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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속삭임
내가 죽던 날,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 돈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비위나 맞추던 볼품없던 그를 구원해주...
Chương (1)
第1章
내가 죽던 날,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 돈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비위나 맞추던 볼품없던 그를 구원해주었다.
내가 제시한 조건은 딱 하나, 3년 동안 내 남자친구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그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는 그에게 돈을 쏟아붓고, 지원도 아낌없이 해 줬으며, 그를 단번에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와 연애는 할 수 없다고 했고, 한편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과의 밀애를 즐겼다.
어느 날 그의 스캔들 상대가 찾아와 내게 음성 메시지 하나를 들려주었다.
“성공 한번 해보려고 만나 준 거야. 아니면 누가 저런 여자를 상대나 하겠어? 재미도 없고 무뚝뚜한데.”
그런데 내가 죽고 나서, 그는 왜 미쳐버린 걸까?
제1화
병원을 나오고 보니 손에는 의사 선생님이 준 검사 보고서가 쥐어지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가족 유전병이고, 치료 방법도 없다고 한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휴대폰에는 최신 소식이 푸시 알림으로 떠 있었다.
[톱스타와 신인 여배우 심야에 손을 잡았다?”
심심해서 댓글을 봤는데 댓글 중엔 지지하는 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반대하는 글들이었다.
차가 도착한 후 난 손에 든 보고서를 접어 넣었다. 여기 일만 처리되면 나는 곧 해외로 치료를 받으러 떠날 것이다.
지상철에게 메시지를 보내 어디에 있냐고, 집에 잠시 들를 수 있냐고 물었더니 30분이 지나서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예상대로 모두 통화 중이었다.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머리를 주물렀다.
운전기사는 상철 도련님이 아마 바쁠 거라며 조금만 기다리면 전화가 올 거라고 나를 위로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다.
“얼마나 바빴으면 대표인 나보다 더 바쁠까요? 반나절 동안 전화 한 통 받지 않고...”
나는 운전기사에게 앞으로는 상철을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상철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이제는 상철의 태도를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상철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사람한테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축하 연회에 있다고 답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은 매우 시끄러웠고, 내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상철은 전화를 끊었다.
나는 상철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거실 소파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상철은 다음 날 아침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나를 안으려고 했지만 나는 그를 밀어냈다.
“샤워하고 와. 술 냄새에 향수 냄새까지 섞여서 정말 역겨워.”
상철은 냄새를 맡고 곧바로 샤워하러 갔다. 샤워를 마치고는 수건 하나만 두르고 나와서 머리의 물기도 닦지 않은 채 나에게 수건을 던지며 물었다.
“나 좀 닦아 줄래?”
나는 상철이 지금 나한테 약한 척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상철은 매번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나를 이렇게 달래곤 했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인기를 얻으면, 그제서야 상황을 해명한다.
나는 늘 상철의 이런 수작에 넘어가 진심으로 그에게 화를 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거절했다.
상철이 내 옆에 앉아 나를 끌어안았다.
“우리 그만 싸우자, 응? 내 커리어가 이제 막 시작되는데 어떤 술자리들은 나도 피할 수 없어.”
나는 그를 밀어내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내가 막 말을 꺼내려 하자 상철은 하품을 하면서 피곤하다며 잠 좀 자고 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상철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 나는 혼자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 봐, 이 배은망덕한 놈이 내가 키운 거라니.”
테이블 위에는 상철의 핸드폰이다. 들고 올라가지 않는 모양이다.
핸드폰에 메시지가 여러 개 도착했지만 나는 열어볼 수 없었다. 상철이가 새로운 잠금 화면 비밀번호를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는 잠시 쉬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세탁실에 들어갔다가 상철의 더러운 옷에서 키 카드를 발견했다.
그 위에는 립스틱 자국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 키 카드를 들고 화가 나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위층으로 달려가 잠을 자고 있는 상철을 깨웠다.
상철은 잠에 취해 나를 끌어안고 다시 자려고 했다.
제2화
나는 강제로 상철을 깨워서 그 키 카드에 대해 물었다. 이때 상철은 이미 약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키 카드는 무슨...”
나는 카드를 상철에게 보여줬다.
상철은 그 카드가 게임할 때 어떤 여배우가 갖고 있던 거라며 별로 신경 안 쓰고 쓰레기통에 바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강제로 나를 끌어안고 같이 자려고 했다.
나는 이불을 들고 방을 나왔다.
...
상철이가 자고 일어났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나는 회사에 갔다가 막 돌아온 참이었다.
나는 상철에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자고 물었다. 상철은 자리에 앉으며 나보고 말하라고 하였다.
“우리 이제 공개해. 이렇게 숨어서 연애하는 거 너무 힘들어.”
