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내연녀로 만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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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내연녀로 만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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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자랑삼아 남편 이야기를 꺼내기에 귀 기울여 보니, 남편이 유명한 사업가 강준영이라고...

Chương (1)

第1章

병원에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자랑삼아 남편 이야기를 꺼내기에 귀 기울여 보니, 남편이 유명한 사업가 강준영이라고 했다. 놀랍게도, 내 남편 역시 유명한 사업가 강준영이었다. 그 여자는 남편이 지방으로 회의하러 간 바람에 함께 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 남편 또한 지방으로 출장을 떠난 상태였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마음을 추스르며 앉아 있다가, 결국 검사를 받지 않고 돌아가 임신중절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 후에 이혼을 제기했을 때야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 두 사람은 여태껏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1화 [미안해, 여보. 화내지 마. 돌아갈 때 선물 사갈게.] 핸드폰 속의 메시지를 보며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준영과 결혼한 지 5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였고, 오늘은 첫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온 날이다. 그런데 정작 남편인 강준영은 지방 출장으로 못 돌아온다고 했다. 진료실 밖에서 보니 다른 임산부들은 모두 남편과 함께 와 있었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혹시 혼자 오셨어요?” 옆에 앉은 여자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말을 이었다. “우리 남편은 지금 출장 중이라 저랑 함께 못 왔어요. 그래도 돌아오면 에르메스 가방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걸로 보상받으려고요.” 여자는 긴 머리를 넘기며, 살짝 옆모습을 드러냈다. 투덜대는 말투지만 표정은 행복에 젖어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에게 얼마나 다정하고 자상한지 멈추지 않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냥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 그녀가 남편이 제약 회사 대표인 강준영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굳어버렸다. 왜냐하면 내 남편 또한 제약 회사 대표, 이름 역시 강준영이었기 때문이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물었다. “남편분... 출장 간 날짜가 언제예요?” “8일에 H시로 갔어요. 원래 저도 데려가고 싶어 했는데, 지금 임신 중이라 비행기 타기 힘들어서...” 여자는 입을 계속 놀리며 신나게 얘기했지만,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준영도 정확히 8일에 H시로 출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설마 이 여자와 내 남편이 같은 사람인 건가?’ 나는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웃어 보이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실례지만... 혹시 남편분 사진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의아해하면서도 자랑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넘겨 보였다. “이건 결혼 6주년 맞아 찍은 사진이에요.” 6주년? 나와 강준영은 결혼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바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여자였던 거다. 사진 속 강준영은 살짝 미소 지으며 여자를 품에 안고 서 있었다. 더 넘겨보니 두 사람의 다정한 사진들, 그리고 양가 어른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이건 우리가 승마장에 갔을 때인데...” 여자는 여전히 즐겁게 설명 중이었지만, 나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힘겹게 의자에서 일어났다. “저 몸이 좀 안 좋아서 먼저 일어날게요.” 그때 여자의 핸드폰에서 영상 통화를 걸려왔다. 화면에 ‘남편’ 두 글자가 또렷이 적혀있었다. 여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방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검사는 끝났어? 우리 아기는 잘 자라고 있지?] 화면 가득 비친 건, 다정한 눈빛으로 전화를 받는 강준영의 얼굴이었다. 내가 너무나 익숙하게 바라봐 온 그 따뜻한 표정... 그런데 지금, 그는 다른 여자를 여보라 부르고 있다. 순간 감정이 북받쳐 더는 버틸 수 없었다. 내 인생이 통째로 농락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2화 그러나 반드시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이성을 겨우 붙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강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핸드폰은 계속 통화 중이었다.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또 한 번 전화를 걸었다. 강준영은 반시간이 넘도록 받지 않았고, 대신 문자로 ‘바빠’라는 두 글자만 보내왔다. 그 메시지를 본 순간, 내 심장이 찢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진료실 문 앞에 앉아 있는 그 여자, 전승연을 몰래 사진으로 찍어 강준영에게 보냈다. 그러자 5분도 되지 않아 강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내 말 좀 들어줄래?] 강준영은 내가 화를 낼까 봐 두려웠는지 목소리가 몹시 다급했다. ‘내 말 좀 들어줄래?’ 그 말은 결국 변명, 혹은 사실을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저 여자가 정말 네 아내야?”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내 이 말을 내뱉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 전승연은 그냥 내 친구일 뿐이야. 원래 농담을 좋아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을 뿐이야. 정말이야.] 핸드폰 너머의 강준영은 필사적으로 해명하고 있었다. 그 변명은 오히려 날 더 깊이 찔렀다. 강준영과 함께한 지난 세월 동안, 그는 출장 때문에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난 단 한 번도 그의 말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서투른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다니, 우습기 짝이 없을 따름이었다. “그 여자가 네 사진이며, 기념사진까지 전부 보여 줬어. 그리고 두 사람 결혼 6년 차라며?” 나는 말을 이어갈수록 가슴이 아팠고,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나...] 강준영이 뭔가 더 변명하려는 듯했으나, 나는 냉정히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때 갑자기 아랫배에 강한 통증이 일어났다. 아이가 내게 무언가를 호소하는 것만 같았다. 곧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나는 배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잠시 후, 초음파 검사실을 지나 반대쪽으로 향했다. 