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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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GoodNovel Hoàn thành
현대물자극적인후회물엇갈림/오해막장

시어머니가 심장 발작을 일으킬 때 내과 전문의인 나의 남편은 첫사랑이 키우는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고 있었다. 내가 전화를 걸어 얼른 돌아와 시어...

Chương (1)

第1章

시어머니가 심장 발작을 일으킬 때 내과 전문의인 나의 남편은 첫사랑이 키우는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고 있었다. 내가 전화를 걸어 얼른 돌아와 시어머니를 치료하라고 했으나 들려오는 건 차가운 말뿐이었다. “임서영, 너 정말 돌았어? 지금 나 집 돌아오라고 우리 어머니까지 저주해?!”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시어머니는 결국 수술대 위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러나 나의 남편은 첫사랑과 함께 콘서트 구경하러 갔다. 다음 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그는 내가 안고 있던 유골함을 보더니 화를 내면서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나에게로 던졌다. “유나가 우리 어머니한테 얼마나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알아? 우리 어머니를 위해 새 옷도 샀다고. 넌 우리 어머니 며느리라는 사람이 우리 어머니를 끌어들여 가식적인 연기할 줄 밖에 모르냐?” 나는 헛웃음만 나왔다. 시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대체 어떻게 선물한단 말인가? 제1화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와중에 시어머니는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 나는 급하게 수저를 내려놓고 다가가 물었다. “어머님, 괜찮으세요? 심장이 아프신 거예요?” 시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들어 남편인 오태훈에게 연락했다. 나의 남편은 내과 전문의사였다. 그는 야근이 있다면서 저녁을 먼저 먹으라고 미리 연락했었다. 그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어진 시도 끝에 드디어 연락이 닿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건 남편의 목소리가 아닌 애교가 섞인 여자의 목소리였다. “서영 언니, 제 냥이가 조금 아파서요. 태훈이가 지금 먹을 것을 만드는 중이니까 그만 연락하실래요? 그러다 겨우 잠든 제 냥이가 깨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나는 순간 표정이 경직되고 말았다. 이 목소리는 신유나의 목소리였다. 오태훈의 첫사랑 신유나. 두 사람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신유나의 부모님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던 오태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을 갈라놓았고 신유나를 해외 유학을 보냈다. 그러다가 나중에 오태훈은 나를 만나게 되었고 나한테 첫눈에 반했다면서 거의 반년 동안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의 끈질김에 나는 결국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와 결혼한 후에도 결혼 생활은 꽤나 안정적이었다. 오태훈은 누구나 봐도 아주 모범적인 남편이었다. 3개월 전 신유나가 해외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때부터 오태훈은 180도 달라져 버렸다. 매일 아침 일찍 나간 후 아주 늦게 귀가했을 뿐 아니라 주말에는 외박했다. 전화를 걸어 물어보면 항상 일이 많아 야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야근으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닌 신유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돌아오지 않는 것임을. 결국 참지 못한 내가 따져 물어보기도 했으나 그는 나에게 의심병이 있냐며, 마음이 그렇게나 옹졸해서 되겠냐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는 또 나를 속이고 있었고 애초에 야근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이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나는 차가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태훈을 바꿔줘요.” “유나야, 누가 전화한 거야?” 전화기 너머로 오태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얼른 말했다. “태훈 씨, 어머님이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있으니까 얼른 와요.” 어머님이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전하면 오태훈이 긴장하면서 불안해할 줄 알았으나 그는 뜻밖의 말을 했다. “임서영, 너 정말 돌았어? 지금 나 집에 들어오라고 우리 어머니까지 저주하는 거냐?!”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연락하니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안내만 들려왔다. 점점 심각해지는 시어머니의 상태에 나는 더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어머님, 제가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 나는 어머님을 데리고 병원으로 왔다. 