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결혼식

Đang tải thông tin quảng bá...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결혼식

GoodNovel Hoàn thành
잔인한걸크러쉬후회물복수극여주중심숨겨진진실막장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결혼식의 신부가 박형식의 파트너로 바뀐 순간 엄마는 숨이 멎어 들었고 그렇게 ...

Chương (1)

第1章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결혼식의 신부가 박형식의 파트너로 바뀐 순간 엄마는 숨이 멎어 들었고 그렇게 내 결혼식은 엄마의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박형식은 그럼에도 결혼식을 강행했고 아예 나더러 강지연 손에 반지를 끼워주라고 했다. “얼른 끼워줘, 식 끝나면 내가 다 설명할게.” 나는 그런 박형식을 무시하며 엄마의 시체를 안고 호텔을 나왔다. 저녁 8시가 되자 신부가 바뀐 결혼식도 원만히 끝났는지 강지연이 인스타에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거기에 좋아요가 수십만 개나 달려있었다. “오늘 드디어 원하던 사람과 결혼했어요, 다들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또 본인 주제를 알고 알아서 비켜주신 그분한테도 고맙네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사랑해주지 말아야지.” 그 피드 아래에 달린 박형식의 댓글을 본 나는 차디찬 영안실에서 둘을 위해 '좋아요'를 눌러주며 “오래도록 행복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는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짐을 정리하러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하필 내가 산 소파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박형식과 강지연을 보게 되었다. 제1화 강지연이 여기에 온 건 사실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3년 전, 그녀가 한울 그룹의 주요 파트너가 된 뒤로는 비즈니스를 핑계로 이 집에 자주 드나들곤 했었다. 아침이든 깊은 밤이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상관없이 그녀는 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박형식을 찾아왔었다. 처음에는 나도 그녀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박형식은 오히려 나에게 태도를 분명히 하라며 화를 냈다. “돈 벌어다 주면 쓰는 건 너잖아, 뭐가 싫다는 건데.” 그날 일이 있은 뒤 한 번 더 비슷한 얘기를 하니 박형식은 그때부터 며칠 동안 나를 무시했다. 그때는 내가 그를 많이 사랑할 때여서 나는 결국 먼저 사과를 하며 본인의 마음은 스스로 다독였었다. 하지만 그 대가가 이 100g도 안 되는 유골함일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헛웃음을 흘리며 문을 연 순간 보이는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있는 둘의 모습에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등불에 비친 강지연의 하얀 피부는 술을 많이 마셨는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어 뼈가 없는 사람처럼 박형식 위에 둥둥 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박형식은 내 손에 들린 유골함을 보더니 강지연을 살짝 밀어내고 그걸 받아 소파에 올려두었다. “정말 돌아가신 건 맞네, 연기인 줄 알았는데.” 박형식은 축 처진 눈썹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위로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화난 거야? 그래, 사실 나도 괴로워.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왔다. 우리 엄마가 쓰러질 때 어차피 다 연기라면서 차라리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고 결혼식을 밀어붙인 게 누군데 제 바람을 다 이루고 나니 저런 말투와 표정으로 자신도 괴로웠다고 하는 게 가증스럽기만 했다. 오늘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날이어야 했다. 20년 동안 바라고 바라던 내 죽마고우에게 시집가는 이 기쁜 날에 나는 사실 그에게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주려 했었다. 