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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악연
은퇴 선언 후 사람들은 드디어 내가 연예계에서 사라졌다고 좋아했다. 오로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라고 소문난, 새로 떠오르는 음악 천재라고 불리...
Chương (1)
第1章
은퇴 선언 후 사람들은 드디어 내가 연예계에서 사라졌다고 좋아했다.
오로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라고 소문난, 새로 떠오르는 음악 천재라고 불리는 진성균만이 반대하면서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부 오햅니다. 지해일 선배님은 가요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전 지해일 선배님이 언젠가 다시 가요계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나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그가 했던 말도 전부 무시했다.
지난 생에서 내가 만든 곡이 진성균이 만든 곡과 똑같았다.
네티즌들은 나에게 표절꾼이라며 욕했고 표절의 대가로 온 가족이 죽을 것이라며 저주했다.
인정할 수 없었던 나는 음악 제작 과정을 전부 공개했지만 최종 음원 공개 시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진성균은 나보다 10분 일찍 음원을 공개했다.
이 10분 때문에 나는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았고 어떤 사람들은 영정사진을 만들어주기도 했으며 심지어 내 집까지 찾아와 낙서까지 하기도 했다.
몇 년 동안 공격당한 나는 결국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부모님은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온갖 재산을 쓰면서 노력하고 있었지만 진성균의 열성팬이 저지른 방화로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진성균이 골든 뮤직 어줘즈에서 상을 받던 그 날, 나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다시 눈을 뜬 순간 신곡 발표하는 그날로 돌아왔다.
제1화
“오늘 점심 12시에 네 신곡 공개가 될 거야.”
“긴장하지 마. 네 이번 신곡은 올해 골든 뮤직 어워즈의 최고의 작곡상은 떼 놓은 당상일 테니까!”
오민혁은 내 어깨를 토닥였다. 나는 금방 악몽에서 깨어났던지라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익숙한 거실과 어찌할 바를 모르는 오민혁을 보니 나는 그제야 신곡 발표 당일로 회귀했음을 실감했다.
“며칠 동안 밤샘 곡 작업하느라 수고했어. 다음 스케줄은 나중에 다시 정해줄 테니까 일단 푹 쉬어.”
“잠깐만, 형!”
나는 얼른 문 쪽으로 가고 있는 오민혁을 부르며 벽에 걸린 시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째깍째깍 크게 들려왔다. 분침이 10을 가리킬 때 나는 핸드폰을 열어 진성균의 SNS로 들어갔다.
지난 생처럼 진성균은 음원 링크와 글귀를 SNS에 올렸다.
[제 자작곡 ‘폐허 속의 햇빛' 음원이 공개되었으니 많이 들어주세요.]
링크를 누르자 남자의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거, 네 신곡이잖아!”
오민혁은 바로 나에게로 다가와 내 핸드폰을 가져갔다.
“멜로디랑 가사도 똑같아. 이건 네가 만든 곡인데 왜 진성균이 음원을 발표한 거냐고!”
“설마 녹음실에서 누가 듣고 유출한 거 아니야? 기다려 봐, 내가 지금 바로 알아보라고 할게!”
나는 얼른 그런 오민혁을 잡았다.
“형, 일단 제가 신곡 발표한다는 것부터 회사에 연락해서 취소해줘요!”
지난 생에 내가 진성균과 똑같은 곡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원치 않은 표절꾼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결백을 밝히기 위해 나는 음원 제작 과정을 전부 공개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표절했으면 표절한 거지 아직도 인정을 안 하네!”
“하, 이젠 음원 제작 과정까지 조작해서 공개하는 거야? 정말 쓰레기네!”
“표절 쟁이는 가족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진성균 절대 지켜! 반드시 저 사람 집안도 망하게 해야 해!”
나의 매니저 오민혁과 녹음실 담당자가 나와서 나의 결백을 증명해주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네티즌들은 더 심한 악플을 달았다.
이때 톱배우 나의 여자친구가 라이브를 시작했다.
나와의 열애 사실을 절대 밝히지 않으려고 했던 여자친구는 라이브 방송 중 갑자기 진성균과의 열애 사실을 밝히면서 내가 진성균의 곡을 표절했다고 말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절망으로 바뀌었다.