상철은 마치 꼬리를 밟힌 것처럼 버럭 화를 냈다.
“안 돼. 지금 내 커리어가 한창 올라가는 시기인데 연애를 공개하다니 말도 안 돼. 팬들이 알면 그동안의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될 거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와의 연애는 공개할 수 없으면서 다른 여자들과는 스캔들이 날 수 있다는 게.
“그건 다 연기잖아. 너랑은 달라.”
상철은 나를 달래며 앞으로 2년만 더 기다리면 꼭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2년이라니... 근데 난 이제 더는 못 기다릴지도 몰라.”
상철은 마치 우스운 얘기라도 들은 듯, 왜 기다릴 수 없냐며 이미 1년을 기다렸으니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다.
상철은 맹세까지 했다.
나는 하고 싶었던 말을 전부 삼켰다.
상철은 집에 2~3일 정도 머물다가 곧바로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누나, 현장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 와.”
상철이 떠나는 걸 지켜보며 나는 비서에게 지금 그와 스캔들이 난 여자가 누구인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의 정보를 알고 싶었다.
비서 쪽에서 아직 조사 중이었는데 그 여자 쪽에서 먼저 나한테 친구 신청을 보냈다.
[나 상철의 여자친구야.]
나는 그 친구 신청을 보고 과감히 수락했다. 대체 어떤 년인지 보고 싶었으니까.
친구 신청을 수락하자마자 그녀는 나에게 상철과 손을 잡은 사진, 상철이 자는 사진 등 여러 장의 사진을 보냈다.
심지어 침대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사진 속에서 상철은 바지만 입고 상반신은 벗은 채 담요를 덮고 있었다.
그 방은 핑크색으로 가득해서 여자 방처럼 보였다.
[너 상철이 말한 그 누나 맞지? 우리 둘 다 여자인데 나도 네가 상철을 좋아하는 거 알아. 근데 우리 지금 사귀고 있으니 이제 걔를 놓아줘. 누나라는 웃긴 핑계로 접근하지도 말고.]
나는 주먹을 꽉 쥐고 그녀에게 내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차를 몰고 상철이 있는 촬영장으로 갔다. 그리고 여러 간식들도 함께 가져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나는 곧장 상철을 찾아가지는 않고, 감독을 먼저 만났다.
나는 그 여자에 관한 자료를 감독에게 건넸다. 감독은 나를 보자마자 매우 공손해졌다.
“나 이 여자 마음에 안 들어요. 상철이랑 연기 맞추게 하지 말고, 그냥 바꾸세요.”
감독은 바로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나서 상철의 방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에는 다른 한 여자가 상철과 애매하게 껴안고 있었다.
상철은 나를 보자마자 그 여자를 밀어내고 급히 나에게 달려왔다.
“누나,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방에 들어온 후 내 시선은 그 여자에게만 집중되었다.
상철은 그 여자를 급히 끌어당기며 나한테 소개했다.
“얘는 백영이라고 이번 드라마 여주인공이야. 방금 연습 중이었어.”
그 여자는 도발적으로 나를 쳐다보며 상철과 함께 나를 누나라고 불렀다.
“닥쳐. 우리 집엔 너 같은 동생이 없어.”
그때 백영의 매니저가 들어와 백영을 불러냈다.
제3화
이번엔 상철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었기에 몇 마디만 나누고 곧바로 떠나려 했다.
그런데 막 나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나를 가로막았다.
“너야? 네가 감독한테 말해서 내 여주인공 자리를 뺏은 거야?”
‘생각보다 감독이 일을 빨리 처리했네.’
백영이 큰 소리로 말했다. 주변의 다른 배우들도 모두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내밀어 나를 바라봤다.
“백영이 쟤 이번엔 진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 말 한마디에 여주인공 자리를 날려버리다니.”
상철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정말이야?”
나는 더 이상 그들과 장난질할 마음도 없어서 내가 한 일이라고 바로 인정했다.
백영은 소리치며 왜 그랬냐고 따졌다. 그 자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느냐고 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구경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주변 스태프들에게 눈짓을 했고, 모두 방에서 나갔다.
이제 우리 셋만 남았다.
나는 백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게 나를 도발한 대가야.”
상철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나한테 물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보여줬다.
“이거 사실이야? 내가 언제 너를 내 여자친구라고 말했는데?”
상철은 백영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는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누나, 이제 화 좀 풀렸어?”
“나 때린 거 봤지. 근데 쟤 또 촬영해야 하니까 이번만 그냥 넘어가 줘, 응?”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집에 돌아온 뒤 보니 드라마 제작팀은 이미 새로운 여주인공을 찾았다. 그런데도 백영은 여전히 촬영장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상철은 며칠 동안 촬영을 하다가 새로운 여주인공이 익숙하지 않다며 다시 백영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날 밤, 상철은 촬영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누나, 백영이 걔를 다시 여주인공으로 돌려놔 줘. 누나도 내 드라마가 대박 났으면 좋잖아.”
