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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내가 아니었다
결혼 3년 차에 드디어 임신하게 되었다. 도시락을 싸 들고 남편 회사에 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려는데 남편의 비서가 날 내연녀로 오해했다. 그녀는 도...
Chương (1)
第1章
결혼 3년 차에 드디어 임신하게 되었다.
도시락을 싸 들고 남편 회사에 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려는데 남편의 비서가 날 내연녀로 오해했다.
그녀는 도시락을 내 머리 위로 쏟아붓고 내 옷을 벗긴 뒤 유산하게 했다.
“가정부 따위가 감히 어떻게 대표님을 꼬시고 아이까지 임신해? 오늘 너한테 내연녀의 끝장이 어떤지 알려줄게.”
그러면서 의기양양하게 내 남편에게 말했다.
“대표님, 제가 대표님을 유혹하려던 가정부를 해결했는데 어떤 보상을 해주실 건가요?”
제1화
최근 입맛이 없고 먹는 대로 다 토해서 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
의사가 임신 사실을 알려주는 순간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남편과 나는 어릴 적부터 붙어 다니며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해 임신을 준비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남편은 나를 위로했다.
“임신은 자연스럽게 되는 거지. 우리 아기가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이제 그 완벽한 때가 왔다.
“사모님, 벌써 임신 4개월째라 태아가 안정됐지만 외부에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살짝 불룩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는 내 얼굴에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놀랍게도 벌써 4개월이란다.
생리 주기가 항상 불규칙하고 허리에 살이 한겹 쪘어도 단순히 최근 많이 먹은 탓이라고 여겼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기쁜 마음을 품은 채 음식을 했고 남편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하면서 직접 이 좋은 소식을 알려주려 했다.
도시락을 챙긴 뒤 나는 순조롭게 구성그룹 대문으로 들어섰고 남편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한 예쁘장한 여성이 나를 멈춰 세웠다.
“뭐 하는 거예요?”
그녀는 차갑고 불친절한 어투로 날 훑어보며 말했고 나는 도시락을 들어 그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구시혁 씨한테 밥 전해주려고요.”
남들 앞에서 난 구시혁을 남편이라고 부르지 않는 편이었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비꼬는 어투로 말했다.
“가정부였어요? 전 대표님 비서 실장 조아린이예요. 음식은 저에게 주시고 이만 가세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가정부가 아니고 대표님께 직접 음식을 전달하러 갈 테니 들여보내 주세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 여자는 화를 내며 내 손에서 도시락을 낚아챘다.
“당신이 뭔데? 가정부 주제에 어디 대표님을 꼬시려고. 옷도 야살스럽게 입었네. 내가 오늘 당신 제대로 혼내줄게.”
그러고는 재빨리 나를 회의실로 끌고 들어가 문을 닫더니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렸다.
내 뺨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머리를 한 대 더 맞았다.
아이!
나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몸을 웅크린 채 배를 단단히 보호했다.
“대표님께 어떤 음식 가져왔는지 어디 좀 볼까.”
조아린은 도시락을 열고 내 머리 바로 위에서 쏟아부었다.
3시간 동안 끓인 갈비탕이 뜨겁게 내 머리를 타고 바닥으로 뚝뚝 흘렀다.
두피가 불에 덴 듯 화끈거렸지만 배 속에 있는 아기가 다칠까 봐 감히 자세를 바꿀 엄두를 내지 못했다.
“허, 찜닭도 있네. 어디 벌거벗은 닭 같은 게!”
여자가 내 턱을 심하게 잡아당기며 손가락에 힘을 주어 입을 벌리도록 강요했다.
“그렇게 닭이 되고 싶으면 이 닭이나 먹어!”
고추의 매운맛이 담긴 닭고기가 내 얼굴을 때렸고 순간 눈과 콧속으로 따끔한 감각이 밀려와 나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조아린은 가볍게 손뼉을 치며 역겨운 표정으로 말했다.