내 신곡은 분명 그녀에게 먼저 들려주었었다. 그런데 내 여자친구는 진성균을 지키기 위해 진짜 남자친구인 나를 배신해 버렸다.
그녀의 선동 하에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나의 SNS 계정은 악플로 도배되었다.
나와 콜라보한 적 있던 가수와 배우들도 나를 피하며 친한 사이 아니라며 딱 잘라 선을 긋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면 바로 수많은 팬들의 악플 공격을 받게 되었다.
그들의 바람대로 나는 결국 가요계에서 퇴출당했고 작곡가 협회에서도 제적당했다. 심지어 전에 받은 수상 경력도 전부 회수되었다.
소속사도 결국 여론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나와 계약 해지했다.
그날 이후로 진성균이 신곡만 발표하면 사람들은 조용히 지내던 나를 언급하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떤 네티즌은 내 사진으로 영정사진을 만들기도 했고 집 주소도 알아내 내 집에 페인트로 낙서하기도 했다.
몇 년간의 악플 공격에 나는 결국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부모님은 나의 결백을 밝혀주기 위해 집안 모든 재산을 쓰게 되었지만 열성팬이 저지른 방화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진성균이 자작곡으로 골든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던 그 날 나는 결국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나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신곡 발표하기 몇 시간 전으로 돌아왔다.
‘하늘이 다시 내게 준 기회야. 이번엔 반드시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알아내고 말겠어!'
제2화
“소속사에서 이번 신곡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네가 취소하라고 하면 취소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나도 위에다 설명하기 어렵단 말이야!”
“이렇게 하자. 일단 내가 음원이 어디서 유출된 것인지 알아볼게. 그리고 넌 최대한 빨리 다른 곡을 써서 이번 신곡과 바꿀 수 있게 해줘.”
오민혁이 나간 뒤 나는 혼자 소파에 앉아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진성균은 나의 톱배우 여자친구 이세리의 소꿉친구였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지금까지 친하게 지냈다.
해외의 음대에서 졸업한 뒤 진성균은 이세리의 인맥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세리 같은 톱배우가 소꿉친구이니 진성균은 바로 국내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소속사 유하 엔터와 계약하게 되었다.
데뷔하자마자 해외 유명 감독의 영화 주제곡을 불렀다.
이것들은 진짜 남자친구인 나조차도 누려보지 못한 호사들이었다.
이세리는 늘 그에게 잘해주었던지라 질투를 하고 삐지는 쪽은 항상 그였다.
하지만 이세리는 진성균과 집안끼리도 서로 잘 아는 사이라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녀가 난처해하는 것이 싫었던 나는 결국 그녀가 진성균을 도와주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진성균이 그녀가 그토록 마음에 담아왔던 사람일 줄은 몰랐다.
나는 부단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진성균의 SNS로 들어가 실마리라도 찾으려고 했다. 드디어 한 달 전 진성균이 올린 게시물에서 낌새를 발견했다.
8월 26일에 진성균은 사진 한 장과 글귀를 올렸다.
[아이디어가 샘 솟네.]
나는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보았다.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책상 위에 올려놓은 노트엔 나와 똑같은 아이디어를 적어 놓았다.
심지어 내가 지워버린 가사마저도 글씨 하나 틀린 것 없이 똑같았다.
이 곡의 가사는 나의 이야기로 쓴 것이었으니 내가 다른 사람의 것을 표절할 가능성은 없었다.
‘설마 진성균도 나와 같은 날에 그 지진을 겪은 건가?'
‘아니, 절대 그럴 리 없어!'
진성균과 이세리는 같은 지역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작은 섬에서 살던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저 지워진 글마저 똑같은 노트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하고 있던 때에 오민혁에게서 연락이 왔다.
역시나 음원 유출에 관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오민혁의 말이 맞았다. 이번 신곡은 소속사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며 홍보도 했다. 플랫폼 인기 순위는 물론 대형 스크린에도 광고 홍보를 했기에 신곡 발표 전만 해도 이미 최소 몇억이 들었다.
회사에서 받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는 얼른 다른 신곡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작업실로 들어가 나는 오랜만에 기타를 잡았다. 손이 덜덜 떨려왔다.
