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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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속의 비명, 복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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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입양한 양녀는 단지 좁은 창고에 10분 정도 갇혔을 뿐이었지만, 아빠는 나를 온몸으로 묶어 창고에 가두고 환기구까지 수건으로 막아버렸다. 아...

Chương (1)

第1章

아빠가 입양한 양녀는 단지 좁은 창고에 10분 정도 갇혔을 뿐이었지만, 아빠는 나를 온몸으로 묶어 창고에 가두고 환기구까지 수건으로 막아버렸다. 아빠가 말했다. “언니로서 동생을 잘 돌보지 못했으니, 이제 동생이 겪은 고통을 직접 경험해.” 폐소공포증이 있던 나는 좁고 어두운 창고 안에서 공포에 질린 채 필사적으로 아빠에게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아빠의 냉정한 꾸짖음뿐이었다.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언니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잘 생각해.” 마지막 빛마저 가려지자, 나는 절망에 빠져 어둠과 싸우며 몸부림쳤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아빠는 나를 기억해내고 이번 벌을 끝내기로 했다. “이번 교훈으로 정신 차리길 바래.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하면 이 집에서 나가야 할 거야.” 하지만 아빠는 몰랐다. 나는 이미 창고에서 죽었고, 내 시신은 썩어가고 있었다. 제1화 저녁 식사 시간. 아빠는 식탁에 앉아 자녀들을 차례로 바라보다가, 끝자리의 빈 자리를 힐끗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송다은 저 망할 계집애 예의라는 걸 모르나? 온 가족이 저 애 하나 때문에 밥을 못 먹고 기다려야 한다 이거야?” “벌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리다니. 벌이 너무 가벼웠던 모양이네.” 김 집사는 음식을 나르던 손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 아가씨 아직 창고에서 벌 받고 계시는데요. 꺼내 드릴까요?” 아빠는 술잔을 들다가 멈추며 구석의 창고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잠시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무심한 듯 말을 이었다. “아니야. 며칠 더 가두어 둬. 제대로 된 고통을 겪어보지 않으면 앞으로 동생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모르지 않나.” 김 집사는 식탁에 앉아 있는 남매를 살짝 눈짓으로 바라보았다. 둘 다 얼굴에 혈색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김 집사의 마음은 창고에 갇힌 큰 아가씨에게로 향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김 집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 아가씨가 계신 창고에서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한번 살펴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빠는 술잔을 내려놓고 차가운 눈빛으로 김 집사를 노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렇게 오래 갇혀 있다 보니 소리 지를 기력조차 없겠지.” “창고엔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에어컨도 다 있는데 굶어 죽을 일은 없잖아. 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김 집사가 뭔가 더 말하려던 순간, 아빠가 손을 들어 저지했다. “그만해. 식사하는 중에 불쾌한 이야기는 집어치워.” “식사가 끝나면 가서 잘못을 깨달았는지 확인해 봐. 잘못을 뉘우쳤다면 동생에게 사과하게 하고, 이 일을 마무리하도록 해.” 말을 마친 아빠는 나를 완전히 잊은 듯, 옆자리에 앉아 있는 양녀 송예린과 아들 송준호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아빠는 손수 새우 껍질을 벗겨 송예린의 그릇에 담아주며 말했다. “예린아, 왜 이렇게 적게 먹니? 무슨 일 있어?” “예린이가 새우를 제일 좋아하잖아. 많이 먹어.” 아빠는 말하며 송예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예린이 많이 무서웠지?” “걱정하지 마. 이번에 아빠가 다은이 그 못된 계집애를 혼내줬으니, 앞으로는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 송예린은 고개를 들어 순진한 표정으로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아빠가 저를 제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사실 언니가 사과만 했어도 용서할 수 있었는데...” “이제 언니가 벌을 받고 있으니까 저를 더 미워하실 것 같아요.” “다은이 그 못된 것이 감히!” 아빠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말했다. 이어서 송예린을 향해 다시 자애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린이는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딸이야. 