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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가 내 자궁을 갈아버렸다
결혼 전, 우희는 채선에게 자궁경부염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채선의 사생활이 깨끗하지 않다고 말했다. 채선의 남자친구 진성은 제멋대로 우희를...
Chương (1)
第1章
결혼 전, 우희는 채선에게 자궁경부염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채선의 사생활이 깨끗하지 않다고 말했다.
채선의 남자친구 진성은 제멋대로 우희를 채선의 집도의로 배치했다.
채선은 수술 후 자신의 자궁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그녀는 화가 나 진성에게 따졌지만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우희가 첫 수술이라 작은 실수를 할 수도 있잖아. 새언니 될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채선은 참을 수 없어서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성은 우희의 앞날을 위해 채선을 독살했다.
그렇게 죽은 채선이 다시 눈을 뜨니 수술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제1화
“주채선 씨, 내일 수술하셔야 해요. 오늘 밤 물 하고 음식 드시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내일 수술은 연기될 거예요.”
‘어? 내가 왜 아직 병원에 있지? 난 이미 죽었잖아?’
“간호사님, 잠깐만요. 제가 내일 무슨 수술을 한다는 거죠?”
간호사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참을성 있게 대답을 했다.
“자궁경부염 미세수술이요. 안심하셔도 돼요. 아주 간단한 수술이라 의사 선생님이 눈을 감고 해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거든요.”
이미 한 번 겪었던 수술이라 채선은 쓴웃음을 지었다. 간호사가 하도 자신 있게 똑같은 말을 해서 채선은 그녀도 다시 환생했는지 의심할 뻔했다.
채선은 눈을 감고 생각했다.
‘그러게, 의사가 눈을 감고도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는 이런 작은 수술이 내 인생을 망칠 줄 누가 알았을까?’
‘아니야, 내 인생을 망친 건 이 수술이 아니라 수술의 집도의인 시누이 천우희지.’
‘의대생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고작 인턴인 우희가 대체 어떻게 내 수술 집도의가 된 거야?’
‘또 어떻게 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수술을 한 결과가 내 자궁의 제거지?’
전생에 남자친구인 천진성과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 시누이인 천우희가 갑자기 혼전 건강검진을 하자고 제안했다.
채선은 조금도 양심에 거리낌이 없어서 안심하고 천우희가 근무하는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
시누이가 될 사람에게 실적 올릴 기회를 주겠다며 농담도 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모태솔로로 살아온 채선이 자궁경부염에 걸렸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천우희는 채선의 사생활이 난잡하다고 단언했고, 천진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그녀에게 수술을 해야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선은 그렇게 얼떨결에 수술대에 올라갔고, 또 얼떨결에 자궁을 잃었다.
몇 달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아서 임신한 줄 알고 검사를 했을 때, 채선은 자신의 자궁이 제거된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천진성은 오히려 그녀에게 화를 냈다.
“너처럼 더러운 여자에게 나 같은 남자가 있으니 좋은 거 아니야? 근데 이게 무슨 소란이야? 자궁이 없으면 좋잖아? 네가 지저분한 남자 놈들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아도 되고.”
채선은 이런 천진성의 말을 참을 수 없었고 결국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병원에 가서 천우희를 고소하자 천진성은 앙심을 품고 기회를 틈타 그녀를 살해했다.
채선은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하고 귀신이 되어 천진성의 곁을 따라다녔다.
천진성과 천우희가 헤어졌다 만나며 마침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결국 천우희가 또 한 번의 수술 실수로 사람을 죽였을 때, 앙심을 품은 환자의 가족이 그녀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
그 순간 채선의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졌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수술을 받기 전날 밤으로 돌아와 있었다.
채선은 눈을 뜨고 하얀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수술을 위해 복부에 맞은 주사가 아직도 은근히 아팠다.
천우희, 천진성.
