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의 마지막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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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의 마지막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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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잔인한후회물죽고난 후 후회숨겨진진실맴찢

폭풍우로 홍수가 지하 주차장에 차오르자 나는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살려줘… 태주야. 나 지하 차고에 갇혔는데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이...

Chương (1)

第1章

폭풍우로 홍수가 지하 주차장에 차오르자 나는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살려줘… 태주야. 나 지하 차고에 갇혔는데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이 잠겼어.” 수화기 너머로 이태주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희주야, 뭘 그런 걸 가지고 전화해. 유리네 집 고양이가 나무로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못해서 구조 중이야. 바쁘니까 끊어.” 이태주는 내 애원에도 매몰차게 전화를 끊더니 근처 구급대원을 불러 고양이를 구하러 갔다. 그렇게 내 희망의 불씨도 꺼지고 말았다. 제1화 주차장에 수위가 빠르게 올라갔지만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이 잠겨 있어 나는 차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핸드폰도 배터리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이태주는 전화를 끊고는 바로 핸드폰을 꺼버렸다. 절망한 나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거기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나는 머리 위로 보이는 CCTV를 향해 힘껏 손을 흔들어 관제실 사람의 눈길을 끌고 싶었지만 나를 발견한 사람은 없었고 안으로 밀려든 물이 곧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았다. 곧 숨이 멎을 것처럼 폐가 아파져 끼고 있던 목걸이를 힘껏 당겼지만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나는 주차장 천정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구 있어요? 내 목소리 들려요?” “김희주 씨.” 관리원이 사람들을 데리고 물과 오물을 가르며 가까워지는 게 들어오려다 화들짝 놀랐다. “이거 누가 잠근 거예요?” “몰라요. 계속 열려 있었는데? 게다가 우리가 쓰는 자물쇠도 아니에요.” 나는 천정에 둥둥 뜬 채로 관리원의 안색이 점점 하얘지는 걸 보고는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누군가 내가 죽기를 바랐던 거야.’ “빨리 찾아요.” “김희주 씨.” “김희주 씨.” 내가 지하 주차장에 갇혀 있다는 걸 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 유체 이탈한 나는 너무 궁금해 그 뒤를 따라갔다. 분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집이라 관리원들은 그래도 책임감이 있었다. 폭우가 오면 주차장에 물이 차기에 차를 옮기라고 친절하게 귀띔해 주기도 했다. 작년에 주차장에 물이 차면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올해 차를 새로 뽑은 나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아래로 달려왔지만 결국 들어오자마자 물이 종아리까지 차올랐다. 원래는 차를 운전해 바로 나가고 싶었지만 주차장에 갑자기 물이 대량으로 밀려 들어왔고 나는 이를 보자마자 왔던 길로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이 바람에 의해 닫혀 아무리 열려고 해도 도무지 열리지가 않았다. 나는 그제야 누군가 일부러 문을 잠갔다는 걸 알아챘다. 도대체 누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서야 나는 밖에 구조대원들이 몰려 서 있는 걸 발견했다. 구조대원 제복이 유난히 눈에 띄었고 나는 그중에서 이태주를 찾으려고 애썼다. 이태주는 이 도시의 구조대 팀장이었기에 주변을 순찰하며 언제든 구조 작업을 할 수 있게 대기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오늘 그는 팀원 7, 8명을 다 데리고 나갔다. 도착한 119 구조대는 내가 아래 갇혀 있다는 소식에 바로 구조하기 시작했지만 지하 주차장의 침수 높이는 3미터가 넘었기에 관리원들도 보트를 타고 겨우 들어왔고 바닥에 쌓인 진흙은 한번 밟으면 그대로 빠지기에 십상이라 구조 난도가 너무 컸다. 게다가 내 시체가 어딨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이태주가 대원들을 데리고 뒤늦게 도착했다. 뒤에는 서유리도 보였다. “오빠, 희주 언니 괜찮겠지? 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구조가 늦어진 거잖아.” “아니야. 희주 원래도 호들갑 잘 떨잖아. 기상청에서 호우주의보 발령하면서 절대 밖에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멍청하게 이 시간에 나왔겠어?” 이태주가 고민도 하지 않고 서유리를 위안했다. 