다은이가 감히 너를 미워할 수 없을 거야.” 동생 송준호도 밝은 미소를 지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예린 누나, 걱정 마세요. 내가 누나를 지켜드릴테니. 그 귀찮은 년이 또 누나를 괴롭히면 내가 그 손을 잘라버릴게요.” 아빠의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동생의 반응이었다. 친누나인 내 손을 자르겠다는 그의 말. 그 목소리에는 증오와 혐오가 가득했고, 동생의 눈빛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정성껏 키워온 친동생이, 피도 안 섞인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 ‘하! 참으로 우스운 일이야.’ 나는 허공을 향해 크게 웃어댔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는 아무도 들을 수 없었다. 이미 나는 죽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찾아온 그 순간, 비로소 내 영혼은 그 어둡고 캄캄한 창고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나는 공중에 떠올라 제3자의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창고의 나무문은 빈틈없이 봉해져 있었고, 유일한 숨구멍이었던 작은 통풍구마저 수건으로 막혀 있었다. 마치 관과도 같았다. 산 채로 묻힌 것은 아니었지만, 산 채로 매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2화 혼령이 되었는데도 창고의 나무문을 바라보니 여전히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마치 다음 순간에라도 어둠과 질식감에 삼켜질 것만 같았다. 나는 당황하여 황급히 뒤로 물러나 창고에서 도망치듯 멀어졌고, 곧 다이닝 룸으로 향했다. 다이닝 룸에서는 아빠와 동생이 송예린의 양옆에 앉아서 다정하게 달래고 있었다. 아빠는 송예린을 살며시 안으며 달랬다. “예린아, 요즘 또 살이 빠진 것 같아. 건강해지려면 많이 먹어야 해.” “지난번 일로 많이 놀랐겠구나. 아빠가 네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다 알아.” “네가 그렇게 큰 고통을 겪었는데, 다은이 그 죽을 년은 고작 저 정도 벌을 받다니, 너무 가볍게 넘어갔어. 걱정하지 마. 아빠가 절대로 네가 다시는 억울한 일 당하지 않게 할 거고, 반드시 다은이를 혼내줄 테니.” 동생도 송예린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위로했다. “누나, 누나는 내 유일한 누나야...” 나는 이 사람들 뒤에 서서, 아빠가 나를 연신 ‘죽을 년’이라 부르고 동생이 송예린을 ‘유일한 누나’라고 하는 말을 들으며 울고 싶었지만, 이제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릴 수 없었다. 우리가 분명 혈연관계인 한 가족이었지만, 아빠와 동생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캄캄하고 숨 막히는 창고에 갇혀 살지도 죽지도 못한 채 고통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빠의 눈에는 이런 내 고통보다 송예린이 창고에 갇혔던 고작 십여 분이 더 가슴 아픈 일이었던 모양이다. 창고 안에서 나는 마치 쓰레기처럼 묶인 채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나는 어둡고 좁은 공간이 극도로 두려웠다. 탈출하고 싶었지만 몸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미쳐 날뛰듯 절망적으로 몸부림치다가, 결국 손가락이 부러진 후에야 겨우 묶인 줄을 풀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나무문을 두들기며 탈출하려 했다. 살려달라 애원하고 사과했으며, 먼지처럼 비굴하게 자존심을 내던져도 좋으니 단 하나의 생존 기회라도 얻고자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헛된 노력이었다. 돌아온 것은 아빠의 무자비하고 차가운 조롱뿐이었다. “이런 정도로 벌써 겁을 먹다니? 네가 예린이를 가둘 때는 그 아이가 얼마나 무서워했을지 생각이나 해봤어? 게다가 그 아이는 너보다 어린데.” “얌전히 있으면서 예린이가 그때 느꼈던 공포를 제대로 느껴봐. 이제 앞으로 또 동생을 괴롭힐 담이 있을지 두고 보자.” “언니 노릇을 전혀 못하는 주제에.” 나는 손으로 어떻게든 빛과 공기가 들어올 틈을 찾아 필사적으로 더듬었다. 하지만 열 손가락이 모두 피범벅이 되고서도 그마저 이루지 못했다. 절망 속에서 어둠에 삼켜지던 찰나, 아득히 송예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송다은, 안에 춥지? 내가 따뜻하게 데워줄게.” 곧이어 창고 안의 에어컨 바람이 뜨거운 열풍으로 바뀌었다. 한여름이라 이미 답답하고 좁았던 창고는 온도까지 올라 찜통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견디기 힘든 고통이 밀려왔다. 어둠 속에서 물을 찾아 헤매며 필사적으로 체온을 낮추려 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창고에 있던 모든 물과 음식이 먹을 수 없는 쓰레기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송예린의 소행이었다. 나는 절망감에 휩싸인 채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침내, 고통이 희미해져갔다. 그리고 결국, 내 의식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제3화 송예린을 달래며 저녁을 먹이고 소녀가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본 아빠는 마치 은혜라도 베푸는 듯한 태도로 김 집사에게 지시했다. “김 집사, 가서 다은이를 풀어줘. 