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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거스르는 진짜 아가씨
나는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다. 사실 나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을 모두 미리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 나지만, 사실은 속으로...
Chương (1)
第1章
나는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다.
사실 나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을 모두 미리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 나지만, 사실은 속으로는 거침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족들이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오빠들이 나에게 말했다.
“네가 우리 친동생이긴 하지만, 우리에겐 여동생은 미소밖에 없어. 그러니까 친한 척하지 마.”
‘내가 이 집 아이로 태어난 걸 보니,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보네.’
오빠들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미소는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니까, 미소의 것들을 빼앗을 생각은 하지 마.”
‘그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가 진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고, 널 끝까지 가지고 놀았거든.’
오빠들은 표정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제1화
나는 이상한 시스템을 손에 넣었다. 시스템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소설 속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소설 속에서 가장 비참한 운명을 지닌 캐릭터였다.
여주인공은 진씨 가문에서 사랑받는 가짜 딸, 진미소다.
나는 원작을 몇 번이고 읽으며 진씨 가문 사람들의 멍청한 행동과 내가 겪게 될 불행한 이야기들을 모조리 기억해 두었다.
나는 결국 스토리에 순응하기로 결심했다. 이제 더 이상 가족에게 기대를 가지지 않고, 그들이 파산될 운명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진씨 가문 사람들은 가짜 딸인 미소를 예뻐하지만, 친딸인 진나연을 늘 아니꼽게 보았다.
그렇게 집에 발을 들여놓은 지 한 걸음도 채 되지 않아, 세 명의 오빠들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네가 우리 친동생이긴 하지만, 우리에겐 여동생은 미소밖에 없어. 그러니까 친한 척하지 마.’
“네가 우리 친동생이긴 하지만, 우리에겐 여동생은 미소밖에 없어. 그러니까...”
그들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마치 귀신을 보기라도 한 듯 나를 쳐다보며, 서로 눈짓을 교환하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진씨 가문에게 미움받는 진짜 아가씨를 연기하려고 애썼다.
“그래요, 알겠어요. 오케이.”
‘이 기분 나쁜 대사들은 진작에 다 외웠어. 날 무시하든지 말든지 상관없어. 내가 언제 집에 돌아오겠다고 했어? 내가 미치지 않는 한 이 집에 먼저 발을 들일 이유가 없잖아!’
‘내가 돌아온 건 모두 너희들 때문이잖아! 안 돌아오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데려와 놓고선 왜 또 눈치 주고 난리야.’
‘누군 겉으로는 신경 안 쓴다면서, 뒤에서는 진미소를 방해하고 있잖아.’
내가 이렇게 속으로 욕을 하고 있을 때, 셋째 오빠 진원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나를 노려보았다.
‘이 성질머리 좀 봐, 결국 이놈은 남자로서의 존엄조차 잃게 될 거야.’
진원호는 얼굴을 찌푸리며 내 어깨를 꽉 잡았다.
“진원호!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동생한테 그게 무슨 태도야!”
뒤에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연아!”
중년 여성인 엄마가 달려와서 나를 꽉 끌어안았다.
“엄마의 귀한 딸, 드디어 집에 돌아왔구나!”
‘우리 부모님은 얼굴이 정말 잘생기셨네. 분명 내 미모도 그들에게서 물려받은 거겠지.’
나는 자기애에 빠져 생각했다.
나를 안은 엄마가 몸을 굳히며, 내게서 눈을 떼지 않고 아들들을 보다가 입을 다문 나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나연아, 엄마가 국을 끓여놓았으니 얼른 들어가서 밥 먹자.”
그러자 아빠도 말했다.
“이 녀석들더러 나연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여태까지 나연이를 집 문밖에 세워두고 있었던 거야? 너희들, 이따가 혼 좀 나야겠어.”
‘아쉽네. 지금은 이렇게 자상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의 말을 듣고 나를 이 집에서 쫓아내겠지.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고 미칠 사람은 미치게 될 거야. 우리 진씨 가문은 왜 이렇게 불쌍한 걸까...’
곧 모두 발걸음을 멈추었고, 엄마는 손에 힘을 주더니 날 잡고 있던 손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엄마?”
