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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굶어 죽은 뒤 부모님이 후회했다
아주머니가 나를 소파에 묶어놓고 아빠랑 같이 발렌타인데이트를 나갔다. 나는 총 세 번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 제발 나 좀 풀어줘요. 저 정말 힘...
Chương (1)
第1章
아주머니가 나를 소파에 묶어놓고 아빠랑 같이 발렌타인데이트를 나갔다.
나는 총 세 번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 제발 나 좀 풀어줘요. 저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아주머니는 아빠와 엄마를 갈라놓는 데 바빠서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다.
“아빠, 저 배고파 죽겠어요. 와서 밥 좀 해주면 안 돼요?”
아빠는 아내를 붙잡으러 다니느라 바빠서 돈만 보내고 해결하라고 했다.
“엄마, 저 진짜 죽을 것 같아요. 한 번만 보러 와주세요...”
냉정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네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기로 했잖아?”
뚝, 전화가 끊겼다.
결국 나는 더럽고 냄새 나는 배설물 속에서 굶어 죽었다.
제1화
어린이집 선생님이 말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된다고.
진짜 그런가 보다.
나는 영혼이 되어 엄마 옆에 머물렀다.
엄마는 녹음실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선생님 전남편 사는 동네에서 큰일이 났대요. 들어보셨어요?”
엄마는 얼굴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랑은 이제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얘기하지 마세요.”
엄마는 아빠를 싫어해서 이혼했다.
나는 조그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엄마 옆으로 다가갔다.
영혼이 된 건 참 좋다. 이렇게 엄마 옆에 붙어 있어도 엄마가 귀찮아하며 날 밀어내지 않으니까.
“아휴, 어린애라던데. 소파에 묶인 채로 굶어 죽었다나 봐요!”
“봐봐요. 아이구, 징그러워라. 선생님, 이런 거 보지 마세요.”
엄마는 보지 않았다. 원래 이런 장면을 무척 무서워했다.
그런데도 엄마는 눈썹을 찌푸리고, 커다란 눈에 반짝반짝 눈물이 맺혔다.
“너무 잔인하다. 어떻게 어린애한테 이럴 수가 있어.”
엄마가 이렇게 말하자 동료는 감탄하듯 말했다.
“역시 성우님이시네요. 공감 능력이 뛰어난 건 배우의 기본 소양이죠.”
나는 멍하니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도 나 때문에 슬퍼할 줄은 몰랐다.
엄마는 성우였다. 예쁜 애니메이션 목소리를 자주 맡아서 전국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줬지만 정작 나를 위해 시간을 내준 적은 없었다.
나는 아빠 곁에서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마음이 여리셔도 전남편이 바람 폈을 땐 아주 단호했죠.”
동료가 엄마를 치켜세웠다.
그날 아빠는 아주머니를 집에 데려왔고, 아주머니는 내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엄마라고 불러봐.”
“엄마?”
엄마라는 말이 이렇게 다정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
그런데 내가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른 후 진짜 엄마는 나를 외면했다.
알고 보니 ‘엄마’라는 단어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말이었다.
“엄마, 나를 버리지 마세요! 엄마, 내 진짜 엄마는 엄마뿐이에요!”
아무리 울며 매달려도 엄마는 내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나는 엄마를 따라 녹음실을 나왔다.
막 계단을 내려가는데 건물 앞에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을 때도 아빠는 엄마를 자주 이렇게 기다렸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를 아주 싫어해서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다.
“이민아, 지호를 생각해서라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아빠가 아직 나를 기억한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내가 전화했을 땐 왜 한마디 더 해주지 않았던 걸까?
어른들의 세상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지호가 이미 강영아를 엄마라고 부르잖아? 이제 지호는 내 아들이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엄마가 내 진짜 엄마야!’
‘날 부정하지 마!’
그때 한 대의 차가 건물 앞에 멈췄다.
차에서 어린아이가 뛰어나와 엄마의 품에 안겼다.
“엄마!”
‘엄마?’
