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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척했더니 진짜 죽었다
출산을 앞둔 아내와 그녀의 소꿉친구가 산속에서 스릴을 즐기던 과정에, 아내에게 예상치 못한 대출혈이 발생했다. 둘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의...
Chương (1)
第1章
출산을 앞둔 아내와 그녀의 소꿉친구가 산속에서 스릴을 즐기던 과정에, 아내에게 예상치 못한 대출혈이 발생했다. 둘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의사인 나는 아내의 상태를 확인한 후 간호사더러 아내를 화장터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전생에는 내가 직접 수술에 참여했지만, 결국 아내와 뱃속의 아이 둘 다 구하지 못했다.
그 일로 아내의 소꿉친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 나에게 비난을 퍼부으며 내 두 손을 부러뜨렸다.
“넌 의사 될 자격도 없는 놈이야! 너 같은 놈은 지옥에나 떨어져야 해!”
그러나 나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내의 모든 수치는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었다.
나는 장인과 장모를 찾아가 부검을 요구하며 진실을 밝혀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내가 술을 마신 채로 수술실에 들어섰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나는 의사 자격증을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혀 혹독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출소 후, 나는 거리에서 아내가 소꿉친구, 그리고 어린아이와 함께 스포츠카에 앉아 내 재산을 누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심지어 그들은 나를 무참히 시멘트 탱크에 밀어 넣어 시신까지 흔적도 없이 없애버렸다.
다시 눈을 떠보니, 나는 아내가 병원으로 실려왔던 날로 돌아와 있었다.
제1화
[신 선생님, 응급실에 출혈이 심한 임산부가 이송되었습니다. 빨리 수술실로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직 간호사의 목소리가 내 온몸을 흠칫하게 만들었다.
나는 병원 복도에 걸린 전자시계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내 아내, 양서정이 대출혈로 병원에 실려 왔던 시간이었다.
나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설마 했는데 내가 정말로 다시 살아나다니.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핸드폰 너머의 간호사가 다시 말했다.
[신 선생님, 얼른 수술실로 와주세요! 임산부는 이미 수술실로 이송되었습니다.]
전생에 나는 당직 간호사의 전화를 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수술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수술대에 오르고서야 실려온 임산부가 출산 직전이었던 내 아내, 양서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분명 얼마 전만 해도 아내와 통화를 했었다.
양서증은 집에서 자기 전 요가를 하고 있다며 평소처럼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야외에서 스릴을 즐기다가 대출혈을 겪게 된 걸까?
내가 의아해하기도 전에, 양서정의 혈압과 심장박동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며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두려운 마음을 억누르며 저승사자의 손아귀에서 양서정을 되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나는 곧장 간호사를 찾아가 상황을 물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양서정과 함께 병원에 실려온 사람은 그녀의 소꿉친구인 한지성이었다는 사실을.
순간 수많은 의문들이 단번에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곧이어, 한지성이 사람들을 데리고 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말도 없이 나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내 손목을 거칠게 꺾어 부러뜨렸다.
“양서정과 아이가 너 때문에 죽었으니 네 목숨으로 갚아야겠어.”
한지성의 말에 나는 깜짝 놀라며 반박했다.
“말도 안 돼! 수술은 분명 성공적이었어!”
그러나 그는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한지성은 양서정의 사망 진단서를 내 머리 위에 내던지며 화를 냈다.
“네가 공과 사를 구분 못 하고, 네 아내를 일부러 수술대에서 죽게 만든 거잖아!”
나는 환자의 남편 신분으로 부검을 요구하려 할 때, 평소 나를 친아들처럼 아껴주던 장인, 장모가 병원에 도착했다.
나는 이 상황의 경위를 그들에게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그들이 내 편에 서서 내 억울함을 풀어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경찰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슨 술 냄새가 이렇게 심하게 나는 거야? 형사 양반, 이 사람이 술에 취한 채 수술실에 들어선 것 같네! 당장 잡아가시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경찰은 내 사무실 서랍에서 두 개의 빈 술병을 발견했다.
