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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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후와 결혼한 지 7년, 그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그제서야 나는 이 가정에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지 대역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혼 신청...

Chương (1)

第1章

김지후와 결혼한 지 7년, 그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그제서야 나는 이 가정에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지 대역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혼 신청을 마친 그날 나는 티켓을 끊었다.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쓰였던 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아빠는 이제 인아 이모와 결혼할 건가요?” 역시 김지후의 친아들답다. 여자 보는 눈도 똑같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짐을 챙겨서 집을 떠났다. 3개월 후, 나는 딸과 함께 그들 부자와 우연히 마주쳤다. 딸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저 오빠는 왜 계속 엄마를 보고 울어요?” 나는 딸의 손을 잡고 돌아서며 말했다. “몰라,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야.” 제1화 “오늘 밤 돌아와? 내가...” 말을 잇지 못한 채 상대방이 말을 끊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인아가 어두운 걸 무서워하잖아. 걔를 혼자 두고 갈 순 없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끊겼다. 남편과 아들을 못 본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두 달 전, 남편의 첫사랑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그녀를 위해 마련한 별장으로 들어가 살고 있었다. “아연이가 방금 귀국해서 아무도 모른다니까 나한테 도움을 청한 것뿐이야.” 아들도 나를 찡그리며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그렇게 이기적이면 안 돼요. 이모가 혼자 있으면 슬퍼할 거 아니에요.” 아들의 진지한 모습은 꼭 그의 아빠를 닮아 있었다. 마치 내가 정말 나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더는 막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아들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약간은 불만스러웠다. “엄마, 이제 연기 그만해요. 아빠가 그러는데 엄마는 우리 말고는 친척도 없고, 갈 데도 없대요.” 김지후도 따라 올라와 내 뒤에 서더니 경멸 어린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옷 한 벌도 못 갖춰 입으면서 짐가방은 왜 들고 나대는 거야?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내 손이 멈칫했다. 그렇다. 난 갈 곳이 없다. 그들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어떤 일을 겪어도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 믿는 것이다. “이제 그만해. 인아가 돌아왔어도 네가 얌전히만 있으면 이 집에서 네 자리는 있어.” 김지후는 비웃으며 나를 바라보더니 아들을 안고 방을 나갔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두 달 동안 스스로에게 적응할 시간을 줬다. 그동안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고, 나도 많은 걸 깨달았다. 다시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중 뜻밖에도 김지후와 마주쳤다. 오늘 그가 돌아올 줄은 몰랐다. 나를 본 순간 김지후는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얼굴을 찌푸렸다. “또 무슨 수작이야?” “왜? 내가 오늘 돌아온다는 걸 알고 또 똑같은 수를 쓰려는 거야?” 김지후의 눈에 싫증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번에도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아직 안 갔는데?” “임서현, 그런 유치한 짓은 너무 자주 하면 재미없어져.” 그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 선물용으로 포장된 향수 병을 내 앞에 던지듯 놓았다. “요즘 네 기분이 안 좋다고 해서 인아가 일부러 선물을 준비했어.” “봐,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야. 좀 배워봐.” “좀 꾸미고 다니고, 그동안 몸에 밴 기름 냄새도 좀 없애.” 김지후는 비웃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임서현, 이제 너도 10대나 20대 어린 소녀가 아니야. 무슨 일을 할 때 조금은 신중하게 생각해봐. 너, 네 살짜리 아이의 엄마잖아.” 김지후는 내게 핸드폰을 내밀며 덧붙였다. “서인아한테 음성 메시지라도 보내서 감사 인사 좀 해. 그게 최소한의 예의 아니겠어?” 나는 그의 핸드폰 배경 화면을 봤다. 밝게 웃고 있는 여자가 있었는데, 나와 조금 닮아 보였다. 특히 눈가에 있는 그 점은 내 것과 위치가 똑같았다. 인아, 서현! 순간 모든 걸 깨달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 그저 대체품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그를 완전히 무시하고 짐을 끌고 나가려 했다. 그러나 김지후는 갑자기 짐 가방을 확 잡아당기며 바닥에 던져버렸다. “대체 무슨 심술을 부리는 거야!” 그의 이 행동은 분노가 담겨 있었고, 힘도 매우 강했다. 