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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내 돈을 노리고 죽은 척했다
지난 생에 남편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고 막대한 빚만 남겼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위해 부모님이 남겨주신 집을 팔고, 이를 악물...
Chương (1)
第1章
지난 생에 남편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고 막대한 빚만 남겼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위해 부모님이 남겨주신 집을 팔고, 이를 악물고 알바 3개를 하며 빚을 갚았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누워 있을 때 명문대에 합격한 아들은 웃으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여보세요? 아빠, 저예요. 이 여자가 곧 죽을 것 같아요. 제가 보험을 들어놔서 최소 10억은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아주머니랑 빨리 귀국하세요.”
그가 말한 '아주머니'는 남편과 오랜 이웃이었던 윤아였다.
알고 보니 그 모든 빚은 남편과 윤아가 돈세탁을 위해 조작한 가짜 채무였고, 남편은 위장 죽음으로 법망을 피하려 했다.
그리고 아들은 부잣집 도련님이 되겠다는 욕심에 내가 죽어가는 것을 차갑게 지켜봤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남편이 뇌출혈로 위장해 사망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제1화
“서지후 씨의 부인이 맞으시죠? 남편분이 뇌출혈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한 시간 전에 사망하셨습니다.”
30분 전, 집 근처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나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한 순간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옆에서 아들 서민우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붉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하얀 천으로 덮인 남편의 시신이 병실에서 밀려 나오는 것을 보며, 나는 옆에서 울고 있는 아들을 바라봤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지난 생에서는 이 모습을 보고 비통한 마음에 아들을 껴안고 울며 다짐했다.
“민우야, 걱정하지 마. 엄마가 어떻게든 너 힘들게 하지 않을게.”
서지후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 만에 채권자들이 집으로 찾아왔고, 그제야 남편이 도박으로 거의 20억 원에 가까운 빚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나는 집안 사정을 숨긴 채 부모님이 남겨주신 집을 헐값에 팔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빚을 겨우 갚았다.
아들이 고3이라 공부에 돈이 많이 드는 시기였다.
게다가 서민우는 평소 돈을 펑펑 쓰는 성격이라 명품 옷을 사는 것도 예사였다. 나 혼자만의 월급으로는 점점 집세와 생활비를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하여 하루 알바 3개를 하며 밤낮없이 일했다.
내 식사는 김치와 컵라면으로 때웠지만 서민우에게는 매일 영양식으로 전복과 해삼을 사줬고, 비싼 과외까지 붙여줬다.
그러나 나는 결국 병원 침대에 누워 생사를 오가게 됐다.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살아보려고 애쓰는데 아들과 간호사의 대화를 들었다.
“환자의 상태가 위중합니다. 가족분들께서 빠르게 응급수술 여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환자분의 생존 의지가 강하시니 살 확률은 충분히 있습니다.”
나는 온몸의 힘을 짜내어 숨을 쉬며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의 끈을 붙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내가 20년 넘게 애지중지 키운 착한 아들은 차갑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필요 없습니다. 우리 집엔 수술할 돈이 없어요.”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주변의 움직임과 말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왜 아들이 그런 말을 하는지 몰랐다. 우리 집이 남편이 죽기 전처럼 부유하지는 않아도 몇 년 동안 내가 열심히 일하며 쌓아둔 밑천이 있었다.
심지어 사흘 전, 나는 아들에게 집 장만에 보태라며 4천만 원이 든 카드를 건넸었다.
간호사는 차마 그냥 넘어가지 못한 듯 다시 물었다.
“정말 수술을 안 하시겠어요? 수술비가 천만 원도 안 되는데 친척분들이나 주변에 조금씩 빌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러나 아들은 간호사의 말을 짜증스럽게 끊었다.
“살 확률이 있다고 해도 꼭 사는 건 아니잖아요. 살리지도 못할 사람한테 내 천만 원은 그냥 날리는 거라고요.”
간호사는 한숨을 쉬었다. 가족 동의 없이 병원은 내게 함부로 수술을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병명은 보존적 치료였지만 사실상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침대에 누운 채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
왜 내 아들이 몇천만 원 수술비 때문에 나를 포기하려 하는지.
