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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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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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남편,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방송국 기자인 나는 타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현우는 이미 응...

Chương (1)

第1章

나의 남편,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방송국 기자인 나는 타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현우는 이미 응급처치 실패로 숨을 거두어 화장터로 보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얼마 뒤, 법원에서 집으로 들이닥쳐 모든 물건에 노란 딱지를 붙여놓았다. 현우가 운영하던 회사가 자금난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회사의 유일한 법인 대표가 바로 나였다는 사실이다. 몇 년 후, 찢어진 그릇을 움켜쥐고 눈 내리는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던 중, 나는 하마터면 빠른 속도로 달리던 외제차에 치일 뻔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현우였다. 현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었고, 품 안에는 다른 여자를 안고 있었다. 심지어 나를 내려다보며 더러운 냄새가 난다며 비웃더니, 내가 들고 있던 그릇을 발로 차버렸다. “아직 살아 있었네, 서지연?” “그땐 네가 명문대 출신이라 속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멍청할 줄이야!” “그동안 내가 진 빚을 대신 갚아주느라 수고 많았어. 하하!” 나는 그의 말에 억장이 무너져 숨을 못 쉬겠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눈을 감으려 했지만 한이 서려 끝내 눈을 감지 못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눈을 다시 떠보니, 나는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바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제1화 “저도 형수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압니다.” “저희도 형을 살리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조민재는 비통한 표정으로 피가 묻은 부적 하나를 내밀었다. “형이 형수님을 정말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이걸 가슴 안쪽 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상처가 너무 깊었기에...” 그 말에 나는 갑자기 몸이 떨리며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부적은 내가 현우를 위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직접 구한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우리 부부 사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날도 이 부적을 보는 순간, 나는 충격에 빠져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조민재가 화장을 마쳤다며 나를 화장터로 데려가 직접 유골을 내게 건넸다.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나는 그때까지도 유골함을 끌어안고 내려놓지 못했다. 아무도 나를 말릴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뒤, 갑자기 법원 직원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이틀 내에 집을 비우십시오. 개인 물품 외에는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노란 딱지가 붙은 물건들에는 절대 손대시면 안 됩니다.” 나는 그제야 현우의 회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집은 물론이고 내 모든 액세서리와 백, 심지어 내가 키우던 강아지까지 팔아도 그 빚을 메울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잃은 나는 결국 시어머니와 조민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점쟁이가 말하길, 네가 우리 현우를 잡아먹었다더라. 우리 현우, 불쌍해서 어쩐다니!” “형이 죽었으니 당신은 이제 우리 조씨 가문에서 나가세요!”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 그들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나를 차갑게 밀어냈다. 나는 갈 곳이 없었다. 낮에는 직장 일을 마친 뒤 밤마다 추가로 알바를 찾아 나섰고, 피곤할 때는 회사 탕비실에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며 월세를 아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하진 못했다. 결국 나는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고, 방송국에서도 해고를 당했다. 과로로 인해 건강이 완전히 악화되었기에, 나는 결국 길거리에서 구걸하며 하루하루를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조현우는 여전히 젊고 화려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눈물이 뺨을 따라 손등 위로 떨어졌다. 뜨거운 눈물에 온몸이 떨리기까지 했다. ... “형수님, 사람 일은 원래 알 수 없는 법이라지요.” 조민재가 휴지 한 장을 내밀며 말했다. “형수님께서 너무 슬퍼하신다면 하늘나라에 있는 형도 마음 아파할 겁니다.” ‘마음 아파한다고? 웃기시네.’ ‘지금쯤 몰래 속으로 웃고 있겠지!’ 나는 조민재가 건넨 그 휴지를 받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현우 씨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게 해줘요.” ‘조현우, 감히 죽은 척해서 나를 속여?’ ‘내가 이번엔 진짜로 죽을 수 있게 도와줄게.’ 제2화 “형수님, 그, 그냥 저한테 맡기시는 게 어떤가요?” 조민재의 얼굴이 굳어졌다. “형의 시체가 사고로 인해 심하게 손상되어 보시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러면서 또 휴지 한 장을 내밀었다. 