병원 로비에 들어가자 결국 어머님은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게 되었고 나는 얼른 휠체어를 빌려와 앉혔다. 몸을 돌리자 바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바로 오태훈의 동료 의사 허원혁이었다. 나는 동아줄을 발견한 사람처럼 얼른 그를 불렀다. “원혁 씨, 제 어머님이 심장 발작을 일으키셨어요. 얼른 살펴봐 주세요.” 허원혁은 나를 보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형수님, 태훈 형이 이미 제게 얘기를 했어요. 태훈 형을 집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태훈 형 어머님이랑 함께 연극을 하고 있다면서요. 태훈 형이 저더러 형수님을 무시하라고 하더라고요.”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연극이 아니에요. 어머님이 정말로 심장 발작을 일으키셨다고요.” 허원혁은 여전히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형수님, 이런 장난은 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런 건 저주에요. 시간도 늦은 밤이니까 그냥 어머님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서 푹 쉬세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었던지라 결국 나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허원혁 씨, 지금, 당장 저희 어머님께 응급 수술을 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병원에 민원을 넣을 거예요!” 나는 줄곧 온화하고 예의를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화를 내고 있으니 허원혁은 당황한 듯 나를 보았다. “형수님, 정말 연극이 아니에요? 어머님께서 정말로 심장 발작을 일으키신 거예요?”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의사라는 사람이 보고도 몰라요? 지금 제 어머님은 정신까지 잃으셨다고요!” 허원혁은 그제야 내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른 어머님을 모시고 빠르게 검사를 했다. 그리고 다른 의사와 간호사를 불러오며 응급수술실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원혁이 응급실에서 나오며 당황한 기색으로 말했다. “형수님, 어머님께선 많이 위독하신 상태입니다. 어머님을 지금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태훈 형뿐이에요. 제가 연락해 보았는데 이미 전화기를 꺼버린 상태더라고요.” 그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어머님은 늘 나한테 잘해주셨다. 거의 친딸로 여기며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주셨고 매일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다. 그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용돈이 부족할까 봐 매번 몰래 나의 계좌로 용돈을 입금해 주셨고 선물을 사드리면 항상 필요 없다면서 돈 낭비하지 말라고 하셨다. 가끔 나와 오태훈이 싸우기라도 하면 아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닌 내 편을 들어주면서 오태훈더러 나에게 사과하라고 하기도 했었다. 나는 어떻게든 어머님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급하게 택시를 타고 신유나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도착한 뒤 초인종을 눌렀다. 이내 누군가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사람은 신유나였다. 그녀는 얇은 슬립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가슴골이 전부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조금만 허리를 굽혀도 속살이 전부 다 보일 정도였다. 제2화 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따져 물을 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태훈 씨는 어디에 있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오태훈이 고양이를 안고 현관 쪽으로 왔다. 나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표정을 굳혔다. “임서영, 대체 뭐 하자는 거냐?” 그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내가 말했잖아. 마루가 아파서 밥 먹이고 있다고. 밥만 주고 가려고 했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냐? 그 정도도 참을 수 없냐?” 나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 얼른 팔을 잡고 말했다. “나랑 가요. 어머님이 심장 발작을 일으켰어요.” 그러나 오태훈은 나의 손을 뿌리쳤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 어머니 건강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아. 어머니가 얼마나 건강하신데! 낮에도 내가 직접 건강검진까지 해드렸어. 멀쩡하시니까 자꾸 어머니를 이용해서 날 협박하지 마.” 어머님의 건강 상태를 확실히 그가 줄곧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 사실을 내과 전문의인 그가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나는 분노를 꾹 참으며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태훈 씨, 나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 어머님이 지금 병원에서 태훈 씨만 기다리고 계셔요. 계속 안 가겠다고 하면 태훈 씨는 평생 후회하게 될 거라고요!” 