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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카운트다운
가족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보이는 탓에, 나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재앙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나는 할아버지, 아빠, 그리고 ...
Chương (1)
第1章
가족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보이는 탓에, 나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재앙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나는 할아버지, 아빠, 그리고 엄마의 죽을 시간을 말해버렸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부모님은 모두 같은 날, 각기 다른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 명의 오빠들은 내가 가족을 저주해 그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믿었고, 나를 극도로 증오했다.
하지만 엄마가 어렵게 낳은 여동생은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오빠들은 여동생을 ‘복덩이’라고 불렀고, 여동생이 태어난 후 집안이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바로 여동생을 낳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내가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날, 거울을 통해 내 머리 위에 떠 있는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보았다.
나는 미리 내가 마음에 드는 유골함을 하나 산 후, 마지막으로 오빠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어, 정성스럽게 한 상 가득 차려 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제1화
나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머리 위에 적힌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할아버지 머리 위에 있는 숫자를 보고 부모님께 말했을 때, 부모님은 그냥 웃으며 장난으로 넘기셨다.
하루가 지나고 나서, 할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하얀 천에 덮여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이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후, 아빠 머리 위에도 카운트다운이 보였다.
내가 그에게 말했을 때, 아빠의 미소는 잠시 굳었다가 다시 평소대로 돌아왔다.
그날 밤, 나는 회사에서 퇴근한 아빠를 보지 못했다.
급히 올리는 전화벨 소리가 들리고, 엄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엄마는 이미 배가 많이 불러 있었고, 너무 급히 뛰다 문 앞 계단에서 넘어졌다.
그때, 나는 엄마의 머리 위에서 익숙한 카운트다운을 보았다.
내동생 김예린이 그날 태어났다.
엄마는 대출혈로 인한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돌아가셨다. 나는 병실 밖에서 어쩔 줄 몰라 서 있었다.
셋째 오빠 김지훈은 나를 밀쳐 넘어뜨리며 괴물이라고 했다. 내가 아빠와 엄마를 저주해서 죽였다고 했다.
손바닥이 차가운 바닥에 강하게 부딪혀 피가 조금 스며 나왔다. 나는 아파서 울고 싶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나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혐오가 가득했다.
나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입술을 깨물며 스스로 일어나 치마를 털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는 몸을 웅크려 구석에 앉아 문 밖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들으며 무릎을 끌어안고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아빠, 엄마...”
나는 그렇게 서서히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모두 떠나버린 것이다.
왜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을까? 난 이대로 버림받은 걸까?
나는 당황하며 일어섰지만, 너무 오래 앉아 있어 다리가 저려서 넘어졌다.
조용한 복도에는 깜빡이는 형광등만이 보였다. 몸이 아파서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제2화
세 명의 오빠들은 김예린에게 매우 잘해주었지만, 나한테는 관심조차 없었다.
집안의 아주머니들도 마찬가지로 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는 종종 배고픈 채로 잠들며 열여덟 살까지 자랐다.
셋째 오빠, 김지훈은 항상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가끔 생각해 보았다.
‘내가 너무 나쁜 아이여서 죽지조차 못하는 건 아닐까?’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슬리퍼를 질질 끌며 화장실로 걸어가 세수를 했다.
머리카락은 지저분했고, 얼굴은 매우 수척했다.
아무도 나를 김씨 가문의 큰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머리 위에도 카운트다운이 생겼기 때문이다.
거울을 통해 빨간색 카운트다운이 내 머리 위에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드디어 이날이 온 것이다.
나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내 모습을 살펴보았다.
나는 조용히 컵을 내려놓고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한테는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는데 이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한참 동안 생각한 후, 나는 천천히 내가 살던 다락방에서 내려왔다.
내 원래 방은 김예린이 태어난 후 그녀의 드레스룸으로 바뀌었다.
나는 늘 다락방의 작은 창문을 통해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김예린을 바라보곤 했다.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아무 걱정 없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 숨어 그들의 행복을 엿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시간에 둘째 오빠, 김현우와 김예린이 아직 집에 있을 줄은 몰랐다.
계단을 내려가자 김예린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넥타리를 들며 말했다.
“둘째 오빠, 내가 넥타리 매 줄게.”
김현우는 고개를 숙인 채, 어설프게 넥타이를 매고 있는 김예린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김예린은 두 걸음 뒤로 물러나며 눈썹을 찌푸린 채 말했다.
“약간 비뚤어진 것 같아. 다시 풀고 오빠가 직접 매는 게 어때?”
김현우는 넥타이를 풀지 않고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처음인데 이 정도면 엄청 잘한 거야.”
