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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생명을 빼앗은 가족들
아들의 백일잔치 날, 평소에 짠순이로 소문난 시누이가 웬일로 명품 젖병을 선물했다. 하지만 나는 두말하지 않고 젖병을 XYY 증후군에 걸린 옆집 아이...
Chương (1)
第1章
아들의 백일잔치 날, 평소에 짠순이로 소문난 시누이가 웬일로 명품 젖병을 선물했다.
하지만 나는 두말하지 않고 젖병을 XYY 증후군에 걸린 옆집 아이에게 줬다.
전생에서 기뻐하며 젖병을 받은 나는 항상 그 젖병으로 아들에게 분유를 먹였다.
그러다 한 달 뒤의 어느 날 한밤중에,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킨 아들은 내 품에서 그대로 싸늘하게 식어갔다.
놀라운 사실은 내 아들이 죽은 다음 날, 허약한 몸으로 태어나서 줄곧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지냈던 시누이의 아이가 멀쩡한 모습으로 퇴원했다는 것이다.
아이를 잃은 뒤 멘탈이 무너진 나는 날마다 눈물로 지새웠다.
남편은 내가 불길한 운명을 타고 난 여자라고 몰아붙이면서 이혼을 요구했고, 나를 맨몸으로 쫓아내려고 했다.
내가 거부하자 남편은 시누이와 함께 나를 무참하게 폭행했고, 급기야 그들에게 맞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죽은 뒤에야 시누이가 남편의 친동생이 아니고, 시어머니가 민며느리로 삼기 위해 집에 들이면서 겉으로는 여동생이라고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한통속이 되어 나를 속이고 죽인 것이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시누이가 내게 젖병을 주던 날로 돌아와 있었다.
제1화
“언니, 언니가 하준이를 낳았을 때 저도 병원에서 민우를 돌보느라 바빴어요.”
“그래서 언니를 보러 올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시누이는 가방에서 선물을 꺼냈다.
눈앞의 이 익숙한 장면에 나는 잠시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역시 나는 다시 환생한 거야.’
‘전생에서는 시누이의 젖병을 받았다가 내 아들을 죽게 만들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절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어.’
“그래서 오늘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언니를 보려고 서둘러 달려왔어요.”
“이건 하준이 선물로 산 젖병인데 마음에 드세요?”
고개를 들어 심서희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서 반짝이고 있었다.
“이렇게 비싼 명품을 사 왔어요. 지금 민우 병원비로 돈도 많이 들 텐데... 아가씨, 왜 이런 비싼 걸 샀어요!”
“왠지 받기가 미안해지네요!”
내가 거절하는 척하자 다급해진 심서희가 바로 내 손을 꽉 잡았다.
반문하는 목소리 톤도 한층 높아졌다.
“언니! 무슨 말씀이세요? 고모가 조카한테 선물하는 게 뭐 어때서요?”
“이건 제 성의니까 그냥 받아 주세요.”
“그래, 서희 말이 맞아.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받아.”
남편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오빠도 이렇게 말하니까 그럼 저도 사양하지 않고 잘 받을게요.”
내가 젖병을 받자 심서희는 내 남편과 눈을 마주쳤다.
손님이 많이 돌아간 뒤에 심서희가 다시 다가와서 말했다.
“언니, 제가 하준이 분유를 좀 탈게요.”
말하면서 심서희는 재빨리 젖병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가씨 그럼 부탁할게요.”
신이 난 듯 주방으로 가는 심서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심서희가 젖병을 선물한 뒤, 나는 절친을 통해서 젖병을 이웃집에 선물했다.
이웃집의 아들은 XYY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동네에서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다니는 문제아였다.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죽인 건 물론이고, 얼마 전엔 어린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려고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 아이의 어머니도 막무가내인 악질이라서,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 집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모두 피해서 다녔다.
그래서 내가 젖병을 선물하자 이웃집에서 기뻐하면서 받은 것도 당연했다.
그 집 아들은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정신 연령은 여전히 다섯 살에 머물러 있어서, 평소에 물을 마실 때도 젖병을 사용했다.
방금 심서희가 가져간 젖병은 내가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다.
“자, 언니, 탔어요!”
“빨리 하준이에게 먹이세요. 하준이가 배가 고파서 울 것 같아요.”