나는 아주 진지하고도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태훈은 다소 망설이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이때 신유나가 나를 보며 풀 죽은 얼굴로 말했다. “서영 언니, 태훈이가 우리 집에 있어서 질투가 나는 건 이해하는 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머니가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랑 태훈이 사이에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냥 우리 마루가 아파서 태훈이가 상태 봐주러 온 거예요. 그러니까 화내지 말아요, 네?” 신유나의 말을 들은 오태훈은 무의식적으로 내가 질투한다고 생각했다. “유나 말이 맞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꾸 헛소리하지 마. 나한테 남은 가족은 어머니뿐이니까. 죽고 싶은 거라면 혼자 죽어. 우리 어머니를 저주하지 말고!” 나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지금 응급실에 누워 있는 사람이 네 어머니라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하지만 나는 그에게 화를 낼 시간도 없었다. 어머님은 그가 돌아와 수술하길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원혁 씨한테 연락해서 물어봐요. 원혁 씨가 사실대로 말해줄 테니까요.” 오태훈은 핸드폰을 꺼내 허원혁에게 연락하려고 했으나 신유나가 그에게 찰싹 붙으며 말했다. “태훈아,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서영 언니랑 가. 마루는 나한테 주고.” 송유나는 말하면서 오태훈이 안고 있는 고양이를 품에 안으려고 했으나 오태훈은 그녀의 손길을 피하며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난 안 가. 여기 남아서 마루 상태를 볼 거야. 마루를 위한 특식도 완성 못 했다고.” 응급실에 누워 있는 어머님은 뒷전이고 고양이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그의 모습을 보니 분노가 터져 결국 그에게 손가락질하고 말았다. “오태훈, 그 고양이가 그렇게 중요해? 나랑 함께 어머님을 살리러 가기 싫을 만큼?” 오태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신유나가 먼저 말했다. “서영 언니, 언니가 나랑 태훈이 사이 오해하고 있어서 이렇게 화내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주머니 건강 상태는 항상 좋으셨다고요. 그러니까 그런 저주는 그만 하세요. 그러다가 말이 씨가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그 말을 듣자 오태훈은 불쾌한 듯 미간을 확 구겼다. “임서영, 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냐? 우리 어머니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데! 넌 그런 우리 어머니를 이용해서 나 집 돌아오라고 저주하는 거냐? 넌 양심이라는 게 있긴 하냐? 그래, 없으니까 너희 부모님도 널 버린 거겠지.”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피가 통하지 않아 손가락이 하얗게 될 정도로. 나의 부모님은 딸인 나보다 아들을 더 아꼈다. 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를 버렸고 결국 삼촌의 손에서 자랐다. 이 일은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다. 그런데 그는 지금 나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꽉 틀어 물었다. 입안에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다. 절망의 맛이었다. 나는 다소 잠겨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태훈 씨,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나랑 가자. 어머님이 정말로 위독하시다고. 얼른 가서 치료해줘.” 신유나는 내 손을 잡으며 아주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였다. “서영 언니, 걱정하지 말아요. 태훈이는 우리 마루한테 밥만 먹이고 바로 갈 거예요. 그러니까 아주머니는 그만 저주해요.” 신유나만 아니었어도 오태훈은 나와 함께 병원으로 돌아가 어머님을 살렸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분노가 치밀어 있는 힘껏 신유나의 손을 뿌리쳤다. “이건 우리 집안일이에요! 신유나 씨는 신경 꺼요!” 분명 손만 뿌리쳤을 뿐인데 신유나는 바로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오태훈은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 “유나야, 어때.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신유나는 연약한 모습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난 괜찮아.” 오태훈은 잔뜩 화가 난 눈길로 나를 보았다. “그만해! 임서영, 내가 그동안 얼마나 참아 준 줄 알아? 이런 억지는 그만 부리라고!” 말을 마친 그는 나를 밀치더니 문을 쾅 닫아버렸다. 뒤늦게 반응이 온 나는 울면서 문을 두드렸다. “오태훈, 태훈 씨! 이 문 좀 열어봐요!”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요! 어머님이 기다리고 계신다고요!” 하지만 내가 아무리 울면서 문을 두드려도 오태훈은 코빼기도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제3화 더는 방법이 없었던 나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너무 다급했던 나머지 가는 길에 몇 번이나 넘어지고 말았다. 허원혁은 나를 보자마자 물었다. “형수님, 태훈이 형은요?” “제가 아무리 말을 해도 오려고 하지 않아요. 