그리고 그 답을 나는 죽음 직전 마지막 순간에 깨닫게 되었다.
거의 흐릿해진 시야를 억지로 열고 힘겹게 눈을 떴을 때 침대 머리맡에 서 있는 아들이 보였다.
내 심전도가 점점 약해지는 것을 보며 그는 흥분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아빠, 이제 엄마 곧 끝날 것 같아요. 아주머니랑 짐 정리해서 돈 들고 한국으로 오세요.”
“제가 엄마한테 수천만 원짜리 보험 들어놨거든요. 엄마 죽으면 최소 10억은 받을 수 있어요.”
전화 너머에서는 죽은 지 6년이 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이 친근하게 부르던 그 ‘아주머니’는 바로 내 남편의 내연녀였다.
아들은 내가 듣고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뻔뻔하고 기뻐 보이는 얼굴로 그들과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논의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참느라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엄마 앞에서 형식적으로라도 착한 척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엄마만 아니었으면 벌써 해외로 날아가서 제대로 된 재벌 2세로 살았을 텐데요.”
“그래도 엄마가 헛죽은 건 아니죠. 우리한테 10억이나 벌어줬잖아요. 그 돈으로 내가 서울에 보던 그 집 바로 사버려야겠어요. 딱 내 집으로 좋겠더라고요.”
내 눈가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렀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나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알고 보니 그토록 고생해서 갚으려 했던 빚은 남편과 그의 내연녀가 짜 놓은 계략이었다. 그들은 돈세탁을 감추기 위해 가짜 장부를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모든 것을 바쳐 지키려 했던 내 아들은 그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남편과 아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나를 철저히 배신한 것이다.
내 남편과 아들. 내게 가장 소중했던 두 사람이 나를 뼛속까지 이용해 뜯어먹었다.
제2화
눈앞에서 저번 생과 똑같이 위선적인 모습을 연기하는 아들을 보며 내 마음은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
서민우는 내가 반응이 없자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엄마?”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서지후의 병상으로 걸어가 그의 몸을 덮고 있던 흰 천을 단숨에 걷어냈다.
너무 갑작스러운 행동에 주변 의사와 간호사들은 나를 제지할 겨를조차 없었다.
침대에 누운 남편의 얼굴은 혈색이 좋았다. 심지어 그의 손가락이 잠시 움츠러드는 것도 포착할 수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서툰 연기에 지난 생엔 내가 속아 넘어갔던 것이다.
저번 생에 서민우가 받을 충격을 걱정해 나는 서지후의 시신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담당 의사의 불안한 표정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본 뒤 담당 의사를 노려보았다.
이 병원 자체가 원래 불법적인 곳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서지후가 미리 이 사람들을 매수해 연극을 준비했을 것이다.
“엄마! 뭐 하시는 거예요!”
서민우가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아직 미숙한 탓에 그의 눈엔 진실이 들통날까 두려운 공포가 스쳤다.
“아빠는 이미 돌아가셨어요. 편히 보내드리세요.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요.”
“이미 죽은 사람인데 무슨 편히 가고 말고가 있니.”
나는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그의 거짓말을 들추지 않았다.
서민우는 순간 얼어붙었다. 내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다는 듯했다.
“엄마,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나는 대꾸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지역의 장기기증센터에 연락했다.
“여보세요, 센터 직원분이신가요? 여기 시신이 하나 있어요.”
“네, XX 병원이요. 제 남편이 방금 돌아가셨거든요. 시신이 아직 싱싱하니까 장기 기증 동의서를 작성하고 싶어요. 빨리 와주세요.”
서민우는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전화로 빠르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기증센터와 통화가 끝나자 그의 얼굴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장기 기증 동의서라니요. 엄마, 대체 뭐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차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희 아빠가 뇌출혈로 죽었잖니. 각막이랑 심장, 간, 폐, 신장까지 멀쩡하니까 기증하면 쓸모가 있겠지.”
마침 그 센터 직원이 병원 근처에 있었다. 전화를 끊고 몇 분도 되지 않아 몇 사람이 병실로 들어왔다.