깨끗이 씻고 나오라고 하고. 사람 보는 데 꼴사납게 나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아빠는 너그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나를 창고에 일주일이나 가두었다가 이제야 나를 꺼내주는 것이 마치 특별한 자비나 베푸는 것처럼 보였다. 김 집사는 명령을 받자마자 서둘러 사람들을 보내 일을 처리하도록 했다. 송예린은 옆에 서서 착하고 너그러운 척하며 아빠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아빠, 언니가 나오면 다시는 언니에게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언니는 아빠의 친딸이잖아요. 저랑은 다르게 말이에요... 아빠가 저에게 잘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전 이미 충분히 행복해요.” 아빠의 눈은 애정과 흐뭇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송예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친딸이니 뭐니 그런 말 하지 마. 너도 내 딸이야, 내 소중한 공주야.” “예린아, 네가 너무 착한 거야. 내가 저 못된 년을 너무 버릇없게 키웠나 봐.” “걱정하지 마. 앞으로는 다은이가 너를 괴롭히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다은이 그 애는 뼛속까지 삐뚤어졌어. 감히 너를 창고에 가두다니, 네가 그때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아빠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실망이 가득했다. 마치 내가 무슨 극악무도한 악당이라도 되는 듯, 날 향한 혐오와 냉소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말들을 듣자 내 입가에 피어오르는 비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송예린이 창고에 갇힌 사건은 사실 본인이 직접 연출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송예린의 계산된 행동이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속아넘어가면서도 자각하지 못하는 멍청이들...’ 일주일 전. 송예린이 불쑥 내 방에 들어와 조롱하며 도발적인 말을 했다. “너 기숙사 신청해서 나가려고 했다며?” “그런 식으로 아빠의 관심을 끌려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내 말 한마디면 아빠와 동생이 너를 영원히 싫어하게 만들 수도 있어.” “네가 사라지면 난 이 집의 유일한 아가씨가 되는 거야. 이 집의 모든 것이 내 것이 될 거라고.” 나는 송예린과 대화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 단호하게 문을 닫았다. 그러나 송예린은 곧바로 창고로 향했고, 불과 십여 분 후 갑자기 창고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학원에서 돌아온 동생이 송예린을 창고에서 꺼내주었다. 창고에서 빠져나온 송예린은 즉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너무 무서워요.” “언니가 저를 싫어하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를 창고에 가두는 건... 흑흑... 정말 무서웠어요.” “저는 아빠의 친딸이 아니란 걸 알아요. 언니가 저를 싫어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창고가 너무 어둡고 무서웠어요... 흑흑” “아빠, 저를 고아원으로 보내주세요. 제가 사라지면 언니도 더는 화내지 않을 거예요.” 제4화 아빠는 회사에서 회의 중이었는데도, 전화를 받자마자 모든 것을 제쳐두고 급하게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아빠는 창백한 얼굴의 송예린을 품에 안고서 분노에 차 외쳤다. “예린아, 너는 내 딸이야. 아무도 너를 보내지 못해.” “우리 예린이, 앞으로는 나가겠다는 말 절대 하지 마.” 나는 집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방에서 나왔는데,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그저 어이없고 비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송예린은 유리 인형도 아니고 어둠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데, 창고에 잠깐 있었다고 저렇게 난리를 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때 동생이 아래층에서 외쳤다. “전부 큰누나가 저지른 일이에요! 큰누나가 예린 누나를 창고에 가뒀어요. 제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예린 누나가 얼마나 더 오래 갇혀 있었을지 몰라요.” 아빠가 층계를 뛰어올라와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창고로 끌고 들어가서 밧줄로 내 몸을 묶어버렸다. 그때서야 나는 완전히 깨달았다. 이 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가족이었던 것이다. “누나, 어떻게 이렇게 못된 짓을 할 수가 있어? 감히 예린 누나를 가두다니, 예린 누나가 얼마나 어둠이 무서웠겠어? 너는 내 누나가 아니야. 너 같은 악독한 누나는 없어!” “준호 말이 맞다.” 