어머님은 어떻게 됐어요?” 허원혁은 고개를 돌렸다. 내 두 눈을 마주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형수님,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순간 나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얼른 응급실로 달려갔다. 혈색이라곤 하나도 없는 어머님의 얼굴을 보니 나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어머님, 죄송해요. 태훈 씨를 찾지 못했어요.” 나는 차마 어머님에게 오태훈이 병원으로 오는 걸 거부했다는 걸 그대로 말할 수 없었다. “서영아, 나한테 숨길 필요 없단다. 태훈이는 내가 낳은 아이야. 내가 누구보다 잘 알지. 분명 그 여자랑 시간을 보내느라 오지 않은 게야. 그 여자한테 홀랑 빠져서 제 어미도 나 몰라라 하는 불효자식 놈! 나는 서영이 널 처음 보자마자 착한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단다. 그동안 태훈이가 그 여자 집 들락날락하면서 많이 맘고생 많이 했지? 나한테 말할 수도 없어서 혼자 속으로 많이 끙끙 앓고 있었겠구나. 내가 미안하구나. 다 내가 자식 잘못 키운 탓이야.” 나는 소리 없이 울었다. “어머님, 그건 어머님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어머님은 기침을 두어 번 했다. 나는 순간 불안해졌다. “어머님, 말씀 그만 하세요. 푹 쉬면 괜찮으실 거예요.” 어머님의 두 눈에 반짝이는 눈물이 맺혔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구나.” 나는 가슴이 너무도 아파 말도 나오지 않았다. 어머님은 나를 보며 말했다. “서영아, 앞으로 내가 곁에 없어도 네 한 몸 잘 챙겨야 한단다. 절대 너 자신을 고생시키지 마. 이혼해. 나는 네가 앞으로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말을 마친 후 어머님의 두 눈은 굳게 감겼다. “어머님!” 나는 침대에 엎드려 통곡했다. 어머님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허원혁이 옆에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날이 밝았다. 나는 차가워진 어머님의 몸을 보곤 핸드폰을 꺼내 오태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여전히 꺼져 있었다. 나는 카톡을 열어 그에게 문자를 남겼다. 뭐가 어찌 되었든 장례식이라도 잘 치러줘야 하지 않겠는가. 오태훈이라면 분명 마지막 인사쯤은 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성한 문자를 전송하기도 전에 신유나가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여러 장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 속에는 그녀가 고양이를 안고 있었고 옆에는 남자의 팔이 나와 있었다. 그 팔은 오태훈의 팔이었다. 그리고 문구도 있었다. [우리 마루한테 마루만 사랑해주는 아빠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따가 콘서트 보러도 가야지!] 오태훈은 밑에다 댓글도 달았다. [네가 즐거워하면 나도 즐거워.] 나는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가슴이 찢어져 피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오태훈은 신유나와 신유나의 고양이를 데리고 콘서트까지 보러 갔다. 결국 나는 작성했던 문자를 전부 지워버렸다. 어머님의 장례식도 결국 내가 전부 맡아 했다. 바쁘게 움직인 후 나는 어머님의 유골함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테이블 위에는 어머님의 물컵이 놓여 있었다. 그 물컵을 보니 참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오태훈의 아버지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었기에 그동안 어머님이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오태훈을 키웠다. 아주 고생하면서 살았던 탓에 이런 심장 질환을 앓게 된 것이다. 다음 날, 오태훈이 돌아왔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내게 물었다. “어머니는?” 나는 소파에 앉아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그리고 안고 있던 유골함을 들어서 보여주었다. “어머님은 이 안에 있어요.” 오태훈은 나를 잔뜩 질린다는 눈빛으로 보았다. “임서영, 내가 그만하라고 했지? 우리 어머니가 널 아낀다고 해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야. 난 속지 않을 거라고. 어머니는 어디에 숨겼어? 빨리 모셔와!” 그는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게로 던졌다. “유나가 우리 어머니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기나 해? 어머니를 위해 옷까지 사줬다고. 그런데 너는 며느리라는 사람이 어머니를 네 연극에 끌어들여?!” 나는 헛웃음만 나왔다. 어머님은 이미 돌아가셨는데 그 옷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어머님에게서 어떻게 저런 멍청한 아들이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 나는 쇼핑백을 주운 뒤 다시 그에게 힘껏 던졌다. “오태훈, 신유나가 뭐라고 하면 전부 다 철석같이 믿는 거야? 넌 머리라는 게 없어? 장식이야? 어머님은 돌아가셨다고!” 오태훈은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내가 안고 있던 유골함을 빼앗아 갔다. “임서영, 너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이딴 유골함을 어디서 구해오면 내가 속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그는 유골함을 높이 들더니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