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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의 죽음 앞에서, 남편은 사랑을 선택했다
시부모님이 납치당하던 날, 내 남편은 첫사랑을 위해 요리하는 중이었다. 나는 남편이 이런 ‘선의’를 베풀도록 막지 않았지만, 대신 조용히 경찰에 ...
Chương (1)
第1章
시부모님이 납치당하던 날, 내 남편은 첫사랑을 위해 요리하는 중이었다.
나는 남편이 이런 ‘선의’를 베풀도록 막지 않았지만, 대신 조용히 경찰에 신고했다.
왜냐하면 나는 다시 회귀했기 때문이다.
이전 생에서 나는 남편이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것을 막았다.
그날 남편은 외출하려던 시부모님을 붙잡아, 두 분이 납치당하는 비극을 피하게 했다.
하지만 남편의 첫사랑은 손을 베인 상처가 감염되어 결국 팔까지 절단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그 사건 이후에도 남편은 나를 탓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 뒤, 내가 출산을 불과 며칠 앞둔 어느 날, 남편은 나를 외진 절벽으로 데려가, 벼랑 끝에서 밀어버렸다.
“그날 밤 당신이 나를 막지만 않았어도, 설아는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거야. 이 모든 게 다 당신의 잘못이야!”
“왜 설아가 팔을 잃어야 해? 죽어야 할 사람은 너였어. 독한 년아!”
나는 아이를 품은 채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억울함 속에 죽음을 맞이했다.
이번 생에서 나는 남편에게 마음껏 첫사랑을 아끼고 돌보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몇 년 만에 갑자기 한꺼번에 10년은 늙어버린 얼굴로.
제1화
심상훈의 첫사랑이 돌아온 그 순간, 나는 그 묘한 타이밍에 납치범의 전화를 받았다.
[40억! 한 시간 내에 돈을 준비해서 중앙대교 아래에 가져와라. 경찰에 신고하면 인질은 죽는다!]
전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전화의 스피커폰을 켰다.
심상훈도 그 통화 내용을 다 들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남자의 싸늘한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심상훈은 비웃으며 말했다.
“진주연, 너 정말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냐? 설아를 쫓아내려고 우리 부모님까지 끌어들여서 연극을 하는 거야?”
나는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울며 애원하지 않았고, 대신 차분히 말했다.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아버님과 어머님이 납치돼서 40억이 필요해. 너는 지금 당장 가서 돈부터 준비해.”
심상훈은 냉랭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결혼 후에 내 사랑을 받지 못하니 이제 나를 속여 내 돈을 빼앗으려는 거야? 이 정도까지 머리를 쓰다니.”
우리는 서로 2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였다. 어린 시절, 내가 심상훈을 구했던 일을 계기로 양가 부모님은 집안 간에 미리 정혼을 해두었다.
하지만 나는 심상훈이 내 출신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알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해외에서 유학 중인 첫사랑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괜찮았다.
심상훈을 사랑했으니까.
결혼 전, 나는 심상훈에게 말했다.
“만약 나와 결혼하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첫사랑을 찾아가. 나는 괜찮으니까.”
그는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이미 널 선택했어.”
하지만 결혼 후 나를 대하는 심상훈의 태도는 이전보다 더 차가워졌다.
내가 심상훈을 알게 된 이후로 그는 단 한 번도 나와 눈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나는 심상훈의 차가운 태도가 그의 타고난 성격 때문이라고 믿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가 마음속으로는 나를 사랑한다고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왔다.
하지만 심상훈의 첫사랑, 부설아가 귀국한 날 남편의 얼굴에 떠오른 환한 미소에 내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심상훈... 너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편이 아니었구나...’
점점 싸늘해지는 내 시선은 심상훈을 향했다.
이제 나도 그에게 모든 정을 떼기로 했다.
입술이 떨렸지만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속여 돈을 빼앗으려 한 적 없어. 더군다나 이런 비열한 방법은 쓰지도 않아.”