나는 균형을 잃고 옆에 있던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혔다. 향수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공기 중에 강렬한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최근 김지후에게서 나던 그 냄새와 똑같았다. ‘이 향수...’ 말로는 선물이지만 실제 나한테 대한 도발이다. ‘날 걔랑 같은 향기로 만들려고? 대체품이라는 걸 상기시키려는 건가?’ “임서현, 너 뭐 하는 거야!” 김지후는 화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멈췄다. “너... 너 피 나!” 김지후의 목소리에 약간의 죄책감이 묻어 있었다. 김지후는 성큼 다가와 내 팔을 붙잡고 상처를 살폈다. 그제야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피가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팔에는 예전 화재 때 김지후를 구하려다 생긴 상처 위로 새로운 상처가 겹쳐져 있었다. 흉터는 더욱 흉측해 보였다. 김지후는 서둘러 거즈를 가져와 상처를 감싸려 했다. “움직이지 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빨리 피를 멈춰야 해.” “관심하는 척은... 어차피 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발신자 이름은 ‘인아’이었다. 제2화 나는 바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잡으려 했지만 상처가 아팠다. “아!” 김지후는 그 틈에 전화를 받았다. 전화 속에서 아들의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저 인아 이모랑 놀이공원 가고 싶어요.” 그다음에는 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밖에 택시가 안 잡혀요. 나랑 김우 놀이공원 가고 싶은데 우리 좀 태워줄 수 있을까요?”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김지후는 나를 아예 무시했다. 그리고 대문으로 가면서 말했다. “기다려,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돌아보며 나한테 기다리라고 한마디 남기고, 문을 열며 나갔다. “김지후.” 나는 그를 불렀다. 김지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또 뭐야? 세게 다치지도 않았고 병원에 갈 필요는 없잖아? 좀 너그럽게 행동해. 왜 자꾸...” 나는 차갑게 그를 끊었다. “놀이공원은 햇볕이 쨍쨍하니까 윤호한테 썬캡과 물통 챙기라고 말하려는 거야.” 어쨌든 힘겹게 낳은 내 아이이다. 김지후는 잠깐 멈칫한 후, 내가 쉽게 그를 보내는 걸 불편해하는 모습이었다. “아.” 김지후는 말한 후 비웃었다. “네가 또 질투하고 내가 걔들 태워주는 거 말릴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못된 마음을 먹지 마. 그냥 애랑 놀이공원 가는 거잖아.” 김지후는 짐을 챙겼다. “금방 갔다 올게. 집에서 기다려. 돌아올 때 약 사올 거니까.” 그리고 급히 집을 나갔다. 예전 같으면 내가 바로 화를 냈겠지만 이제는 마음이 다 식었다. 얼마 전, 나는 김지후의 아픈 아버지를 돌보느라 밤늦게 간호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밖은 이미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병원은 외진 곳에 있었고, 길거리는 고요해서 불안했다. 밤바람은 차갑고, 내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고객이 통화 중이라 음성...] 김지후의 전화는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았다. 이미 반 시간이 지났다. 이때 마침 전화가 연결되었다. “왜 그렇게 전화를 계속 안 받았어? 나 지금 아버님 병원 앞이야. 이제...” 말을 끝내기 전에 상대방에서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바빠. 인아랑 전구 수리하고 있어.] [뭘 그렇게 자꾸 의심해. 아연이 어두운 곳을 무서워해서 전화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어.] 그 말이 끝난 뒤,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그만 짜증 내고, 어른답게 행동해요.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알고 보니 서인아가 전화를 걸어서 집에 전구가 고장 났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둘러 가서 수리하고 있었던 거였다. [아빠가 엄마한테 택시 타고 오라고 했어.] 그리고 나서는 끊는다고 말하고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출발하기 전, 내가 김지후한테 꼭 나를 데리러 오라고 했었고 김지후도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는 결국 찬 바람 속에서 계속 기다려야 했다. 나는 겨우 택시를 잡았고, 차멀미 때문에 조수석에 앉았다. 차에 타자마자 운전기사는 안전벨트 문제로 나한테 손을 대려고 하였다. 더군다나 운전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내게 집에 혼자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하엿다. 나는 겁에 질려 김지후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심지어 아들의 스마트워치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그쪽도 아무 응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들고 계속해서 혼자 중얼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집은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다. 집 안은 밖에 있는 것보다 더 춥고, 고요했다. 제3화 김지후는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핸드폰에 그의 SNS 업데이트가 떴다. 