“역겨워, 너무 기름져서 새로 칠한 매니큐어가 얼룩질 뻔했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다시 나를 경멸하듯 내려다보았다.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입맛부터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을 믿는 건 아니겠지? 너 같은 천한 년이 어떻게 감히 대표님을 좋아해?”
내가 설명하려고 입을 벙긋하는데 고추의 매운 향이 후각을 강타했고 사레가 들리자 나는 말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 순간 회의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린 씨, 안에 무슨 일 있어요?”
제2화
나는 이제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조아린은 비웃으며 당당하게 문을 열어젖혔다.
“이 여자가 대표님을 꼬시려고 해서 한 수 가르쳐주려고요.”
문 앞에 있던 몇 안 되는 비서들의 표정이 경멸적으로 변했다.
“대표님이 너무 훌륭해서 이런 천한 것도 다 꼬시려고 드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린 씨. 5년 동안 대표님 곁을 지켰으니까 대표님 마음속엔 아린 씨만 있을 테니까요.”
조아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당연하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바닥에 볼품없이 쓰러져 있는 나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롱했다.
“꼭 당해야 정신 차리는 사람이 있죠.”
내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거는데 갑자기 조아린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내 휴대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곧 휴대폰을 뺏어간 그녀의 눈빛이 번뜩이더니 매섭게 내 휴대폰 뒷면을 응시했다.
“대놓고 수작 부리네. 어디서 대표님과 몰래 커플 케이스를 써.”
휴대폰은 바닥에 내팽개쳐져 산산조각이 났다.
“나쁜 년!”
조아린은 성난 암사자처럼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 내 뺨을 연달아 때렸다.
“그냥 보내주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 너 같은 년들은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리지.”
나는 그녀에게 걸레처럼 바닥에 던져졌다.
“여러분, 이 여자가 대표님을 유혹했으니 옷을 벗기는 게 어때요?”
다른 비서 몇 명이 즉각 반응하며 행동에 나섰고 나는 손과 발을 이용해 문 쪽으로 기어가려고 했다.
손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며 조아린이 내 왼손을 밟았고 열 손가락 전부 밟히자 나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다른 여성 몇 명이 재빨리 다가와 나를 붙잡자 조아린은 쭈그리고 앉아 악의와 장난기가 섞인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예쁘장하네. 걱정하지 마, 얼굴은 안 건드리고 네 옷을 다 벗기면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테니까. 얼굴이 망가지면 사람들이 네가 망할 년이란 걸 알아보지 못할 텐데 그러면 안 되잖아.”
나는 몸을 떨며 배를 보호하려고 애썼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조아린은 어디선가 가위를 꺼내더니 내 치맛자락을 잘랐고 나는 그녀가 실수해서 내 배를 찌를까 봐 비명은커녕 감히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간은 길고 절망적이었다.
곧 내 치마가 조각조각 찢어져 연약한 피부가 드러났다.
“망할 년, 이러니까 대놓고 대표님 꼬시려고 들었네. 제법 봐줄 만해.”
어느 순간 출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대부분은 무관심한 눈빛으로 지켜보았지만 정의감을 가진 한두 사람이 조아린을 설득하기 위해 다가갔다.
“아린 씨, 그만해요. 이러다 사람 죽기라도 하면 대표님께 뭐라고 해요.”
하지만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긴 손톱을 뻗어 내 이마를 찔렀다.
“고작 가정부가 대표님을 꼬시려고 하니 비서로서 대표님 대신 성가신 걸 해결하는 게 제 일 아니겠어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조아린이 살벌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내연녀 편에 서서 대표님 측근인 저에게 대들겠다는 거예요?”
이 말에 상대는 머뭇거리며 더 이상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린 씨, 이 여자 임신한 것 같아요!”
갑자기 눈썰미가 좋은 비서가 내 배를 가리키며 소리쳤고 조아린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이더니 성큼성큼 다가와 내 배를 뚫을세라 노려보았다.
“허.”
조아린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매서운 그녀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나를 찢어버릴 것 같았다.