‘왜 내 엄마를 그렇게 부르는 거야?’
‘너 누구야!’
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왔어. 이제 엄마와 같이 놀이공원 가자!”
억울함이 가슴 깊이 밀려왔다.
엄마는 나를 놀이공원에 한 번도 데려간 적이 없었다.
아빠는 회사 운영에 바빴고, 엄마는 녹음실에서 벗어나면 여행을 다녔다.
나는 놀이공원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제2화
나는 엄마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지호야, 기억해. 엄마는 너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이기도 해.”
“그러니까 나는 너를 위해 내 시간을 희생하지 않을 거야.”
‘근데 엄마는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왜 나를 낳은 거예요?’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엄마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엄마, 지호가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른 건 단지 엄마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어서였어요...’
“이 아이가... 네 아들이야?”
아빠가 그 아이를 보며 깜짝 놀랐다.
“고작 5년 만에 새 남편이랑 아이까지 생긴 거야?”
나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죽은 지 벌써 5년이 지났구나.’
엄마와 아빠는 각자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그들은 나를 완전히 잊은 듯 보였다.
아빠도 마음이 아픈 것 같았다. 그는 얼굴을 감싸 쥐고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이민아, 너와 헤어진 뒤로는 원래 집에 돌아가는 게 두려웠어.”
“우리의 추억이 떠오를까 봐 너무 힘들더라.”
그 작은 집에는 이제 나 혼자만 살고 있었다.
나는 한때 혼자 집에 있는 걸 꿈꿨다. 그러면 아빠의 꾸중도, 엄마의 무관심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아주머니가 나를 소파에 묶었을 때 그 꿈을 후회했다.
“아주머니, 왜 이러세요. 나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아빠의 비서였다. 아빠가 나를 돌봐달라고 그녀를 불렀다.
“지호야, 왜 이제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니?”
그 말을 듣고 나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제가 철없어서 그런 실수를 했던 거예요.”
“하지만 이제 알았어요. 엄마는 한 명뿐이에요!”
아주머니는 내 말을 듣더니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
요즘 어른들은 왜 이렇게 ‘엄마’라는 단어에 민감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네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겠다니 그럼 죽어야지!”
죽는다는 말의 의미를 나는 알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칼로 나를 찌르거나, 독약을 먹이거나, 베개로 숨을 막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나를 꽁꽁 묶은 채로, 꼼짝 못 하게 만들어 놓고 떠났다.
“만약 네 엄마가 돌아오면 나 대신 전해줘.”
“나는 네 아빠랑 발렌타인 데이트 중이라고.”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거짓말쟁이다. 엄마는 날 보러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밧줄이 내 살 속으로 파고들어 피부를 찢어 놓았다.
하지만 남자라면 울면 안 된다.
나는 이를 악물고 내 전화 시계를 켜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와 잘 이야기해서 풀려나야 했다.
“아주머니, 제발 나 좀 풀어주세요. 저 너무 힘들어요.”
“저 약속할게요. 앞으로 절대 아주머니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전화기 너머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아빠 목소리도 섞여 있었고,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변했다.
“지호야, 아빠랑 아주머니가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조금만 참아.”
아주머니야말로 성우를 해야 했다.
애니메이션 속 마녀 역할을 맡기 딱 좋을 목소리였다.
아주머니가 나를 돌봐주지 않으니 아빠는 돌봐주겠지.
나는 용기를 내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저 배고파요. 와서 밥 좀 해주면 안 돼요?”
“저 앞으로 정말 착하게 굴게요. 절대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아빠 쪽에서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엄마는 아빠와 이혼 협의 중이었다.
“밥값 보냈으니까, 알아서 배달시켜 먹어.”
아빠는 급하게 대답하고는 곧 엄마에게 애원하는 말투로 돌아갔다.
“이민아, 강영아는 내 비서야. 당연히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지.”
“너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말 좀 들어봐. 제발...”
아빠의 목소리가 멈췄다. 전화는 이미 끊어져 있었다.