등본에 함께 올라 있는 동성인 남매가 뜻밖에 혈연관계가 아니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한 쌍의 정신병자들, 남매끼리 사랑해서 연애하면 그만이지, 왜 괜히 무고한 사람까지 끌어들여 인생을 망치냐고.’
‘그래서 날 죽이고 이루어진 사랑의 결실이 그렇게 달콤했어?’
‘천벌을 받는 게 두렵지도 않았나 보지?’
채선은 자신의 손을 세게 꼬집으면서 당장이라도 그 둘을 한바탕 패줘야겠다는 마음을 그나마 참을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확실히 천진성과 헤어져야 앞으로 내게 닥칠 재앙을 막을 수 있어.’
하지만 그녀는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헤어지려 한다면, 천진성의 집에서 내게 사생활이 난잡스럽다는 딱지를 붙이겠지?’
‘짜증 나.’
‘정말 징그러운 인간들은 단지 남매의 정이 깊은 척하며 결백하다고 하겠지? 하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난 왜 그 사이에서 남들의 욕을 먹어야 하는 건데?’
제2화
‘천우희, 천진성.’
‘너희 둘 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병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채선의 전 예비 시어머니인 왕예화였다.
왕예화는 커다란 보온통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채선을 보자마자 숨김없이 눈을 흘겨 떴지만, 곧바로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채선을 보고 웃었다.
“채선아, 내일 수술한다면서? 내가 너를 위해 특별히 닭죽을 끓여 왔으니까, 내일 아침에 일찍 마셔. 건강하게 수술 잘 받고.”
채선은 예화가 내놓은 닭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전생에도 어머님이 닭죽을 가지고 나를 보러 왔었어. 그때 매우 감동했지만, 수술 전 아무것도 먹으면 안 돼서 이걸 마시지는 않았어.’
‘그때 난 어머님이 병원의 수술 전 규칙을 잘 모르신다고 생각해서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마시지는 못한다고 했어.’
‘그런데 어머님은 내가 거절하자마자 화가 나서 천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어머님을 무시했다고 말했었지.’
‘잠깐만, 근데 그때 어머님이 천우희가 내 수술을 집도한다고 말한 것 같았는데?’
‘일단 지금의 난 그 사실을 전혀 모르잖아. 만약 내가 지금 어머님에게 말로 잘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수술을 거부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채선은 전생의 기억대로 똑같이 거절하는 말을 했고, 예화도 전생과 마찬가지로 불쾌한 듯 표정이 바뀌었다.
“어머님, 수술 전에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수술을 할 수 없으니, 수술이 끝난 후에 제가 잘 먹을게요.”
“내가 힘들게 가져온 닭죽이 마음에 들지 않나 보구나? 그래 알았다. 넌 젊은 애라 나이 든 내가 준비한 이런 음식이 별로겠지.”
화가 난 예화는 보온병을 무겁게 내려놓고, 돌아서서 휴대폰을 들고 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전 일을 일렀다.
채선은 기회를 봐서 예화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들춰낼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간호사 신영숙이 들어왔다.
신영숙은 작지만 성질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채선 옆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죽을 보고는 금세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일 수술하셔야 하는 거 모르세요? 의사 선생님이 채선 씨에게 아무것도 드시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신영숙은 거리낌 없이 다가와 닭죽 그릇을 압수해 보온병과 함께 베란다의 캐비닛 안에 넣었다.
“하룻밤만 참으세요. 여기 잘 넣어놨으니, 내일 수술 끝나고 드세요.”
채선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머님이 홧김에 거의 말을 하려고 했는데? 빨리 움직여야 해. 안 그러면 화를 낼 이유도 없어질 거야.’
하지만 신영숙은 채선이 침울한 얼굴로 병상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닭죽을 찾으러 가는 줄 알고 얼른 다가가 채선을 제지했다.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세요? 다 큰 어른이 하룻밤도 못 참아...”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그래요.”
“그럼 제가 도와드리고 갈게요.”