“회사에서 그렇게 많은 년들을 막았는데 침대에 기어 올라가는 가정부를 못 막았을 줄이야. 감히 대표님 아이를 배? 그 아이를 지킬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그녀는 다가와 내 머리카락을 끄집어 당겼고 이번엔 단순히 뺨만 때리는 게 아니라 내 머리를 벽에 박았다.
“죽어! 나한테서 대표님을 뺏어가는 년은 다 죽어야 해.”
때리느라 지친 조아린은 나를 바닥에 던졌고 숨을 돌리기도 전에 복부에 날카로운 통증이 시작됐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웅크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고 뜨끈한 피가 뺨과 턱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지면서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내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난 구시혁의 아내야!”
제3화
공기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짜악-
구원의 소리 대신 조아린의 따귀 한 대가 나를 맞이했다.
“네가 대표님 아내면 나는 뭐야? 대표님 곁에서 5년을 있었고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어도 결혼했단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빌어먹을 년이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해?”
나는 피를 뱉으며 힘겹게 입을 벙긋해 설명했다.
“우린 소꿉친구고 내가 진짜 그 사람 아내야.”
구시혁의 이름을 들은 다른 비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아린을 말리려 했지만 조아린은 상관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대표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저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역겨운 표정으로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고 찢어진 내 치마는 걸레처럼 옆으로 던져졌다.
나는 장신구는 물론이고 명품 가방 하나도 들고 있지 않은 데다 도시락 가방도 허접한 천 가방에 불과했다.
조아린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가난뱅이 여자를 봐요. 온몸에 명품 하나 없는데 어떻게 사모님이에요?”
내가 겨우 숨을 돌리려는데 하체에 온기가 느껴졌고 가슴 밑바닥에서 불길한 느낌이 올라왔다.
“피, 피를 흘리고 있어!”
비서가 당황한 듯 뒤로 물러섰다.
나는 심장이 뛰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힘겹게 손을 들어 무언가를 잡으려 했지만 내 밑에서 더 거세게 흐르는 피만 느껴졌다.
조아린이 슬쩍 보고는 그녀를 나무랐다.
“왜 소리는 질러요? 그냥 피 좀 흐르는 게 뭐가 무서워요? 그리고 이 여자는 내연녀고 배 속의 아이는 잡종이에요. 잡종은 때려죽이는 게 섭리죠.”
사람들은 침묵했고 아무도 날 위해 나서지 않았다.
나는 배를 감싼 채 애원하듯 말했다.
“제발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내 아기, 아기...”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고 나서지 않았고 모두들 내가 유산하는 것을 은근히 기뻐하는 듯 기다리기만 했다.
조아린은 내가 피를 흘리는 동안 장장 10분 동안 조용히 나를 지켜보더니 그제야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구급차를 불러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시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전화기 반대편에 있던 남자의 말은 짧고 간결했으며 아무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다.
“대표님, 오늘 어떤 여자가 사무실까지 쫓아와서 음식을 갖다주려고 했어요.”
조아린은 나를 때릴 때와는 다르게 구시혁 앞에서 가냘프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고 구시혁은 다소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이런 작은 일까지 나한테 물어볼 거면 내가 비서는 왜 고용했지? 알아서 처리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자비 없이 전화를 끊었고 조아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기양양하게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들었죠, 대표님께서 저보고 알아서 하라네요.”
도움을 요청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너무 힘이 빠져서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조아린은 하이힐을 신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쪽으로 걸어오더니 하이힐로 내 얼굴을 거듭 짓밟았다.
“피를 많이 흘려서 사진 찍어 올려도 폭력적인 사진이라고 차단할 것 같네. 다행인 줄 알아, 잘 피해 갔어. 하지만 이젠 네 얼굴 차례야. 이 얼굴이 없으면 어떻게 대표님을 유혹할 수 있을지 두고 볼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캐비닛에서 커터 칼을 꺼내 내 얼굴을 그었다.
절망스러운 와중에 조아린의 휴대폰이 울렸고 상대는 구시혁이었다.