이번엔 반드시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되어 지난 생에 받은 억울함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진성균이 나와 같이 회귀했을 거라곤 믿지 않았다.
이틀 뒤, 나는 밤샘 작업 끝에 드디어 새로운 곡의 가사를 작성해 냈다.
나는 잘 쓰지 않던 다른 핸드폰으로 간단히 샘플을 녹음한 뒤 바로 오민혁에게 전송해주었다.
오민혁은 듣자마자 흥분한 듯 연달아 이모티콘을 다섯 개나 보내왔다.
[록이야? 지해일, 넌 정말 천재야! 아니, 내가 모르는 네 재능 또 뭐 있는데?]
내가 답장하기도 전에 오민혁은 이번에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녹음실 예약해두었으니까 한 시간 뒤에 데리러 갈게.”
녹음을 끝내고 나오니 하늘엔 어느새 어둠이 드리워졌다.
오민혁은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말했다.
“곧 휴가라 회사에서도 지금 예민한 상태야. 이 곡은 아마 10월 3일이 되어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 네 생각은 어때?”
나는 조급하게 오민혁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진성균의 근황을 물었다.
“아는 친구가 유하 엔터에 있긴 한데 진성균이 최근에 회사로 온 적 없다고 하더라고. 대체 뭘 하느라 바쁜지 모르겠네.”
신곡을 냈다면 당연히 전국을 돌면서 홍보하러 다녀야 했지만 진성균은 아무런 행보도 없었다.
너무도 이상했다.
뜻밖의 사건이 또 발생하기 전에 일단 먼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쉰 뒤 소속사에서 제안한 신곡 발표 날짜를 받아들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드디어 회귀 이후 편히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는 오민혁 때문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
“해일아, 큰일 났어!”
“진성균이 또 신곡을 발표했어! 네가 새벽에 녹음한 거랑... 똑같아!”
제3화
오민혁의 말은 다시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회귀 후 다시 생겼던 용기가 사그라들었다.
‘왜, 왜 회귀해도 바꿀 수 없는 건데! 왜!'
‘설마 나는 앞으로도 음악할 수 없는 건 아니지? 계속 진성균의 그림자 속에 살아야 하는 거야?'
귀찮은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나는 이번에 자주 쓰는 핸드폰을 베란다에 놓아두었고 노트북을 열어 작곡도 하지 않았다.
진성균은 어떻게 내가 금방 만든 곡을 알고 있는 것일까?
SNS에 진성균이 자작곡이라며 올린 음원 덕분에 진성균의 이름은 사흘 내내 실시간 인기 검색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각종 음원 사이트에도 전부 진성균의 음원이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의 인기는 비밀 결혼이 폭로된 톱스타조차도 묻히게 되었다.
어떤 팬들은 그가 공개한 새로운 음원 아래 왜 갑자기 스타일이 변한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며칠 전 공개한 음원을 누군가 표절을 했더라고요. 다행히 제가 그 소식을 일찍 접하고 미리 시간을 바꾸어 먼저 공개를 해서 넘어갈 수 있었죠.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 힘든 상황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신곡도 사실은 제 노래를 표절한 사람에게 경고하는 의미로 만든 거예요. 재능은 싱어송라이터의 무기에요. 그러니 당신은 아무리 표절을 해도 절대 저를 이길 수 없을 겁니다!”
힘이 잔뜩 실린 그의 선언에 모든 SNS와 플랫폼에 인기 영상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누군가는 소속사가 전에 올린 신곡 트레일러 홍보 글에서 내 SNS 계정을 찾은 후 미친 듯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우리 성균 오빠가 말한 표절꾼이 너지? 신곡 낸다고 하지 않았나? 며칠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잠잠해. 신곡 어디 있냐?]
[하, 이런 주제에 싱어송라이터 한다고? 전에 발표한 곡도 전부 표절이지?]
나는 살면서 아직 곡을 내본 적 없었다. 그런데 곡을 내기도 전에 나는 표절꾼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네티즌들은 내 계정 아래로 수많은 댓글을 달았다.
진성균은 이제 금방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싱어송라이터였다. 대부분은 연습생 때부터 그를 봐온 팬이었던지라 골수팬은 몇 없었다.
