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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케이크 속 비밀
아빠가 나를 아주머니가 주최한 연회에 데리고 갔다. 연회에서 케이크를 먹다가 케이크 속에 들어 있던 체리를 발견하고 급히 뱉어냈다. 어렸을 때 체...
Chương (1)
第1章
아빠가 나를 아주머니가 주최한 연회에 데리고 갔다.
연회에서 케이크를 먹다가 케이크 속에 들어 있던 체리를 발견하고 급히 뱉어냈다.
어렸을 때 체리를 먹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죽을 뻔했던 기억 때문에 이 맛은 너무도 익숙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행운의 뜻을 담아 케이크에 체리를 넣었어. 민준이 이렇게 기분을 상하게 할 줄은 몰랐네.”
아빠는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나를 밖으로 내보내 마당에서 벌을 서게 했다.
엄마는 나한테 요즘 온도가 40도를 넘으니 실내에서 얌전히 있으라고 하셨다.
정말 날씨가 너무 더웠다.
그런데 몸이 간지럽고 숨이 점점 막혀온다.
아빠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내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으셨다.
거실의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니 아빠는 차가운 눈빛으로 한 번 쳐다보고는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으셨다.
제1화
엄마가 전화 손목시계의 위치 추적으로 나를 찾았을 때 나는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드러난 피부는 온통 붉은 두드러기로 가득했다.
아빠는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고 있었다.
“네 아들이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야!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쓰레기통에 버리면 될 걸 왜 식탁에다 토하냐고? 남의 호의를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그 점은 너랑 똑같아!”
엄마는 폭발하듯 아빠의 뺨을 때리고, 나를 번쩍 안아 병원으로 달려갔다.
나는 공중에 둥둥 떠 있으면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아빠, 정말 싫다.
나랑 엄마에게는 관심도 없으니까.
맞다, 나는 죽었다.
‘이게 죽음이라는 건가?’
‘작년에 옆집에 살던 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렇게 공중에 떠 있었던 걸까?’
‘그때 할아버지를 못 봤으니 아마 지금 아빠랑 엄마도 날 못 보겠지?’
하지만 나는 그들을 볼 수 있었다.
엄마가 나를 안고 오열하며 길가에서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 아저씨에게 간절히 나를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의사 아저씨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화면에는 평평하게 이어진 세 개의 선이 떠 있었다. 아무런 기복도 없었다.
엄마는 혼자 바쁘게 움직였고, 나는 내가 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
이윽고 한 아저씨가 엄마에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엄마는 그 상자를 품에 안고 길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지나가는 차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운 엄마는 이따금 담요를 껴안고 흐느끼거나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곤 했다.
나는 살며시 엄마 옆에 누웠다. 예전처럼 엄마가 나를 재워줄 때처럼 살며시 그녀를 토닥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내 손이 엄마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버렸다.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엄마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엄마는 움직임 없이 누워 있었다. 나는 심심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어제 엄마와 완성하지 못한 블록 앞에 다가갔다.
이어 블록을 다시 맞추려 했지만 내 손은 블록을 통과하기만 할 뿐 집을 수가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텔레비전을 켜보려 했지만 그것도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시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이렇게 조용히 엄마 곁에 있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엄마는 배가 고프지 않는가?’
밥을 먹으러 일어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 엄마가 만들어준 치킨이 먹고 싶은데.’
‘이제 죽었으니 영원히 먹을 수 없는 걸까?’
셋째 날을 손가락으로 꼽으며 세던 중 엄마가 마침내 일어났다.
엄마는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내 죽음으로 엄마가 그렇게 슬퍼하는데 아빠는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다른 집의 아빠도 이런 걸까?’
엄마가 침대 옆 서랍에서 몇 장의 종이를 꺼내는 모습을 봤다.
맨 위에 있는 커다란 글씨를 나는 알아볼 수 있었다. 이혼 신청서였다.
이 종이는 엄마의 침대 옆 서랍에 아주 오랫동안 있었다.
엄마는 늘 그것을 보고 또 나를 바라본 뒤 다시 서랍 속에 넣곤 했다.
마침내 아빠가 돌아왔다.
그는 소파에 털썩 앉아 화난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네 아들 정말 너무 버릇없지 않아? 유희가 그 정성껏 준비한 건데, 얼마나 좋은 뜻이 담겨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그걸 토하다니?! 벌 좀 줬더니 또 엄마한테 이르기나 하고 말이야!”
“너도 똑같아! 거기는 유희 집이야! 뭐 하러 온 거냐고 물어보는데 대답도 없이 그냥 밀고 들어가?”
“입 달고 말을 못해? 유희가 너한테 밀려서 넘어졌잖아! 손까지 다쳤다고!”
