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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받은 날 나는 바람둥이가 되었다
누군가 학교 게시판에서 나에게 고백했다. 그런데 게시글 밑에 내가 전교 남학생과 잤다고 댓글을 남긴 룸메이트의 남자 친구. 나는 화가 난 나머지 경...
Chương (1)
第1章
누군가 학교 게시판에서 나에게 고백했다. 그런데 게시글 밑에 내가 전교 남학생과 잤다고 댓글을 남긴 룸메이트의 남자 친구.
나는 화가 난 나머지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룸메이트는 남자 친구를 용서해달라면서 남자 친구더러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기다리던 사과는 없었고 야한 동영상 하나가 떠돌기 시작했다.
다들 동영상 속 여학생이 나라고 확신했다. 이 사건으로 나는 학교에 불려갔고 나에게 휴학하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부모님마저 나와 연을 끊었다.
모든 걸 잃은 나는 우울증에 걸렸고 결국 유언비어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다시 눈을 떴을 때 학교 게시판에 고백 글이 올라온 그 날로 돌아왔는데...
제1화
학교 게시판에 내가 무대 위에서 장학금을 받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밑에 이런 글도 덧붙여 있었다.
[23학번 남은비, 나 너 좋아해. 정말 너무너무 예뻐. 남자 친구가 없다면 연락해도 될까?]
짧은 몇 분 사이에 밑에 댓글이 십여 개나 달렸다.
[남은비는 예쁘고 공부도 잘해. 정말 소설 속 여자 주인공 같은 존재야.]
[와. 저도 남은비 선배님 연락처 알고 싶어요.]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댓글을 확인하다가 김재현이라는 사람이 올린 긴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원. 남은비가 뭐가 좋다고. 남은비 걔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바람둥이야. 돈만 주면 잠자리하는 발랑 까진 년이라고. 전교 남학생들하고 다 잤을걸?]
그 댓글 밑에 대댓글이 바로 달렸다.
[어디서 튀어나온 미친놈이 여기서 유언비어를 퍼뜨려?]
대체 어느 단어가 김재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또 길게 댓글을 달았다.
[유언비어 아니야. 걔가 남자랑 자는 거 내가 직접 봤어. 대낮에 호텔도 아니고 구석에서 그 짓거리를 하더라니까? 남은비는 너희들 같은 1학년만 꼬셔. 장학금과 우수 학생 대표를 잠자리로 얻어냈을지 누가 알아.]
그 댓글을 본 순간 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은비야, 안색이 왜 그래?”
룸메이트가 휴대전화를 주우면서 힐끗 들여다보다가 소리를 질렀다.
“유나야, 네 남친이 왜 게시판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댓글을 함부로 달아?”
성유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댓글을 본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나머지 몇몇 룸메이트도 댓글을 보고는 나 대신 분노를 터트렸다.
“김재현이 무슨 말을 이렇게 해? 이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야. 은비야, 경찰에 신고해.”
“안 돼. 하지 마.”
성유나가 미안해하며 말했다.
“은비야, 내가 사과할게. 무슨 오해가 있어서 그런 걸 거야. 지금 당장 재현이를 찾아가서 댓글을 지운 다음 사과글도 올리라고 할게.”
성유나가 진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무조건 성유나의 말을 듣고 그녀가 이 일을 처리하게 내버려 뒀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생에 김재현은 댓글을 삭제하지 않았고 사과하지도 않았다. 되레 영상이 퍼진 후 조롱하기만 했다.
“내가 뭐라고 했어. 남은비 걔 발랑 까진 년이라고 했지?”
나는 아무 말 없이 휴대전화를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남학생 기숙사 밑에 도착한 그때 마침 외출하려는 김재현과 마주쳤다. 나는 그에게 달려가 물었다.
“네가 말한 게 다 사실이야?”
나의 질문에 김재현은 화들짝 놀란 눈치였다.
“뭐?”
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그 댓글을 가리켰다.
“내가 전교 남학생이랑 잤다며? 그게 사실이야? 언제 어디서 몇이랑 잤는데? 난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진짜인지 모르겠어.”
