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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이유로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가장 큰 소원은 내가 시집가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 결혼식 당일 성현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나를 혼자 남겨두고 가버렸...
Chương (1)
第1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가장 큰 소원은 내가 시집가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
결혼식 당일 성현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나를 혼자 남겨두고 가버렸다.
할머니는 화가 나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갔고 영원히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이때 나는 성현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게임에서 졌는데, 와서 술 좀 마셔줘.”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이것 때문에 간 거야?”
그쪽에서는 성현의 어릴 적 친구 주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성현이는 언니를 믿어서 전화한 거예요, 아니면 다른 사람 불렀죠?”
전에는 질투가 나서 고민하지 않고 성현에게 달려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이미 유일한 가족을 잃었는데, 성현이가 뭐라고.
제1화
병원에서 의사가 건네준 사망진단서를 받아든 나는 조용히 서명했다.
아까 너무 울어서 눈물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다.
나의 할머니가 방금 나를 영원히 떠났다.
나는 할머니가 주워 온 아이이고 할머니에게 다른 가족이 없어서 장례식에 올 사람이 없었다.
나는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병원에서는 할머니의 시신을 화장터로 보냈다.
나는 할머니를 데리고 집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원래 나는 곧 행복한 시간을 보낼 생각에 잠겨 있었다.
두 시간 전에 나와 주성현은 결혼식 무대 뒤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자애로운 얼굴로 내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희연이 드디어 시집가네? 할머니는 이젠 평생 여한이 없다.”
나는 할머니를 껴안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나는 성현을 매우 사랑했고 이번 결혼식은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이었다.
결혼식을 할 때, 신랑을 모셔보자는 사회자의 멘트가 나왔지만, 성현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라진 것이다.
종업원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현 씨께서 방금 전화를 받고 황급히 나가셨어요.”
그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내게로 집중되었다.
어떤 사람은 동정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고 어떤 사람은 고소해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겁에 질린 얼굴로 할머니를 바라보기만 했다.
할머니는 가슴팍을 잡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내가 아무리 기도해도 하늘은 할머니를 내 곁에서 데려갔다.
이 기간에 나는 수없이 성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어느 날, 성현한테서 전화가 오더니 술을 대신 먹어달라고 했다.
나는 그제야 성현이 이런 일 때문에 나를 버리고 할머니를 죽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비된 마음으로 유골함을 안고 있었는데, 여기서 익숙한 얼굴을 보았다.
성현과 성현의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 서주혜였다.
주혜는 빨개진 눈으로 성현이 품에 안은 유골함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성현아, 나 너무 슬퍼, 이렇게 불쌍한 고양이가 죽다니, 차로 친 사람 진짜 너무 해!”
성현은 그런 주혜를 위로했고 그 모습은 내가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성현이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180도로 변했다.
성현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너, 나 따라다녔어? 일 때문에 결혼식 못 간 거 때문에 그래? 다시 하면 되잖아, 왜 그래?”
성현은 내 손에 들고 있는 유골함을 보고 비웃었다.
“너도 뭐 차에 치인 강아지, 고양이를 봤다고 하지 마?”
나는 차가운 얼굴로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성현이 혼잣말을 다 하고 나서 나는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반지를 성현의 몸에 던져버렸다.
“주성현, 우리 이혼하자.”
제2화
우습게도, 우리는 사실 삼 일 전에 혼인 신고를 했고, 결혼식을 아직도 하지 못했는데, 이제 이혼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성현이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곧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성현은 차가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희연, 내가 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운 건데, 이렇게까지 한다고?”
성현의 마음속에 나는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추어서라도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성현이 내가 이혼하겠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비록 내가 성현을 사랑했고, 그와 결혼하고 싶었으며, 특히 할머니께서 내가 시집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기에 그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자 했었다.
그런데 이제 할머니도 안 계시니 더 이상 매달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주성현, 너는 내가 계속 너 봐줄 줄 알았어?”
나는 유골함을 들고 두 사람을 무시하고 앞으로 갔다.
평소 같으면, 나의 이런 태도는 진작에 성현을 화나게 했을 것이고 며칠 동안 나를 무시할 것이다.
그러나 성현은 오히려 나를 잡아당기며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됐어, 이번에는 내가 잘못했어. 오늘 밤에 내가 돌아가서 오늘보다 더 성대한 결혼식을 다시 준비할까?”