나는 상철에게 물었다.
“너 정말 백영을 좋아하니?”
“당연히 아니지. 나는 누나만 좋아해.”
나는 상철에게 백영을 다시 여주인공으로 바꾸고 나와의 연애 사실을 공개하든지, 아니면 그냥 새로운 여주인공과 계속 작업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였다.
“또 연애 공개 얘기야? 내가 몇 번을 말해? 내 커리어와 관련된다고! 이걸 왜 이해 못 해?”
“공개 안 하면 어때? 내가 다른 여배우와 사귀거나 스캔들 낸 것도 아니잖아.”
“나 꼭 백영으로 다시 바꿀 거야. 이번엔 누나도 관여할 수 없어.”
나는 상철의 손을 잡고 그를 소파에 눌러 앉혔다. 그리고 상철의 머리를 억지로 들게 했다.
상철은 이 자세가 너무 수치스러웠는지 눈이 빨갛게 변했다.
“이제 좀 뜨니까 자신감이 생겼나 보네. 나한테 반항하려고?”
상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화가 나서 온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내가 놓아주자 상철은 곧바로 돌아서서 나가버렸다.
그 순간 나는 그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내가 애초에 왜 상철을 보살펴주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전에 부모님이 1년 내로 연이어 돌아가시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남긴 짐을 모두 떠안아야 했다. 그날 내가 너무 답답한 걸 보고 서연이는 함께 기분을 바에 갔다. 그렇게 나는 거기에서 매니저에게 강제로 술을 따르던 상철을 보게 됐다.
강철의 모습이 너무 불쌍했던지 그 순간 마음이 약해져 그를 거기서 데리고 나왔다.
물론 그냥 데려온 건 아니었다. 3년 동안 내 남자친구가 되어달라는 조건이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계약을 이행하는 사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진심이 담긴 관계가 되었다.
상철은 돈을 열심히 벌어서 나와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근데 지금은?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촬영장으로 돌아간 상철은 이 문제를 감독에게 얘기했고, 감독은 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결국 난 약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상철은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고, 그때는 이미 5개월이 넘은 후였다.
이때 나는 거의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회사에서 여러 고위 임원들과 남은 업무를 처리하며, 내가 키운 후계자들을 하나씩 시험하기 시작했다.
제4화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상철은 당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나에게 사과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줘, 누나. 1년만 지나고 꼭 공개할게.”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저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이때 누군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 나가 놀자고 했다.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마치 허락을 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녀와.”
하지만 상철은 나한테 이번 모임에 가족도 동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
내 핸드폰에는 아직 백영의 연락처가 삭제되지 않았다. 하여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난 백영이 보낸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진실 게임 아니면 벌칙 게임?”
상철은 진실 게임을 선택했고, 누군가 상철에게 나와의 관계를 물었다.
“그냥 이웃집 누나야.”
몇몇 사람들이 상철를 놀리며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술을 권했다.
상철은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다시 말했다.
“내 발판 수준이 되니까 만난 거지, 아니면 누가 저런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사람을 상대하겠어.”
“교활한 녀석. 근데 그 누나도 너보다 몇 살 많지 않잖아. 너한테 그렇게 잘해주는데 진짜 버릴 수 있겠어?”
“뭐가 아쉽다고. 너희 중에 누구든 마음에 들면 가져가.”
나는 백영이 보낸 영상을 보며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영은 나한테 만나자고 하며 장소를 보내왔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우리 둘만 있었다. 백영은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내가 보낸 영상 봤지? 이제 너도 상철이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러니 제발 상철이를 놔줘. 서로 좋게 끝내야 지.”
“상철이가 좋아하는 건 나고, 사랑하는 것도 나야.”
백영은 목을 덮은 셔츠를 내리고 거기 키스 자국을 보여주었다.
“이거 봐. 이건 다 상철이가 남긴 거야.”
“네가 정말 계속 이렇게 날 도발할 거야? 어떤 결과가 따를지 생각은 해봤어?”
하지만 백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지난번에 그냥 넘겼기 때문에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백영 앞에서 그녀의 대표한테 전화를 걸고, 모든 연예 기획사에 전화를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영의 계약 해지 메시지가 왔다.
백영은 핸드폰을 보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너 이제 끝났어.”
나는 웨이터가 건네준 차를 받아 백영의 머리 위에 천천히 부었다.
문을 나서자마자 나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의사 선생님이 나를 병원으로 바로 데려갔고, 나는 결국 기절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틀이 지난 후였다. 나는 핸드폰을 들어 모든 일들과 그룹 후계자 평가 결과를 처리했다.