그 술병에는 내 지문만 묻어 있었고, 내 혈액에서도 알코올 성분이 검출되었다.
나는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었고, 결국 술에 취한 채 수술을 해서 사람을 죽인 죄로 15년형을 선고받고 의사 자격증도 박탈당했다.
겨우겨우 15년을 버텨 출소했지만, 거리에서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양서정이, 한지성과 손을 맞잡고 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 곁에는 한지성을 꼭 닮은 소년이 서 있었다.
그들은 마치 행복한 가족처럼 보였다.
15년 동안 나를 괴롭혔던 모든 의문들이 이 순간 단번에 풀렸다.
제2화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눈앞의 여자에게 따지려고 들었다.
결과, 양서정과 한지성은 힘을 합쳐 나를 시멘트 탱크 안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코로 쏟아져 들어오는 시멘트의 질식감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숨이 막혀 헐떡이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번 생에서는 절대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신 선생님? 듣고 계세요?]
핸드폰 너머에서 들리는 당직 간호사의 약간 초조한 목소리가 내 회상을 끊어 놓았다.
“지금 가긴 힘들 것 같아요. 저도 진료 봐야 할 환자가 한 분 있어서요. 다른 당직 선생님께 부탁드려 보세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생에 경찰들이 내 서랍에서 빈 술병을 발견했었기에 나는 급히 서랍을 열어 확인했다.
지금 서랍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말은, 누군가 내가 수술 중일 때 내 지문이 묻은 술병을 서랍 안에 몰래 넣었다는 뜻이다.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였을까?
장인인가, 아니면 한지성인가?
나는 재빨리 컴퓨터를 켜서 카메라 녹화 기능을 확인했다.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후 화면을 끄고 모니터를 닫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알아낼 것이다. 누가 나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그때, 사무실 문이 갑자기 벌컥 열렸다.
한지성이 나를 보더니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신동훈! 서정이는 지금 수술실에서 곧 죽기 직전인데, 너는 왜 여기서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는 거야?”
“아까 간호사가 수술실로 오라고 했는데 왜 가지 않은 거야? 서정이 뱃속에 있는 애는 네 애잖아!”
내 속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겉으로는 깜짝 놀란 척 연기를 했다.
“수술실에 있는 임산부가 서정이라고? 말도 안 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정이와 통화했는데, 분명 집에서 요가하고 있다고 했어.”
내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하자 한지성이 초조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가서 확인하면 되잖아!”
“시간 끌지 마. 이러다 서정이가 정말 목숨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하면서 나를 잡아끌려 했지만, 나는 빠르게 몸을 돌려 피했다.
나는 한지성의 얼굴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살짝 주저하는 듯 물었다.
“네 말이 진짜야?”
“당연히 진짜지. 내가 이런 일로 농담할 거 같아?”
그 순간 내 목소리가 차갑게 식어갔다.
“그렇다면 왜 남편인 나보다 네가 먼저 소식을 듣게 된 건데?”
“혹시 너희 둘이 같이 있었던 거야?”
한지성은 잠시 말문이 막힌 듯했지만, 곧 표정을 고치고 화난 듯이 소리쳤다.
“지금이 얼마나 급한 상황인데 그런 걸 따질 때야? 서정이는 네 아내라고!”
“신동훈! 의사라는 사람이 이렇게 냉혈하고 무정해서야 되겠어? 네 와이프가 죽어가는데도 그냥 보고만 있을 거냐고!”
한지성의 고함 소리는 다른 당직 의사와 간호사들을 사무실로 끌어들였다.
이때 한 간호사가 빠르게 내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신 선생님, 그 환자분 정말로 이름이 사모님과 똑같아요. 그러니 한번 가서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간호사의 낮은 목소리를 들은 한지성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이제 믿겠지? 아직도 멍하니 있을 거야? 빨리 수술실로 가서 서정이를 구하라고!”