조아린은 전화를 받았다.
“전에 남성 프로젝트 서류 지금 당장 필요하니까 준비해.”
“네, 대표님.”
“대충 10분 내로 회사에 도착해...”
제4화
이 말을 들은 조아린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속상한 듯 말했다.
“대표님, 오늘 햇볕이 이렇게 뜨거운데 더위라도 먹으면 어떡해요. 정아 씨한테 데리러 가라고 할게요.”
“됐어, 회사 지나가는 길이야.”
“네, 대표님. 그럼 정아 씨에게 지하 주차장으로 모시러 가라고 할게요.”
“그래.”
나는 거의 절망에 빠졌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조아린이 세심하고 대표님이 고생하는 걸 못 본다며 칭찬했고 조아린은 사모님이라도 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죠, 진정한 사랑은 모든 면에서 배려해 줘야죠.”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쳐다보며 매섭게 쏘아붙였다.
“하지만 내 남자를 노리는 것들은 전부 죽여버릴 거야!”
제 뺨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얇은 천으로는 내 몸을 다 가리지 못해 살결이 허공에 그대로 드러났다. 불룩했던 배는 이제 한껏 평평해진 상태였다.
나는 속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쪼그라든 배를 만지며 조용히 울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미안했다.
나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매섭게 노려보며 그들의 얼굴을 기억해서 내 아이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조아린은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눈빛이 왜 그래?”
조아린은 또다시 내 뺨을 때렸다.
“끝날 때까지 얌전히 있지 못하네.”
그녀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가슴이 이렇게 큰데 진짜야? 내가 바람 좀 빼줄까?”
그녀는 커터 칼을 들고 나한테 한 걸음씩 다가왔고 사악한 표정은 꼭 악귀 같았다.
“아악!”
비명과 함께 칼이 내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자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나는 고통으로 기절할 뻔했고 몸을 가눌 힘조차 없었다.
이때 문밖에서 구시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아린, 내 서류 어디 있어?”
조아린의 손이 떨리더니 칼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녀는 다른 비서를 향해 눈짓하더니 옷을 정리한 뒤 문을 열고 나갔다.
“대표님,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서류.”
“여기요, 바로 드릴게요.”
잠시 침묵이 흘렀고 나는 도움을 청하려고 최대한 입을 크게 벌려 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주위에 있던 비서 몇 명이 나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문은 닫혀 있었고 구시혁은 나를 전혀 볼 수 없었다.
구시혁의 주의를 끌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회의실에는 테이블과 벤치만 놓여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나는 필사적으로 움직여 벤치를 잡고 온 힘을 다해 넘어뜨리려 했지만 힘이 너무 약해서 의자가 테이블과 충돌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비서는 문을 힐끗 쳐다보고 긴 숨을 내쉬더니 마음을 놓고 내 가슴에 박힌 칼을 뽑았다.
그녀는 한 손으로 내 입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 내 손등을 빠르고 세게 찔러 바닥에 고정했다.
내 비명은 그녀의 손바닥에 삼켜져 밖으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 순간 나는 증오심이 들었다.
구시혁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게 싫었다.
그가 고용한 비서가 우리 아이를 죽였다.
“대표님, 말씀하신 서류요.”
“그래.”
“제가 같이 갈까요?”
“됐어.”
무거운 발소리가 문득 멀어지다가 갑자기 멀리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오늘 말한 여자는 어디 있지?”
조아린은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표정을 잘 감추었다.
“대표님, 갑자기 왜 이런 걸 물어보시는 거예요? 제가 이미 다 처리했는데요.”
“아니, 오늘 마음이 좀 찝찝해서 물어봤어. 갔으면 됐어.”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다시 가려 했고 나는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더 깊은 절망에 빠질 뿐이었다.
이때 구시혁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바닥에 있는 내가 가져온 도시락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도시락 어디서 났어?”
낮게 울리는 구시혁의 목소리엔 다소 불안한 떨림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