엄마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거두고 조심스럽게 나를 훑어보았다.
“나연아, 괜찮아? 어디 불편한 곳은 없니?”
나는 얌전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괜찮아요.”
‘난 괜찮지만, 저 멍청한 세 오빠와 함께 지내야 한다니 기분이 좀 별로네.’
“진나연!”
성격이 괴팍한 셋째 오빠, 진원호가 내 이름을 부르며 소리쳤다.
‘왜 저러는 거야? 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는데 왜 또 화를 내는 건데?’
“진원호!”
아빠가 첫째 오빠에게 눈치를 주며 진원호를 제지했다.
“나연아, 우린 신경 쓰지 말고 밥이나 먹자.”
겨우 밥상에 앉은 나는 온전히 밥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또 누군가가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둘째 오빠, 진우빈이 빈 그릇 하나를 옆에 놓고 천천히 말했다.
“진나연, 집에 다른 여자애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앞으로 미소랑 잘 지내도록 해. 미소는 몸이 안 좋으니까 네가 많이 양보해 줘야 돼.”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또 시작이네. 친오빠라는 놈은 여주인공한테 눈이 멀어 매번 이런 식으로 날 경고하겠지. 그냥 조산이라서 몸이 좀 약한 거잖아. 그까짓 병은 이미 다 나았거든. 매번 너희들을 걱정하게 만들려고 아픈척하는 거라고. 여주인공한테 비위 맞추는 모습 진짜 꼴 보기 싫네.’
“아빠, 엄마, 오빠들!”
내가 이렇게 속으로 불평을 마친 순간, 계단 위에서 경쾌하고 달콤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모님과 오빠들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서 그들의 작은 공주를 맞이했다.
엄마는 나와 미소를 번갈아 보며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다. 내가 미소를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나는 겉으로는 착한 척 순종적인 모습을 보였고, 속으로는 불평을 늘여놓았다.
‘오고 있어. 진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 장본인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
제2화
진미소는 아래층에서 흐르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살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려고 했다.
“네가 바로 동생인가 보네, 집에 온 걸 환영해.”
미소가 말하며 나를 향해 나비처럼 날아들듯이 달려왔다.
나는 급히 피했다.
‘젠장! 빠르게 피했으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진미소가 손에 쥔 침이 내 몸에 꽂혔을 거야. 그럼 내가 화를 내며 반사적으로 진미소를 밀쳤겠지. 그랬다면 집안사람들은 내가 불만을 품고 진미소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생각했을 거야. 그게 바로 나중에 내가 집에서 쫓겨나는 첫걸음이 됐겠지.’
‘여우년! 진미소, 넌 전생에 분명 여우였을 거야!’
미소는 내가 갑자기 피한 바람에 중심을 잃고 식탁 위로 넘어져서 국물이 온몸에 다 튀었다.
그녀는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억지로 연기를 이어갔다.
“동생, 나 싫어하는 거야? 내가 네 자리를 그동안 차지하고 있었으니 네가 나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거지. 하지만 난 정말 아빠, 엄마 그리고 오빠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방금까지 멍하니 서 있었던 진씨 가족들은 미소의 울음에 속아 넘어갔다.
진원호는 화를 내더니 미소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진나연! 왜 피한 거야? 미소는 너한테 인사하려고 했을 뿐이야.”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가 바늘에 찔리는 걸 보고만 있겠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날 탓하고 난리야.’
나는 순진하게 눈을 깜빡였다.
“저는 그냥 반사적으로 피한 것뿐이에요.”
미소는 온몸이 엉망이 된 채 억울한 표정으로 변명하려 했다.
“아빠, 엄마,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진원호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진나연은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니, 속셈이 얼마나 더럽겠어요? 다들 정말 진나연의 한 말을 믿는 거예요?”
미소는 원호의 품에서 몰래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도발하는 눈빛을 보냈다.
분명 내가 화를 내기를 기다리는 거다.
‘내가 연예계에서 일하는 게 잘못이라는 거야? 이 집안사람들 중, 회사에서 일하는 큰오빠를 제외하고, 둘째 오빠와 진미소는 배우고 셋째 오빠도 가수잖아. 다들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왜 나만 속셈이 더럽다는 거야?’