박형식은 선천적으로 정자 감소증이 있어 아이를 가지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인데 그래서 그의 소원이 자신의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한울 그룹의 대를 잇는 건 박형식뿐만 아니라 한울 그룹 전체의 소망이었기에 온 집안 식구들, 특히 박형식의 할머니는 매일같이 기도했고 또 기도의 신령함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나도 의사 일을 하며 덕을 많이 쌓아서 하늘이 도와주신 건지 기적적으로 박형식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걸 서프라이즈로 공개하기 위해 주머니에 검사보고서를 넣어놨었는데 지금은 저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나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박형식, 우리 이제 헤어지자.” 나는 당황한 그의 표정을 마주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오늘부로 다시는 보지말자.” 엄마가 죽던 그 순간부터 박형식에 대한 사랑은 진작 사라졌지만 나를 끔찍이도 아껴주시는 그의 할머니를 생각해서 조용히 떠나려 했었는데 박형식이 이미 내가 정한 선을 넘어버려 나도 조용히 참고 있을 수가 없었다. “괴롭다는 내 말로는 부족해?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할까?” 내 팔을 거칠게 잡아오며 차갑게 나를 내려다보는 박형식은 나더러 강지연 손에 반지를 끼워주라고 할 때처럼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네 위치가 어딘지 알고 얘기해, 임미연.” 나는 그의 말에 대꾸하기 싫어 엄마의 유품을 챙겨 나가려고 손을 뻗었는데 그때 강지연이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내가 들고 있는 유골함을 가리키며 놀란 척을 해댔다. “어머, 아주머니 지금 여기에 계시는 거예요?” “어쩌다 그렇게 되셨대요? 진짜 유감이네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박형식을 보며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형식 씨, 나 유골함 맘에 드는데, 내가 키우는 강아지도 어제 죽었거든요. 저거 나한테 주라고 하면 안 돼요? 우리 강아지 불쌍해서 아줌마 유골함에 담아주고 싶어요. 그렇게 해줘요, 응?” 그 말을 들은 내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박형식을 바라봤는데 그는 당연하다는 듯 내 손에 들린 유골함을 뺏어가려 했다. “가져와.” “개한테 딱 어울리는 거네.” 제2화 고작 강아지에게 주겠다고 강한 힘으로 엄마의 유골함을 뺏어가려는 박형식에 나는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물어버렸다. 피비린내가 입안을 가득 채우자 바로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나는 박형식의 손이 내 뺨을 후려칠 때까지도 입을 떼지 않고 있었다. “미친년!” 그에게 맞아서 넘어지면서도 나는 유골함만 꼭 끌어안고 있어 머리가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혀버렸다. “형식 씨!” 강지연은 넘어진 나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박형식을 팔부터 살폈고 이내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우리 형식 씨는 왜 물어요? 형식 씨가 미연 씨를 얼마나 생각하는데, 그거 대신 더 좋은 유골함으로 바꿔줄 거라는 생각은 못 한 거예요?” 엄마의 유골함을 안은 내가 힘겹게 일어서자 머리에부터 흘러내린 피가 유골함 위로 뚝뚝 떨어졌다. 살아생전 나를 많이 아껴주시던 엄마가 가장 아끼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내 눈앞에 선 박형식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마침내 이성을 잃어버렸다. “나를 생각한다는 사람이 결혼식장에 다른 신부를 데려와서 우리 엄마를 죽게 해요? 우리 엄마는 화병 나서 죽은 거예요.” “박형식, 우리 엄마가 너를 얼마나 아꼈었는지 넌 잊으면 안 되는 거잖아. 그때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서 7살밖에 안 된 너를 구한 게 우리 엄마야.” “이제 너랑은 더 할 말도 없어서 그냥 여길 벗어나고 싶으니까 좀 비켜줄래?” “그만 좀 해!” 내 말이 끝나자 박형식은 성큼성큼 걸어오며 내 목을 잡고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목을 조르는 억센 손아귀보다 더 나를 숨 막히게 하는 건 바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임미연!” 그는 손에 힘을 가하며 험상궂게 인상을 쓰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빌어먹을 은혜는 대체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야! 