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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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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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생일날, 나는 선물을 가지러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그리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기에, 간단히 붕대를 감고는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그러나 ...

Chương (1)

第1章

손자의 생일날, 나는 선물을 가지러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그리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기에, 간단히 붕대를 감고는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생일 파티는 끝난 상태였다. 남은 건 내가 치워야 할 어질러진 흔적뿐이었다. 아무도 내 팔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옷은 다 빨았는지, 밥은 준비되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내가 몸이 아파서 아침을 준비하는데 늦었더니, 아들과 며느리는 나를 게으르다고 욕했다. 나는 마음이 상해 친구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려 했으나, 그들은 내가 나이 먹고도 고집을 부린다고 말했다. 게다가 남편은 가정부와 사랑에 빠져, 나와 이혼하자고 했다. ‘그래, 까짓것 이혼해.’ 끝도 없이 반복되는 집안 일과 빼앗긴 월급, 그리고 가족들의 무관심, 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제1화 사고를 낸 운전자가 집으로 전화를 수십 통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마 다들 바쁜가 보네.’ 손자의 생일을 축하해 주느라, 아마 나를 잊었을 것이다. 간단하게 응급처치를 받은 후, 운전자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집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웃음소리와 떠들썩한 대화가 들렸다. 이 집은 내가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을 때 손에 쥔 열쇠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제야 그들은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들이 조금이라도 미안해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모두 그냥 차분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밖에서 뭐 하다 늦은 거야? 애 생일인데 그런 것도 신경 안 써?” 남편이 불평을 시작했다.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짓고, 손자를 바라보았다. “준우야, 할머니가...” ‘금 팔찌를 하나 샀어.’ “어머니께서 너무 늦게 돌아오셔서 저희끼리 이미 식사 마쳤어요. 나머지 좀 치우신 다음 먹을 것 좀 있나 한번 살펴보세요.”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며느리, 임정아가 내 말을 끊고 준우와 함께 식탁에서 일어났다. 준우는 여전히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한 번도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남편, 서정국은 이쑤시개로 치아를 이리저리 쑤시며 일어나서 말했다. “방금 치킨 먹어봤는데 맛없더라. 네가 먹고 난 후 식탁 치워.” 1분도 지나지 않아, 식탁 위의 웃음소리와 떠들썩함은 사라졌다. 역시나 내 존재가 그들의 즐거운 분위기를 방해한 것 같았다. 나는 식탁 위에 흩어진 뼈다귀들, 먹다 남은 산산조각 난 케이크, 한 입 물었던 치킨을 보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내 마음은 답답함으로 가득 차, 붕대로 감긴 팔을 내려다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팔은 내 가슴 앞에 걸려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조차 묻지 않았다. 나는 잠시 의자에 앉아 쉬고 나서야, 한 손으로 일어나 힘겹게 치우기 시작했다. 한 팔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한 손으로 식탁을 치우느라 시간이 더 들었지만, 설거지는 하지 못했다. 벌써 자정이 넘었다. 집은 조용했고, 모두 잠들었다. 나는 쌓인 설거지 더미들을 보며 한숨을 쉬다가, 결국 설거지는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그때 내 머리는 얼핏 윙윙거렸다. 원래 나이가 들어서 몸이 좋지 않은데, 오늘 사고까지 당하고 나니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었다. 나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침대에 쓰러졌다. 잠들기 전, 나는 내일 준우에게 줄 금팔찌를 떠올렸다. 그게 그의 생일 선물이었다. 다음 날 아침, 준혁이가 나를 깨웠다. 눈을 뜨자마자, 그의 불만 가득한 눈빛이 나를 향해 있었다. “엄마! 왜 아직도 자고 있어요? 어제저녁 설거지도 안 하시고, 오늘 아침도 준비하지 않으신 거예요?” 나는 머리가 아프고 목도 아파,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일어나서 겨우 설명하려는 순간 준혁은 짜증을 내며 손을 흔들었다. “됐어요! 이제 와서 해봤자 늦었으니 저희 둘은 나가서 사 먹을 거예요.” “엄마는 왜 이렇게 우리 생각을 안 해요? 우리는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서 쉬지도 못하는데, 엄마는 집에서 잠만 자고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준혁은 계속해서 불평을 늘어놓으며, 나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 “저희 둘은 밖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아버지는 집에서 밥을 드셔야 해요. 그러니 아침 식사 꼭 준비하세요. 그리고 준우가 학교에 가야 하니까, 잊지 말고 데려다줘요. 참, 저와 정아 옷들은 침실에 두고 갔으니까 잊지 말고 모두 빨아놔요.” 제2화 준혁은 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방 문을 닫고 나갔다. 그의 뒤를 이어, 거실에서 정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밥은 왜 또 안 하신 거야. 또 나가서 먹어야 되네. 