“가자, 오늘 오빠가 학교에 데려다줄게.”
김예린은 그 말을 듣고 기쁜 듯 그의 손을 잡았다.
어릴 적의 나를 떠올리자 갑자기 가슴이 아팠다.
나는 처음으로 며칠 동안 밤을 새워 비뚤비뚤한 목도리를 완성했었다. 나는 긴장하며 김현우가 예전처럼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길 바랐지만,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목도리를 건네받지 않았다.
“이걸 하고 있으면 네 저주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잖아.”
나는 그 목도리를 집안의 강아지, 감자에게 주었다. 감자가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집에서 지낼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날, 나는 쓰레기통에서 내가 만든 목도리를 발견했다. 목도리는 조각조각 잘려 더 이상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더러운 쓰레기통에 손을 넣어 목도리 조각들을 주워 세탁한 후 상자에 넣고 다시는 꺼내지 않았다.
그때 현관문이 열렸다. 그들이 떠나려는 순간, 나는 그들을 붙잡기로 결심했다.
“둘째 오빠, 예린아.”
나를 본 두 사람의 표정은 확연히 달랐다.
김예린은 나를 보자 눈이 반짝이며 기쁜 목소리로 언니라고 불렀고, 옆에 있던 김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김예린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오늘 저녁 같이 밥 먹으면 안 돼? 제발 부탁이야.”
나는 힘겹게 말을 내뱉으며 그들의 대답을 기다렸다.
“좋아!”
“안 돼.”
다른 대답이 동시에 들려왔다. 김예린은 고개를 돌려 의아한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안 돼?”
‘그러게, 왜 안 되는 거야?’
“너 형이랑 오늘 저녁에 경매에 참석하기로 했잖아.”
“그랬나?”
김현우의 확신에 찬 눈빛을 본 김예린은 갑자기 깨달은 듯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언니, 오늘은 저녁은 안 될 것 같아.”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내일은 어때? 내일은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식사하자.”
‘가족?’
나는 울음을 참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애써 쓰라린 마음을 숨겼다.
‘나에게는 내일이 없거든.’
그러나 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그녀가 문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았다.
김현우는 돌아서기 전 경고하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칼날처럼 날카로워 나를 조금씩 베어내는 듯했다.
“김수아, 무슨 꿍꿍인지는 모르지만 예린이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예린이한테서 멀리 떨어져.”
제3화
나는 그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며, 차가운 얼음 속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현우는 나를 악당이나 살인자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심장이 아프고, 위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나는 부엌에 가서 무언가를 먹으려고 했지만, 테이블 위에는 말라비틀어진 빵 반 조각만이 놓여 있었다.
나는 그 빵을 집어 들고 호두 두 개를 까서 먹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배고픔을 채워주지 못했다.
아주머니는 지나가다가 나를 보더니, 눈을 흘기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내가 손에 들고 있던 빵을 보더니 일부러 놀란 척하며 말했다.
“아이고! 아가씨, 그거 먹으셨나요? 그건 버리려고 둔 거예요.”
“둘째 도련님과 예린 아가씨께서 일찍 일어나셔서, 저희가 좀 일찍 준비했거든요. 아가씨께서 아침 드시고 싶으시다면 지금 만들어 드릴게요.”
아주머니의 연기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거절하고, 위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을 참으며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이 집안의 사람들은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기에, 아주머니들조차 늘 나를 무시했다.
위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전해지자, 나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진통제를 꺼내 입에 넣고, 옆에 있던 차가운 물을 들이켰다. 그러자 통증이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가볍게 했다. 창백한 얼굴을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화장터에 갔다. 하루밖에 시간이 없었기에, 유골함을 맞춤 제작할 수는 없었다. 나는 마음에 드는 무늬를 골라 내가 앞으로 머무를 ‘집’으로 삼았다.
유골함을 안은 채 기쁜 표정을 짓고 있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한참 후, 나는 마침 김지훈의 학교를 지나쳤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학교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활기찬 소년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열 살 이후로 학교에 가본 적이 없었다.
그곳을 떠나려던 중, 김지훈이 차에서 내려 학교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내가 가까이 다가갔을 때, 김지훈은 전화를 받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경계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는 핸드폰 너머에 대답을 한 뒤 전화를 끊고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저녁에 함께 식사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의 강압적인 눈빛에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김수아, 우리 집에서 계속 살고 싶으면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네가 예린이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제4화
나는 순간 몸이 굳어졌다. 또 김예린 때문일 것이다.