그 덕분에 지금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잖아, 그걸로는 부족한 거야?” 박형식은 이를 악문 채 말을 이어나갔다. “네가 뭔데 나를 떠난다 만다야. 내가 괴롭다고 했잖아. 적당히 해, 임미연.” 내 얼굴은 점점 보라색으로 물들어갔고 눈물은 피와 섞여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손으로 박형식을 막으면 들고 있던 유골함이 떨어질까 봐 나는 반항을 할 수도 없었다. 살아계실 때도 평안하지 못했던 엄마를 죽어서까지 괴롭히기는 싫어서 나는 목이 졸려 죽을 위기에 처했음에도 가만히 있길 택했다. 그런데 그때 강지연이 다가오더니 박형식을 말리지는 않고 오히려 서운하다는 듯 말했다. “미연 씨, 형식 씨는 아직 미연 씨 사랑해요. 우리가 결혼한 건 다들 우리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예요. 우리가 함께 있어야 회사 주식도 오를 테니까요.” “하지만 한울의 진짜 안주인은 미연 씨라고 형식 씨가 이미 나한테 얘기했어요.” “형식 씨도 이만큼 했으면 미연 씨랑 아주머니도 이 사람 좀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자꾸 눈에 보이는 것만 물고 늘어져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박형식은 갑자기 또 화가 솟구치는 것 같아 소리쳤다. “너는 왜 지연이처럼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왜!” 하도 손에 힘을 준 탓에 그의 손가락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 “지연이한테 사과만 하면 공식 석상 말고는 너를 한울의 안주인으로 대해줄게.” 내가 숨 막혀 죽을 지경이 돼서야 박형식은 손을 놓으며 나를 동정하듯, 선심 쓰듯 내게 명령했다. “한울의 안주인 자리? 내가 싫어!” 나는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칼을 꺼내 들고 그들을 향해 휘둘렀다. “그냥 조용히 떠나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난 그냥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내가 칼을 휘두르려 하자 제대로 열 받은 박형식은 강지연을 뒤로 숨기며 발로 내 배를 힘껏 찼다. 배 속에 있는 게 그가 그토록 바라던 아이인 줄도 모르고 그는 제 손으로 아이를 죽이려 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날아온 발차기에 나는 책장에 부딪혀버렸고 배에서는 강한 통증이 전해져오며 빨간 피가 순식간에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렇게 내가 서 있는 자리는 점차 피로 물들어갔다. 제3화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파오자 나는 그만 그 피바다 속에 주저앉고 말았다.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었지만 가장 아픈 건 새 생명이 숨 쉬고 있던 배속이었다. 입에서도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고 내 시야는 점점 흐려져 가고 있었다.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있던 나는 멀리 찌기 떨어져서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박형식을 보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떨리는 손으로 내 배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피를 토해내자 강지연은 놀란 얼굴을 한 채 박형식의 팔을 꼭 붙잡고 있었다. “임미연, 어디서 연기야. 그냥 한번 찼다고 그렇게 죽을 듯이 굴지 마.” 여전히 고고한 자태를 유지하며 매정하게 말한 박형식은 종이를 빼 들더니 자신의 신발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때 강지연이 눈에 눈물을 매달고 헛구역질까지 하며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형식 씨, 미연 씨 설마 임신한 거 아니에요? 피를 너무 많이 흘리는데요? 너무 더러워요...” 입을 틀어막고 헛구역질을 하는 강지연의 행동은 누가 봐도 가짜 같았지만 박형식은 그녀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더러우면 보지 마.” 강지연에게는 그토록 다정하던 그가 나를 볼 때는 눈에 혐오가 가득했다. “임신이라니 말도 안 되지, 만약 정말 그랬다면...” “쟤는 온 세상이 다 알도록 떠벌려서 나한테서 더 많은 걸 받아가려고 했을 거야.” 코웃음을 치며 나에 대한 증오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박형식이었다. “어머, 사람이 어쩜 그래요...” 