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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수 스토리
친어머니가 내 남편이 바람을 피웠으니 빨리 이혼하라고 했다. 나는 사실 확인부터 하고 내 권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3년간 준비한...
Chương (1)
第1章
친어머니가 내 남편이 바람을 피웠으니 빨리 이혼하라고 했다.
나는 사실 확인부터 하고 내 권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3년간 준비한 그림 전시회를 망쳐놓고, 날 된장녀 취급했다.
“남자 돈으로 전시회를 여는 게 몸 파는 거랑 뭐가 달라? 내가 이 꼴을 보려고 널 낳고 키운 줄 아니? 너 때문에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
그녀는 수십억이 되는 내 그림을 미친 듯이 칼로 그었다. 그러고는 다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칼에 베여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멀쩡한 남편이랑 땡전 한 푼 받지 못하고 이혼해서 애 딸린 45살 이혼남이랑 재혼하는 게, 나를 위해 하는 일이에요? 월급이 50만 원도 안 되는 남자를 내가 먹여 살려야겠냐고요!”
제1화
어머니에게서 장유건이 바람을 피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사기당한 줄 알았다.
장유건이 바람을 피웠다는 걸 믿을 바에는 세상에 귀신이 있다는 걸 믿는 게 나았다.
내가 사랑에 눈이 멀거나 그런 건 아니고, 장유건은 시어머니가 다 내가 아니었으면 컴퓨터와 결혼했을 사람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왜 가만히 얼빠져 있어? 빨리 가서 이혼해야지!”
어머니 강은주는 내 팔목을 잡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뒤늦게 정신 차린 나는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
“유건 씨가 돌아오면 내가 얘기해 볼게요...”
“무슨 얘기를 더 할 게 있어?”
강은주는 대뜸 내 귀를 잡아당기며 말을 이었다.
“내가 전부터 말했지? 재벌들은 믿을 게 못 돼. 너 같이 학벌 없고, 못 생기고, 성격도 안 좋은 애가 재벌의 눈에 들 리가 있겠어? 난 네 어머니야. 나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소리라고.”
나는 귀가 뜨겁고도 아팠다. 이 대로라면 떨어져 버릴 것만 같았다.
애써 강은주에게서 벗어난 나는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내가 언제 엄마 말 안 믿는다고 했어요? 뭐가 됐든 당사자랑 얘기는 해야 할 거 아니에요. 유건 씨가 정말 바람을 피웠다면 제 권리 제가 알아서 지킬 거예요. 그리고 오늘 전시회 첫날이에요. 지금은 일하느라 바빠요.”
나는 장유건이 바람을 피웠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은 빈말이라도 해서 강은주를 떼어내야 했다. 안 그러면 내 전시회까지 망치고 말 것이다.
나는 스스로 아주 훌륭하게 변명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은주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속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널 된장녀나 되라고 힘들게 키운 줄 아니? 넌 어떻게 된 애가 부끄러운 줄도 몰라. 유건이는 너한테 감정 없어. 언제까지 뻔뻔하게 들러붙을래? 사람들이 널 어떻게 말하는지 알기나 해?”
강은주의 목소리는 아주 컸다.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놀란 눈빛을 보낼 정도였다.
나는 얼굴이 뜨거워져서 그녀를 잡아당겼다.
“여기 아직 사람 있어요. 안에 들어가서 말...”
강은주는 손을 뿌리치더니 나를 손가락질 하며 언성을 더욱 높였다.
“내가 틀린 말 했어? 여러분, 정 없는 남자한테서 돈이나 받겠다고 시간을 끄는 게 된장녀가 아니고 뭐겠어요? 얘가 얼마나 뻔뻔한 애인지 좀 보세요!”
사람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강은주는 한숨을 쉬며 또 나에게 말했다.
“네가 아무리 여자라고 해도 자신의 힘으로 살 줄 알아야지. 남자 돈으로 전시회를 여는 게 몸 파는 거랑 뭐가 달라? 네가 나가서 설거지를 해도 난 부끄러워하지 않았을 거야. 그건 네 노력으로 번 돈이니까. 근데 이런 식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구나. 내 말 들어, 지금 당장 가서 이혼해. 난 네 엄마야. 절대 널 해치는 일을 하지 않아.”