김재현은 그 댓글을 보고 난처해했다.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다시 빨개졌고 한참이 지나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뒤이어 따라온 성유나가 김재현의 어깨를 툭 치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사과해.”
김재현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미안해, 은비야. 나도 모르게 그만 말해버렸어. 말해서는 안 됐었는데...”
제2화
“그러니까 네 말은 이게 다 사실이라는 거네? 성폭행당했는데도 기억이 하나도 없는 걸 보면 누군가가 날 정신 잃게 만든 다음에 그 짓을 했다는 거잖아. 네가 봤다고 했으니까 나랑 경찰서 가서 증언해줘. 걔네들 싹 다 고소할 거야.”
나의 목소리가 높아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충격적인 화제에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문자하면서 소문을 퍼뜨렸다.
그렇게 2분도 채 되지 않아 구경꾼들이 가득 모였다.
많은 사람이 모여들자 김재현은 그제야 당황하면서 다시 사과했다.
“은비야, 내가 말실수했어. 넌 전교 남학생이랑 잔 적이 없고 다 내가 헛소리 지어내 거야.”
그러고는 휴대전화를 꺼내 내가 보는 앞에서 댓글 두 개를 삭제했다.
“은비야, 댓글 지웠으니까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면 안 될까?”
성유나도 나서서 수습했다.
“그래. 은비야. 재현이도 나쁜 마음에 그런 거 아닐 거야. 사진을 잘못 보고 널 다른 여학생이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잖아. 한 번만 용서해줘.”
‘사진을 잘못 봤다고? 사진은 잘못 볼 수 있어도 이름은 잘못 볼 리가 없지.’
그 댓글에 전부 나의 이름이라 김재현이 못 봤을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하며 이대로 넘기려 했다.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다른 댓글을 가리켰다.
“내가 전교 남학생이랑 잔 게 가짜라면 대낮에 그런 짓을 했다는 건 진짜겠지? 어디서 봤어? 학교야?”
김재현은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것도 그냥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얘기를 했어. 넌 공부 잘하니까 공부 못하는 우리랑은 따져 묻지 않으면 안 될까?”
성유나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은비야, 이 일 다 재현이 탓인 건 맞지만 너한테 사과했잖아. 오늘 사과의 의미로 밥도 사라고 할 테니까 화 풀어. 응?”
나는 배시시 웃는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물었다.
“밥 한 끼 사는 거로 퉁 치려고?”
김재현이 화들짝 놀랐다.
“그럼 원하는 게 뭔데?”
“거짓말이라고 했으니까 허위사실을 유포한 거잖아. 학교 게시판을 본 사람이 많아서 나한테 이미 안 좋은 영향을 미쳤어.”
나는 또박또박 말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어. 학교 게시판에 사과글을 올리고 정신적 피해 보상금까지 줘야 해.”
나의 요구에 김재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남은비, 그렇게까지 해야 해? 내가 말실수했다고 한 건 네가 유나의 룸메이트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 네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내가 정말 모를 것 같아?”
성유나도 얼굴을 찌푸렸다.
“남은비, 그 요구는 너무 지나쳐. 이미 댓글도 지웠는데 왜 계속 물고 늘어져? 이 일이 커져봤자 망신당하는 건 너야.”
두 사람은 진짜 나의 약점이라도 가지고 있는 듯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나는 김재현의 옷을 잡고 캐물었다.
“그러니까 너희들 말은 내가 다른 남자랑 자는 걸 진짜 봤다는 거네? 그 사람이 누구고 언제 어디서 봤어? 오늘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할 수 있어.”
나의 태도에 김재현이 분노를 터트렸다.
“너희 지도교수랑 한 달 전에 학교 숲에서 했잖아. 그때 방학이라 본 사람이 없는 줄 아나 본데 동영상을 찍은 사람도 있어. 남은비, 네가 우수 학생 대표가 어떻게 되고 장학금을 어떻게 받았는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줄 알았어? 뒤에서 이런 형편없는 수작을 부리면 다른 학생들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
김재현이 정의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내가 아무 말이 없자 갑자기 득의양양했다.
“남은비, 난 분명 너한테 기회를 줬어. 날 몰아붙인 건 너야.”