“당신이 믿든 안 믿든, 지금 아버님과 어머님이 납치된 건 사실이야. 나는 연극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만약 나를 믿는다면 나랑 경찰서에 같이 가. 내 말 믿지 않겠다면 꺼져. 사람 구하는 데 걸리적거리지 말고.”
아마 내가 지나치게 차분했던 탓이었거나, 아니면 처음으로 심상훈에게 짜증을 드러냈기 때문인지, 그는 순간 놀라 당황했다.
나는 부드럽게 부설아를 밀치고 문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부설아가 바닥에 넘어졌다.
“아야!”
그녀는 순진무구한 눈을 깜빡이며,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상훈 오빠, 주연 언니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심상훈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고, 그 표정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찌푸렸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려가 부설아를 끌어안았다.
부설아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제야 내 손에 긁힌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심상훈은 나를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설아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도 똑같이 되돌려받을 줄 알아!”
그는 부설아를 부축하여 병원으로 급히 떠났다.
그리고 나는 거대한 텅 빈 집에 홀로 남겨졌다.
제2화
납치범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나는 긴 고민 끝에 결국 납치사건을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일은 경험도 많은 전문가인 경찰에게 맡기는 게 맞아.’
나는 신고를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경찰서로 향했다.
아직 경찰서에 도착하기도 전에 핸드폰에 익숙한 번호가 발신자로 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 전화를 받았다.
[형수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심상훈의 사촌 동생, 이광희이었다.
이광희의 태도는 여전히 불쾌하고 무례했다.
[거짓말로 신고하고 다니는 게 재밌어요? 우리 형이 형수님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이렇게까지 유치하게 구는 거예요?]
심상훈의 가족들은 나를 깔보는 데 200퍼센트 진심이었다.
그나마 시부모님만이 나를 따뜻하게 대해 주셨기에, 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고마웠던 두 분을 구해내야 했다.
나는 차분히 말했다.
“경찰관님, 설마 심상훈 씨가 내가 거짓 신고했다고 했나요?”
이광희의 침묵은 곧 긍정의 의미였다.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관이 경찰로서 시민의 도움 요청을 받고도 출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나를 모욕하고 조롱하다니. 지금 당장 출동하지 않으면 내가 경찰관님을 정식으로 신고할 겁니다.’
그러자 이광희는 체면 따위는 집어던지고 고함을 질렀다.
[형수가 상훈 형이랑 결혼했다고 뭐 대단한 줄 알아? 형수 같은 시골 깡촌 출신이 우리 집안에 들어온 게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지 몰라? 내가 형수라면 지금 당장 죽어버렸을 거야!]
[설아 누나가 갑자기 해외로 나가지만 않았으면, 상훈이 형이 형수님 같은 여자를 쳐다보기나 했을 것 같아? 꿈 깨. 정말 자기 분수도 모르는 여자네. 형수 같은 게 설아 누나 발톱의 때만큼이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무표정하게 전화를 끊고 다시 신고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이광희를 명백히 고발하는 신고도 추가로 넣었다.
...
나는 경찰서로 달려가 시부모님이 납치된 전말을 경찰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납치범이 사용한 전화 녹취와 전화번호를 모두 제공했다.
기술팀이 긴급히 추적에 나섰지만, 경찰들의 얼굴엔 점점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음성 변조기를 써서 목소리를 알아낼 수 없고, 전화번호도 등록되지 않은 대포폰이라니... 이걸로는 위치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답답함에 속이 타들어 갔지만, 나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제 통장에 20억이 있어요. 그걸로 우선 급한 불이라도 끄죠.”
나는 카드를 꺼내려고 손을 뻗었지만, 꺼내 보니 칩이 훼손되어서 사용이 불가능한 카드였다. 나는 어쩔 줄 몰라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심상훈이 내 카드를 망가뜨렸고, 통장도 지불정지 시킨 것이다.
‘이 사람... 지금 이런 다급한 순간에도 나를 막겠다는 거야?’
깊게 숨을 들이쉬며, 나는 회사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회사 자금 중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죠?”
