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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의 끝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여자가 30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이유로 남편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를 캐리어에 쑤셔 넣어 자물쇠로 잠근 다음 죽게 놔두었다. ...
Chương (1)
第1章
사랑하는 여자가 30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이유로 남편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를 캐리어에 쑤셔 넣어 자물쇠로 잠근 다음 죽게 놔두었다.
“세라가 겪은 고통의 두 배로 갚아줄게!”
나는 몸을 웅크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인정했지만 남편의 차가운 질책만 들려왔다.
“제대로 벌을 받아야 교훈을 얻고 정신을 차리지 않겠어?”
이내 나를 쑤셔 넣은 캐리어를 옷장에 집어넣고 문을 잠갔다.
나는 절망감에 울부짖고 발버둥 쳤고, 캐리어에서 배어 나온 피가 금세 바닥을 적셨다.
5일 후, 마음이 약해진 그는 나를 풀어주기로 했다.
“본때를 보여주기 위한 가벼운 처벌에 불과하니까 이번 한 번만 봐줄게.”
하지만 나는 이미 시체가 되어 썩어 문드러졌다는 사실은 꿈에 몰랐다.
제1화
“질투심에 눈이 먼 여자가 요즘은 조용하네? 갑자기 심경의 변화라도 생겼대? 아니면 드디어 철이 들었나? 역시 벌을 줘야 정신을 차리는군.”
이때, 옆에 있던 비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 가영 씨가 아직 갇혀 있는 것 같은데...”
구호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원상태로 돌아왔다.
“며칠 더 반성하게 놔둬.”
비서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다시 삼켰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대표님, 가영 씨를 감금한 방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던데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게...”
구호준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고약하다고? 당연한 거 아니야? 살아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자잖아. 최소한의 에너지를 축적하려고 똥오줌도 기꺼이 섭취할 사람인데 냄새가 안 나면 이상하지.”
비서가 한마디 보태려고 했으나 구호준이 말을 끊었다.
눈살을 찌푸린 모습은 혐오감이 역력했다.
“알았으니까 그만 얘기해! 내일이면 풀어줄게. 그동안 충분히 반성했으니 성질도 많이 죽었을 거야. 나중에 세라한테 진심으로 사과하면 이번 사건은 없었던 일로 쳐줄 테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세라가 맨발로 걸어 들어왔다.
구호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세라야, 아직도 악몽 꿔? 걱정하지 마. 손가영에게 아주 혹독한 벌을 내렸으니 네가 당한 것보다 백배 천배는 더 고통스러울 거야.”
그리고 이세라를 안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역시 내 생각을 해주는 건 호준 오빠밖에 없다니까.”
이세라는 그의 품에 머리를 기대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가영 언니도 잘못을 뉘우쳤을 거예요. 저도 단지 언니가 사과하길 바랄 뿐, 벌까지 받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설마 제 탓하는 건 아니겠죠?”
다정한 남녀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지만 인기척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숨 막히는 고통에 절망스러운 순간 비좁고 끔찍한 캐리어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밖에서 바라본 캐리어의 표면은 이미 피에 흠뻑 젖었다.
게다가 캐리어가 들어 있는 옷장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갔고, 마치 안에 가둬둔 사람을 영원히 탈출하지 못하게 하려는 듯싶었다.
비록 영혼으로 변했지만 소름 끼치는 장면을 보자 겁에 질려 눈을 감아버렸다.
한편, 구호준은 이세라를 나지막이 위로하고 있었다.
“또 악몽 꿨어? 괜찮아. 네 곁에 항상 있어줄게.”
그리고 이세라의 얼굴을 살포시 쓸어내렸다.
“세라야, 많이 힘들지? 그거 알아? 손가영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 똥오줌도 마다하지 않고 먹었어. 본인의 목숨을 그렇게 아끼면서 감히 너한테 해코지하다니, 아주 처참한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이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구호준의 말처럼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건 사실이었다.
캐리어는 워낙 작았고, 나를 쑤셔 넣으려고 그는 손가락까지 부러뜨렸다.
결국 극심한 고통을 견디며 탈출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나를 캐리어에 쑤셔 넣을 때 이미 임신했다는 사실은 새까맣게 잊었다.