하지만 그가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얘기했을 때 성유나의 표정이 변했다는 건 알아차리지 못했다.
제3화
지난 생에 그 영상이 퍼지자마자 나도 바로 보았다. 영상 속 남자와 여자의 얼굴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고 두 사람이 움직이는 것만 보였다.
그때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지만 김재현의 말 때문에 다들 그 여자가 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니고 어릴 적부터 남자 손도 잡은 적이 없다고 여러 번이나 해명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해 신고하려 했으나 지도교수가 말렸다.
지도교수는 나를 사무실로 부르더니 이젠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학교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나를 퇴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너무도 속상했고 영상 속 여자가 내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도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너의 선생으로서 난 당연히 널 믿어. 근데 친구들이 믿지 않는데 어떡해? 이 일이 너한테도 영향이 아주 커. 내가 학교 측과 얘기해서 퇴학은 막았는데 그 대신 몇 년 휴학해야 해. 이 일이 잠잠해진 다음에 다시 학교에 나와.”
정확히 말하면 학교를 나가라는 뜻이었다. 내가 계속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지도교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증거가 없는 이상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가 계속 조사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거의 협박하듯 했다.
결국 나는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 보니 가족들도 그 영상을 알고 있었다.
부모님은 나 때문에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다면서 홧김에 나와 연을 끊고 집에서 내쫓았다.
나는 매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다가 우울증에 걸렸다. 하지만 약을 살 돈이 없어 우울증이 점점 심해져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숨을 끊은 그날 밤 나는 내 인생을 망쳐버린 영상을 수백 번도 넘게 돌려봤다. 그러다가 여학생의 종아리에 빨간 모반이 있는 걸 발견했다. 아주 독특한 모반이었는데 하트 모양 같았다.
예전에 성유나와 함께 샤워할 때 그녀의 다리에 똑같은 모반이 있었던 게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성유나의 표정을 보면서 드디어 확신했다. 영상 속의 여학생이 성유나라는 것을.
내가 입을 열려던 그때 성유나가 김재현의 손을 잡고 가려 했다.
“김재현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그런 식으로 은비를 모함할 수 있어? 장학금은 은비가 노력으로 받은 건데 그렇게 얘기하면 은비가 얼마나 속상하겠어.”
“유나야, 네가 이렇게 착하니까 쟤한테 괴롭힘당하는 거야.”
김재현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네가 평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장학금을 받지 못했는데 쟤는 지도교수랑 자니까 받았잖아. 이건 너무 불공평해. 이 일을 크게 벌여서 진실을 밝힐 생각이야.”
그때 구경하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맞아. 그렇게 해야지.”
곧이어 박수 소리까지 들려왔다. 어떤 사람은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는데 아주 익숙한 눈빛이었다. 지난 생에 학교를 떠날 때 바로 이런 눈빛으로 쳐다봤다. 정말 온몸이 다 불편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이 응원하자 김재현은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남은비, 아직도 할 얘기 남았어?”
김재현은 내가 당황해하며 도망갈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동영상이 있다고 했지? 동영상 어디 있어? 설마 그것도 지어낸 건 아니지? 동영상을 내놓지 못하면 이것 또한 허위사실 유포야.”
김재현은 너무도 화가 나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남은비, 정말 끝까지 잡아떼는구나. 지금 당장 그 증거를 보여줄게.”
그는 성유나가 말리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냈다. 지난 생에 봤던 그 동영상이 나의 앞에 나타났다.
“너 맞지? 널 알아본 사람이 많으니까 부정하지 마. 남은비, 애들이 널 퀸카라고 해서 순진하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어? 이 동영상 우리 기숙사 단톡방에 이미 퍼졌어. 내가 막지 않았더라면 학교 게시판에도 올라갔을걸?”
김재현은 정의감이 넘치는 척했고 도발 섞인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주변 사람들은 나의 반응을 살폈다. 내가 난처해하면서 얼굴을 들지 못하거나 바로 부정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
“여보세요? 경찰서죠? 제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한테 성폭행당했는데 증인도 있고 증거도 있으니까 범인이 도망가기 전에 얼른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