난 이전 기억으로 인해, 그 휴지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날 나는 조민재가 건넨 휴지로 눈물을 닦은 뒤 정신을 잃었고, 깨어났을 땐 조현우가 이미 화장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내가 받은 건 분명 동물 뼈였을 거야.’ “형수님, 제발 진정하세요!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영안실로 향하자, 민재가 다급히 따라왔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현우 씨! 어쩌다 이런 꼴이 된 거예요!” 나는 울부짖으며 새빨갛게 물든 하얀 천을 벗겨냈다. 하얀 천을 벗겨내자 피투성이가 된 현우의 얼굴이 보였다. 찢어진 상처들이 피부를 뒤집으며 가장자리가 말려 올라가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물론, 현우에게 특수 분장사인 친구가 있다는 걸 모른다면 말이다. 양미정은 특수 분장사인 동시에, 현우의 품에 안긴 채 다정히 웃던 여자였다. 두 사람은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세계 여행은 물론, 각종 외제차와 액세서리들을 잔뜩 사들였다. 그리고 모든 빚은 나한테 넘겨준 것도 모자라 나를 거리에서 비참하게 죽게 만들었다. “나쁜 자식!” 나는 참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현우의 얼굴을 세게 내려쳤다. 얼굴에서 분명 온기가 느껴졌지만, 현우 죽은 척하며 미동도 없었다. 민재는 외과 의사기에, 그가 마취를 써서 나를 속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나에게 기회였다. “형수님, 그러지 마세요!” “저도 형수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요. 하지만 형도 죽고 싶지는 않았을 거예요. 안 그래요?” 민재는 내가 더 때리지 못하게 내 손을 붙잡으며 현우의 분장이 망가질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내 안에 쌓인 분노는 그를 밀쳐내기에 충분했다. “당신은 정말 나쁜 놈이야!” “운전할 때 왜 더 조심하지 않았어?” 나는 계속해서 현우의 얼굴에 뺨을 때리며 오열했다. “날 이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떠나다니!” “조현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일어나! 일어나서 내게 대답하라고!” 열댓 번을 내리치자 손바닥이 얼얼해지고 감각이 무뎌졌다. 그러나 현우는 여전히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분명 마취 용량을 충분히 쓴 모양이다. 한편, 민재는 얼굴의 분장이 망가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형수님, 이제 그만하고 형을 빨리 편히 보내드리는 게 어떨까요?” “아니요, 정말 단순한 사고일 리가 없잖아요. 전 절대 이대로 못 넘어가요!” 나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현우 씨의 회사가 잘나가고 있으니 질투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예요. 현우 씨가 지난달에는 장재준 대표와 싸우지 않았나요? 그리고 그전엔 왕석호 이사랑 하마터면 치고받을 뻔했잖아요. 분명 누군가가 현우 씨를 죽이려 한 거예요!” “사고로 부딪힌 것과 의도적으로 친 건 큰 차이가 있잖아요.” “전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반드시 부검을 해서 진실을 밝혀야 해요!” 나는 말을 하면서 재빨리 112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민재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다급히 내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았다. “형수님, 형은 정말 사고로 죽은 거예요. 더 이상 형을 힘들게 하지 말아 주세요!” “민재 씨가 어떻게 저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요?” 나는 상처받은 표정을 지으며 흐느꼈다. “전 현우 씨가 억울하게 죽은 것 같아서 진실을 밝혀내려 했던 것뿐이에요.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요?” “그런 뜻이 아니라...” 민재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부검을 한다면 형의 시체가 손상될 거예요. 형수님은 저희 형을 많이 사랑하셨잖아요. 그러니 마지막 길은 편히 보내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깟 몸이 손상되는 게 어때서?’ ‘조현우의 몸을 다져서 고기 반죽을 만든다고 해도 화가 절대 풀리지 않을 거야!’ 그러나 겉으로는 슬픈 척하며 말했다.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충분해요.” 민재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 “그렇지만...” “민재 씨.” 나는 다시 눈물을 닦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 “부검 과정에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시는 거예요?” 제3화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조민재의 표정이 여러 번 바뀌더니 애써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형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럼 경찰에 신고하게 해줘요.” 나는 단호하게 말하며 민재가 빼앗은 핸드폰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나 민재는 한 걸음 물러서더니 핸드폰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형수님, 이러지 마세요. 적어도 어머니께 먼저 여쭤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 이제 계획을 도와줄 사람을 부르는 거겠지.’ 내 시어머니 임주란은 소문난 사람이었다. 때로는 다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소문난 말싸움꾼이자 동네 유명 인사였다. 그러나 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지금 어머니께 전화하세요.” 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단순했다. 현우는 분명 살아 있기에, 법의관이 칼을 대는 순간 죽은 척한 게 밝혀질 테고, 오히려 현우를 다시 살려낼 것이다. 그건 절대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건, 현우가 진짜로 죽어버리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요란하게 열렸다. “서지연, 너 이 재수 없는 년아!” 화려하게 화장을 한 중년 여성이 화를 내며 안으로 들어왔다. 임주란의 손톱은 핫핑크 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한쪽은 덜 완성된 상태였다. 