이번 소동으로 진성균의 평판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더 떨어졌다.
나의 톱배우 여자친구는 이를 당연히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내일 성균이 축하 파티할 거니까 꼭 와!”
명령조로 말하는 이세리에 나는 헛웃음만 나왔다.
“왜?”
“왜라니? 네 팬들이 지금 성균이를 공격하고 있잖아. 성균이가 악플로 지금 스트레스받아서 이틀째 술만 마시고 있다고!”
“내 남자친구가 계속하고 싶은 거라면 내일 반드시 축하 파티에 와서 네가 표절한 거 맞다고 밝혀!”
표절한 사람은 진성균이었다. 그런 사람의 축하 파티까지 가야 한다니 정말로 기가 찼지만 나는 이를 빠득 갈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 진성균에게서 알아내야 할 것이 있었으니까.
축하 파티 당일, 이세리는 진성균의 팔에 팔짱을 낀 채 나타났고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진성균 씨, 두 개의 자작곡으로 캐러멜 뮤직 기록을 깨버렸네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계시잖아요!”
“우리 성균이 형의 발라드는 듣기만 해도 눈물이 줄줄 흐르게 한다니까요. 그런데 록도 잘할 줄은 몰랐어요. 내 안에 숨어 있던 록 스피릿이 깨어나는 기분이라니까요. 정말이지 천재 싱어송라이터가 정확하네요!”
진성균의 옆에 있던 직원이 갑자기 나에게 눈길을 돌리며 째려보았다.
“누구처럼 천재라는 타이틀을 달아놓고 표절하지는 않죠.”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
“진성균 씨는 확실히 보기 드문 천재죠. 그러면 첫 자작곡에 왜 단조를 사용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진성균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세리와 눈빛을 주고받았다.
“지해일, 그만해! 성균이는 그 사건 넘어가 주기로 하고 널 축하 파티에 부른 거야. 그러니까 자꾸 망칠 생각하지 마!”
이세리는 빨개진 얼굴로 진성균을 감쌌다. 나는 그 순간 깨닫게 되었다. 이세리가 분명 무언갈 알고 있다고.
“천재 싱어송라이터라면서요. 그런데 왜 이런 쉬운 질문에도 대답을 못 하는 거죠?!”
진성균은 이세리를 뒤로 감쌌다.
“딱히 대답을 못 하는 건 아니에요. 장조는 템포가 빠르니까 은은한 분위기를 내면서 감정을 이끌 수 있는 단조를 사용한 거예요. ‘폐허 속의 햇빛'을 0.75 배속하면 그렇게 신나는 곡이 아니라는 걸 발견할 수 있죠. 물론 단조가 이 노래에 더 잘 어울려서 사용한 것도 있죠.”
나의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진성균이 한 말은 내가 곡을 쓰면서 했던 생각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곡을 0.75배속 한다면 영화 속 쿠키 영상처럼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걸 그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설명 잘 들었어요. 전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나는 룸에서 나왔다. 그러자 이세리가 바로 쫓아 나왔다.
“방금 한 말 무슨 의미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앞에서 굳이 성균이 체면 구겨야 했어?”
이세리는 나에게 잔뜩 실망한 듯한 얼굴이었다. 나는 더는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헤어지자. 난 은퇴할 거야. 본가로 돌아갈 거니까 너랑 진성균 일찍이 서로 마음 확인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길 바랄게!”
“또 왜 이상한 질투를 하는 건데! 본가로 돌아가서 뭐하게? 네 아빠랑 같이 공사 현장이라도 뛰겠다는 거야?”
이세리는 기가 찬다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네 아빠한테 위약금은 물어줄 돈이나 있으시고?”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었기에 웃으며 돌아섰다.
사실 이세리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재벌 2세였다.
십몇 년 전 우리 아버지는 확실히 공사 현장을 뛰던 사람이셨다. 하지만 마침 창업에 성공하면서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위약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아버지에겐 그저 집 몇 채 사는 것뿐이었다.
가수의 꿈을 포기한다면 나는 돌아가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다.
나는 지켜볼 생각이다. 내가 작곡에서 손을 뗀다면 진성균이 어떻게 천재 싱어송라이터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