어머니 진짜 너무 게으르신 거 아니야?” 준혁이가 작은 목소리로 정아를 달래자 곧 조용해졌다. 그들은 출근을 했다. 그러나 곧이어, 근처에서 서정국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정말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그런데 왜? 왜 내가 모든 집안일을 해야 하는 걸까? 내가 팔을 다친 바람에 밥을 못 했을 뿐인데 왜 게으르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데, 그 누구 하나 내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걸까? 갑자기 너무 지쳐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귀 옆에서 들리는 서정국의 코 고는 소리와 머릿속에서 맴도는 오늘 해야 할 일들. 마치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 밀폐된 방 안에 갇혀 숨을 쉴 수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일어났다. 힘겹게 옷을 갈아입고, 준우를 깨우기 위해 방으로 갔다. 준우는 유난히 깊게 자는 아이였다. 한참을 불러야 겨우 일어났지만, 시간이 다 돼 가고 있었다. 내가 수건을 적셔 준우의 얼굴을 닦아주려 했지만, 준우는 화를 내며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째려보았다. “만지지 마요! 전 할머니 싫어요!”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다가갔지만, 준우의 반응은 더욱 거세졌다. “썩을 노인네! 할머니는 그냥 우리 집 보모에요! 보모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예요! 내가 아빠한테 할머니를 쫓아내라고 할 거예요! 할머니 말고 다른 보모로 바꿀 거예요!” 손자의 터무니없는 말에, 내 마음속에서 쌓아 온 모든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눈물이 나려고 했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내가 이렇게 많은 걸 바쳤는데, 이 집엔 나를 진심으로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젊었을 때 일을 하면서 시부모와 남편을 챙기고, 하루 세 끼 밥을 짓고 빨래하고 시부모 옆에서 효도도 하며 아이까지 키웠다. 나는 몇 번이고 팔이 여덟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퇴직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집안일은 나의 몫이다.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느라, 나만의 시간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더 이상 계산하거나 불평하고 싶지 않았다. 가끔 손해를 보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저 이 집이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내 가족들은 왜 이걸 당연하게 여기는 걸까? 난 마음이 무거웠고 눈을 감고 다시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밖에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어야겠어.’ ‘계속 이렇게 살면 답답해 미쳐 버릴지도 몰라.’ 나는 더 이상 손자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방을 나서며, 여전히 자고 있는 남편에게 소리쳤다. “서정국! 서정국! 일어나서 손자 학교에 데려다줘.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어.” 나는 할 일을 남겨두고,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친구에게 가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나는 누구에게라도 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다. 내 친구, 김미정의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떴고, 아들과 며느리는 따로 살아서 나보다 훨씬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미정은 나를 만나자마자 내 다친 팔을 보고 놀라서 몇 번이나 괜찮은지 확인했다. “정말 괜찮은 거야? 고작 며칠 못 봤을 뿐인데 왜 이렇게 다치고 온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미정의 한마디에 난 눈물이 글썽였다. 그녀는 내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처음으로 나를 걱정해 준 사람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삼키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제 살짝 긁힌 거야, 괜찮아. 병원에도 다녀왔어.” 미정은 내게 손을 내밀어 안아줬다. “조심했어야지. 우리는 이제 60세에 가까운 나이야, 팔과 다리를 잘못 다쳤다가는 큰일이야.” “근데 정말 입원하지 않아도 돼?” 나는 고개를 저으며 어젯밤 상황을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들은 미정은 내 손을 잡고는 화가 나서 한바탕 말을 쏟아냈다. “이 개자식들! 네 가족들은 정말 인간도 아니야! 네 퇴직금은 매달 200만 원이 넘는데, 다 자기들이 써버리고, 널 보모 취급이나 해? 내가 너였다면 벌써 집을 나갔을 거야!” “내가 보기엔, 너 진작에 보모 짓 때려치워야 했어. 너는 그 자식들한테 아무리 잘해줘 봤자, 널 안중에 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잖아! 이제라도 정신 좀 차리고 상황을 바꿔야 해!” 미정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난 그제야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미정은 내가 눈물을 흘리자 날 힘들게 만들었던 놈들을 욕하며 날 위로해 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의 위로해 주는 말을 듣고 조금 나아졌다. “요 며칠 내 집에서 지내! 절대 돌아가지 마! 내가 잘 돌봐줄 테니 여기서 푹 쉬고, 다 나아서 가! 이 상처는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해!” 미정은 나를 다독이며, 곧바로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러곤, 나를 위해 삼계탕을 끓여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이렇게나마 마음이 편해지니,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준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제3화 미정은 화를 내며 불을 끄고, 손을 허리에 올린 채 내게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 [엄마! 