제3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창밖에서는 해가 떠오르다가 다시 짙푸른 하늘이 검은색으로 변하기를 반복했다.
나는 진지하게 세어봤다.
일곱 번의 일출과 여섯 번의 밤을 보았다.
배가 너무 고파서 배 피부가 뼈에 닿는 기분이었다.
밧줄은 내 살과 하나가 된 것처럼 붙어 있었고,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너무 배고파...’
‘너무 아파...’
무언가가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그게 생명일까?
TV에서 보던 주인공들은 죽기 전에 가장 중요한 사람과 이별하곤 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 엄마다.
나는 엄마의 양수 속에서 태어났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를 사랑했다.
떨리는 손으로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저 곧 죽을 것 같아요. 한 번만 와서 저를 봐주면 안 돼요...”
“아니... 안 와도 괜찮아요. 저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나요?”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엄마, 저랑 얘기만 조금 더 해주면 안 돼요?”
한 마디를 할 때마다 몸의 상처가 더 아파졌다.
그런데 엄마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졸랐을 때도 엄마는 늘 이렇게 짜증을 냈다.
“강지호, 네가 아주머니를 엄마로 받아들인 거 아니었니?”
나는 마침내 변명할 기회를 잡았다.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엄마는 당신이에요!”
“아주머니는 내 엄마가 아니에요! 당신이 내 엄마예요!”
힘이 빠진 나는 점점 목소리가 약해졌다.
“엄마, 사랑해요.”
그런데 엄마는 웃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웃긴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말이다.
“강지호,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 마. 넌 내 인생의 걸림돌이야.”
“나는 결혼과 아이에게 얽매인 삶은 살고 싶지 않아.”
“나를 귀찮게 하지 마.”
나는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남자라면 울면 안 되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안 돼, 엄마가 내가 우는 걸 알아차리면 안 돼!’
“알겠어요, 엄마.”
이번에는 내가 전화를 끊었다.
‘아쉽네. 내일 아침의 해돋이는 볼 수 없겠구나.’
엄마의 새로운 아이는 엄마의 보호 아래서 나와 비슷한 큰 눈을 반짝이며 깜박이고 있었다.
‘좋아, 억지로라도 너를 내 동생으로 인정해줄게.’
‘엄마의 사랑을 조금만 나눠가지는 거야. 너무 많이는 안 돼.’
나는 혼자 중얼거리면서도 사실 엄마의 모든 사랑이 새 동생에게 간 걸 알고 있었다.
나에게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강성서, 이제 가. 내 남편이랑 아이가 기다리고 있어.”
아빠는 주먹을 꽉 쥐고, 눈이 빨개져서 엄마에게 말했다.
“이민아, 네가 예전에 겪은 서러움 내가 다 보상해줄게. 응?”
“난 너를 포기할 수 없어.”
엄마의 입술은 단단히 다물었다.
“보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과거는 돌아오지 않아.”
그때 갑자기 엄마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 건 사람은 외할머니였다.
“딸아, 한 번만 지호를 보러 와라.”
엄마는 내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그 애 얘기 꺼내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하... 알겠어.”
엄마는 휴대폰을 아빠에게 넘기며 말했다.
“네 아들 일이니까 네가 들어.”
외할머니는 몹시 다급해 보였다.
누구인지도 묻지 않고 말했다.
“한 번만 와서 네 아들을 봐라. 지호가, 지호가... 하!”
아빠는 외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제대로 듣지 못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엄마는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
“우리 이미 이혼했어. 당신은 이제 내 엄마한테 ‘어머니’가 아니라 ‘아주머니’라고 해야지.”
외할머니는 그 말에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더 다급해졌다.
“누가 됐든 상관없어! 둘 다 당장 집으로 와!”
“지호가 너희 둘의 친아들이라는 걸 잊지 마!”
외할머니가 화를 내자 아빠와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애는 네 아들이지, 내 아들이 아니야.”
“내 아들은 이제 작은 민준이 하나뿐이야.”
엄마는 고개를 돌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