간호사는 낙태 시술을 받으려면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니 가족과 상의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나는 단호히 대답했다. “필요 없어요. 이미 결정했어요.” “임신 기간 내내 입덧 한 번 안 했거든요. 아기가 절 배려해서 그런가 봐요. 엄마 힘든 게 싫었던 거겠죠.” 문 밖에서 들려오는 전승연과 의사의 대화 소리에, 가슴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아려 왔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 강준영은 눈가가 빨개지도록 감격스러워했고, 흥분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그 장면이 눈앞에 생생한데, 모든 게 이렇게 손쉽게 무너져 버리다니... “원래 자궁 상태가 좋지 않아 임신하기가 쉽지 않으셔서 아이를 지우면, 다음번 임신은 훨씬 어려워질 텐데... 한 번 더 고민해 보세요.” 의사는 검사 결과를 내밀며 신중히 말했다. “해주세요. 이미 결정을 끝냈어요.” 나는 마음이 바닥까지 내려앉아, 그 뒤 상황을 더 깊이 고민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아기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지 못할 바에야, 더 큰 상처가 생기기 전에 멈추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마취는 금세 효과가 나타났고, 의식이 흐릿해지더니 수술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나는 배를 움켜쥔 채, 비틀거리며 수술실을 나와 귀가했지만, 온몸이 탈진해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한밤중,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에 잠에서 깨어 보니, 원래 출장 중이어야 할 강준영이 침대 곁에 앉아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깨어난 걸 눈치 채자, 그는 달려들어 나를 안으려 했지만 나는 있는 힘껏 그를 밀쳐 냈다. “강준영, 우리 이혼하자.” 그 한마디 꺼내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 목소리마저 떨렸다. 그의 손이 허공에 멈춰 섰고, 몸 전체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의 표정이 당혹감에서 충격, 그리고 엄숙함으로 변해 가는 걸 지켜봤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강준영이 보이는 낯선 반응에, 나는 갑자기 옛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는 애초에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었다. 강준영은 늘 바쁘다면서 서류 절차를 미뤘고, 간소하게 예식만 치른 뒤로는 나도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지 않았었다. 이제야 왜 혼인신고를 계속 미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전승연과 이미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했으니, 다시 혼인신고를 하는 건 불가능할 테니까. 결국 내가 그들 관계에 끼어든 사람이었고, 이혼을 거론할 자격조차 없었던 셈이다. 제3화 나와 강준영은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그날은 내 스무 살 생일이었고, 아빠가 호텔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성대하게 파티를 열었다. 당연히 강씨 가문도 파티에 초대되었다. 강준영은 나보다 다섯 살이 많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집안의 제약 회사를 물려받았고, 그날은 정장을 갖춰 입고 나타났다. 차가운 분위기와 준수한 외모가 어우러져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여러 상류층 가문에서도 앞다투어 강준영에게 딸을 소개하려 애썼다. 사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처음 강준영을 보게 된 순간, 그의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에 사로잡혀 버렸다. 내게는 여태껏 본 적 없을 정도로 멋진 남자였다. 그중 더 마음을 빼앗겼던 건, 겉으론 차가워 보였지만 사실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는 어느 날 우연히 강준영이 길고양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 그의 눈빛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 마치 화려한 조명에 둘러싸인 사람 같았다. 바로 그 장면 때문에, 난 강준영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백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밤, 강준영과 함께 길을 걷던 중 갑자기 그가 물었다. “혹시 나 좋아해?” 나는 깜짝 놀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내가 강준영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 본인도 모를 리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일부러 모른 척했을 뿐이다. “나도 널 좋아해. 괜찮으면 우리 한번 만나 볼래?” 강준영이 말했다. 흐릿하게 깜박이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 강준영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고 그에게 이미 다른 아내가 있으리라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 했다. 난 그 순간이 내게 찾아온 엄청난 행운이라 여겼다. 평소 내게 무심했던 완벽한 줄 알았던 사람이 뜬금없이 고백을 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바로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다. 내가 만났던 강준영의 부모라는 사람들은 사실 연기자를 데려다 날 속인 것인지도 모른다. 전승연의 사진 속 사람들과 완전히 다르게 생겼으니까 말이다.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도, 그들은 강준영이 하는 말에 맞장구칠 뿐이었고, 결혼식을 올리면서도 본인의 지인이나 가족을 전혀 초대하지 않았다. 게다가 해외로 날 데려가 작은 예식장에서 식을 치러 버렸다. 나를 속이기 위해 강준영은 정말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던 셈이다. 침울한 분위기가 방 안을 가득 채운 가운데, 나는 강준영과 눈을 마주치고 코맹맹이 소리로 말했다. “우리 헤어져.” 강준영은 또다시 이런 말을 들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한 모양이었다. 곧 그는 험악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 동의 못 해. 자기야,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전승연이랑 결혼한 건 부모님이 억지로 시켜서 그런 거지, 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 “날 자기라고 부르지 마. 우린 처음부터 부부가 아니었잖아. 너 때문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아.” 강준영이 가까이 다가오려 하자, 나는 힘껏 그를 밀쳐 냈다. 그러나 강준영은 나를 품에 세게 안았다. “정오야, 내 말 좀 들어줘. 나와 전승연은 벌써 별거 상태야. 서로 아무 감정도 없다고! 제발 내 말 믿어줘.” “우리는 혼인 신고만 안 했을 뿐이지, 서로 진짜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된 거 아니야?” 분노가 가슴을 누르며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한번 강준영을 밀쳐 내며,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강준영은 뺨을 감싸 쥐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별거 중이라고? 그럼 그 여자가 임신한 아이는 도대체 누구 건데? 설마 남의 아이야?” “강준영, 너 그래도 한 회사의 대표가 된 사람인데. 방금 네가 한 말 누가 봐도 말이 안 되잖아.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