이 별세한 후 강진이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6년 전 강성연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옆에 놓은 휴대폰에서 연희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지훈은 손에 들린 Zora의 자료를 보고 있었다. 연희승의 말을 들은 그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강성연은 강미현이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그렇게 강미현을 대하는 건가?
하지만 강성연은 강 씨 가문 사람인데 강미현은 왜 처음에 그녀를 모른 척 했을까?
조금 늦은 때라 반지훈은 이 일을 제쳐두고 방에 돌아갔다. 그는 침대에 사람이 있는 걸 발견하고 스위치를 눌렀다. 강미현이 얇은 잠옷을 입고 그의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차가워진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이 왜 이곳에 있어?"
그는 강미현을 반 씨 저택에 데려왔지만 자신의 방에서 자는 건 허락하지 않았다.
강미현이 차림을 보니 대놓고 그에게 암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강미현은 입술을 깨물며 물러서지 않았다.
"지훈씨, 저는 그저, 6년 전 그날 뒤로 당신은 저를 곁에 두지 않아서 그래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녀는 불쌍하고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
반지훈은 정상적인 남자였으니 아무런 느낌도 없는 건 아니었다.
그가 입을 열지 않자 강미현은 주동적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그를 안았다. 그녀는 그의 목을 그러안고 까치발을 하며 키스하려고 했다.
그녀의 입술이 다가올 때 반지훈의 머리 속에 강성연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혐오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홱 밀쳤다.
"지훈씨......"
거절 당한 강미현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지훈씨, 제가......제가 그렇게 싫어요?"
왜?
왜 6년 전 그날 밤 강성연과는 관계를 맺었으면서 그녀는 안 된다는 거지?
"6년 전은 사고였어. 난 당신을 곁에 둘 수 있고 당신이 원하는 걸 모두 보상으로 줄 수 있어. 하지만 오늘밤과 같은 일은 다시 없었으면 해."
반지훈은 돌아설 때 뭔가가 떠올랐는지 그녀를 쳐다 보았다.
"강성연은 강 씨 가문의 사람이지?"
강미현은 멍해졌다. 반지훈은 왜 갑자기 강성연을 언급하는 걸까?
설마 반지훈이 뭔가를 알아차린 걸까?
"강성연은 저의 여동생이에요......"
"그러면 왜 강성연이 회사에 왔을 때 아는 척하지 않고 도리어 뺨을 때렸었어?"
처음 반지훈은 강성연이 강미현을 화나게 만들어 강미현이 손을 댔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강성연의 신분을 조사한 반지훈은 그녀가 강 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위너 주얼리는 그녀 모친의 이름으로 창립된 것으로 강진은 그저 회사의 지분을 쥐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강미현은 입술을 잘게 깨물며 두 주먹을 꽉 쥐었지만 여전히 억울한 표정이었다.
"사실 전 예전에 여동생과 원한 관계가 좀 있었어요."
"무슨 원한이지?"
강미현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6년 전 그날 밤 강성연이 저에게 약을 탄 거예요. 제가 사생아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걸 알아요. 강성연은 저와 엄마가 강 씨 저택에 들어갔을 때부터 계속 미워했었거든요. 원래 강성연이 위너 주얼리를 물려받게 되었는데 그 사건 때문에 아빠가 매우 화냈고 강성연은 쫓겨났어요."
반지훈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6년 전 그녀도 약을 탄 것을 마셨다고?
강성연이 정말 강미현에게 그런 일을 했을까? 강성연의 오만한 성격으로 놓고 볼 때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왜서인지 반지훈은 기분이 착잡해졌다.
"그만 자."
반지훈이 싸늘하게 떠났다.
문이 닫기는 것을 지켜보던 강미현은 점차 눈빛이 매서워졌다. 강성연, 또 강성연이였다. 강성연의 존재는 정말 그녀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
그녀는 절대 그 년을 위너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