아빠는 분노와 차가움이 뒤섞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호통쳤다. “송다은, 네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토록 악독한 마음을 품다니, 넌 정말 구제불능이야.” “잘 들어! 이 집의 주인은 여전히 나야. 넌 이 집에서 그 누구에게도 명령할 자격이 없어.” “오늘은 반드시 네게 교훈을 주겠어. 네가 예린이를 창고에 가뒀으니, 이제 너도 그곳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 거야.” “그래도 네가 뉘우치지 못한다면, 여기서 영원히 나올 생각 하지 마.” 아직도 아빠는 이 모든 일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빠는 내가 비굴하게 자기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호소하며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빠는 영원히 내 사과를 듣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장님, 사장님... 아가씨가...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김 집사의 말을 듣자 송예린의 머리를 쓰다듬던 아빠의 동작이 잠시 멈췄다. 나는 아빠의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빠가 죄책감을 느끼고, 두려워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건 없었다. 아빠는 그저 살짝 웃으며,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어이없군.” “다은이? 어떻게 죽을 수가 있어?” “내 딸이니까 잘 알지. 살아날 기회만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자기 이득을 챙기려 할 거야.” “가서 이렇게 전해. 이런 유치한 장난은 이제 지겨우니, 계속 안 나오면 화장터에 연락할 거라고.” “죽고 싶다면 제대로 죽으라고 해.” 김 집사는 그런 충격적인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거기 서서 뭐해?” 아빠가 차갑게 내뱉었다. “다은이 30분 안에 씻고 나와서 예린이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너도 다은이처럼 쫓겨날 줄 알아.” “사장님...” 김 집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두려움과 당혹감을 누르며 무언가 더 말하려 했다. “빨리 꺼지지 못해!” 아빠는 화를 내며 송예린에게 먹이려던 디저트를 김 집사를 향해 던져버렸다. 김 집사는 할 말을 잃은 채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디저트가 없어졌으니 다른 것을 먹자.” 아빠는 송예린에게 미소 지으며 말하고는 부드럽게 소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예린아, 조금 있으면 그 못된 계집애가 와서 사과할 거야. 너무 쉽게 마음 약해지지 마.” “제대로 무릎 꿇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지 않으면 절대 용서해주지 마.” “사람은 지나치게 착하면 안 돼. 아빠가 하는 말 잘 기억해둬.” 송예린의 입가에 잠시 비웃음이 스쳤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는 연약하고 온화한, 마치 안타까워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빠, 언니가 이제 잘못을 깨달았을 거예요.” “이렇게 하면 언니가 마음 아파할 거예요.” “예린 누나는 정말 너무 착한 것 같아요.” 동생이 송예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옆에 서서 이런 모습을 보며 미친 듯이 웃었다. 웃음이 터져 나오다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정말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구나.’ 이것이 바로 내 아빠와 동생이다. 피로 이어진, 소위 ‘가족’이란 것들. 나는 비웃으며 돌아서려 했지만, 결국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이 가족의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제5화 송예린이 우리 집에 오기 전, 모든 것이 달랐다. 엄마와 아빠는 나를 사랑했고, 동생은 순진한 어린아이였다. 나는 동생과 놀아주었고, 엄마는 내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아빠는 나를 등에 업고 공원을 산책하곤 했다. 그러나 3년 전 그 여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아빠와 엄마가 고향에 제사를 지내러 가신 동안, 동생과 나는 학교에 남아야 했다. 며칠 후, 아빠가 돌아와 두 가지 끔찍한 소식을 전했다. 엄마가 고향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과,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빠와 함께 옛 친구의 딸을 입양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를 잃었고, 갑자기 낯선 여동생이 생겼다. 처음에는 엄마가 떠나기 전 입양한 동생이니, 엄마가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다. 나도 여동생을 갖고 싶었기에 진심으로 그 아이를 돌봤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되어 매일 그 아이의 교실을 찾아가 살폈다. 숙제를 챙겨주고, 아플 때면 내가 직접 결석하면서까지 돌봐주었다. 