“임 여사님이시죠? 방금 저희 센터에 연락 주신 분 맞으신가요?”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옆 병상에 누워 있는 죽은 남편을 가리켰다.
“맞아요. 여기요, 시신이 아직 저기 누워 있어요.”
직원들은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임 여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이타적인 분은 요즘 찾기 힘든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니에요. 제 남편은 생전에 항상 남을 돕는 사람이었어요. 자신의 몸이 이렇게 큰 쓰임새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알면 하늘에서도 기뻐할 거예요.”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급하니 우선 남편분의 시신을 냉동 보관한 뒤 병원에서 동의서를 작성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요, 그렇게 해주세요.”
직원들이 서지후의 시신을 냉동 보관실로 옮기려 하자 한쪽에 있던 서민우가 다급히 소리쳤다.
“잠깐만요!”
제3화
서민우가 얼굴이 새파래져서 두 팔을 벌려 서지후의 병상을 막아섰다.
“안 돼요, 전 절대 동의할 수 없어요!”
나는 일부러 꾸짖듯 말했다.
“어른들 일이야. 어린애가 어디 나설 자리가 있다고 그래?”
서민우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초조해했고, 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불안함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엄마, 엄마는 아빠를 그렇게 사랑했잖아. 그런데 정말 아빠를 이렇게 죽게 놔둘 수 있어요?”
그의 목소리엔 애원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냉담했다.
“장기 기증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 나는 지금 너희 아빠가 좋은 일을 쌓아서 다음 생에 더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서민우는 내 말을 듣고 설득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느꼈는지 버티며 막아섰다. 그러면서 고개를 좌우로 두리번거렸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눈이 반짝였다.
“아주머니!”
뒤돌아보니 세련되게 차려입은 여자가 허둥지둥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바로 서지후의 첫사랑, 원윤아였다.
내 마음속에서는 차가운 웃음이 흘렀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원윤아는 분명 근처에서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전 생에서도 나는 서민우와 원윤아가 공모해 나를 속이고, 서지후의 시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도록 유도했었다.
결국 화장하기 전 대충 확인만 하고 넘어가서 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형수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원윤아는 급한 표정으로 내 앞을 가로막으며 병상 위 사람을 철저히 가렸다.
“지후 오빠, 왜 이래요!”
그녀는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애써 슬픈 척하며 병상에 매달렸다.
“안 돼요, 저는 장기 기증을 절대 동의할 수 없어요.”
“형수님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지후 오빠가 이렇게 됐는데 그의 장기를 기증하다니요. 편히 떠날 수 있게 해주면 안 돼요?”
눈앞의 눈물로 범벅된 여자를 보며, 내 속엔 분노와 증오가 치밀었다.
원윤아는 서지후의 첫사랑이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지만 나중엔 옆 도시의 부자와 결혼하면서 서지후와 멀어졌다.
그러나 그 부자는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 폭력을 일삼았다. 결국 몇 번이나 그런 일을 겪은 후 원윤아는 견디다 못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원윤아의 사정을 들은 나는 그녀를 동정하며 친동생처럼 대했다. 때때로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우리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몰랐던 건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 둘이 몰래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원윤아를 보며 기관 직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임 여사님, 이걸 정말 진행하시겠습니까?”
나는 원윤아를 흘끗 쳐다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
“진행해야죠. 왜 멈춰요?”
“서지후 부모님은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서민우는 미성년자잖아요. 지금 서지후의 합법적인 아내는 나뿐이에요. 내가 이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당신, 원윤아 씨.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가정 일에 참견하려고 해요?”
내 말을 듣고 직원들은 원윤아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길 비켜주세요, 방해하지 마세요.”
기관 직원들은 손쉽게 원윤아를 밀어내고, 서지후의 '시신'을 옆의 들것으로 옮겼다.
“잠깐! 서지후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원윤아는 깜짝 놀라면서도 막을 수 없었다.
“우선 냉동 보관실로 옮깁니다. 이후에는 저희 센터 소속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카트는 점점 멀어졌고, 원윤아와 서민우는 다른 직원들에게 가로막혀 더 이상 서지후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누워 있던 그 ‘시신’이 더는 참지 못하고 움직였다.
“잠깐만요, 나 아직 안 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