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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과부의 비밀
진철운은 아래 분식집 과부 문나리에게 홀딱 빠져버렸다. 그녀는 특별한 아침을 만들어 주었고 그의 구부정한 걸음걸이나 쩝쩝거리는 추잡한 식습관 ...
Chương (1)
第1章
진철운은 아래 분식집 과부 문나리에게 홀딱 빠져버렸다.
그녀는 특별한 아침을 만들어 주었고 그의 구부정한 걸음걸이나 쩝쩝거리는 추잡한 식습관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불만이 많았다.
“우리 집사람은 NPC 같아. 가까이 가면 퀘스트만 줘.”
“근데 나리는 달라. 나를 이해해주고 사람답게 살게 해 주거든.”
심지어는 문나리의 죽은 남편이 그녀와 결혼할 수 있었던 걸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나는 곧바로 그의 한심한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제정신으로 돌아올까 봐 나는 서둘렀다.
제1화
회사 전화를 받고서야 나는 진철운이 무단결근한 걸 알았다.
아침 일찍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아침 먹으러 간다며 나간 사람이었다.
전화도 안 받자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에서 햇볕을 쬐던 할머니들은 나를 보자마자 입을 가리고 킥킥댔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할머니들의 시선은 나와 분식집을 번갈아 훑었고 평소 북적이던 분식집 문은 닫혀 있었다.
이때 박 할머니가 머뭇거리다 나에게 손짓하고는 가까이 다가와 속삭였다.
“뒤쪽으로 돌아가서 봐봐.”
이미 예감하고 있었지만,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분식집 뒤편으로 돌아가 열린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두 사람이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다.
창문에 등을 돌리고 있는 하얀 등짝, 진철운 그 인간이 분명했다.
문을 부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 두 장을 찍었다.
이때 헝클어진 머리의 문나리가 눈을 뜨더니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하지만 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진철운의 목을 끌어안았다.
너무 뻔뻔한 모습이었다.
나는 손발이 저려와 간신히 발길을 돌려 계단을 따라 집으로 들어왔다.
거실에 멍하니 앉아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분노와 함께 깊은 슬픔이 몰려왔다.
진철운 같은 인간마저 바람을 피우다니.
이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모르는 사람의 친구 추가 요청이었다.
수락하자 상대방은 보기에도 민망한 짧은 동영상 두 개를 보내왔다.
집 CCTV로 찍힌 영상인 듯했다.
영상 속 진철운은 문나리를 끌어안고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우리 집사람은 NPC 같아. 가까이 가면 퀘스트만 줘.”
문나리는 그의 품에 안겨 웃으며 맞장구쳤다.
“남자가 다 하면 아내가 왜 필요해요?”
“그래, 맞아. 밥 먹는 것 가지고도 잔소리야. 쩝쩝거리지 말라고.”
문나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오빠가 쩝쩝거리는 게 더 좋은데.”
“맛있으니까 쩝쩝거리는 거지. 우리 마누라는 잔소리만 해.”
나는 휴대폰을 부술 듯이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화면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의 뺨을 갈기고 싶었다.
...
진철운은 정오가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는 나를 보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깜짝 놀랐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당신... 출근 안 했어?”
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 회사에서 결근했다고 전화가 왔잖아.”
그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보니, 문나리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슬금슬금 슬리퍼로 갈아 신으면서 내 눈을 피했다.
“좀 늦은 것뿐이잖아. 옷 갈아입고 바로 출근할 거야. 반차 쓴 거라고.”
그는 출근길에 살수차 때문에 옷이 다 젖었고, 휴대폰도 망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젖은 휴대폰을 꺼내 보여주었다.
“내가 고의로 결근했겠어?”
그는 당당하게 말했지만, 시선은 계속 나를 피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더욱 당황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침실로 들어갔다.
옷은 정말 흠뻑 젖어 있었는데 집에 오기 전에 이미 거짓말을 꾸며낸 것이 분명했다.
나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가전제품부터 냄비, 그릇까지 모든 것이 내가 장만한 것들뿐이었다.