한지성의 표정은 다급함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나는 그의 눈빛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경멸과 만족감을 놓치지 않았다.
한지성은 왜 이렇게 나를 수술실로 보내려는 걸까? 정말로 양서정이 걱정돼서일까?
나는 힐끗 컴퓨터에 녹화 중인 카메라를 슬쩍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서 확인해 볼게.”
나는 느긋하게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천천히 수술실로 향했다.
양서정이 있는 수술실에 도착했을 때, 수술을 진행 중이던 의사가 나를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를 본 것처럼 말했다.
“신 선생님! 임산부가 대출혈이에요. 얼른 오셔서 확인해 보세요!”
제3화
침대 위에 누운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양서정을 보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움찔했다.
나는 늘 양서정을 보물처럼 귀하게 여겼다. 그녀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양서정은 한지성을 위해 죽은 척을 해가며 나를 해쳤다.
나는 양서정의 혈압과 심장박동 수치를 확인한 뒤, 옆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물었다.
“응급 처치는 다 했습니까?”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야 할 건 다 했습니다. 그런데도 환자의 혈압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맥박은 이제 거의 측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검사한 뒤 말했다.
“안타깝네요. 너무 늦게 이송되었어요. 더 이상 살릴 희망이 없으니 가족들에게 사망 소식을 알리세요.”
수술실을 나온 나는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휴게실로 향했다.
이번 생에서는 내가 최선을 다해 응급 처치를 하지 않았기에, 양서정은 진짜 죽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내일 아침, 나를 겨냥한 음모는 여전히 실행될 것이다.
나는 전생의 모든 일들을 떠올리며, 다가올 싸움에 대비할 계획을 세워야 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제 슬슬 한지성이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올 때가 되자 나는 휴게실에서 나왔다.
전생에는 내가 사무실에 혼자 있었기 때문에 한지성이 데려온 사람들의 손에 농락되고 말았다.
날 도와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들은 내 손을 쉽게 부러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나는 혼자가 아닌 곳에 있어야 했다.
마침 교대 시간이 다가오던 참이라, 공용 사무실은 이미 의사와 간호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젯밤 양서정을 응급 처치했던 의사와 간호사들도 그곳에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나는 대충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복도에서 한지성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동훈! 당장 나와!”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네 아내와 아이를 모두 죽이다니. 그런 놈이 의사인 게 말이 되긴 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가 공용 사무실의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왔다.
한지성이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사무실 문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전생과 똑같이,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나를 붙잡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예상했던 나는 그들이 나를 붙잡기 전에 의사들 사이로 움직였다.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모든 의료진에게 있어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한 의사가 한지성 무리에게 단호하게 외쳤다.
“당신들 누구예요? 여기는 저희 사무실입니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시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그는 실제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신고를 하려는 시늉까지 했다.
한지성은 목을 잔뜩 세우고 그 의사에게 고함쳤다.
“우리가 무슨 소란을 피웠다는 거야? 신동훈이 직위를 이용해 자기 아내와 아이를 일부러 죽게 만들었다고! 저놈은 악마야!”
“다들 비켜. 오늘 저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한지성은 그렇게 말하면 다른 의사들이 나를 내주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의 목소리가 거칠어질수록 다른 의사들은 오히려 내 앞을 더 단단히 가로막았다.
그 모습을 보자 한지성의 눈빛 속에서 실망감이 어렸다. 나는 곧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었다.
“한지성, 네 말은 내가 직위를 이용해 내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는 건데. 증거라도 있어?”
한지성은 냉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증거? 좋아. 보여주지.”
그는 지난 생과 똑같이 양서정의 사망 진단서를 꺼내 들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 들고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전생에는 일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나는 완전히 패닉에 빠졌기에 그저 자신이 환자를 살리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만 했지, 한지성이 내민 이 증거를 제대로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번 생은 달랐다.
나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사망 진단서에 적힌 사망 원인은 전생과 똑같았다.
[응급 처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사망하다.]