나는 심서희의 말에 따라 고개를 숙여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이를 안은 손에도 자꾸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래요.”
이렇게 자신의 말대로 하는 나를 보는 심서희의 눈빛은 음산하게 번뜩였다.
이때 슬쩍 다가온 남편이 자연스럽게 팔을 심서희의 어깨에 얹었다.
두 사람은 내 눈앞에서 거리낌 없이 장난을 치면서 웃었다.
전생에서 심서희는 ‘시누이’라는 명분으로 자주 남편과 어울렸다. 물론 그때도 속으로는 좀 찝찝한 느낌이 들었지만.
원래 한 핏줄인 친남매인데 설마 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남매가 아니라 연인일 줄은 전혀 몰랐다!
그리고 내 아들은 그들이 낳은 아이를 위해 희생당한 것이다.
제2화
전생에서도 바로 이때였다. 심서희가 내 아들에게 주는 선물을 건네주던 순간...
그때 난 정말 기뻐하면서 심서희가 준 젖병을 소중히 여겼다.
아이가 물을 마실 때도, 분유를 먹을 때도 늘 그 젖병을 사용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언제나 활발하게 잘 웃던 우리 아이가 갑자기 조용해진 것이다.
그 조용함에 왠지 모르게 불안이 느껴졌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아이의 입술이 점점 보랏빛을 띠기 시작했다.
처음 엄마가 된 나는 너무 걱정이 돼서 남편에게 서둘러 병원에 가보자고 말했다.
그런데 남편이 단번에 내 말을 거절할 줄은 몰랐다.
“여보, 당신 사소한 일에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괜히 소란 피우지 마.”
“의사도 우리 애가 건강하다고 했잖아. 괜히 쓸데없이 걱정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
“그리고 병원이 뭐 좋은 곳이야? 우리 애가 다른 병에 감염이라도 되면 어떻게 할 거야?”
그 말을 듣고 보니 남편의 말도 일리가 있어 보였다.
결국 나는 병원에 가겠다는 생각을 접어버렸다.
하지만 한 달 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는데 아이의 안색이 갑자기 새파랗게 변했다.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만 영원히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패닉 상태에 빠진 나는 급히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으로 가는 동안에도 아이의 체온이 점점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가 바로 냉정하게 사망선고를 내렸다.
“아이의 심장이 또래 아이들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부모인 당신이 그걸 몰랐나요?”
“당신의 무책임한 처사로 인해서 결국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게 된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렸다.
나중에 남편 심문성이 나를 집으로 데려갔지만 그날 밤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이를 잃은 고통에 빠져 있던 나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심서희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찾아왔다.
심서희는 너무도 밝은 표정으로 내 속을 뒤집어 놓았다.
“우리 민우의 심장병이 완전히 나았어요! 이제 병원에 안 가도 된다고 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나는 바로 심서희와 언쟁을 벌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남편은 오히려 나를 거칠게 밀어 쓰러뜨리고 소리쳤다.
“네가 뭔데 감히 서희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는 거야?”
“X발, 넌 불길한 운명을 타고 났어. 아이를 잡아먹은 주제에 아직도 뻔뻔하게 굴어?”
“이혼해! 당장 이 집에서 꺼져!”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던 나는 분노가 치밀어서 남편의 뺨을 때렸다.
하지만 싸우던 중에 심서희가 의자를 들어 내 머리를 내리쳤다.
그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내 인생은 그렇게 끝이 났다.
죽고 난 뒤에 비로소 그들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서희는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남편을 위해 데려온 민며느리였다.
그리고 그들 결혼의 희생양이 된 나와 내 아들.
그걸 깨닫는 순간, 내 마음속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언니? 언니?”
심서희의 목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자 심서희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언니, 하준이가 분유를 다 먹었어요.”
“아까부터 몇 번이나 불렀는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나는 서둘러 젖병을 치우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날 저녁, 심서희가 집을 나서자 남편도 뒤따라 나갔다.
“서희 바래다줄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래다준다는 건 거짓말이야. 병원으로 가서 몰래 정을 통하는 게 진짜 목적이겠지.’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이 세상에서 유일한 내 혈육은 바로 내 품 안에 안겨 있는 아이뿐이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도 분명했다.