왜 아침에 준우를 학교에 안 보냈어요? 준우 선생님한테서 전화까지 왔잖아요! 이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깜빡할 수 있어요? 요즘 학업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냐고요!] 내가 설명하려 입을 열자, 미정이가 갑자기 손을 뻗어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 “네 아버지는 어디 덧나기라도 했어? 다 큰 어른이 네 아들 하나 학교에 못 보내? 넌 무슨 일만 생기만 엄마한테 맡겨놓는 거야? 네 엄마가 가정부야? 가정부는 월급이라도 주는데 너 한 번이라도 네 엄마한테 용돈 준 적 있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놈. 네 엄마는 앞으로 너희 집 가정부 노릇 관두고 나랑 살 거니까, 네 집안일은 너희가 알아서 처리해!” 미정은 나이가 거의 60이 되어갔는데, 욕을 할 때 여전히 힘이 넘쳤다. 나보다 훨씬 더 기운이 넘쳐 보였다. 미정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쌓였던 답답함을 씻어내는 듯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토닥였다. “밥 먹자, 나 배고파.”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았기에, 아무 말 없이 그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나는 미정의 집에 있을 생각이었지만, 짐은 별로 챙겨오지 않았다. 미정은 새로 사라고 했지만, 나는 항상 절약하는 버릇이 있어 차라리 집에 가서 몇 벌의 옷이라도 챙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미정은 나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가족들이 식탁에 앉아 배달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준우는 배가 고팠는지, 아주 기쁜 표정으로 외쳤다. “할머니가 만든 음식보다 100배 더 맛있어!” 미정은 차갑게 웃으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하하, 그렇게 맛있으면 매일 시켜 먹어! 누가 너희들을 챙겨줄 것 같아?” “아주머니, 준우는 아직 어린애잖아요. 뭘 그렇게까지 까칠하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희 어머니께서 하신 음식보다 훨씬 맛있는 건 사실인데 뭐가 문제죠?” 준혁의 말을 듣자 나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 “나한텐 어떻게 해도 상관없지만, 아주머니도 너한테 야단을 들어야 하겠어? 넌 어르신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서정국은 내가 준혁을 꾸짖자 기분이 나쁜 듯 젓가락을 탁 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만 좀 해! 당신 이제 다른 집에 가서 살려는 거지? 빨리 가! 이 집식구들이 당신 하나 없다고 굶어 죽기라도 하겠어? 나갈 거면 다시는 돌아오지 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아?” 미정은 그 말을 듣고 주먹을 쥐며 서정국을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그녀는 퇴직 후 말이 거침없어졌고,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았다. 나는 미정이가 진짜로 서정국에게 달려들까 봐 걱정이 되어 재빨리 말렸다. 그들은 내가 다시 돌아올 거라 확신하고 있는 건지, 아무도 짐을 챙기고 있는 나를 막지 않았고, 모두가 구경하듯 지켜보았다. 미정은 내가 필요한 짐을 모두 챙겨주었고,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집을 떠났다. 난 정말 앞으로 이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미정과 함께라면 밥하기 싫으면 나가서 사 먹어도 되고, 심심하면 공원에 나가 운동도 할 수 있었다.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퇴직금이 입금되었다. 대략 190만 원이었다. 미정은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서는 나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드디어 돈이 들어왔네! 이제 나랑 나가서 돈 좀 써야지!”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우리가 어디로 갈지 이야기하려던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 바로 준혁이었다. 미정은 눈을 홉뜨며 말했다. “너 설마 아들놈이 돈 때문에 연락한 걸 모르는 건 아니지?” 준혁은 내 돈이 입금되는 날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있었다. [엄마, 집에서 나간 지 오래되셨는데 정말 돌아오지 않으실 거예요?] “나 요즘 잘 지내고 있어서 돌아갈 생각은 없어. 무슨 일이야? 별일 없다면 끊을 게.”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준혁은 내가 전화를 끊으려는 걸 보고, 급히 말을 꺼냈다. [잠깐만요! 엄마! 저랑 정아 월급이 아직 안 나와서 지금 돈이 좀 부족한데, 엄마 퇴직금 오늘 들어오지 않나요? 혹시...]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정이가 핸드폰을 재빨리 내 손에서 빼앗아갔다. “안 돼! 이 배은망덕한 놈아! 돈이 필요해서 이제야 엄마한테 전화하냐? 그동안 뭐 했던 거냐? 너희 엄마를 바보로 보는 거야? 됐으니까 멀리 꺼져버려!” 미정은 전화를 끊고 나서는 나를 쏘아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처음부터 줄 생각 없었어! 자, 얼른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우리는 밖으로 나가 쇼핑을 시작했다. 나이 든 여자 둘이 술에 취해 옛날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활보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자유롭고, 사람들은 우리의 모습을 영상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오직 이 상황을 즐기는 것뿐이었다. 난 평생 이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 준혁이 또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아빠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어요. 병원에 입원했는데 의사 말로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요. 엄마, 얼른 병원으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