그때 구급대 대장 진우석이 이태주를 향해 걸어가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 “신고 당시 태주 너희 팀이 제일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30분이나 늦었어? 어디 있다 온 거야?” “대장님, 다 제 잘못이에요. 고양이가 나무로 올라가는 바람에 전화해서 내려달라고 했거든요.” 서유리가 억울한 표정으로 이태주 뒤에 숨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화가 난 진우석이 버럭 성질을 냈다. “이태주. 인명 사고 난 거 알아 몰라? 어떤 이유든 간에 징계는 피치 못할 거야.” 이태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런 날씨에 나온 사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누군가 지하 주차장에 갇혔다는 게 더 신기했다. 제2화 “꾸물거리지 말고 3팀 전원 다 투입한다. 실종자는 여성, 24세, 위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 진우석의 명령에 모든 구급대원이 장비를 챙기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때 서유리가 이태주를 말렸다. “오빠, 안에 위험하니까 오빠는 들어가지 말고 여기 있어. 저 사람들 들어갔으면 됐지.” “내가 팀장인데 어떻게 그래. 착하지. 밖에서 기다려.” 이태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우석이 서유리를 옆으로 끌어냈다. “구조 현장에는 그 어떤 민간인도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펜스 뒤로 물러서세요.” 진우석을 어쩔 방법은 없었던 서유리가 발을 동동 구르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섰다. 이에 나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서유리, 이태주가 바보니까 너의 그 얕은수에 넘어가는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너는 진작 끝났어.’ 나는 이태주의 뒤를 따라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진흙은 이미 허벅지까지 올라온 상태라 남자도 걷기 힘든데 나는 오죽했을까. 아쉽게도 그들은 내가 어디 있는지 잘 몰랐다. 나도 그제야 지하 주차장 CCTV가 망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관리원은 내가 카톡으로 보낸 문자를 보고 내려왔다고 했다. 내 차가 세워진 곳은 D 구역이라 주차장 제일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태주 옆에 서 있던 대원이 진흙에 빠진 다리를 뽑아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팀장님, 여자 친구가 이 동네에 산다고 하지 않았어요? 설마…” “아니야. 희주 걔는 아는 게 신경전이라 이런 거 신경 쓸 사람이 아니야.” “근데 아까 전화해서 갇혔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태주가 입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아니야. 내가 유리랑 같이 있는 거 알고 일부러 그런 소리 한 거야. 성가시게 하려고.” 이에 대원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옆에서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성가시다고? 크면서 이런 말을 들어본 건 또 처음이네. 하긴 서유리처럼 애교가 많지 않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는 혼자서도 잘 사니까.’ 처음 도움을 청했는데 거절당한 뒤로 다시는 뭔가를 부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오늘 나 혼자서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닥쳐서 찾은 건데 끝내는 성가시다는 말을 들었다. ‘이태주, 네가 전화를 끊는 바람에 내가 죽었다는 걸 알면 후회할까?’ 40여 명의 구조대원과 아파트 관리원들이 함께 출동해 10시간을 꼬박 찾았다. 결국 나를 찾아낸 사람은 아파트 관리원이었다. 관리원은 이미 온몸이 퉁퉁 부은 채 코와 입이 진흙으로 가득 찬 나를 보고는 떨리는 손으로 내 시신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마… 맞아요.” 차 마크에 걸려 밑으로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몸은 이미 진흙에 뒤덮인 뒤였다. 관리원의 말에 구조대원이 흥분하며 진흙을 가르고 들것을 들고 와 나를 진흙에서 끄집어냈다. 대원들은 들것에 올려진 내 시신의 참상을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진우석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1분간 묵념하고는 손을 흔들었고 이에 대원들이 들것을 들고 나갔다. 그때 이태주가 소속된 팀도 현장에 도착해 함께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 “이 시간에 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 시간에 내려오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대원들이 나를 들고 나가는데 바람이 불어와 들것에 올려졌던 내 손이 아래로 축 처지며 손에 든 목걸이가 보였지만 이태주가 마침 다른 쪽으로 돌아섰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나는 헛웃음이 났다. ‘이태주, 봐봐. 우린 정말 안 맞는다니까. 고개만 살짝 돌려도 죽은 사람이 나라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이 목걸이는 이태주가 내 생일에 선물한 것이었다. 2년 동안 사귀면서 이태주가 준 유일한 선물이었다. ‘폐가 터질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 이미 다 내려놨어. 