‘가난한 게 죄야? 내가 운 좋게 연예계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못 먹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을 거야. 너희들만 고귀하고, 너희들만 깨끗하다는 거야?’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일해왔는지 알기나 해?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탓에 제대로 된 작품조차 가지지 못했다고. 너희가 아끼고 있는 진미소는 좋은 작품 얻으려고 10명이 넘는 남자와 잠자리를 가져왔거든. 다들 그것도 모르고 진미소를 순진한 아이처럼 아껴주고 있다니.’
“거짓말하지 마!”
누군가 성격이 괴팍한 진원호보다 먼저 나섰다.
미소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떨리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헛소리하지 마!”
“응?”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뭘 말했다고 그러는 거야?”
하늘에 맹세코, 나는 입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너 내가 삐삐 삐삐—”
미소가 말했다. 나는 그녀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물었다.
“언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거야?”
그러자 진원호가 그 틈을 타서 말했다.
“네가 방금 말한 삐삐 삐삐...”
‘헐, 진씨 집안에 전염병이라도 돌고 있나?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가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내가 억울한 척하고 화를 내며 진미소의 뺨을 때린다면 이 집에서 쫓겨날 수 있겠지?’
“진원호! 얼른 미소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가!”
이 장면을 지켜보던 아빠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고, 미소는 살기가 담긴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그러나 곧 누군가가 그녀의 목을 움켜잡은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더니 숨을 쉬지 못하는 듯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소는 공포에 질려 나를 바라봤다.
‘왜 날 쳐다보는 거야? 나 이제 입을 안 열어도 상대를 열받게 만들 수 있는 거야?’
“진원호, 얼른 안 가?”
엄마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재촉했다.
원호와 미소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갔다.
나는 자리에 앉아 산산조각이 난 접시들을 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배고파, 밥 먹고 싶어.’
“나연아, 잠깐만 기다려. 주방에서 이미 새로운 음식을 만들고 있어.”
엄마가 부드럽게 나를 달래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아빠가 대화를 돌리기 위해 첫째 오빠를 보며 말했다.
“김 회장이 돌아왔으니, 이번 주에 두 집안이 만나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어. 마침 너와 김지원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이다.”
‘김지원...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인데?’
가족들의 동작이 갑자기 멈췄다. 나는 머릿속에서 그 이름을 되새기며 생각했다.
아빠는 웃으며 테이블에 앉아있는 자식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침 내 얼굴을 보며 물었다.
“나연아, 김씨 가문 딸을 네 형수님으로 맞이하는 게 어떠니?”
진윤호도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는 드디어 그 이름을 기억해 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에요.”
집안사람들은 곧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나는 재빨리 마음속으로 덧붙였다.
‘큰오빠는 그 독사 같은 여자가 바람피운 줄도 모르고 잘해주려고 애썼지. 아주 완벽한 조합이야! 천상의 커플이라고!’
제3화
진윤호의 손이 떨리더니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몰래 고개를 들어 젓가락을 줍는 윤호를 힐끗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다들 이상해. 멍청한 것도 모자라 몸도 안 좋아 보여. 역시 빨리 도망치는 게 좋겠어. 난 이 사람들과 함께 죽고 싶지 않아. 어차피 다들 나한테 잘해주지도 않잖아.’
“음, 아빠랑 엄마는 괜찮은 것 같아.”
나는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는 부모님을 보며 생각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으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어.’
엄마는 더욱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나연이는 예전에 지원이를 만나본 적 있어?”
“본 적은 없지만 들어본 적은 있어요.”
‘본 적은 없지만,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거든.’
‘그 여자는 진미소의 절친이거든. 그 이유로 김지원을 큰오빠 결혼 상대로 추천했던 거잖아. 김지원은 진미소와 마찬가지로 속이 시꺼먼 년이거든.’
‘참, 그 여자 지금 임신 중인 거지? 우리 큰오빠는 결혼하자마자 아이 아빠가 되겠네!’
윤호는 방금 주운 젓가락을 부러뜨렸다.
“윤호와 지원은 별로 만나본 적도 없으니 결혼은 좀 더 생각해 보는 게 좋겠네.”
아빠가 갑자기 말했다.