그들의 말이 끝났을 때쯤 배에서 피부를 지나 뼈까지 파고드는 통증이 전해져왔다. 마치 배 속의 아기가 온몸의 신경을 꽉 잡고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에 나의 내장기관들은 당장이라도 끊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나는 기침을 하며 피를 뱉어내고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이거 봐.” 나는 우리 아이의 피가 잔뜩 묻은 빨간 손을 떨어가며 주머니에서 검사보고서를 꺼내 박형식에게 건넸다. “이거 다 보면 나도 너 귀찮게 안 하고 그만 갈게.” “둘이 평생 행복하게 살아.” 아이를 갖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던 박형식의 가슴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대못을 박을 생각으로 나는 그 검사보고서를 건넸다. 본인 발로 직접 그토록 원하던 박씨 가문의 후손을 차 죽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건넨 건데 그는 보고서를 보지도 않고 바로 구기더니 피바다 속으로 던져버렸다.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나한테 이제 남아있는 인내심 따위는 없다고.” 그는 산발이 된 내 머리채를 잡아 내리며 나더러 본인과 눈을 맞추게 했다. “유골함 나한테 주고 강지연한테 사과만 하면 너는 계속 박씨 집안 사모님으로 살 수 있다니까? 이 말이 어려워?” 두피가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에 나는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물어뜯으면서도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충혈된 두 눈으로 박형식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는 내 품속에 있는 유골함을 보더니 또 자극을 받은 건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소리쳤다. “그건 왜 아직도 안고 있는 거야! 이미 다 죽은 사람으로 또 얼마나 나를 협박하려고!” “이리 내.” “안돼!” 박형식이 그 유골함을 빼앗아 갈 때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하나는 그저 분노뿐인 외침이었고 하나는 가슴이 미어질 듯한 슬픔과 분노에서 비롯된 외침이었다. 박형식은 피부가 뜯겨나갈 정도로 할퀴어진 제 손을 보더니 눈빛을 싹 바꾸며 말했다. “그래, 이건 너 가져.” 말을 마친 그는 고함을 지르더니 유골함 뚜껑을 열고 그걸 냅다 하늘로 뿌려버렸다. “엄마!” 나는 바닥에 떨어지는 가루를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박형식은 그것도 못 하게 나의 머리채를 잡으며 나의 얼굴을 바닥에 붙여버렸다. “이거 놔, 이건 우리 엄마...” 그는 다시 내 뺨을 내려치더니 다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 “그 입 다물어! 가식 그만 떨어, 너는 그냥 네 엄마의 죽음으로 나한테서 돈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거잖아. 그래야 네가 편해지니까, 아니야?” “그럼 네 소원 내가 들어줄게.” 그는 나를 본인 앞으로 끌고 가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루를 한 움큼 집어 들고 내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랑 평생 함께 있으려면 이 방법이 낫지 않아? 그냥 네 몸속에서 평생 살라고 해!” “입 벌려! 왜 다물고 있는 건데!” 그는 내 머리채를 잡고 나를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입도 못 벌리면서 왜 사랑한다고 떠들어 대!” “벌려서 네 그 지극한 효심 증명 좀 해보라니까? 못 하겠으면 박씨 집안 안주인 자리도 포기해야지.” 제4화 내가 입을 꾹 다물고만 있으니 박형식은 또다시 내 뺨을 때리며 내 턱을 잡아내려 억지로 입을 벌리려고 했다. 세차게 뛰는 그의 심장과 집 전체를 울리는 고함이 그의 분노를 곧이곧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벌려, 못 먹겠으면 강지연한테 사과하든지 뭐라고 하란 말이야. 그리고 나한테 빌어. 다신 헤어지자는 말도 안 하고 그저 박씨 집안 안주인으로 살고 싶다고.” 그의 손에 잡혀 억지로 벌려지고 있는 입가도 아팠고 머리는 이제 아래 우로 갈라질 것만 같았지만 나는 충혈된 눈으로 박형식을 노려볼 뿐 절대 그의 뜻에는 따라주지 않았다. 내가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건지 눈에 안광이 다시 돌기 시작한 박형식은 나를 그만 놓아주었고 나는 그 틈을 타 바닥에 떨어진 가루들을 다시 유골함에 담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강지연이 창문을 열며 말했다. “형식 씨, 여기 너무 더워요. 