방금 전화를 건 사람은 분명 둘째 오빠, 김현우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불길한 존재였다.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모두 내가 이야기한 시간대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지훈이 벌인 짓들을 떠올리자 나는 온몸이 떨렸다.
엄마께서 돌아가신 날, 착한 의사 선생님이 날 집에 데려다주었다.
그러나 김지훈은 나를 집안의 작은 창고에 삼일 동안 가두었고, 먹을 것은 물론 마실 것조차 주지 않았다. 그 일은 지금까지도 내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렇게 3일 동안 가둬진 나는 이대로 죽게 될 줄 알았지만, 큰오빠 김민수가 천사처럼 나타나 나를 구해주었다.
김민수는 나를 창고에서 꺼내주었다.
비록 나한테 관심을 주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한테 가장 잘해준 사람이었다.
김민수도 오늘 아침 내가 한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계속 말을 하지 않자, 김지훈은 내게 겁을 주려고 귓가에 대고 가볍게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너 하나 없애는 것쯤은 어렵지 않거든.”
나는 몸이 굳은 채 놀란 눈빛으로 그가 학교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 후 나는 목적지로 천천히 걸어갔다. 머릿속은 이미 텅 비어있었다.
사진관의 여직원은 영정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내 말을 알고 동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나를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그 순간, 내 마음속의 억눌려있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낯선 사람의 한 마디 위로가 그렇게 따뜻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어깨에 기대에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낯선 사람인데도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다.
사진관에서 나온 후, 나는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준비한 유골함과 영정 사진을 안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는 김민수를 찾으러 회사에 가기로 결심했다.
회사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한참을 찾아다녔지만, 안내 데스크 직원이 나를 막더니 예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표님은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연락처에서 익숙한 번호를 찾아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그 번호로 김민수의 카톡 계정을 찾았다.
내게 남은 마지막 하루를 가족과 조금이라도 함께하고 싶었다.
작성한 메시지를 전송하고 답장이 오길 초조하게 기다렸다.
두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밖에서 죽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주머니들마저 외출 중이었기에 집 안은 고요하고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일찍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그들이 집에 오길 바랐다.
모두 내가 보낸 메시지에 답장조차 해주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거울에 비친 내 머리 위의 카운트다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제 세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그들과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내길 간절히 바랐다. 내가 죽을 때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들 아마 기뻐하겠지?’
‘어차피 내가 죽든 말든 신경 쓸 사람은 없을 거야.’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모두 나를 미워하고 있잖아.’
나는 음식을 가득 차렸다. 손에 기름이 튀어 아팠지만, 나는 이상할 정도로 흥분이 되었다.
내가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 몸은 이상할 정도로 흥분되어 있었다.
이제 내게는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현관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김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큰오빠.”
그는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목소리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큰오빠, 저랑 저녁 식사 같이 해주실래요? 곧 죽을지도 몰라요.”
제5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자, 미친 듯이 떨리는 내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늘 생사에 관심이 없었던 나지만, 카운트다운이 줄어드는 걸 보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조용한 방 안에는 내 거친 숨소리만이 들렸다.
이대로 대답을 듣지 못할 줄 알았지만, 김민수는 말 한마디로 날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뜨렸다.
[김수아, 이런 거짓말로 우리가 너를 불쌍히 여길 거라고 생각하니?]
[우리를 집으로 불러들이려고 별 짓을 다 하는구나. 어릴 때처럼 우리가 쉽게 속아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어?]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절대 잊지 마.]
나는 한순간 벼락밑으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게 아니야!’
나는 마음속으로 절규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뜨거운 눈물이 내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로봇처럼 계속해서 반복했다.
“거짓말이 아니에요. 제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주세요. 부탁이에요.”
전화는 결국 끊겼다.
그러나 나는 전화가 끊기기 전, 김예린이 기쁜 목소리로 김민수를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희망 따위 가지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굳은 표정으로 식탁 앞에 앉아, 그들이 김예린을 대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혼잣말을 했다.
정말 미친 게 분명했다.
나는 한 가족의 오붓한 분위기를 상상하며 바보처럼 웃기 시작했다. 웃음소리는 점점 커지다가, 마지막에는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시간이 계속 흘러갔지만, 아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밤새도록 기다렸다.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은 3분밖에 없었다.
나는 그동안의 인생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인생은 너무 단순해서 돌이켜볼 만한 것조차 없었다. 그저 태어날 때부터 비극이었다.
나는 마지막 남은 시간을 보며 조용히 식탁에 엎드려 있었다. 옆에는 내가 준비한 유골함과 영정 사진이 놓여 있었다.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주위가 이상할 정도로 고요해졌다.
방 안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돌아온 것이다.