분명 그녀도 진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 임주란은 잔뜩 흥분한 채 내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우리 현우가 평소에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심장을 꺼내고 장기를 도려내겠다고? 너 정말 미쳤니?” “절대 가만 안 둬!” 임주란이 이렇게 날뛰는 동안, 민재는 틈을 타 현우의 몸을 다시 덮어주었다. 나는 반항하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도 현우 씨가 얼마나 철저하고 꼼꼼한지 잘 아시잖아요. 레이싱을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어떻게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겠어요?” “전 정말 누군가가 일부러 벌인 짓이라고 생각해요.” 내 말에 임주란은 반박하지 못한 채 눈을 굴리다가 한숨을 쉬며 나를 놓아주었다. 그러더니 억지로 눈물을 짜내며 말했다. “지연아, 나도 너처럼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어쩌겠니. 부검을 해봤자 현우는 돌아오지 못해. 너도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야 앞으로의 삶을 살 수 있잖니.” 나는 절망에 빠진 척하며 임주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지연아. 이젠 집으로 돌아가서 좀 쉬렴.” 임주란은 아이를 달래듯 내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현우의 뒷일은 나와 민재가 알아서 할게.” 임주란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눈을 감으며 쓰러졌다. 나는 급히 그녀를 붙잡고 외쳤다. “어머니!” 그 순간, 민재의 시선이 내 손에 있는 휴지로 옮겨졌다.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물었다. “그게 왜 형수님 손에 있죠?” “아까 주머니에서 떨어지셨어요.” 나는 일부러 겁먹은 척하며 몸을 웅크렸다. “민재 씨, 이거... 사용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방금 핸드폰을 빼앗으려 한 것은 단지 그의 시선을 빼앗기 위한 연기였다. 진짜 목표는 바로 이 휴지였다. 민재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요. 형수님, 근데 어머니가 너무 충격을 받은 것 같으니 형수님이 어머니를 집에 모셔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형의 뒷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민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시신이 놓인 침대를 밀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그를 불러 세웠다. “민재 씨, 잠깐만요.” “또 무슨 일이신가요, 형수님?” 민재는 간신히 화를 억누르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다가가 그의 얼굴에 휴지를 슬쩍 문지르며 말했다. “얼굴에 피가 묻었네요.” 민재의 눈이 커지며 날카롭게 외쳤다. “뭐 하시는 거예요!” 나는 조소를 띤 채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자, 눈 감아요.” 민재는 순식간에 쓰러졌다. 그의 눈빛에서 수많은 욕설이 튀어나올 듯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는 미소를 띠며 그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았다. 그리고 화장터에 전화를 걸어 말했다. “여보세요. 제 남편을 화장할 건데 가능한 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제4화 현우는 화장터로 실려 가는 동안에도 여전히 미동조차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냉소를 지었다. 한때 현우는 장미 한 다발조차 살 돈이 없었던 빈털터리였고, 나는 이미 방송국의 간판이었다. 나는 현우를 돕기 위해 나의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다. 심지어 몇 번은 성희롱을 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 결국, 현우는 내 도움을 받고 성공했다. 회사의 첫 수익이 들어오던 날, 현우는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지연아,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전부 너 덕분이야. 앞으로 널 위해 더 많은 돈들을 벌어올게!” 나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조현우는 자신이 번 돌들을 전부 양미정이라는 여자에게 주었다. 양미정에게 명품 옷과 가방을 사주고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준 것도 모자라, 두 사람은 나를 거리로 내몰아 거지처럼 살게 만든 뒤 나를 마음껏 비웃었다. “진짜 역겨워. 서지연, 네 얼굴 완전히 낡아빠진 걸레 같아.” “사람이 이렇게 빨리 늙을 수 있다니. 얼굴이 완전 할머니 같잖아.” “현우 오빠, 서지연 얼굴 샤페이 같지 않아?” “정말 비슷하네. 하하하!” 두 사람의 말이 가시같이 나의 가슴을 세게 찔렀다. 나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목을 붙잡고 힘겹게 물었다. “조현우,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한 거야?” “왜긴 왜겠어?” 미정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뭐 하러 내버려둬?” 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서지연, 아직도 몰랐어? 내가 너랑 결혼한 이유는 네 인맥을 이용하기 위해서였어.” “내가 널 정말 좋아하는 줄 알았어? 난 강하고 고집스러운 여자는 딱 질색이야.” “네 인맥이 없었다면 내가 왜 네 성격을 참아줬겠어?” 나는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나의 마음은 이미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양미정은 현우의 목을 감싸 안으며 단내가 날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잘난 척하는 여자는 정말 질색이야. 현우 오빠는 당연히 나처럼 예쁘고 상냥하고 자상한 여자를 좋아하지!” “맞아.” 현우는 미정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키스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내 앞에서 일부러 소리까지 내며. 이 천벌을 받아 마땅한 두 사람! 그 날카로운 기억은 다시금 내 속을 뒤집어 놓았다. 나도 모르게 현우의 얼굴을 다시 한번 세게 후려칠 뻔했지만, 그 순간, 현우의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약 기운이 서서히 풀리는 걸까? 