더는 묶여 살기 싫어서 목걸이를 끊어낸 거고. 앞으로 더는 성가시게 굴 일도 없을 거야.’ 제3화 안타깝게도 이태주는 보지 못했지만 옆에 있던 서유리가 몸을 파르르 떨더니 이태주에게로 달려갔다. “오빠, 수고했어.” “수고는 무슨.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야.” 서유리가 이렇게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이때 지하 주차에 내려온 걸까?” “말을 안 듣는 건 답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다 자업자득…” 지나가던 진우석이 이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냈다. “닥쳐. 이태주. 말로 화를 입는다는 거 몰라? 구조대원으로서 망자 앞에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게 말이 돼? 이런 도리까지 설명해 줘야 하는 거냐고.” “그리고 이번 일은 무조건 문제 삼을 거야. 돌아가서 보고서 써.” “왜 오빠가 징계를 받아야 하는데요?” 서유리가 토라진 얼굴로 말했다. “오빠는 나 도와주려다 늦은 거예요.” “사람 생명이 걸린 일이야. 이태주. 돌아가서 얘기하자고.” 진우석이 서유리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서유리 씨, 구조대는 서유리 씨가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닙니다. 고양이를 잊어버렸다면 잘 간수하지 못한 주인 탓이겠죠. 고양이를 잃어버린 걸로 모든 사람이 다 당신을 둘러싸고 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요.” 진우석은 서유리에게 좋은 표정을 지은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남자 친구를 오빠라고 부르는 게 못마땅하다고 생각했는지 내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진우석은 이태주를 따끔히 혼냈다. 다만 진우석은 이태주의 가족이 아닌 그저 대장일 뿐이었기에 몇 번 얘기해도 들어먹지를 않자 더는 왈가왈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진우석도 더는 참기 힘들었다. 진우석에게 한 소리 들은 서유리가 발끈했다. “오빠, 저 사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됐어. 유리야. 저 사람 우리 대장이야. 더 말해봤자 소용없어. 나도 복귀해야 하니까 너도 얼른 돌아가.” 이태주가 서유리를 다독였지만 서유리가 이태주를 잡았다. “우리 집으로 가. 저녁에 사골국 진하게 끓여서 몸보신 좀 하게. 우리 동그라미 구해준 보답이라고나 할까?” 동그라미는 서유리가 키우는 렉돌이었다. 이태주가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전화를 걸려 했다. 하지만 내 전화는 이미 배터리가 닳아 꺼진 상태였다. 이태주의 얼굴이 어딘가 언짢아 보였다. “아직도 이 수작이야? 질리지도 않나 보지. 받기 싫으면 영원히 받지 말든가.” 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네 소원대로 영원히 못 받아. 만족해?’ 이태주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고는 팀으로 복귀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진우석의 질책이 이어졌다. 고양이를 구하느라 30분이나 늦었다는 말에 진우석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이태주.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팀원을 네 개인 소유로 생각하는 거야? 30분이야. 30분. 네가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했다면 그 아이가 죽을 일도 없었어. 이 일 상부로 보고할 거야. 징계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엄중한 사안은 아니잖아요.” 이태주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저는 그저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요.” “누가 출동 명령 내렸는데? 기록 있어?” 이태주는 순간 아무 말도 못 했다. 서유리가 이태주를 부르는데 기록이 필요할 리가 없었다. 전화 한 통이면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었다. 관리원은 내가 위험한 걸 알고 바로 구조대에 신고했지만 출동이 30분이나 늦었다. 5분만 늦어도 사람 목숨이 오락가락하는데 말이다. 진우석에게 된통 깨진 이태주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4시간 후 내 시신이 말끔하게 정리되자 관리원이 내 신분을 파악하고는 관련 자료를 보내왔다. 자료를 받은 진우석은 화들짝 놀라 바로 사무실로 돌아가는데 이태주가 어디론가 급하게 나가는 게 보였다. “이태주. 어디 가? 희주 씨가…” “말도 마세요. 희주 지금 저랑 신경전 벌이는 중이에요. 갇혔다는 소리나 지껄이더니 전화도 꺼놓고요. 도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우석이 자료를 하나 건넸다. “피해자 자료야. 한번 봐봐.” “이걸 제가 왜 봐요? 저랑 관계된 사람도 아닌데…”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태주는 자료에 적힌 글자를 보며 온몸이 굳는 것 같았다. 그는 눈을 부릅뜬 채 떨리는 손으로 자료를 받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 아니… 이럴 리가 없는데…” “희주일 리가 없잖아요.”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가서 확인하면 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