당신 폐도 안 좋은데 환기 좀 시켜야겠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또 에어컨의 바람까지 키워버렸다. “안돼!” 나는 부서질 듯한 몸을 이끌고 달려나갔지만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과 강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엄마의 유골은 순식간에 공중에 흩뿌려졌다. 얼마 남지 않은 뼛조각들이 바람에 따라 바닥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어머, 미안해요. 형식 씨 폐 안 좋은 것만 생각해서 창문 연 건데, 아주머니 유골이...” 그녀는 기어이 내 엄마의 뼛조각을 밟고 서서 순진무구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미안해요, 아주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기신 것도 이렇게 사라져버려서 어떡해요.” 그 가증스러운 얼굴을 본 나는 빨개진 눈을 번뜩이며 그녀의 목을 졸랐다. “내가 너부터 죽일 거야!” 나는 그녀의 목을 조르고 나도 같이 죽어버리려고 했지만 강지연을 끔찍이 아끼는 박형식은 바로 나를 떼어내서 피바다 속으로 던져버렸다. “임미연, 너 대체 언제까지 망가질 거야? 박씨 집안 안주인이 될 생각은 진짜 없는 거야?” 그는 갈기를 세운 사자마냥 인상을 쓰며 횡포를 부려댔다. “필요 없으면 그냥 꺼져.” “말은 네가 못 알아듣는 거 아니야? 아까부터 간다는 날 붙잡은 게 너야.” 코웃음을 치며 말하는 나 때문에 열 받은 박형식은 바로 나에게로 달려들려 했지만 강지연이 말리는 바람에 그는 손가락질만 하고 있었다. “왜 가겠다는 건데.” “그렇게 갈 거면서 왜 몇 년 동안 개처럼 내 옆에 딱 달라붙어 있은 거야? 너 돈 필요한 거 아니었어?” “그때 네 엄마가 날 구한 것도 내가 박씨 집안 아들인 거 알고 인생역전 해보려고 그런 거잖아. 내 죄책감 이용하려고 그런 거 맞잖아!” “네 엄마는 바람대로 소원 이뤘고 이제 다들 나한테 너 좀 잘 챙기라고 하는데 왜 이제 와서 간다는 거야!” 박형식은 분노에 차 포효했다. 아마 그는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던 내가 박씨 집안 안주인이라는 신분을 거절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던 것 같다. 강지연이 아무리 옆에서 가자고 해도 박형식은 굳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결국 강지연이 목이 아프다고,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해서야 박형식은 그를 데려다주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나는 뼈가 몇 개나 부러졌는지도 모르고 피도 멈추지 않고 있었는데 박형식은 강지연만 싸고돌며 집을 나서기 전 나를 내려다보며 경고를 남겼다. “할머니 찾아갈 생각 마.” 문이 닫히는 순간 그의 남은 한마디가 내 귓가에 들려왔다. “그럼 너한테 그나마 남아있었던 정도 다 떨어질 것 같으니까.” 하지만 이미 움직일 수 없던 나는 그저 냉소를 흘리며 그들이 나가는 걸 지켜보았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사라져서야 나는 떨리는 손으로 엄마의 뼛조각을 주우며 대성통곡을 했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왔고 박형식이 구겨버린 검사보고서가 다시 내 앞으로 굴러왔다. 그 무거운 게 어떻게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의식이 점점 흐려져 가고 있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래서 그 종이를 잡지도 못하고 피로 물든 그곳에 앉아 심장이 서서히 멎어가는 것을, 생명이 서서히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가만히 느끼고만 있었다. 죽기 직전 나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내가 전화를 건 상대가 박형식인 줄로만 알았다. 눈이 완전히 감기기 직전 전화벨 소리가 가까워져 오는 걸 들은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눈을 뜨고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매일같이 박씨 집안을 위해 기도하며 회사 일에서 손을 뗀 듯 보이지만 결정적인 상황에는 항상 나타나 결정권을 행사하시는 그분, 박형식의 할머니가 내 앞에 서 계셨다. “미연아!” 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염주가 끊어져 나갔다. 그 구슬들은 하나하나 내 아래에 생긴 피로 물든 웅덩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나는 마지막으로 나를 아껴주셨던 할머님의 얼굴을 보고 결국 눈을 감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