성현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고 내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부드러움이었다.
“할머니께서 우리 결혼식 기다리고 계시잖아.”
할머니를 떠올리자 흔들리던 내 심장이 툭 떨어지는 것 같았다.
성현 때문에 나는 나의 유일한 가족을 잃었다.
“할머니? 할머니 너 때문에 열 받아서 돌아가셨어!”
나는 품에 안고 있던 유골함을 보여주었다.
성현이 멍하니 있자, 곁에 있던 주혜가 즉시 성현의 표정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희연 언니, 제가 성현을 불러서 결혼식을 망친 건 정말 미안해요. 그런데 할머니 목숨을 가지고 사람 속이면 안 되죠.”
주혜의 말에 성현이 즉시 반응을 보였고, 경멸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희연, 이젠 할머니까지 이용하는 거야? 할머니는 너의 유일한 가족인데 이렇게 저주한다고?”
“게다가 오늘 아침까지 멀쩡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돌아가셔?”
성현이는 할머니가 나의 유일한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절대 이런 장난을 칠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성현의 곁에 있던 주혜도 나의 초췌함을 알아차려서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오직 성현만이 한 번도 나를 믿어 본 적이 없다.
나는 설명하기 귀찮아서 자리를 떠나려는데, 주혜가 눈동자를 돌리더니, 무방비 상태로 있는 틈을 타서 내 손에 있는 유골함을 빼앗아 갔다.
“언니, 이 유골함 우리 것과 비슷해요. 혹시 같은 방식으로 성현의 관심을 끌려는 건 아니죠?”
“아쉽게도 성현이 속지 않았으니, 가지고 가지 마세요, 자꾸 할머니의 유골이라고 하면서 저주하지 마시고요.”
말을 마친 주혜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거리낌 없이 유골함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허둥지둥 손으로 흩어진 유골을 바람에 날려갈까 봐 쓸어 담았다.
성현은 나를 밉살스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희연아, 네가 이런 연기를 할 필요가 있어? 이렇게 하면 내가 널 더 미워할 수밖에 없어.”
그러나 나는 그런 말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유골이 바람에 날려갔다.
제3화
나는 헝클어진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새빨간 눈으로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주혜는 내 눈빛에 놀라 억울한 표정으로 성현의 뒤로 숨었고 성현도 순간 불안해했다.
아마도 성현이 내가 이런 한 많은 눈빛으로 그를 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황급히 현장을 떠나자, 장례식장을 둘러보던 직원들은 그제야 내게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나는 다 거절했다.
이때 누군가 내 앞에 나타났고 천천히 앉았다.
그의 손에는 새 유골함을 들고 있었고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남은 유골을 조금씩 유골함에 담아주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니 누구인지 생각이 났다. 이 사람은 성현의 비서인데 할머니가 결혼식 때 쓰러졌을 때도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이다.
그 사람은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아까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말했다.
“이곳은 사장님께서 갖고 계시는 묘지입니다. 사장님의 아내로서 할머니를 묻으실 곳을 골라 묻으시면 됩니다.”
나는 사실 아내라는 신분이 너무 싫었지만, 지금 가진 것이 하나도 없어 할머니를 편히 쉬게 할 묘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받아 버렸다.
일을 처리한 후, 나는 성현과 함께 있는 집으로 돌아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내 물건은 많지 않았다. 내가 성현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돈 많은 사장님이었고 나는 그저 사회 초년생으로 취직도 못 한 대학생이었다.
성현은 나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미친 듯이 쫓아다녔고 나는 곧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뜨거운 구애 속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성현이 준 선물은 하나도 안 챙기고 내 옷만 캐리어에 담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주신 팔찌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할머니의 유품 중에서 가장 귀한 물건인데, 결혼식 때 쓸 수 있도록 남겨두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팔찌를 옷장 가장 깊은 곳에 숨겨뒀었는데, 그곳이 텅텅 빈 것이다.
성현과 이야기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거부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끝나기 바로 전에 연결되었다.
“또 무슨 일이길래 그래? 화는 다 풀렸어?”
“주성현, 내가 옷장에 넣어둔 팔찌 어디에다 뒀어?”
“그 작은 팔찌? 주혜가 놀러 와서 예쁘다고 가져갔는데? 마침, 술자리 중인데, 술을 못 마시겠어, 와서 좀 마셔줘.”