엄마는 그런 아빠의 말을 듣고도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아빠의 말이 이제 더 이상 엄마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유희라는 아주머니가 우리 집 생활 속으로 들어온 뒤로 아빠는 점점 엄마에게 무심하고 냉담해졌다. 엄마를 아프게 하는 말을 매번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나는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 이미 죽었어요. 온 아주머니에게 사과는 됐으니까 이제 엄마를 그만 괴롭혀요.”
제2화
아빠는 엄마가 대꾸하지 않자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 귀먹었어?”
“내 앞에서 뺨을 때리면 내가 얼마나 창피한지 알긴 해?”
“네 아들이라는 놈, 그 버릇없는 짓거리가 다 너 닮은 거야! 남자가 돼가지고 온갖 응석을 받아주니까, 온전치 못한 놈이 됐잖아. 따지고 보면 민준이는 유희 딸만도 못해!”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아들 내가 직접 키운다. 네가 계속 키웠다가는 그냥 망가져버릴 게 뻔해!”
엄마는 아빠를 막아섰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민준이가 네 아들이라는 건 기억하고 있었네? 맨날 내 아들, 내 아들 하고 다니길래 나 혼자 키운 줄 알았잖아. 뭐, 상관없어. 우리 이혼하자.”
아빠는 엄마가 건넨 이혼서류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정신 나갔냐? 이 결혼은 네가 울며 매달려서 얻어낸 거잖아. 네가 그만두고 싶다고 그만둘 수 있을 거 같아?”
엄마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너무 지친 모습이었다.
“맞아, 내가 울며 불며 매달려서 얻게 된 결혼이었지. 하지만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도, 민준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어. 우리 이제 서로 그만 괴롭히자. 도장 찍으면 네 첫사랑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을 텐데, 좋지 않아?”
아빠는 엄마의 손을 거칠게 밀쳐냈고, 그 충격에 엄마는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넌 진짜 미쳤어! 네가 멋대로 남의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갔던 건 기억 안 나? 유희가 너랑 시비 안 붙어준 게 어디야. 안 그랬으면 불법 침입이야. 네 아들놈이 네 버릇을 그대로 배워서 예의도 모르고, 내가 밖에 서 있으라고 했더니 생떼를 부리다 못해 죽을 둥 살 둥 쇼를 했잖아!”
“그런 걸 다 받아주고 나랑 이혼하자고 떠들어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데?”
엄마는 화가 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뭘 생각했냐고? 내가 너한테 묻고 싶어! 민준이가 체리 알레르기가 있다는 거 너 알고는 있기는 해?”
“어릴 때 처음 먹고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목이 부어 숨도 못 쉬었다고! 그 케이크 안에 체리가 들어있어서 민준이가 뱉을 수밖에 없었던 거야.”
“내 아들을 구하려고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게 왜 잘못이야? 유희가 나를 막아 세우지만 않았어도, 민준이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어!”
엄마는 말을 이어가다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나는 그런 엄마를 안아주고 싶었다. 예전처럼 꼭 안고 토닥이며 위로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비웃기까지 하며 말했다.
“웃기고 있네. 체리 좀 먹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 체리 알레르기라니, 너희 모자 둘이 공기라도 알레르기라고 말할 기세네.”
“어릴 때 그랬다고? 난 그런 적 없던데? 네가 민준이 핑계로 날 붙잡아두려고 온갖 핑계를 대는 거겠지. 참, 잘도 꾸며댄다.”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 너희 아들만 유독 예민한 것도 이상하고. 오늘은 내가 민준이 그 버릇을 고쳐놓겠어!”
“맨날 울고불고 소리 지르고, 보는 사람마다 지겨워할 정도야! 네 아들 죽었냐고 물을 판이야!”
그러고는 냉장고로 가서 유희 아주머니가 줬다는 체리를 꺼냈다. 그리곤 내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엄마는 아빠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희 아주머니는 체리를 좋아했다. 아빠는 아주머니댁에서 돌아올 때마다 체리를 한 바구니씩 가져왔고, 그걸 우리에게 먹으라고 했다.
엄마는 체리가 다 썩은 걸 보고 버렸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사람의 호의를 배신하는 거라며 우리를 꾸짖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내가 체리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몇 번이고 설명했지만 아빠는 한 번도 믿지 않았다.
어느 날,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아빠는 체리 주스를 시켜 나에게 먹이려 했다.
그때도 그는 중얼거렸다.
“네 엄마가 맨날 체리 알레르기라고 떠들지만 난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 내가 보기엔 유희의 호의를 거절하려고 하는 핑계야.”
결국 나는 아빠의 팔을 깨물며 울었고 그제야 그는 나를 놓아줬다.
그리고는 나를 밀치고 발로 몇 차례 걷어찬 뒤 집을 나갔다.