제4화
그러나 나는 곧바로 의문점을 하나 발견했다.
나는 그 사망 진단서를 발급받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한지성, 환자가 우리 병원에서 사망했으니, 사망 진단서도 당연히 우리 병원에서 발급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병원을 믿지 못하겠으면 적어도 제대로 된 병원을 찾아갔어야지, 왜 이런 이름 없는 동네 병원에서 사망 진단서를 받은 거야?”
“더군다나 어제 직접 응급 처치했던 의사는 내가 아니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제 응급 처치에 참여했던 의사가 사망 진단서를 재빨리 가져가 확인했다.
단 한 번 보기만 했는데도 그 의사는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응급 처치가 늦어서 환자가 사망했다고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
“어제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태가 너무 나빴어요. 그런데 이걸 우리가 늦게 응급 처치해서 죽인 것처럼 몰아가다니!”
“당신들은 병원의 트집 잡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에요?”
한지성은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듯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었다. 그는 진단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화살을 나에게 돌리며 소리쳤다.
“응급 처치가 늦지 않았다니! 어젯밤 간호사가 신동훈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신동훈은 환자를 구하려는 걸 거부했어!”
“내가 직접 신동훈의 사무실로 찾아가 간절히 부탁했지만, 끝내 응급 처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 이건 옆에 있던 간호사도 증명할 수 있어!”
“신동훈 때문에 두 사람이나 죽었어! 이건 분명 신동훈한테도 책임이 있는 거잖아!”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인 만큼, 그 어떤 사람도 감히 나를 변호하지 못했다.
이 상황을 보자 한지성의 눈빛에는 희열이 넘쳤고, 그는 자신의 뒤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어서 신동훈을 붙잡아! 오늘 반드시 이 악마를 데려가야겠어. 양서정과 아이를 대신해 혼쭐을 내주겠어!”
나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잠깐, 네가 방금 말한 것들로는 내가 일부러 응급 처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없어.”
“경찰이 곧 도착할 텐데, 경찰이 오면 나는 남편으로서 경찰에게 부검을 정식으로 요구할 거야.”
“그리고 말 나온 김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한지성,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아내의 시신을 멋대로 가져간 거지?”
내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 뒤에서 갑자기 굵고 힘없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허락했어.”
장인과 장모는 경찰에게 부축받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장인은 나를 보자마자 경찰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다가와 내 뺨을 세게 내리쳤다. 손에 하도 힘을 준 탓인지, 내 얼굴에는 곧바로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보였다.
“신동훈! 우리가 평소에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런 식으로 보답해?”
“네가 응급 처치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술을 마셨기 때문이잖아!”
“평소에 네가 술에 빠져 사는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서정과 뱃속의 아이까지 신경 쓰지 않을 줄은 몰랐다!”
장인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경찰을 향해 돌아서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형사님! 우리 사위는 술에 취한 채 수술실에 들어섰습니다. 사무실 서랍에 분명 술병이 있을 겁니다.”
전생에서와 똑같은 말을 듣고, 나는 혀끝으로 맞은 뺨을 한 번 꾹 눌렀다.
한 번 꽉 쥐어졌던 주먹은 다시 서서히 풀렸다.
이게 내가 친아버지처럼 모셨던 장인어른이란 말인가?
한지성을 제외하고 모두 충격에 빠진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경찰 역시 장인의 말을 듣고 내 사무실 서랍에서 술병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서랍 속에서 빈 술병을 꺼냈다.
술병이 드러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충격에서 순식간에 경멸과 분노로 바뀌었다.
방금까지 나를 변호하던 의사들조차 곧바로 나와 거리를 두었다.
한지성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숨기지 못하며 말했다.
“신동훈, 증거가 뻔히 있는데 아직도 변명을 할 생각이야?”
나는 조용히 웃으며 손가락으로 장인을 가리켰다가 다시 한지성을 가리켰다.
“형사님, 저도 이 자리에서 모함죄로 이 세 사람을 고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