윤호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고, 엄마도 찬성하는 듯했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방금 결혼 날짜를 정하려고 하지 않았나?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꾼 거지?’
“어쨌든 김지원은 진미소와 사이가 좋으니 이 결혼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잘 맞는 진짜 이유는 김지원이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이거든! 사실 김지원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진미소야!’
윤호는 마시고 있던 사이다를 뿜어냈다.
“김지원은 아무랑도 몸을 섞을 생각을 가지지 않았으니 임신한 건 그냥 사고였어. 그 여자가 진짜 사랑하는 건 부드럽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여자들이야.’
‘참, 그 여자 나한테도 손을 대려고 했었지!’
“뭐?”
아빠가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나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다. 아빠는 급히 손을 내리고 민망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빠가 회사 일 때문에 화가 나서 그랬어. 우리 딸 많이 놀랐지? 미안해.”
다른 가족들이 표정이 정상적인 걸 보고, 나는 다시 시선을 거두고 과일을 계속 먹었다.
‘참, 모두 진미소가 그 여자한테 진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인 내가 돌아올 거라고 불평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내 사진을 김지원한테 보여주며 날 혼내주려고 했지만, 김지원이 내 얼굴에 반해 나한테 들이대기 시작했지!’
‘내가 정말 여자랑 만난다 해도 예쁘고 자상한 언니를 만나지, 왜 꽃뱀 같은 그 여자를 만나겠어?’
엄마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봤다. 내가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그녀는 손으로 목을 만지며 아프다고 불평했다.
나는 다시 시선을 거두고 생각을 이어갔다.
‘뭐? 그 여자가 지금 별장에 여대생을 감금하고 있다고? 임산부 주제에 이렇게 문란하게 놀고 있다니! 이건 분명 불법이야! 김지원은 반드시 감옥 가야 해!’
‘어떡하지, 어떡하지? 김지원은 지금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내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식탁에서 빠져나가 신고할 수 있을까?’
나는 갑자기 일어섰다.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말을 마치고 나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 진원호가 마침 위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내가 식탁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듣더니, 비웃듯이 말했다.
“저속해!”
‘지금 너랑 싸울 기분이 아니야.’
나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빠르게 뛰어나갔다.
이때 윤호가 다가와 원호의 머리를 세게 때렸다.
“입 좀 다물어!”
나는 전화를 걸어 경찰이 도착할 시간까지 충분히 여유가 있음을 확인한 뒤, 다시 부엌으로 돌아왔다.
그때 집안사람들이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진원호가 말했다.
“하지만 미소는 우리 집에서 나가겠다고 말했잖아요. 더 이상 진씨 가문의 아가씨로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니까요?”
나는 그의 똑똑해 보이지 않는 머리를 애처롭게 쳐다봤다.
‘바보야, 진미소는 큰오빠의 아내가 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제4화
가족들이 갑자기 돌아서서 날 빤히 쳐다봤다.
난 갑자기 나를 쳐다보는 다섯 명의 시선에 깜짝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딸, 일은 다 해결됐어?”
아빠가 물었다.
‘아빠가 왜 갑자기 내가 화장실 간 일에 관심을 가진 거지?’
‘그나저나, 증거가 모두 발견되었으니, 김지원은 확실히 처벌을 받게 될 거야. 그 여자애가 구조될 때 온몸에 상처투성이였다고 들었는데, 정말 끔찍한 일을 당했나 보네.’
‘참, 그 여자애는 진미소 후배인데, 진미소는 김지원의 성적 취향을 알면서 일부러 그 여자애를 김지원의 곁으로 보내다니. 이건 호랑이 굴에 보내진 것과 다름없잖아.’
‘진미소, 넌 정말 천벌을 받게 될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진원호가 숨을 참으며 나를 쏘아봤다.
“네?”
나는 그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 자식 또 지랄하네. 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로서의 존엄을 잃게 될 거야!’
원호는 화가 나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았고, 그때 윤호가 그의 뺨을 한 대 쳐서 진정시켰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슬픈 척하며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갔다.