나는 운전기사에게 서둘러 물었다. “기사님, 아직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적어도 20분은 걸립니다.” 기사는 담배를 문 채 백미러를 통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천천히 가길 바라는데, 이렇게 서두르는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가 팔자가 참 사납잖아요.” 나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닦는 척했다. “남편이 돈 좀 벌더니 바람을 피웠어요. 내연녀가 제 남편의 재산을 가져가지 위해 사람을 불러 남편의 시체마저 빼앗아가려고 했어요. 이게 말이나 되나요?” “어디 그런 천한 것들이 다 있어!” 기사는 화가 난 듯 침을 밖으로 뱉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걱정 마세요. 10분 안에 도착하게 해드릴게요!” 나는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다. 그때 현우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분명 약간의 의식이 돌아온 듯했다. 아직 몸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내가 한 말도 모두 들었을 것이다. “조현우.” 나는 현우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나 이미 다 일고 있어. 당신이 죽은 척하며 회사 돈을 빼돌려 양미정과 잘 살아보려고 했다는 거.” “그리고 내가 네 뒤치다꺼리하며 빚을 갚아줄 거라고 믿었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물론 넌 진짜 죽게 될 거야.” 제5화 화장당하는 게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 세상에 그 답을 알게 될 사람은 오직 현우뿐일 것이다. 물론, 그가 살아 있는 채로 화로에 들어간다면 더 확실해질 것이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이쪽으로 와서 패키지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화장터 직원이 작은 책자를 건네며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희는 기본형, 고급형, 럭셔리형, 그리고 로켓형이 있습니다. 기본형은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데요, 화장사가 중간중간 후크로 시신을 뒤집어야 해서 시신에 약간의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기본형이 끌렸다. 불길에 타들어가면서 후크에 걸려 이리저리 뒤집히는 모습, 얼마나 현우에게 잘 어울릴까?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하다가 현우가 고통 때문에 깨어난다면 번거로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나는 아쉬움을 삼키며 포기했다. “로켓형으로 하죠.” 책자에 표시된 최신 기술이나 고급 장례 옵션 같은 건 관심 없었다. 그러나 유골을 불꽃놀이로 만드는 서비스는 마음에 들었다. 큰 복수를 이룬 후엔 축하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와, 고객님 정말 탁월한 선택이세요!” 직원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계약서를 준비했다. “그리고 밤에 진행하면 불꽃놀이 효과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옵션도 있습니다.” 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슬픈 척 고개를 숙였다. “낮에 해주세요.”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준비된 물건은 제가 직접 가져갈 겁니다. 우리 아이가 18살이 되는 날, 그날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용할 거예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성인식 선물이라고 생각하려고요.” “아이에게 아빠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고 싶어서요.” “어머나, 죄송합니다.” 직원은 내가 배를 살짝 만지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몰래 지은 미소가 들킬까 봐 급히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요. 어쨌든 빨리 준비해 주세요.” 왜냐하면, 흰 천 아래에 숨겨진 현우의 손가락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켓형의 가장 큰 장점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저승에서도 잘 살 수 있게, 제수용품도 같이 넣어주세요.” 현우가 화장로에 밀려 들어가자 나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여보, 당신이 평생 돈에 그렇게 집착했잖아. 저승에서는 돈 걱정 말고, 맛있는 거 실컷 먹어!” 직원들은 나를 정말 좋은 아내라고 생각했는지 감탄하며, 내게 직접 점화 버튼을 누르게 해줬다. “여보, 잘 가.” ‘타오르는 불길의 고통, 당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야.’ 그러나 내가 손을 올리려는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멈춰!” “이 미친년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임주란은 비틀거리며 달려왔고, 뒤에는 숨을 헐떡이며 조민재가 따라오고 있었다. “형수님, 어떻게 형을 우리 몰래 화장시키려고 하실 수 있어요!” 어이가 없었다. 날 또 비난하려는 거지. 옆에 서 있던 직원들의 시선도 나를 의심스럽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눈물을 닦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두 분 모두 슬픔에 빠져 정신을 잃었으니 제가 이 일을 혼자 처리해야 했어요.” “게다가 당신들이 서둘러 현우 씨의 장례를 치르자고 말했잖아요.” 나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제가 현우 씨의 죽음이 의심스럽다고 말했을 때, 당신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막았잖아요.” 직원들이 우리를 보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민재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형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전 그저 교통사고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경찰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뿐입니다.” 나는 더욱 서러워 보이려 애쓰며 물었다. “그런데 왜 화장을 막으려 하는 거죠?” “설마, 현우 씨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