심문성이 외도한 증거를 찾고 빈털터리로 이 집에서 쫓겨나게 만드는 것이다.
제3화
이렇게 한번 나간 심문성은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아직 잠에 빠져 있는 새벽이 되어서야 비로소 돌아왔다.
몸에는 병원의 약 냄새가 배어 있었고, 기분도 꽤 좋아 보였다.
“민우 상태는 좀 나아졌어요?”
내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다가가자, 남편은 미간을 찡그렸다.
“곧 좋아질 거야. 길어도 한 달이면 돼.”
그러면서 남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 품 안의 아들에게 향했다.
“당신도 하준이 잘 챙겨. 요즘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까 조심해야 해.”
나는 코웃음을 치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건 당연했다.
‘결국 내 아들의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어야, 남편과 심서희의 아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남편은 다소 피곤한 기색으로 외투를 벗었다.
“조금만 눈을 붙일게. 좀 있다가 회사에 가야 해.”
그렇게 말하고 침실로 향했는데 바로 전화벨이 울렸다.
[오빠! 빨리 병원으로 와! 민우 상태가 좋지 않아!]
전화기 너머의 다급한 목소리에 남편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
내가 바로 옆에 있었기에 통화한 내용도 고스란히 들을 수 있었다.
“알았어, 곧 갈게.”
급하게 나가려는 남편을 보면서 황급히 불러 세웠다.
“방금 아가씨 전화였어요? 민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
남편은 옷을 추스리면서 대충 넘기려고 했다.
“맞아.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우선 병원에 가봐야 해.”
“나도 같이 갈게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곧 침착하게 반응하면서 옆에서 누워 자고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당신이 가면 그럼 하준이는 누가 돌볼 거야?”
남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방의 문이 열렸다.
“내가 있잖아요.”
“민지 씨?”
남편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지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민지 씨는... 언제 왔어?”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민지가 하준이를 예뻐하잖아요. 그래서 며칠 동안 같이 하준이를 돌보려고 오라고 했어요.”
이제 와서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은 남편은 결국 나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심서희는 달려와서 남편의 품에 안겼다.
“오빠... 나 무서워요!”
그리고 나를 보자 더 남편을 꼭 끌어안았다.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도발한 것이다.
“언니도 오셨네요?”
나는 심서희의 유치한 도발은 무시한 채 곧장 병상으로 걸어갔다.
“아까 전화로 민우가 문제가 생겼다고 했잖아요. 정확히 무슨 일이에요?”
그제서야 심서희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아이를 안아 올렸다.
“아까 밥을 먹이려다가 실수로 그릇을 깼어요...”
“유리 조각이 공교롭게도 민우 얼굴을 찢었어요!”
심서희는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흐느꼈다.
“그런데... 민우가 울지 않는 거예요.”
“내가 아프냐고 물어도, 아이는 단지 고개를 젓기만 했어요.”
심서희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XYY 증후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
바로 통증 감각이 일반 아이들보다 둔하다는 것이다.
즉, 심서희가 준 그 젖병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안 아프다고 했어?”
옆에서 지켜보던 심문성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심서희가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괜찮아요. 그냥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면서 태연하게 남편의 팔짱을 꼈다.
“오빠, 나 무서워요. 민우한테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금 민우는 잘 자고 있잖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언니!”
심서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자기 자식이 아니니까 언니는 그렇게 말하는 거겠죠!?”
내 말을 들은 심서희는 화를 내면서 나를 원망했다.
하지만 나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차분하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우린 한 가족이잖아요. 누구의 아이든 나도 마음이 아파요.”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였다.
“게다가... 민우가 외삼촌을 이렇게 많이 닮아서 그런지 볼수록 정이 가요.”
내가 말을 마치자, 순간 병실 안이 얼어붙으면서 분위기도 이상해졌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심문성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외삼촌이니까 외탁을 한 모양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민우 친아빠가 누군지는 몰라요?”
“아가씨, 난 아가씨가 한 번도 아이 아빠 얘기를 하는 걸 못 봤어요.”
순간 심서희의 안색은 하얗게 질린 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상황이 심상치 않은 걸 깨달은 남편이 급히 내 손을 붙잡고 병실에서 나왔다.
돌아오는 길.