‘아까 큰오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
‘진미소는 김지원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구나. 진미소는 큰오빠를 좋아했으니까, 일부러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김지원을 큰오빠 곁으로 보낸 거였어. 덕분에 세 사람은 아주 잘 지내왔었지. 원작대로라면 진미소가 나중에 큰오빠한테 고백을 한 뒤, 큰오빠한테 거절당해 원한을 품고 남주인공 정헤성과 함께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게 될 거야. 그때 김지원도 큰 역할을 했었어.’
‘하지만 지금 진미소가 계획을 바꿨네. 집안사람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으니까, 위험하게 날 쫓아내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려는 거겠지. 큰오빠를 유혹해서, 큰오빠의 아내가 되면 진씨 집안 모든 것을 가지게 될 테니까.’
‘큰오빠는 왜 운이 이렇게 안 좋은 걸까? 어차피 내 친오빠인데 내가 한번 이야기라도 해볼까?’
나는 몰래 윤호를 훔쳐봤다. 그러자 윤호는 나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관두자. 원작대로라면 경고해 봤자, 큰오빠는 진미소한테 속아 내가 일부러 진미소와 김지원을 모함한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나한테 벌을 주기 위해 내가 출연하기로 한 드라마를 모두 진미소한테 넘겨줄 거야. 그것도 모자라 진미소를 도와 40대 넘은 느끼한 감독의 침대에 날 가져다주었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내가 운이 나빴다면 정말 큰일이 났었을 거야.’
‘그리고 큰오빠는 나중에 김지원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진미소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약해져서 김지원과 아이를 집에 남겨두었어. 결국 김지원은 진미소와 함께 진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했고, 큰오빠는 건설 현장에서 여러 명이 죽게 된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살했지. 김지원은 그제야 자기 아이와 진씨 가문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진씨 가문을 떠났지.’
‘됐어,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각자의 운명을 존중해 주는 게 훨씬 더 나을 거야.’
‘나도 자비를 베풀긴 하지만, 날 믿어주지 않는 사람은 도와줄 수 없어.’
“풋.”
진우빈은 뭔가를 생각하며 갑자기 물을 뿜어냈고, 진원호도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진윤호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표정이 바뀌었고, 부모님은 한숨을 쉬며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다들 갑자기 표정이 이상해진 거지?’
나는 다시 진우빈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웃긴 뭘 웃어. 너도 마찬가지거든. 진미소가 진씨 가문을 장악하기 위해 두 번째로 손을 댄 사람은 바로 너야.’
우빈은 물을 마시려다 기침을 하며 나를 몰래 훔쳐봤다.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진우빈은 친구한테 속아 마약에 빠지고, 진미소를 위해 자원을 찾아주며 그녀를 띄워주더니, 결국 스캔들이 터졌고 침대에서 찍힌 사진들이 공개되어, 마침내 한밤중에 절망을 느끼며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하게 될 거야.’
‘진원호는 진미소한테 속아 술자리로 끌려가서 술에 취하고 나서 동성애자 친구에게 몸을 대주고, 성병에 걸려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
‘부모님은 젊으신 나이에 자식을 잃고, 재산을 양녀에게 모두 물려주었는데, 한 분은 교통사고로 죽고, 한 분은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었지.’
‘물론 나도 끝이 좋진 않았지. 진미소가 사람을 시켜 나를 납치하고 D국으로 팔아넘겨, 어두운 골목에서 고문당하며 죽게 될 거야.’
나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멍청한 오빠들을 호되게 노려보려고 했는데, 모두가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들 왜 그러세요?”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난 방금부터 계속 이곳에 앉아있었는데, 왜 다들 그렇게 충격을 받은 얼굴인 거지?’
아빠는 표정이 어두웠고, 엄마는 붉어진 눈가를 문지르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좀 슬픈 일이 생각났을 뿐이야. 나연아, 배고프진 않아?
그때 집사가 직접 음식을 들고 나왔다.
“식사가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어서 식사하세요.”
나는 부엌으로 돌아가는 집사의 뒷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저 집사, 방금 나를 째려본 거지?’
‘원작에서 집사는 처음부터 진미소 편이었지. 내가 집에서 쫓겨날 때 집사가 큰 역할을 했지만, 벌써부터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 건가?’
‘이, 이게... 우웩...’
가족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집사는 처음부터 날 싫어했었구나. 그런데 날 싫어하는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