진철운은 이 집에서, 내 삶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그는 슬리퍼를 신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옷 위로도 불룩하게 나온 배와 기름때로 뭉친 머리카락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워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내 옆으로 다리를 뻗더니 발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의 다리를 내려쳤다.
“발 떨지 마.”
제2화
그는 움찔하더니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날 노려봤다.
“잔소리 좀 그만해. 걷는 것도 트집, 앉는 것도 트집, 옷 안 갈아입고 침대에 눕는 것도 트집이잖아.”
그는 담배를 탁 끄더니 성질을 부렸다.
“다희야, 너 나가서 한번 봐. 나처럼 마누라 옆에 붙어사는 남자가 몇이나 되는지. 전 세계를 뒤져도 없을걸? 복에 겨워도 너무 겨운 줄 알아.”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마누라 옆에 붙어산다고? 뻔뻔하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나는 그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젊은 시절, 자유분방하게 기타를 치며 노래하던 그의 모습에 반했었다.
그는 항상 음악에 대한 꿈이 있다고 말했지만, 음악 꿈은 꿈만 꾼 게 아니었다.
몇 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 예선에서 탈락한 후, 그는 좌절감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했다.
그 후로 그는 집에서 기타를 치거나 잠만 자면서 살이 엄청나게 쪘다.
부모님이 체면 불고하고 제자들에게 부탁해 일자리를 구해주지 않았으면 그는 아직도 침대와 한 몸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는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다희야, 나리처럼 이해심 좀 가져 봐.”
그러고는 억울하다는 듯 덧붙였다.
“나도 사람답게 살아야 할 거 아니야?”
그 순간, 나는 그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느꼈다.
내 얼굴이 굳어지자, 그도 입을 다물었다.
한참 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투덜거리며 신발을 갈아 신었다.
“너랑 결혼해서 좋을 게 뭐야? 집에 와도 따뜻한 밥 한 끼 못 먹는데.”
그는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다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나 출근한다. 다희야, 너도 잘 생각해봐. 맨날 나랑 시비 걸지 말고.”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숨을 헐떡이며 밖으로 나가는 꼴이 한심했다. 튀어나온 배 때문에 가방이 제대로 걸쳐지지도 않았다.
아직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이미 중년의 모습이었다.
젊은 시절 우리 집 앞에서 밤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소년은 온데간데없었다.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내 손을 잡고 맹세하던 그 남자는 어디로 간 걸까.
“다희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할 거고 힘든 일은 다 내가 할 거예요.”
홀어머니 임미숙 앞에서도 그는 나를 감쌌다.
“다희는 제가 평생 함께할 사람이에요. 엄마, 나를 사랑한다면 다희도 사랑해주세요.”
내가 아파서 앓아누웠을 때 눈물까지 글썽이며 간호해 주던 그 다정한 남자는 이제 완전히 변했다.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고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진동했다.
진철운, 임미숙, 그리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였다.
문자를 열어보니 문나리가 도발적인 문자를 여러 개 보내왔다.
[다희 씨, 철운 오빠가 제 죽은 남편을 너무 부러워하네요. 저 같은 여자랑 결혼했으면 행복했을 거라는데요.]
허 참. 나는 문자를 두 번이나 곱씹어 읽어 줬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슬픔보다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여자는 처음 봤다.
문나리는 반년 전쯤 이곳으로 이사 와서 근처에 분식집을 열었다.
남편은 일 년 전에 병으로 죽었고 시댁에서 쫓겨났다고 들었다.
그녀는 몸매도 좋았고 갸름한 턱에 치켜 올라간 눈매가 남자를 꾀기에 딱 좋았다.
그때부터 아침잠 많던 진철운은 아침마다 분식집에 들락거렸고 문나리 이야기도 자주 했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문나리가 만들어 준 아침이 특별하다고 자랑도 했었다.
“나리는 내 입맛을 기가 막히게 잘 알아. 너무 담담하게 먹으면 기운이 안 나거든.”
이제야 나는 그 특별한 아침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그가 요즘 아이 갖자는 말을 꺼내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갔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진철운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그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다희야,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내 회사에 사표를 내!”
하지만 바닥에 놓인 몇 개의 상자를 보자 그의 분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푹 꺼졌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너... 너 뭐 하는 거야?”