뒤틀린 자세로 장시간 갇혀 있은 탓에 배가 짓눌려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고, 나는 점점 이성을 잃어갔지만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 강렬한 생존 욕구를 느꼈다.
나는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발버둥 쳤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톱으로 지퍼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무자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그렇게 무서워? 세라는 그때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고통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보고 이번 기회에 교훈을 얻어.”
결국 기진맥진한 채 억울한 누명을 인정하고 한 번만 봐 달라고 간절히 애원했다. 그러나 아랫배에서 피가 흘러내리자 온몸에 맥이 탁 풀렸다.
비몽사몽 한 가운데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시끄럽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반성하고 조용해질 때까지 옷장에 가둬 놔.”
나는 갈라진 목소리로 빌면서 커다란 자물쇠가 잠기는 걸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내 마지막 한 줄기 빛까지 사라졌다.
제2화
“손가영 풀어줘. 그리고 깨끗이 씻고 사과하러 오라고 해. 괜히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 세라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말고.”
구호준의 말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비서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이세라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호준 오빠, 가영 언니가 오면 잘 달래서 화 좀 풀어줘요. 어쨌거나 부부인데 대판 싸울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구호준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세라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그럴 만한 자격은 있고? 손가영 때문에 넌 무려 엘리베이터 안에 30분이나 갇혀 있었잖아. 당시 얼마나 두렵고 무기력했을지 가히 상상조차 안 가. 세라야, 네가 이렇게 착하게 구니까 손가영이 점점 더 도를 넘는 거야.”
행여나 이세라가 겁이라도 먹을까 봐 그는 분노를 억누른 듯 가라앉은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내 귀에는 오로지 비아냥과 조소로 들렸다.
일주일 전, 구호준이 회의하는 틈을 타서 이세라가 나를 찾아와서 도발했다.
“임신하면 다야? 어차피 태어나도 호준 오빠의 사랑을 받지 못할 테니까 넌 물론 아이도 미운털 박힐 게 뻔해.”
난 시비 붙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는 생각에 싸늘하게 꺼지라고만 대답했다.
하지만 이세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와중에 고장이 생겨 안에 갇히게 되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자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 구호준에게 작별했고, 밖에 다시 못 나갈 수도 있으니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영 언니가 날 싫어하는 건 알지만 단지 내가 떠나면 대신 오빠를 잘 챙겨주길 바랄 뿐이에요. 호준 오빠, 우리 다음 생에 만나요.]
문자를 확인하자 구호준은 곧바로 회의를 중단하고 미친 사람처럼 달려와 구조 인력을 총동원했고, 마침내 엘리베이터에서 의식을 잃은 이세라를 발견했다.
나는 멀지 않은 곳에서 이세라를 껴안고 애처롭게 흐느끼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세라야, 나 두고 가지 마...”
그때만 해도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고작 30분 동안 갇혔는데 굳이 생이별당한 것처럼 오버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나중에 구호준이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무자비하게 캐리어에 집어넣었을 때 비로소 사랑받는 자와 봉변당하는 자는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세라는 폐소공포증이 있다고. 너 때문에 자칫 죽을 뻔했잖아! 설령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남을 거야. 손가영, 이번 기회에 내 아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똑똑히 가르쳐줄게. 만약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영원히 나오지 못할 줄 알아.”
지금까지도 그는 싸늘한 얼굴로 내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원을 이루기에는 글렀다.
“대표님! 대표님! 가영 씨가... 이미 숨을 거둔 것 같아요.”
구호준은 어리둥절했다.
나는 그의 반응을 면밀히 살폈고 적어도 조금이나마 동정할 줄 알았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은 척 피식 웃기만 했다.
“어디서 연기야? 원래 심보가 나쁠수록 오래 산다고 했어.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있겠어? 이참에 화장터에 연락해서 통째로 태워버려. 죽는 척하는 게 그리 좋으면 확실하게 보답해줘야지.”
구호준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건드리며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30분 안에 깨끗하게 씻고 찾아오라고 해. 아니면 더는 말썽 피우지 못할 때까지 계속해서 벌을 주겠다고 알려줘.”
비서는 흠칫 놀라더니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되레 혼났다.
“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지? 너도 벌 받고 싶어?”