[30억 정도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제 계좌로 송금하세요.”
추적이 불가능하다면 협상은 불가피하다. 상대방의 요구 금액이 많더라도 시부모님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아직 10억이 모자랐다.
머릿속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정리하다가, 나는 심상훈의 외삼촌 장민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 상훈 씨 부모님이 납치됐어요. 지금 몸값이 40억인데, 아직 10억이 부족합니다. 당장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두 분을 구해낸 후 바로 갚겠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장민철은 매우 놀란 듯 외쳤다.
[뭐라고? 우리 누나가 납치됐다고? 이 일 상훈이가 알고 있긴 한 거냐?]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담담히 말했다.
“제가 말했지만, 상훈 씨는 믿지 않아요. 지금 부설아 씨와 함께 병원에 있어요. 삼촌밖에 도와주실 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알겠다, 지금 당장 보내줄게!]
전화를 끊자마자 납치범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시간이 거의 다 됐다. 돈은 준비됐냐?]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요구하신 금액,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릴 겁니다.”
납치범의 목소리는 점점 더 초조하고 불쾌해졌다.
[지금 당장 40억 들고 와. 한 푼도 모자라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
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다.
“30분만 더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시부모님이 무사히 살아 계시기만 한다면, 요구하신 돈은 정확히 드릴 겁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기 너머에서 시부모님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납치범은 차갑고 잔혹하게 말했다.
[30분 뒤에도 돈을 못 가져오면, 네가 왔을 때는 시체를 수습하게 될 거다.]
제3화
전화가 끊기자 경찰이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상대방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추적할 수 없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가 뒤를 돌아보니 마침 지나가던 이광희가 서 있었다.
그는 조금 전 대화를 다 들은 듯 얼굴이 창백해졌다.
“형수님... 상훈 형 부모님이 진짜 납치당하신 거예요? 그런데 상현 형은 나한테 부모님이 형수님이랑 짜고 연극하는 거라고 했는데...”
나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이광희에게 말했다.
“제발 빨리 심상훈한테 전화해서 지금 상황을 다 말해줘요.”
이어서 초조한 마음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장민철의 재력을 생각하면 10억을 보내면 이 정도 시간이 걸릴 리가 없었다.
잠시 후, 나는 직접 다시 장민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연아...]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상대방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독백하듯 말했다.
[거짓말은 하면 안 돼. 생각해 봐. 너희 시댁에서 시아버님, 시어머님 빼고 누가 너를 사람답게 대해줬니? 나는 네가 불쌍해서 좀 더 신경 써줬던 거야. 근데 역시 불쌍한 사람은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 네가 그렇게 거짓말만 안 했어도 상훈이가 너를 싫어하게 됐겠니?]
나는 장민철로부터 나머지 10억을 도저히 구할 수 없겠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삼촌, 혹시 상훈 씨가 제가 짜고 쇼하고 있다고 말했나요?”
내 목소리는 다급해졌다.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경찰관님들도 제 옆에 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걸 보장할 수 있어요.”
그러나 장민철의 한숨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내 말을 중간에 끊으며 대꾸했다.
“굳이 경찰들까지 끌어들여 연극을 할 필요는 없어. 네가 오늘 나를 속인다고 쳐도, 너 자신까지 속일 수 있겠니? 주연아, 나는 다 알아.”
“너는 상훈이를 좋아해서 놓기 싫은 거야. 하지만 상훈이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여자애도 이제 돌아왔잖아. 네가 정말 힘들다면 그냥 상훈이랑 이혼하는 게 어떻겠니...”
끝까지 들을 필요 없었다. 나는 얼굴이 굳어지며 전화를 끊었다.
‘지금 시아버님, 시어머님은 생사가 걸린 위급한 상황인데, 왜 다들은 이런 위기조차 내가 지신들을 빌미로 심상훈을 공격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때, 이광희가 간신히 심상훈의 전화를 연결했다.