나는 언니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진심으로 그 아이를 친동생처럼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의 교실에 화상 연고를 전해주러 갔을 때였다. 우연히 그 아이가 반 친구들에게 억울한 표정으로 하소연하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가 실수로 나를 데게 했어. 내 잘못이야. 언니한테 그렇게 뜨거운 밀크티를 가져다 드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희들 내 언니를 욕하지 마. 언니는 나한테 잘해줘. 그냥 집안일이랑 차 심부름 정도만 시킬 뿐이야. 그것 말고는 나를 전혀 괴롭히지 않아.” 왜곡된 이야기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 아이가 아빠의 커피를 타다가 스스로 데었던 화상이, 마치 내가 밀크티를 강요하며 일부러 데게 만든 것처럼 변해 있었다. 아빠가 그 화상 사건으로 나를 심하게 꾸짖었지만, 나는 그 아이를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를 탓했다. 그 아이를 함부로 부엌에 들여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송예린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나는 학교에서 그 아이와 크게 다투고 말았다. 그날을 기점으로, 어쩌면 그보다도 더 이전부터 내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때 나를 사랑했던 아빠와 따르던 동생은 점점 더 낯선 사람이 되어갔고, 나는 결국 가족 안에서 구박받는 외톨이가 되었다. 지난 3년간의 기억이 떠오르자 온몸이 떨렸다. 영혼에는 감각이 없을 텐데도, 마치 그 창고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 제6화 30분이 지나도록 내가 나타나지 않자 아빠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30분이나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다니, 이제는 내 말도 무시하는 거냐.” “이렇게 오래 갇혀 있어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고집불통이구나.” “도대체 저 죽일 계집애가 뭘 하고 있는지 한번 보자.” 아빠는 격분하여 벌떡 일어나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던졌다. 나는 조용히 아빠의 뒤에 서서, 화가 나서 당황한 채 일어서다 의자에 부딪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예린아,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가서 다은이를 끌고 와서 네게 사과하게 만들 거야.” 아빠는 발걸음을 서둘러 나를 가둔 창고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창고에서 갑자기 쏟아져 나온 쥐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쥐들이 집에 어디서 들어온 거야?” 김 집사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옆에 서서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말했다. “사장님,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빠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창고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곧 내 시체를 발견할 것이란 생각에 이상하게도 흥분되었다. 아빠가 시체를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깜짝 놀라겠지?’ 아빠는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혐오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송다은, 지금 뭐하는 거야? 당장 나와! 안 나오면 영원히 거기서 살아!” ‘쯧쯧!’ 나는 아빠 옆에 서서 그의 고함치는 모습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와서 나오라고? 이미 너무 늦었어!” “나도 나가고 싶었어. 내 손을 봐. 살고 싶어서 죽기 직전까지 미친 듯이 문을 두들겼잖아. 손가락이 부러져도 상관없을 만큼.” “내가 죽었으니 이제 만족하시나요?” “날 죽인 건 바로 당신이에요.” 창고 안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아빠는 안을 들여다보았다. 좁은 창고 한가운데에는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해골이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악!” 아빠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휘청거리다 벽에 등을 기댔다. 시체를 뜯어먹던 쥐들이 비명 소리에 놀라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중 몇 마리는 아빠의 몸 위로 뛰어올라 그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아빠가 허둥지둥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나는 통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초라한 아빠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둘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