성현은 항상 이렇게 내가 필요할 때만 불렀고 술을 마실 필요 없는 자리에는 늘 부드러운 주혜만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할머니의 유품을 생각하면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재빨리 성현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바로주혜의 손목에 있는 팔찌를 보았다.
나는 팔찌를 가지러 앞으로 나갔지만, 만지기도 전에 술을 내 앞에 내밀었다.
주혜는 무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언니, 드디어 왔네요, 언니가 술 마셔주길 기다렸어요. 이 팔찌 원하세요? 하지만 저 무척 마음에 드는데요? 성현이 나한테 그냥 주겠다고 했어요. 이렇게 하죠, 테이블 위의 술을 다 마시면, 제가 돌려드릴게요.”
그 테이블에는 수십 병의 고량주가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었다.
주혜의 호의적이지 않은 눈빛을 바라보며 나는 앞으로 나갔다.
제4화
한 잔 또 한 잔의 소주를 마시자, 나의 위는 빠르게 울렁거리기 시작했고 이따금 쥐어뜯는 통증은 내 얼굴을 점차 일그러지게 했다.
구경하려고 몰려든 사람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싸늘하게 지켜만 보던 성현이 다가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나는 입가의 술을 닦으며 비아냥거리는 듯 쳐다봤다.
“술 마셔 달라고 하지 않았어? 방해하지 마.”
성현은 내 말에 완전히 분노한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성현이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나는 곧바로 그의 비위를 맞춰 주었었다.
단지 내가 성현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우리 사이의 차이를 잘 아니까 그렇게 했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 성현은 더욱 밉게 행동했고 그의 친구들마저 나를 무시했다.
마치 내가 성현의 아내가 아니라 하인처럼 말이다.
또 몇 잔 더 마시자, 나는 위의 통증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쓰레기통을 움켜쥐고 구토를 했다.
이때 성현이 나에게로 다가와 멱살을 잡고 테이블에서 멀어지라고 강요했다.
“그만 해.”
주혜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반병 정도 남은 술병을 바라보다가 성현의 경고하는 눈빛을 보고 마지못해 팔찌를 벗었다.
그런데 그 팔찌가 작아서인지, 아니면 주혜가 일부러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벗을 때 제대로 잡지 못해서 팔찌가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내가 받아 쥐려고 했지만,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몸이 통제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넘어져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옥팔찌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내 마음도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할머니뿐만 아니라 할머니께서 이 세상에 내게 남겨주신 마지막 물건까지 사라졌다.
나는 깨진 팔찌를 들고 한마디도 하지 않자, 성현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아 조심스럽게 나를 건드렸다.
이때 내가 갑자기 폭발하여 주혜의 얼굴을 세게 때렸고 그녀의 하얀 볼이 심하게 부어올라 눈물이 쏟아냈다.
그러나 성현은 나의 이상함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주혜의 앞을 가로막고 나를 세게 밀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몸은 도저히 그 힘을 지탱할 수 없어 뒤로 밀려났고 의식을 잃기 전에 성현의 당황한 기색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뭐가 됐든 상관없다.
성현에 대한 나의 감정은 팔찌가 깨지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의식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고, 단지 너무 머리가 아파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나는 들것에 실려 구급차에 실린 것을 느꼈고, 의료기기가 내 몸에 부착되었다.
성현이 지친 듯 옆에 있는 비서에게 말했다.
“오늘 일은 할머니께 말하지 마, 걱정하시겠어. 돌아가서 며칠 뒤에 결혼식을 다시 준비해 줘.”
비서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희연 씨 할머니께서는 정말 돌아가셨어요. 사장님과 주현 씨께서 나간 그때요.”
뒤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나는 어렴풋이 할머니를 본 것 같았다.
할머니는 자애롭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고 마음이 아파하는 것으로 보였다.
할머니께서 1초 안에 사라지실까 봐 나는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할머니, 살아있는 거죠? 이거 다 가짜 맞죠?”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는 손목시계를 한 번 보더니 아쉬운 듯 나를 안으며 말했다.
“희연아, 할머니 때문에 너 자신을 서럽게 하지 마, 할머니는 너 영원히 사랑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깨진 거울처럼 가루가 되었다. 마치 깨진 유골함처럼, 유골이 바람을 타고 내 앞에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