그리고 이세라를 감싸 안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세라야, 이따가 마음 약해지지 말고 강하게 먹어. 이참에 제대로 반성하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할 테니까 손가영에게 주는 벌이라서 절대로 불쌍하게 여기면 안 돼.”
이세라의 표정은 유난히 안쓰러워 보였다.
“호준 오빠...”
나는 이제 증오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영혼은 마치 발목이라도 묶인 듯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고, 구호준이 욕하고 비웃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제3화
그는 내가 10년 동안 사랑했던 사람이다.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졸업하고 나서 연애 그리고 결혼까지 3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오점으로 여겼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 껌딱지처럼 꼬박 7년 동안 졸졸 따라다니면서 진심만 다 하면 아무리 차가운 남자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 고백을 받아준 날, 너무 기쁜 나머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결혼을 승낙한 이유가 단지 회사의 자금줄이 끊겨서 재정적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일 줄이야.
나는 결혼하고 나서 구호준의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동시에 시중들고 비위를 맞춰주려고 갖은 애를 썼다.
덕분에 본인도 조금씩 변해갔고, 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침을 준비하고 배가 아플 때 부드럽게 마사지도 해주었다.
심지어 비로소 그의 사랑을 얻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리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방방 뛰면서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하지만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가영, 임신한 게 사실이야?”
나는 의혹이 담긴 말투를 눈치채지 못하고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
“훗, 하지만 난 정자가 워낙 적어서 임신이 불가능해. 누구의 아이인지는 아마도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비록 서툴지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고, 의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전달해주었다.
“9주가 지나서 안정기에 들어서면 확인이 가능해. 널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러나 임신이 확정된 날 이세라가 마침 귀국할 줄은 몰랐다.
구호준은 우스갯소리로 이세라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10년 동안 노력한 끝에 어렵게 얻은 사랑이 이세라의 귀국과 함께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영혼도 고통이 느껴지는 건가?
나는 갑자기 숨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캐리어에 갇혀 있을 때 느꼈던 절망적인 질식감이 다시 나를 덮쳤다.
이세라를 안고 있던 구호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왜 이렇게 안 오지? 며칠 동안 반성하고도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나? 설마 나랑 해보자는 거야? 물론 전제는 배짱이 그만큼 두둑해야 가능하겠지만.”
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구호준을 바라보았다. 책상을 두드리는 남자의 손가락이 점점 빨라지더니 표정도 갈수록 부자연스러워졌다.
“세라야, 대체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올게. 무조건 데려와서 사죄시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
구호준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를 가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는 순간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틀어막았다.
“왜 이렇게 냄새가 심하지?”
뒤에 서 있는 비서는 식은땀에 온몸이 흠뻑 젖었다.
“대표님이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슨 기분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었지만 나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다.
끔찍한 사망 현장을 목격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구호준은 문을 열었다. 이미 옷장에서 꺼낸 캐리어는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반쯤 열린 지퍼는 억지로 다시 잠근 흔적이 역력했다. 캐리어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짜증이 극에 달했다.
“손가영, 풀어줘도 불만이야? 앞으로 평생 캐리어에서 살게?”
마치 내가 나오기 싫은 것처럼 말하다니? 분명 목숨을 다하기 직전까지 한 줄기의 빛이라도 보기 위해 발악을 했지만 두 번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삐질 때야? 용서해줘도 난리네.”
그리고 캐리어 쪽으로 걸어갔다. 진동하는 악취 때문에 그는 눈조차 뜨기 힘들었지만 시종일관 건방지게 발을 들어 힘껏 걷어찼다.
“냄새가 이렇게 심한데 얼른 씻으러 가지? 비위가 상해서 상종도 못 하겠네.”
어찌나 세게 찼는지 캐리어가 뒤집히면서 뚜껑이 활짝 열렸고, 나는 무방비 상태에서 끔찍한 자기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캐리어에 들어 있는 시체는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고 팔은 90도로 꺾였다.
표정은 공포에 질린 채 눈과 입을 떡 벌리고 눈동자도 튀어나왔다.
하반신은 피가 말라서 검붉은 자국으로 도배되었다.
구호준은 당황하며 연신 뒤로 물러섰고 목소리마저 덜덜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