바닥에는 체리 주스가 흥건하게 고여 있었고, 일부는 내 옷에까지 튀어 있었다.
제3화
나는 엄마가 걱정하실까 봐 평소 엄마가 하시던 대로 옷을 세탁기에 돌리고 바닥도 깨끗이 닦았다.
엄마가 돌아오시더니 옷은 왜 갈아입었냐고 물으셨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일부러 부끄러운 척했다.
“바지에 오줌 쌌어요.”
그 말에 엄마는 며칠 동안 나를 놀리셨다.
아빠가 내 방에서 나를 찾을 리 없었다. 이미 나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으니까.
아빠는 화난 얼굴로 엄마를 쏘아보며 말했다.
“서지아, 너 진짜 대단하네. 이혼하자고 말 꺼내기 전에 애부터 숨겨놓았어?”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집안 배경도 없으면서, 너도 이혼하면 내가 널 이길 수밖에 없다는 거 알잖아.”
“그래서 민준 앞세워서 나 붙잡으려고? 나한테 돈 뜯으려고 작정했지? 너 정말 머리 하나는 잘 굴리네.”
“내가 딱 한 마디만 할게. 이혼은 해줄게. 돈 조금 줄 수도 있어. 하지만 민준은 절대 못 줘!”
아빠의 독설을 듣고도 엄마는 아무 말없이 가만히 계셨다.
그리고는 준비해 두었던 짐과 내 유골을 들고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
아빠는 문 밖까지 따라 나오며 소리쳤다.
“꺼져! 아주 멀리 꺼져 버려! 내가 우리 부모님 때문에 결혼했지, 너 같은 애랑은 죽어도 결혼 안 해! 다시는 찾아오지도 마!”
아빠가 내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난 아빠랑 있지 않을 거야! 엄마랑 있을 거야! 아빠 싫어!”
그리고 엄마를 따라 싫어했던 그 집을 떠났다.
엄마는 가끔 잠들기 전 내게 자신과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이야기를 내가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그 이야기를 하나도 잊지 않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소꿉친구였고, 두 집안은 친척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어릴 때부터 약혼이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엄마의 집안이 망하면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충격으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중학생이었던 엄마를 데려다 키우셨고, 약혼을 그대로 지키기로 하셨다.
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며 별생각 없이 잘 어울렸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후 아빠는 유희라는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는 유부남인 교수를 사랑하며 그를 따라 해외로 떠났다.
아빠도 유희를 따라가려 했지만 화가 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를 집에 가두고, 엄마와의 결혼을 강요했다.
엄마는 아빠를 특별히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귀하게 자란 데다 아빠의 집에서도 편하게 지냈기에 자신이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뜻을 거스를 수도 없었다.
엄마는 과거의 추억을 믿고 아빠와 서로 존중하며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는 그때부터 엄마를 미워하게 되었다.
아빠는 엄마가 자기 집 재산을 탐낸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더는 약혼녀나 며느리라는 명분으로 편히 살 수 없을까 봐 엄마가 두려워했다고 여겼다.
그래서 엄마가 몰래 고자질을 하고, 기회를 틈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부탁해 아빠를 억지로 결혼하게 만들었다고 믿었다.
엄마가 아빠의 사랑을 가로막아, 아빠가 진정 사랑했던 사람을 잃게 만들었다고 여겼다.
내 기억 속의 아빠는 집에 거의 오지 않았다.
특히 유희 아주머니가 다시 우리 삶에 나타난 후로는,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격렬한 다툼이 벌어졌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 이름으로 넘겨준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마도 그 두 분은 이런 날이 올 것을 미리 짐작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엄마에게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민준아, 조금만 참아줘. 엄마가 요 며칠 너무 힘들어서 네 묘지를 준비 못 했어. 곧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게. 괜찮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엄마가 내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저렸다.
‘이제 엄마는 더는 나를 볼 수 없게 되는구나.’
이제는 더 이상 엄마와 함께 케이크를 만들거나 블록을 쌓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엄마는 내 묘지를 보러 가셨고, 묘지는 높은 산 위에 있었다.
그곳에서 놀이공원의 커다란 관람차가 보였다.
그때 매니저가 계약서를 가지고 엄마의 사인을 요구하였는데 갑자기 엄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온 전화였고, 누군가 강제로 집에 들어왔다는 소식이었다.
엄마가 급히 집으로 돌아가니 관리실 직원과 경비원이 거대한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혀 있었다.
집 안에서는 아빠가 고함을 치고 있었다.
“이 작은 집에서 애를 못 찾는다는 게 말이 돼?”
엄마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물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빠는 불쾌한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잘 왔네. 민준 데리고 와. 유희에게 사과하게 데려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