남편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여보, 앞으로 서희한테 그런 질문은 하지 마.”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남편이 겨우 한 마디를 꺼냈다.
“그건 서희의 사생활이야. 우리가 관여하지 않는 게 좋겠어.”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마음껏 비웃고 있었다.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한 아이가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는 손에 새총을 들고 있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새총을 쏘고 있었다.
나는 멀리서 한참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민우를 떠올렸다.
‘민우의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데.’
제4화
일주일 뒤, 심서희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심서희가 다시 찾아온 건 전혀 놀랍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민우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내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민우의 병은... 병원에서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요?”
미숙아로 태어난 민우는 장기 발달이 완전하지 않아서, 출생했을 때부터 곧바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체육 시간에 갑자기 쓰러져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의사는 아이의 심장이 너무 약해서 앞으로 3개월 정도밖에 버틸 수 없다고 했다.
그날, 심서희는 남편의 품에 안겨서 한없이 울었다.
그런 심서희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서 내가 병원비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내 인맥을 모두 동원해서 치료할 수 있는 명의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조심했음에도 심서희가 결국 내 아들의 심장을 노릴 줄은 몰랐다.
내가 묻자 순간 머뭇거리던 심서희는 이내 앞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맞아요. 의사 선생님도 깜짝 놀랐어요.”
“민우의 심장이 갑자기 멀쩡해졌다는 거예요!”
심서희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덧붙였다.
“언니, 신기하지 않아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 건강이 좋아진 건 당연히 좋은 일이지요.”
말을 하면서 두 사람을 집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러면서도 내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민우에게 향했다.
심서희는 아들의 심장이 좋아졌다는 소식에 기쁜 나머지, 정작 자기 아들의 이상한 점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언니, 하준이는요?”
“요즘 잘 지내요?”
심서희의 질문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일부러 상심한 듯이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하준이가 요즘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밥도 잘 먹지 않아요”
“또 계속 잠만 자려고 해서 병원에 데려가 봐야 할까 고민 중이에요.”
말을 마치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심서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언니, 어느 병원에 갈 거예요!”
“신생아들은 원래 그래요. 언니가 잘 몰라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닌데 괜히 놀라지 마세요. 병원에 가는 건 어쨌든 애한테는 좋지 않아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아가씨 말이 맞아요. 내가 너무 오버했나 봐요.”
얘기를 하던 중에 심서희가 민우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민우가... 어디 갔지?”
“언니, 혹시 못 봤어요?”
나는 심서희의 뒤쪽에 열린 현관 문을 보면서 이미 상황을 알아차렸다.
“혹시 밖으로 나간 거 아니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난데없는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X발, 너 이 새끼, 어디서 굴러먹던 개자식이야!?”
“감히 남의 집에 들어와서 깽판을 쳐!?”
“X발, 죽여버리겠어!”
심서희의 안색이 순식간에 새파래지더니 소리를 따라서 급히 뛰어갔다.
나도 그 뒤를 따라가 보니 민우와 이웃집의 XYY증후군 아이가 싸우고 있었다.
이제 겨우 몇 살밖에 안 된 민우의 작은 몸은 바닥에 쓰러진 채, 이웃집 아이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있었다. 한쪽 다리는 부러진 것처럼 이상한 각도로 휘어져 있었다.
“민우야!”
비명을 지르면서 달려간 심서희는 XYY증후군 아이를 밀쳐내고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부둥켜안았다.
민우의 얼굴은 온통 피범벅이었고, 작은 몸에는 곳곳에 날카로운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민우는 여전히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이때, 이웃집 여자가 씩씩거리면서 심서희에게 다가왔다.
“당신이 이 애 엄마야!?”
“X발,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우리 애가 당한 꼴을 봐!”
“당장 치료비 물어내!”
적반하장인 상대방의 모습에 심서희도 분노가 치밀어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경찰 불러!”
심서희가 소리쳤다.
하지만 다음 순간, 심서희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약해졌다.
허둥거리면서 여자에게 다가간 심서희는 여자의 손에서 잽싸게 젖병을 낚아챘다.
심서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 젖병... 어디서 났어?”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노려봤다.
심서희의 눈길에는 분노와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
“이 젖병은... 내가 하준이한테 준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