신영숙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운 듯 길을 비켜 주었다.
하지만 그때 예화가 이미 전화를 마치고 돌아왔다.
채선은 갑자기 맥이 풀려 침대에 걸터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 기회를 놓쳤어. 이제 무슨 핑계로 소란을 피우지?’
“설마... 그냥 한 거예요?”
신영숙은 채선의 안색이 좋지 않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채선이 신영숙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신영숙의 얼굴엔 미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부끄러워할 거 없어요. 병원에서는 이런 일이 흔히 있으니까요. 게다가 저도 책임이 있으니, 제가 옷 갈아입는 거 도와드릴게요.”
채선은 즉시 손을 들어 신영숙의 호의를 거절했다. 신영숙이 채선의 엉덩이 쪽을 계속 쳐다보자 채선은 신영숙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깨달았다.
“아니, 괜찮아요. 별거 아니에요. 방금 방귀를 뀌어서 괜찮아졌어요.”
신영숙은 탄성과 함께 당황하여 고개를 끄덕였고, 예화가 다가오는 것으로 보고는 급히 자리를 피했다.
“채선아, 닭죽은 어디다 치웠어? 지금 네가 안 먹는다고 나한테 먹으라고 따라주지도 않는 거야?”
예화가 대충 훑어보더니 닭죽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채선의 철없음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채선의 태도에 대해 불만스러운 예화가 병원 전체가 들을 정도로 소리치려 하자, 채선은 급히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게 아니라, 간호사가 방금 치워서 베란다에 가져다 놨어요. 간호사가 수술 때문에 못 먹게 하려고요.”
예화는 곁눈질로 채선을 힐끗 노려보며 그녀의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제3화
“이제 보니까, 지금 네가 간호사와 짜고 내 앞에서 연기하는 거지? 베란다에 있다고? 그럼 한번 찾아와 봐. 못 찾으면 그 손으로 죽을 내게 퍼줘야 할 거야.”
채선은 한숨을 쉬며 간호사가 물건을 숨긴 곳으로 걸어갔고, 너무 깊이 숨겨져 있지 않기를 바랐다.
캐비닛을 열고 세 번째 층에 놓여 있는 닭죽 그릇을 보자 채선은 웃음이 나왔다.
‘간호사가 1미터 50 정도 되는 키라 자기가 보이지 않는 곳을 설마 1미터 70인 내가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 닭죽 그릇을 여기에 이렇게 올려놓다니.’
채선은 닭죽을 가져와 예화에게 보여주며 그녀가 다른 헛소리를 하는 것을 막았다.
“닭죽을 안 먹겠다고 해서 기분 나빴는데 본래 먹으면 안 되는 거였구나? 알았다. 일단 넌 내일 수술해야 하니까, 빨리 자기나 해.”
채선에게 자라고 한 예화는 내일 채선의 수술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휴대폰을 열고 크게 웃으며 시골 영상을 보았다. 채선은 그 소리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되었다.
결국 병실에 함께 있던 다른 가족이 견디지 못하고 불을 끄자 예화는 잠자리에 들 생각을 했다.
이때 이미 새벽 한 시가 다 되어갔다.
예화는 잠들었지만 채선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야. 하나는 당장 내일의 수술을 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일 수술로 천우희의 만행을 폭로하는 거.’
‘하지만 인턴인 천우희가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너무 이상해. 만약 수술실 사람들과 그녀가 한 편이면 어쩌지?’
‘수술실에서 내가 증거를 발견했다고 해도 마취과 의사가 주사를 놓으면 난 도망갈 수도 없을 텐데?’
채선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해할 범인이 누구인지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허세를 부리는 것도, 그런 살인자가 평화의 비둘기를 상징하는 흰옷을 아무렇지 않게 입고 있는 것도 싫었다.
‘만약 내가 이제 와서 수술을 못하겠다고 하면 괜한 소란을 피우는 걸 테고, 심지어 내 사생활이 엉망이라며 누명까지 뒤집어쓸 거야.’