제3화
나는 마지막 옷가지까지 상자에 담고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전화를 걸었다.
아래층에는 내가 불러온 이삿짐센터가 대기 중이었다.
“이제 올라와서 옮기셔도 됩니다.”
진철운은 허둥지둥 달려와 내 팔을 붙잡았다.
“뭘 옮겨? 너 뭐 하는 거야?”
나는 차갑게 손을 뿌리쳤다.
“아침 배 터지게 먹었지? 나 다 봤어.”
그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여전히 시치미를 뗐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
나는 웃으며 100킬로에 가까운 그의 육중한 몸을 쳐다보았다.
“시간 나면 살 좀 빼. 나리 씨의 가녀린 팔다리 다 부러지겠다.”
그제야 그의 얼굴이 빨개졌다.
난 더 이상 말 섞기도 싫었다.
“나리 씨 죽은 남편을 부러워한다며. 네 소원 들어줄게. 이혼 서류는 탁자 위에 있으니까 얼른 서명해.”
나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집은 두 달 뒤 계약 만료야.”
나눌 재산도 거의 없었다.
결혼 3년, 나는 그저 그가 깔끔한 소년에서 절제력 없는 뚱뚱한 중년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봤을 뿐이다.
후회할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진철운은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지만,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는 애써 괜찮은 척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없으면 못 살 줄 알아? 이젠 네 잔소리도 질렸어. 이혼? 좋지.”
그는 성큼성큼 탁자로 가서 펜을 집어 들었지만, 선뜻 서명하지 못했다.
마음을 다잡으려는 듯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리가 너보다 백배는 나아. 나랑 이혼하면 너 분명 후회할 거야.”
나는 그가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순간 속이 시원했다.
...
부모님 집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임미숙은 그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매번 거짓 소문이었고 그제야 비로소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였고 주민들 모두 보상 계획서를 받았다.
내가 이혼했다는 소식에 우리 부모님은 기뻐하셨다.
하지만 진철운이 젊은 과부와 바람피웠다는 얘기를 듣고 난 엄마는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
“그놈은 체면도 없어? 남들은 숨기려고 애를 쓰던데 그놈은 숨길 마음도 없었나 보네.”
나는 씁쓸한 기분을 억눌렀다. 진철운도 처음에는 숨기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에 우리는 돈을 아끼려고 낡고 허름한 집에 살았다.
이웃들은 대부분 나이 든 분들이라 시간이 많았고, 남의 일에 관심도 많았다.
내가 평소에 그 할머니들이랑 말 안 섞고 지낸 게 천만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그놈의 추잡한 짓거리를 알았을 것이다.
임미숙에게서 제일 먼저 전화가 왔다.
그녀는 젊은 시절 고생하며 아들을 키웠고 아들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여자였다.
전화기 너머로 폭풍 같은 욕설이 쏟아졌다.
“몇 년 동안 아들도 못 낳은 주제에 이혼한다고? 네가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이라도 차려줬으면 철운이가 딴 데 가서 밥을 먹었겠니?”
이런 험한 말들은 진철운과 결혼했을 때도 여러 번 비꼬며 해왔다.
그때는 한창 진철운이 나랑 깨가 쏟아질 때라 유난히 감싸주었다.
“다희는 직장에 다니니까 아침에 못 일어나는 게 당연한 거죠. 아래에 내려가면 뭐가 없어요?”
임미숙은 비꼬듯 말했다.
“못 일어난다고? 날마다 일찍 일어나봐. 못 일어나나.”
그때 일을 떠올리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녀는 항상 아들이 굶어 죽을까 봐 걱정했는데 이젠 그 과부랑 살게 됐으니 굶을 걱정은 없을 것이다.
예상대로 내가 이사 나가자마자 문나리가 그 집으로 들어왔다.
진철운은 아직 떠벌리고 다니지 못했지만, 문나리는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영상을 보내왔다.
집은 그대로였지만, 내 짐을 뺀 텅 빈 방에는 큰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침대 시트는 내가 미처 갈아 끼우지 못한 것으로 진철운이 자면서 흘린 땀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