[형! 내 말 좀 들어봐요! 지금 상황이 너무 심각해요. 형수님 말이 사실인 것 같아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정말 납치된 것 같아요. 경찰...]
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느긋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부설아였다.
[광희야, 이제 너까지 걔 연극에 끼어들어? 솔직히 말해, 네 형수한테 얼마 받았어? 내가 두 배로 줄게.]
이광희는 화가 나서 외쳤다.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부설아는 듣기 싫다는 듯 핸드폰을 옆에 있던 심상훈에게 건넸다.
[오빠 동생도 그 여자한테 매수당했나 봐요.]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광희야, 이제 그만 좀 해.]
이광희는 울먹이며 다급하게 말했다.
“형, 큰일이에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정말 위험하다고요! 형수님 계좌로 빨리 10억 보내요!”
그러나 돌아온 것은 냉소였다.
[결국 돈 때문이네. 진주연한테 전해. 여기서 연극하지 말고 불쌍한 척도 그만하라고. 진짜 미쳤구나. 설아가 뭘 잘못했는데?]
그 후, 심상훈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이제 돈을 구할 어떠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쓴웃음을 지으며 경찰에게 말했다.
“출발하시죠. 돈이 모자라더라도 반드시 가야 해요. 제가 직접 가서 유인해 볼게요.”
“안 됩니다. 그렇게 하시면 너무 위험합니다.”
나는 눈을 떨구며 말했다.
“혹시 면식범의 짓이면 어떡하죠? 범인이 저를 알아볼 수도 있잖아요. 경찰관님들이 가시면 의심할 수도 있어요.”
나는 최대한 빠르게 중앙대교로 달려가며 동시에 납치범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돈은 준비됐나?]
강풍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지만,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돈은 다리 아래에 두었어요. 이제 약속 지키세요. 제 시부모님은요?!”
상대방은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다리 건너편 그 낡은 주택 301호에 있다.]
나는 미친 듯이 301호로 달려갔는데,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강한 피 냄새가 코를 찔렀고, 가슴이 미친 듯이 뛰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피가 흥건한 바닥을 따라 문 앞에 다다르자, 내가 살짝 열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눈앞의 광경은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의 복부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고,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렸다.
나는 울면서 옷으로 두 분의 상처를 막으려 했지만, 시어머님이 손으로 막아섰다.
“소용없다, 새아가.”
나는 눈물로 시야가 흐려진 채 시어머니를 바라보며, 시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았다.
“제가 119에 신고했어요. 구급차와 경찰도 오는 중이에요. 제발 잠들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돈을 못 모은 것도, 시간을 끌었던 것도 다 제 탓이에요...”
시어머님은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 납치범은 처음부터 우리를 죽일 생각이었어. 그동안 너 아주 힘들었지. 상훈이 그 멍청한 놈이 너에게 진 빚이 너무 많다. 이제 그만 상훈이랑 이혼해. 우리 재산은 모두 네 거야. 인제 네 삶을 살아가렴...”
그 순간 나는 문득 무언가 떠올랐고, 울며 심상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아버님, 어머님, 조금만 더 버티세요. 제가 지금 상훈 씨 불러서 오게 할게요...”
하지만 전화를 한 번, 두 번 걸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심상훈은 나를 차단해 버렸다.
나는 심상훈에게 톡 메시지를 보냈다.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진짜 크게 다쳤으니 제발 빨리 와요!]
하지만 그는 끝내 아무 응답도 없었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의 눈빛은 점차 흐릿해졌고, 결국 마지막 숨을 내쉬며 조용히 멈추었다.
나는 가슴이 찢어질 듯 울었고, 눈물이 쏟아져 눈앞이 뿌옇게 보이지 않았다.
“진주연 씨, 괜찮으세요?”
한 경찰이 도착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구의 시신을 보고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눈앞이 아찔해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 경찰이 나를 부축하며 말했다.
“진주연 씨, 범인을 잡았습니다. 돈도 다 되찾았습니다.”
이어서 미안하다는 듯 내 눈을 피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참으로 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