‘그것까지는 뭐 괜찮다고 쳐도, 만일 내가 뒷일은 모른 척 도망간다면 천우희가 다른 무고한 환자들에게 계속 마수를 뻗칠 수도 있어.’
채선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을 예상했다.
‘설사 내 자궁이 다시 제거돼도 생명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내가 모른 척하고 있다가 병원을 옮겨 다시 검사를 하면 천우희를 끌어내릴 확실한 증거가 될 수도 있고.’
‘하지만 만약 피해를 입을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천우희의 아버지는 의학계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니 분명히 그녀를 위해 법도 몰라 고소도 못 하는 취약 계층에서 환자를 선택할 거야. 그 환자는 심지어 자신의 수술이 잘못돼도 알 수조차 없을 거야.’
‘그러면 내가 증거를 수집하는 것도 더 어려워질 거야. 설령 잘돼서 정말로 천씨 집안을 끌어내린다 해도, 이미 다친 무고한 환자들은 원래대로 회복할 수도 없어.’
채선은 오늘 있었던 일을 다시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환생을 했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어. 이 세상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전생에서 있었던 일이 그대로 재현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으니까.’
‘만약 실수로 조금의 착오라도 생긴다면, 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거야.’
채선은 천우희를 가만두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안전까지 걸고 모험하고 싶지도 않았다.
‘됐어, 그냥 지금 도망가자.’
채선은 우선 환자복을 벗고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고, 차를 불러 도착하면 바로 병원을 떠나려고 했다.
“채선아, 너 아직 안 자고 뭐 해?”
채선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돌아섰다. 진성이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의사 선생님이 수술 후 배변이 어렵다고 해서 지금이라도 먼저 배 속을 깨끗이 정리하면 좋을 거 같아서.”
채선은 긴장했지만 얼굴에 전혀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렇구나. 아, 그리고 엄마가 오늘 나한테 전화한 거 신경 쓰지 마. 원래 어른들은 수술 전규칙 이런 거 잘 모르시잖아. 괜히 이상하게는 생각하지 말고 수술에만 신경 써. 내일 나도 함께 있을 거니까 수술엔 절대 문제가 없을 거야.”
‘그런데 천진성이 여기 왜 왔지? 전생에서도 왔었나? 아니면 저 사람도 환생해서 나를 미행하려고 한 건가?’
채선은 태연하게 옷을 걸치고 화장실에 갔다.
‘이제 어떻게 하지? 그냥 확 소란을 피울까? 절대 수술실에 들어가면 안 되는데.’
채선은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꾸물거렸고, 나온 후에 보니 진성은 가지 않고 여전히 병실에 있었다.
예화는 자신의 아들인 진성에게 보호자 침대를 양보했다.
그리고 그녀는 채선의 침대에 누웠다.
제4화
“채선아, 넌 나하고 함께 자자. 진성이는 막 야근을 마치고 와서 자야 하니까.”
“아니면 오빠는 집에 가서 편하게 자, 그리고 일어나서 사인하러 다시 오면 되잖아.”
채선의 부모님은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그녀의 수술 서명은 남자친구인 진성이 해야 했다.
하지만 채선의 전생에서 진성은 병원에 오지 않았고, 수술 서명도 예화가 대신했었다. 이 일에 대해 들었을 때 채선은 오랫동안 의아해했지만, 뜻밖에도 병원은 이 일을 따지지 않았었다.
“괜찮아, 난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정신 좀 차릴게. 벌써 4시가 다 되어가네. 금방 날이 밝을 거야. 채선이 너는 좀 더 자.”
진성은 병실 문을 열고 나갔지만, 여전히 병실 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예화는 진성에게 몇 번 소리쳤지만 그가 말을 듣지 않자, 피곤한 듯 그냥 채선의 침대에서 그대로 잤다.