강은주의 말은 꽤 논리 정연했다. 그녀의 말을 들으면 정말 내가 남자의 힘으로 전시회를 연 것 같았다. 더군다나 그 남자는 나의 남편이 아닌 외간 남자처럼 들렸다.
어리둥절한 사람들은 강은주의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성격 급한 사람은 입을 보태기까지 했다.
“서윤 씨 이런 사람인 줄 몰랐네요. 그림은 밝게 그리면서 왜 그런 인생을 살고 있어요.”
“틀린 길을 가는 건 두렵지 않아요. 빨리 바로 잡는 게 중요하죠.”
“어머니 말을 들어요. 들어보니 틀린 말도 아니네요.”
다행히 전시회를 보러 올 정도의 사람은 교양이 있었기에 험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이 뱉은 말은 비수가 되어 내 자존심을 갈랐다. 나는 이대로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 다 들었다.
나는 강은주를 바라봤다. 그녀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식의 없는 말로 공감을 이끄는 고수였다. 내가 어릴 때부터 항상 그랬다.
제2화
중학교 때, 강은주는 내 지원서를 멋대로 고쳤다. 그렇게 나는 전시 3등의 성적으로 가장 나쁘다고 평가받는 기술학교에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도 아니었다.
완전히 무너져 내린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그러나 강은주는 내가 가정 형편도 모르고 남자에게 빠져서 귀족 고등학교에 가려고 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개천에서 용 난다고 주장했다. 라떼는 기술학교 졸업생도 창창한 미래가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녀의 연기력에 넘어갔다. 그래서 저마다 나에게 와서 기술학교를 졸업해서 전문대학교에 가면 된다고 위로했다.
수능시험을 준비할 때, 그녀는 또 내 수험표를 갈기갈기 찢었다. 그렇게 1년의 노력이 전부 헛되고 말았다.
화를 내는 나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세월에 대학생은 흔해 빠졌어. 대학교 나와서 일자리나 찾을 수 있을 줄 아니? 그러지 말고 학교에서 추천하는 안정적인 일자리나 선택해.”
사람들은 몰랐다. 그 ‘안정적인 일자리’가 공장 일일 줄은 말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머니의 말을 들으라고 설득했다.
졸업한 후, 그녀는 또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하며 이상한 남자와 선을 보게 했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사람을 잘 본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소개해 준 남자가 딱 봐도 마누라에게 잘해줄 상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내가 어머니의 말을 안 듣는다고 비판했다. 마누라에게 잘해줄 상이라는 남자가 재혼남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강은주는 심지어 애 딸린 남자가 더 좋다고 했다. 애를 직접 낳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다. 돈 없는 남자는 또 더 좋다고 했다. 돈이 있으면 다른 여자를 찾기 마련이라고 했다.
내가 결혼할 때, 그녀는 내가 재혼남과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유건은 나를 가지고 노는 흔한 재벌 2세에 불과하다고 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강은주의 편에 섰다. 그들은 전부 강은주의 말이 맞다고 했다.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그게 사실일까?
“이서윤! 내 말 듣고 있어?”
내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강은주가 불쾌한 듯 재촉했다.
“가만히 서서 뭐 해? 당장 따라와. 내가 오늘 무조건 이혼시키고 말 거야.”
나는 발이 뿌리라도 내린 것처럼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가 아무리 잡아당겨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강은주는 내가 이 정도로 고집을 부릴 줄 모른 듯 눈을 부릅떴다.
“남자 때문에 내 말을 거스르겠다는 거야? 나는 네 엄마야!”
주변 사람들이 말을 보탰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효심이 있어야지. 남자 때문에 부모 마음에 상처 주는 자식이 어디 있어.”
“세상에 부모만큼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요. 어머니 말을 들어야죠.”
“서윤 씨, 아직 돌아설 기회는 있어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나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내가 3년이나 준비해 온 전시회는 이렇게 망쳐버리고 말았다.
나도 이 자리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강은주는 가벼운 말 몇 마디로 전부 부정해 버렸다.
‘내가 왜 당하고만 있어야 해?’
나는 번뜩 고개를 들어서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녀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미 명확하게 말했어요. 유건 씨가 바람을 피웠다고 해도 직접 물어봐서 무슨 상황인지 알아갈 거예요. 사형 판결 전에도 자술할 기회가 있어요. 유건 씨가 어떤 상황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대뜸 이혼하는 건 불공평해요.”
내 말에도 틀린 것 하나 없었다. 사람들은 멍하니 입을 다물었다.