그리고 상철의 메시지를 보았다.
“누나 어디 있어? 백영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백영이 자살한 거 알아?”
나는 상철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막 내려놓으려 할 때 상철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가 무슨 권리로 백영을 매장해? 조금 힘 있다고 해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백영이 자살한 거 알아? 너는 살인자야.”
“난 네가 정말 싫어. 이제부터 나한테 다가오지 마.”
상철이가 화를 내며 말을 끝내자마자 나는 그에게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상철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는 이미 나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해버렸다.
나한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저 내 곁에서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주길 바랐을 뿐인데 그조차도 이룰 수 없었다.
핸드폰을 바라보며 나는 모든 희망을 잃었다. 그리고 상철의 모든 연락처를 삭제하고 집에 돌아가 바로 본가로 이사했다.
우리가 살던 집은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또 일주일이 흘렀다.
나는 서연을 불러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서연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상철이를 욕했다.
나는 그저 내가 사람을 잘못 본 탓이라고 말했다.
“회사 신제품 발표회가 끝나면 난 떠날 거야.”
제5화
신제품 발표회는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발표회는 거의 모든 매체가 참석했다.
나는 오프닝을 맡았고, 신제품 소개는 새로운 후계자가 맡았다.
발표회가 끝난 뒤에는 만찬이 있었는데 예전의 만찬은 항상 혼자였지만 올해는 젊은 소년을 데리고 갔다.
그 소년은 서연의 동생인데 부모님의 반대로 연예계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하여 소년은 혼자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서연은 그가 혼자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여 나한테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소년의 등장으로 모든 언론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날 밤 그는 모든 주목을 받았다. 담이 큰 한 기자는 소년이 내 남자친구냐고 물어보기까지 하였다.
“남자친구는 아니고 친구 동생이에요. 좀 봐 달라고 부탁했거든요.”
하지만 언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음 날 보도된 기사에는 미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며칠 후, 나는 소년을 경매회에 데리고 갔고, 많은 고미술품을 사주었다. 심지어 소년을 위해 특별히 엔터테인먼트 회사까지 만들어주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해외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날 밤 나는 예전 집에 가서 멀리서 보려고 했다.
그때 상철을 만났다. 그는 친구들에게 부축받고 있었고, 술에 취한 것 같았다.
그들이 나를 보자 눈이 반짝였다.
“누나가 좀 상철이를 돌봐 주세요. 술에 취해 자기 집도 몰라요. 자꾸 이 집이 자기 집이라고 우기고 있어요.”
나는 상철이를 받지 않았다.
“얘 말이 맞아요. 예전에 정말 우리 집이었는데 그 집을 팔아버렸거든요.”
그들은 멍하니 나를 보고만 있었다. 손에는 난동을 부리는 상철이고 꽤 힘들게 그를 잡고 있었다.
“그럼 지금 어디에 살고 계세요? 이 사람을 집에 보내야 할 거 아니에요.”
나는 그들을 쳐다보았다.
‘이해하기 그렇게 힘든 건가?’
“나는 이제 얘랑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얘가 어디로 가든 나랑 상관없어요.”
나는 그들을 피해 차에 올라타 떠났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상철을 부축하여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술 마실 때 후회하냐고 물었더니 후회 안 한다고 우기더니 결국 술에 취하니까 제 발로 찾아오네.”
“아이고, 내 불쌍한 동생, 사랑을 알지 못한 채 이렇게 되다니, 결국 후회할 날이 올 거야.”
다음 날 태양이 뜨고, 나는 손에 비행기 티켓을 들고 서연과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번은 그들과의 완전한 이별이다. 아마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할 것이다.
서연은 울어서 허리를 펴지 못했고, 왜 착은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하냐고 물었다.
“나도 몰라, 근데 이렇게 되면 나도 자유를 얻게 되는 거지 뭐.”
서연가 나한테 상철에게 말했는지 물었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상철이가 걱정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너 이렇게 힘든데도 걔 생각을 해? 걔는 너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준 적이 있어?”
비행기에 오른 후라 나는 서연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다.
나는 서연에게 한 가지 일을 맡겼다. 당시 상철과 서명한 계약서를 가지고 그를 찾아가라고 했다.
처음부터 서로 원했던 일이 아니니 떠나면 풀어주자고 생각했다.
해외에 도착한 나는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를 찾았지만 불행히도 나를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이때 서연의 메시지가 왔다. 서연은 내 일을 도와줄 수 없다며 돌아와서 스스로 해결하라고 했다.
“근데 난 이제 돌아갈 수 없어.”
나는 상철을 블랙리스트에서 해지했다. 죽기 전에 그에게 조금이라도 그리움을 남기고 싶었다. 비록 나의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그러나 내 메시지는 도무지 전송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안녕, 이 생에서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