채선은 보호자 침대에 걸터앉아 초초한 상태로 문밖 진성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녀는 진성이 알아차릴 수는 없게 최대한 조심했다.
동틀 무렵이 바로 가장 심하게 졸릴 때라 어느새 채선은 얼떨결에 살짝 잠이 들고 말았다.
“채선아, 자, 일어나서 죽 좀 먹어봐.”
몽롱한 채선은 누군가 기름진 닭죽 한 그릇을 들고 다가와 자신의 입에 주려는 것을 보았다.
예화였다.
그녀는 아직 단념하지 않았는지, 억지로 채선이 닭죽을 먹게 하려 했다.
채선은 어쩔 수 없이 두 수저 정도를 먹었다.
‘수술 6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했는데, 하지만 이렇게 닭죽을 먹었으니 이따 간호사가 와서 물어보면 수술을 연기할 핑계가 생겼어.’
‘이렇게 하면 조금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그녀는 닭죽을 두 수저 먹은 후 정신이 든 척 연기하며 놀란 얼굴로 예화를 바라보았다.
“어머님, 저 수술 전에 음식을 먹으면 안 돼요.”
채선은 혹시라도 닭죽 두 수저로는 부족할까 봐 눈물을 머금고 예화를 바라보며 그릇을 들고 벌컥벌컥 죽을 마시기 시작했다.
“어머님이 자꾸 제게 먹으로 하시니, 그냥 먹을게요. 수술이야 나중에 하면 되죠. 어머님도같이 드시게 제가 따라드릴게요.”
닭죽을 먹으며 밑에 가라앉은 고기를 좀 건져 먹으려고 했는데, 밑에 닭고기는 없고 다 뼈, 닭 머리, 닭발이었다.
‘이런 개들도 안 먹는 재료로 닭죽을 끓여서 이렇게 끈질기게 내게 먹이려 하다니. 아닌가? 어머님이 그래도 내 생각을 해서 이러시는 건가?’
채선은 입에 묻은 닭기름을 닦고 나서 피해자인 척 간호사 앞에 가려고 했지만, 일어나면서 순간 뭔가 몸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설마 닭죽에 마취약이 들어 있었나?’
‘어쩐지 나한테 꼭 닭죽을 먹으라고 하더라니. 알고 보니 천우희가 날 수술할 때 마취 효과가 부족해서 일을 망칠까 봐 걱정해서 그런 거였어.’
‘천우희, 너 같은 가짜 의사와 마취약, 정말 잘 어울리네. 어떻게 두 모녀가 똑같이 가식적일 수 있지?’
채선은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예화를 밀치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뛰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안을 자극했다.
일반적으로 빨리 효과가 나타나는 마취약은 절대적으로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채선은 빨리 먹은 것을 토해내려 했다.
채선은 병실 문을 나왔을 때 진성은 보지 못했고, 오히려 어제 왔던 신영숙을 만났다.
“살려줘요. 당장 위세척을 해야 해요.”
채선이 “웩” 하고 토했다. 그녀는 신영숙을 보고 다행히 마지막 순간에 아슬아슬하게 고개를 돌려, 예화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러 온 흰가운을 입은 천우희에게 토할 수 있었다.
‘천우희는 항상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데, 설마 내 위세척 수술을 집도하지는 않겠지?’
다행히 채선의 상태가 너무 다급했는지 근무 중인 의사는 너무 놀라서 바로 그녀를 수술실로 옮겼다.
채선이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신영숙이 막 병실에 들어왔는데, 채선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급히 달려와 몸상태를 살폈다.
“정말 채선 씨에게는 두 손 다 들었어요. 제가 간호사로 일하면서 수술 전에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많이 봤어요. 그런데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 마취약을 먹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혹시라도 통증이 있으면 바로 말하세요. 마취과 선생님이 주사는 놔도 된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마취약을 마신 건 그렇다 쳐도 동물용 마취약을 드시면 어떻게 해요? 잘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