여러 개의 사진 속에는 놀이공원의 다양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아들이 놀이공원에서 즐겁게 웃고 있는 얼굴도 있었고,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김지후의 팔에 살짝 기대는 다정한 모습까지 있었다. [다시는 놓치지 않을 시간.] 예전 같았으면 나는 전화해서 김지후에게 이게 무슨 뜻이냐며 난리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두 달 동안 나는 완전히 지쳐버려 그냥 익숙해졌다. 나는 그냥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나는 조용히 ‘좋아요’를 눌렀다. 오늘은 아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밖에서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집 안을 더 고요하게 만들었다. 이미 짐을 다 챙겨 놓은 여행 가방을 보며 나는 참지 못하고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것을 SNS에 올리며 글귀를 달았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기다리지 말자.] 김지후가 그 글을 봤는지 다음 날 아침 일찍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김지후가 집에 들어설 때 나는 소파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차 키를 탁자 위에 던졌다. 그 소리는 날카롭고 귀에 쩌렁쩌렁 울렸다. 김지후의 얼굴은 구름 한 점 없이 어두워 보였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 보였다. 그는 이를 악물며 불쾌하게 낮은 목소리로 말았다. “하루 종일 떠들어대며 떠나겠다고 하더니 이제 끝이냐? 진짜 용기가 있으면 지금 당장 나가! 왜 그걸 SNS에 올린 거야? 얼굴에 철판 깔았어? 난 아직 얼굴 있거든! 오늘 아버지가 전화해서 뭐가 일어난 거냐고 물어봤어! 내가 너무 편하게 살아서 사람들 다 알게 해야 속이 후련하냐?” 나는 그가 분노하는 모습을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보며,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짜릿한 감정이 솟구쳤다. ‘도대체 누가 먼저 얼굴을 들지 못할 짓을 했지? 김지후? 아니면 그 마음속의 서인아?’ “그래, 나는 떠날 준비가 됐어.”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나는 옆에 있던 가방에서 이미 준비된 이혼 신청서를 꺼내 김지후의 눈앞에 던졌다. “사인해.” 김지후는 잠시 멈칫한 후 놀라며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내가 진지하게 이혼을 하겠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어제 난 네 상처를 도와주려고 약을 사러 갈 생각이었어. 그런데 인아랑 김우가 자꾸 나를 붙잡아서 어쩔 수 없었어.” 김지후의 변명은 힘없고 웃겼다. “너 많이 다친 것도 아니잖아. 이런 사소한 일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김지후는 비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냉소를 흘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한 마디씩 천천히 말했다. “있어!” 김지후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고, 그의 눈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진짜 이혼할 거야?” “그래!” 나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김지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김우는 어떻게 할 거야?” 그 말은 마치 내 심장에 바늘이 꽂힌 듯했다. 김지후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김지후, 아이 얘기는 꺼내지 마!”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차분히 말했다. “김우는 당연히 나랑 있을 거야, 내가 잘 키울 거야.” “말이 쉽지.” 김지후는 갑자기 날카롭게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김우에게 온전한 삶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능력은 있고?” 그때 나는 깨달았다. 처음에는 가족을 전적으로 돌보려고 하느라 이미 직장과 멀어진 지 오래됐다. 나는 고아로 자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김지후는 어릴 때부터 엄마 없이 아버지가 힘들게 키웠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건강도 좋지 않았다. 그때 김우도 아직 어렸고, 나는 할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을 전담했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나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김우의 양육권은 네가 가져가. 재산 분할에서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게. 하지만 결혼 전에 네가 빌려 간 4천만 원은 꼭 돌려줘.” 김지후가 회사를 창립할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내 모든 돈을 다 김지후한테 주었다. 김지후는 그 20만 원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금액이었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그를 너무나도 사랑했었다. 이 관계에 나는 모든 힘을 쏟았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마음은 돌덩이다. “너 이혼하려고 아들까지 버리겠다는 거야?”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버리겠어.” 김지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내가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