제3화
“잠깐만, 그러니까 이세 부부 사이 일이었다고?”
“난 또 작가님이 내연녀라도 된 줄 알았네.”
“어머님도 마음이 급해서 그랬겠죠.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나는 한 시름 놓았다. 다행히 내가 내연녀라는 오해는 생기지 않을 듯했다.
내가 다들 듣는 데서 반박할 줄은 모른 듯, 강은주는 잠시 얼빠져 있다가 눈물을 흘렸다.
“너 진짜 실망이다. 내가 유건이 자식이 다른 여자랑 호텔에 들어가는 걸 똑똑히 봤다고 하지 않았니. 근데 무슨 말을 더 들을 게 있어. 내가 너한테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니? 너 그냥 유건이한테서 돈 받을 작정이잖아! 내가 어쩌면 너 같이 돈만 밝히는 딸을 낳았을까!”
그녀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서 아우성쳤다.
“오늘 당장 이혼하지 않으면 나랑 연 끊을 줄 알아!”
말을 마친 그녀는 또 심장을 감싸며 곡소리를 냈다.
“아이고... 아이고 심장이야...”
나는 늘 봐온 연기 루트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은 동정심을 보내기 마련이다.
강은주는 아주 건강했다. 심장은 물론이고 머리카락 한 올도 튼튼했다. 산에 가면 호랑이도 때려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평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얼굴에는 실망으로 가득했다. 나를 위할 줄밖에 모른다던 어머니는 동정표를 사려고 아픈 척까지 하고 있었다.
비록 나는 그녀가 건강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한 사람이 와서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어머님, 진정하세요. 제가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
“안 가요! 나 안 가요!”
자신의 편을 들만한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녀는 흥분하며 말했다.
“서윤이가 이혼 안 하면 난 병원에 못 가요! 여기서 확 죽어버릴 거예요!”
나는 머리가 아팠다.
“엄마 지난달 금방 건강검진 했잖아요. 아무 문제 없었으면서...”
“아이고! 나 죽는다!”
그녀는 허벅지를 내리치면서 울었다.
“남편 잃고 나 혼자 널 키우는 게 어디 쉬운 줄 아니? 힘들게 키워 놨더니, 중학교 때부터 연애질을 하지 않나. 집안 형편 모르고 귀족 학교나 가겠다고 하지 않나. 학비를 안 준다고 네가 얼마나 난리를 쳤니. 큰 다음에는 멀쩡한 직장 놔두고 예술을 하겠다면서 가출까지 했지. 내가 힘들게 고른 참한 남자를 내치고 바람이나 피는 남자랑 결혼해서 돈이나 받아먹지. 내가 죽은 네 아빠 얼굴을 어떻게 보겠니!”
그녀의 울음은 아주 진실했다. 정말 딸을 위해 평생 고생한 어머니와 같았다. 동시에 나는 불효녀가 되어버렸다.
“세상에, 어떤 이런 자식이 있을 수 있지? 요즘은 드라마도 이렇게 안 찍어.”
“이런 사람이 그린 그림을 봐서 뭐 해? 시간이 다 아깝네.”
“어머님, 일단 일어나세요. 건강이 더 중요하죠. 제가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
“맞아요, 못돼 먹은 자식 놈들은 그래 봤자 알아주지 않아요.”
그렇게 교양 있는 사람들도 험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내가 보낸 초대장을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신발을 더럽혔다는 듯이 말이다.
강은주는 부축해 주려는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림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과일칼을 꺼내 그림을 찢기 시작했다.
“이 그림 때문에 내 딸이 이상해진 거야! 버려야 해! 전부 찢어 버려야 해!”
그녀는 미친 듯이 그림들을... 내 자식과 같은 그림들을 파괴했다. 사람들은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은 당해야 정신 차린다고 했다.
나는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그녀가 무슨 짓을 하는지 인식했다.
“그만해요!”
나는 소리를 지르며 과일칼을 빼앗으려고 했다. 이곳에 있는 그림들은 내가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것들이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가져온 것이라는 말이다.
찢긴 그림과 함께 나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나는 있는 힘껏 과일칼을 빼앗았다. 손이 상처투성이가 된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내가 꼭 오늘 이혼까지 해야겠어요?”
나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피는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나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칼날을 꽉 잡고 있었다.
강은주는 내 상처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